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허위로 산재보험급여를 신청하여 금전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0. 8. 1.경부터 나주시 C에 있는 B 주식회사(이하 '피해회사'라 한다)에서 시설관리담당으로 근무하는 근로자이다.
피고인은 2021. 11. 4.경 "2021. 9. 16. 23:00경 및 2021. 10. 6. 시간불상경(이하 '사고 발생일'이라 한다) 피해회사 본사 3층 야외 흡연실(이하 '사고 발생 장소'라 한다)에서 야간 순찰 중 계단 턱에 두 차례 걸려 넘어져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각 사고'라 한다)."는 허위 내용의 사고경위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면서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신청을 하고, 2021. 11. 22. 같은 야간근무조 재직자 중 피고인과 친분이 있는 E로 하여금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에 "사고경위서와 같은 경위로 피고인이 부상당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다."는 내용의 허위 진술을 하게 하여 2021. 11. 22.<1>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사고 발생일에 사고 발생 장소에서 허리 부상을
당한 사실이 없었고, 단지 허위의 목격자를 내세워 허위의 요양급여 신청서를 작성하여 요양급여금을 편취할 목적일 뿐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근로복지공단과 피해회사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2021. 9. 27.경부터 2022. 4. 22.경까지 총 196일 간 휴업급여 12,742,410원, 요양급여 45,595,050원, 장해급여 17,855,650원 등 합계 76,193,11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받고, 피해회사로부터 2021. 11.경부터 2022. 4.경까지 합계 5,598,130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합계 81,791,240원을 교부받음과 동시에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았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사고의 경위에 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E의 진술이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② E가 이 사건 각 사고 발생 시각에 사고 발생 장소를 출입하였다는 출입카드 기록이 존재하지는 않으나, E가 피고인의 출입카드로 함께 출입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점, ③ 피고인이 2021. 10.경 안전관리자인 J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며 사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였고, 실제로 그 이후 J의 제안으로 사고 발생 장소에 야간 조명이 설치된 점, ④ 피고인이 CCTV 보관기간이 30일이라고 생각하고 고의적으로 사고 발생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한 이후에 사고를 보고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이 TBM 안전일지에 건강상태를 적합이라고 표시한 것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사고 발생일에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⑥ 피해회사노무부 직원 N의 "피고인이 집에서 아이들과 놀다가 허리를 삐끗했다고 말했다."는 증언은 믿기 어려운 점, ⑦ 피고인에게 허리 통증에 대한 기왕증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각 사고로 인하여 그 병증이 심해졌다면 피고인의 요양급여 신청을 허위라고 볼 수 없는 점 등의 사정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기망행위를 수단으로 한 권리행사의 경우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와 그 수단에 속하는 기망행위를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면 그 권리행사에 속하는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한다.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특정일자에 업무상 재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허위 내용의 목격자 진술서를 첨부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으로 요양신청을 하여 산업재해보상 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피고인의 이러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이미 사회통념상 권리행사의 수단으로 용인할 수 없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2도6410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사고(이하 이 사건 각 사고 중 2021. 9. 16. 자 사고는 '1차 사고', 2021. 10. 6. 자 사고는 '2차 사고'라 한다) 발생일에 부상을 입은 사실이 없음에도 허위의 목격자를 내세워 보험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18년경부터 2023년경까지 약 5년 동안 7건의 산업재해 요양급여 신청을 하였고, 그중 5건이 이 사건 각 사고와 같은 요추부염좌를 이유로 한다. 피고인이 이미 수년 전부터 동일한 질병을 지속적으로 않아온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상해가 이 사건 각 사고로 발생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이 사건 각 사고는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동일한 장소인 3층 야외 흡연실 데크에서 연속하여 발생하였다. 피고인은 2014. 12. 4.경부터 피해회사에서 순찰 등의 방재 업무를 주로 수행함으로써 피해회사의 흡연실을 비롯한 건물 구조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에, 피고인이 짧은 기간 동안 두 차례나 데크를 미처 보지 못해 넘어졌을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특히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1차 사고로부터 불과 20여일 후에 또다시 주의하지 않고 완전히 동일한 사고를 재차 당하였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피해회사 건물 구조상, 3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지나면 야외정원의 흡연실로 진입이 가능한데, 이때 3층 복도의 조명을 켜면 그 조명이 투명한 유리문을 통하여 야외 흡연실의 데크까지 비추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이 사건 각 사고 당시 순찰 중이었다는 것인데, 통상 순찰 시에는 손전등 내지 휴대전화의 손전등 기능 등을 이용하여 어두운 곳을 비춰가며 경비업무를 수행하므로, 피고인이 충분히 흡연실 데크를 인지하고 보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 사고 시에는 휴대전화의 손전등 기능이라도 사용하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에 부합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사고 발생일에 작성한 야간통제실일지에 사고 발생 사실이나 3층 흡연실의 전등 설치 필요성 등에 관하여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2021. 10.5., 2021. 10. 21., 2021. 10. 25., 2021. 10. 28. 작성한 TBM 안전일지의 건강상태란에는 모두 '적합'이라고 표시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이 실제로 사고를 당하였다면, TBM안전일지에 사고나 상해 등에 관한 최소한의 내용이라도 기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피고인은 2021. 9. 26. G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을 당시 10년 전 교통사고 추락사고 후부터 허리가 아팠고, 사흘 전 삐딱하게 앉아서 술을 마셨는데 이틀 전부터 통증이 심해졌다고만 증상을 설명하였다. 피고인은 10년 전의 사고까지 허리 통증의 원인으로 언급할 정도로 상세하게 자신의 증상과 증상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증상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는 불과 10일전의 1차 사고를 말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피고인은 2021. 9. 17. 피해회사 노무부 주임 N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통화를 할 당시 '어제 허리를 다쳤다'는 취지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고, 2021. 9. 27. 자대화에서도 왜 움직임이 불편하냐는 N의 질문에 "허리를 좀 다쳐가지고."라는 대답만을 한 채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 진단서 제출 얘기만을 나누었을 뿐, 회사에서 사고를 당하였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피해회사의 조직 구조 및 업무 체계에 의하면, 야간근무자가 재해 등을 입을 경우 출장소 방재팀장인 F에게 사고를 보고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은 자신의 상관인 방재팀장 F에게 이 사건 각 사고 발생 직후 사고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고,2021. 10. 21.에 이르러서야 2차 사고만을 뒤늦게 보고하였을 뿐이다. 또한, F이 2021. 10. 21. 2차 사고 보고를 듣고 "회사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TBM 안전일지의 건강상태에 '건강 부적합'이라고 쓰고 쉬어라."고 말했음에도, 피고인은 앞서 본 내용과 같이 위일지에 '건강상태 양호'로 기재하였다.
피고인은 2021. 10. 26. I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디스크 수술을 받기로 한 때에 비로소 의사에게 "한 달 전 회사에서 2회 넘어졌다."고 언급한 것으로 보이고,2021. 11. 1. F에게 수술을 위해 휴가를 내겠다고 통화를 할 때에는 "회사하고 또 다투기 싫으니까. 이게 또 그때 저 J 주임한테는 얘기했거든요. 3층 흡연실 때문에 그런다고. 그런데 이게 CCTV도 없고 뭣도 없고. 여러 소리 하기 싫으니까. 회사에서 긍께 말을 해보시고.", "산재로 하게 되면 180일인데, 그냥 질병으로 하면 60일밖에 안되니까. 잘못하면 60일이 넘어가버릴 수가 있으니까."라고 말하였다. 즉, 피고인은 F에게 디스크 수술을 받겠다고 보고할 당시에는 이 사건 각 사고 발생 사실을 증명할 방법은 따로 없고, J 주임에게 사후적으로 사고 발생에 관하여 얘기를 나누었으니, 그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산재 신청 전에 회사에서 선제적으로 휴가 등의 처리를 해 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인의 위와 같은 대처는 1차 사고와 2차 사고를 E가 모두 목격하였다는 현재의 주장과 상반된다.
한편, 피고인의 진술에 부합하는 듯한 주요 증거로는 목격자 E의 진술이 있다. 그러나, ① 피고인은 당초 피해회사 측에게 이 사건 각 사고를 증명할 만한 특별한 증거가 없다는 태도를 취하다, 2021. 11.경 피해자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할 무렵이 되어서야 비로소 E를 사고의 목격자라고 주장한 점, ② E는 2021. 11. 22.경 근로복지공단 직원에게 피고인이 상해를 입은 경위에 관하여 최초로 설명할 당시에 1차 사고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2차 사고는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그 이후부터 1차 사고와 2차 사고를 모두 목격하였다고 진술한 점, ③ E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2인 1조로 순찰의무가 있으므로 늘 피고인과 함께 순찰했다고 진술하였으나, 피해회사에는 야간 순찰시 2인 1조로 순찰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고, 이 사건 각 사고 발생일에 작성된 방화관리업무일지에 의하더라도 야간순찰자는 피고인 1인만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④ 원심은 E와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사고 당시 피고인의 출입카드만을 이용하여 사고 발생 장소에 출입하였을 수 있다고 보았으나, 두 차례의 사고 모두에서 지하1층 통제실 및 3층 옥상 출입내역에 E의 기록이 전혀 없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등을 종합할 때, E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