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4. 11. 19.자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처분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4,063,791원 및 그중 74,452,801원에 대하여는 2025. 2.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 69,610,990원에 대하여는 2026. 5. 8.부터 2026. 7. 9.까지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 및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4. 11. 19.자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 자금 및 정보 등을 원활히 제공하여 지속 가능한 산림경영을 촉진하고 생산력을 증진함과 아울러 조합원이 생산한 임산물의 판로확대 및 유통의 원활화를 통하여 조합원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지위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설립된 조합이다.
원고는 1997. 1. 17.부터 피고에서 근무 하다가 2025. 12. 31.자로 퇴직하였다.
피고와 주식회사 C 사이의 매매계약 체결 및 그 경과
피고는 2021. 10. 5.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에 전남 D 외 3필지(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매매대금 5,500,000,000원에 매도하기로 하되, 계약금 550,000,000원은 계약 당일에, 잔금 4,950,000,000원은 2022. 2. 28.까지 지급받기로 하는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같은 날 C로부터 계약금 550,000,000원을 지급받았다.
C이 피고에게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잔금을 지급하지 않자, 피고는 위 매매계약을 해지하고 위 매매계약에 따른 계약금 550,000,000원을 몰취하였다. 이에 C은 2022. 11. 4. 피고를 상대로 위 계약금 550,000,000원의 반환을 구하는 소(광주지방법원 2022가합57379)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3. 5. 19. C의 패소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C이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제1심판결은 2023. 6. 6.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
이 사건 부동산의 손괴 및 손해액
이 사건 부동산은 2021. 12.경 불상의 사람에 의해 일부 시설물(동파이프 및 배수펌프 등)이 손괴되거나 도난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손괴 등'이라 한다). 이에 피고는 2024. 12. 30. E 유한책임회사에 이 사건 부동산의 피해액에 대해 손해사정을 의뢰하였고, 위 회사는 이 사건 손괴 등으로 인한 피해액이 640,580,840원에 이른다고 평가하였다.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 및 원고의 퇴직
피고는 2024. 10.경 원고에게 이 사건 손괴 등과 관련된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2024. 11. 18. 피고에 경위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경위서를 제출받은 다음 날인 2024. 11. 19. 원고에게 피고의 인사규정(예) 제16조(준용규정)에 의거 중앙회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직위해제 및 대기)에 근거하여 원고의 지도상무를 면하고 경영지도과 발령을 명하는 인사발령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그 후 피고는 2025. 11. 19. 원고를 지도상무에 보하는 인사 발령을 하였으나, 원고는 2025. 12. 31.자로 피고에서 퇴직하였다.
관련 형사사건의 경과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피고의 자산관리 책임자로서 피고 소유의 자산을 성실히 유지·관리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로 하여금 동파이프, 배수관등 이 사건 부동산 내의 고철을 임의로 철거하여 가져가도록 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고소 하였으나, 전남영광경찰서는 2025. 5.27. 원고에 대하여 관리 소홀에 대한 손해배상 등 민사적인 부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 내부 철거 사실을 알고도 고의적으로 이를 묵인한 채 방치하여 피고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관련 규정
피고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상위 기관인 중앙회의 인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 예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한편, 피고의 취업규칙 중 징계와 관련된 조항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8 내지 11, 14호증, 을 제3, 4, 9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이 법원의 피고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인하여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처분서에는 단순히 '발령사유'와 '발령일자'만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처분의 사유와 대기기간을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은바, 이 사건 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
이 사건 손괴 등은 원고의 상급자이자 당시 피고의 최고책임자였던 전(前) 조합장의 지시에 따라 원고의 부하직원인 F이 C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잔금을 지급받기도 전에 C에 열쇠를 교부함으로써 발생한 것인바, 이는 원고의 직무수행능력이나 근무성적과 전혀 관련이 없고, 소속부하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위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은 절차적 및 실체적 하자로 인해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2024. 11.부터 2025. 11.까지<1>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을 경우 수령할 수 있었던 급여와 실제 지급받은 급여 차액74,452,801원, ② 위 기간 동안 근무하지 못함으로 인해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퇴직급여 차액 8,470,840원(= 정당한 퇴직급여 559,922,520원 - 기지급된 퇴직급여551,451,680원) 및 임금피크 관련 명예퇴직수당 차액 61,140,150원(= 정당한 퇴직수당109,447,000원 - 기지급된 퇴직수당48,307,050원)의 합계액인 69,610,990원(= 8,470,840원 + 61,140,150원)과 위 합계액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직위해제는 해임과 달리 추가 손해·혼란 방지를 위한 예방적·잠정적 조치라는 점에서 즉응성·긴급성이 중시되고, 해임 같은 처분보다 사전의견 청취요구 강도가 낮게 평가된다고 할 것인바, 피고의 내부 규정에 직위해제에 관한 명문의 규정이 없고, 직위해제의 예방적·잠정적 성격, 원고에게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라 직위해제 기간 동안 원고에게 기본급여를 지급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피고의 자산관리책임자로서 피고 소유의 재산인 이 사건 부동산을 성실히 유지, 관리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는데도 이 사건 손괴 등이 있을 당시 그 임무를 소홀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피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도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 이처럼 피고는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근무태도 등이 심히 불량하고 성실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원고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잠정적 조치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므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이 사건 처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대기발령 기간의 임금 차액, 퇴직급여 차액, 임금피크 퇴직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이 사건 소 중 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직권판단)
관련 법리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지만, 과거의 법률관계라 할지라도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그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4011 판결, 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2두1496 판결 등 참조).
직위해제 되었다가 다른 직위를 다시 부여받았다면 직위는 회복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그 직위해제의 무효를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볼 것이나(대법원 1987. 9. 8. 선고 87누560 판결 참조), 인사규정 등에서 직위해제처분에 따른 효과로 승진 · 승급에 제한을 가하는 등의 법률상 불이익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근로자는 이러한 법률상 불이익을 제거하기 위하여 직위해제처분에 대하여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대법원 1993. 9. 10. 선고 93다10743 판결, 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의 취지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직권으로 보건대, 피고가 2024. 11. 19. 이 사건 처분을 한 이후2025. 11. 19. 원고를 다시 지도상무에 보하는 인사 발령을 하였고, 이후 원고는 임금피크 적용대상 직원으로서 스스로 명예퇴직 신청을 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일 이전인 2025. 12. 13. 명예퇴직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직위해제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 법률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관한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려면 이 사건 처분이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임금을 받지 못한 불이익은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에서 그 전제로서 이 사건 처분의 무효를 주장하여 구제받을 수 있고, 원고도 이 사건에서 이 사건 처분에 따른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별도로 구함으로써 보다 직접적으로 그 권리를 행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한 불이익이 원고의 현재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원고는 2025. 12.13.자로 명예퇴직하여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의 직원 신분을 가지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승진·승급에 제한이 가하여지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거나 그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별도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하고 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으므로 부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처분의 무효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고, 근로자의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므로,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처분의 정당성은 근로자에게 당해 직위해제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나 직위해제에 관한 절차규정을 위반한 것이 당해 직위해제처분을 무효로 할 만한 것이냐에 의하여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2004. 10. 28. 선고 2003두6665 판결,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절차적 하자 유무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은 인사권자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으로 이에 대하여는 인사권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는바,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에게 소명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다거나 그 결과와 근거를 고지하지 않은 것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을 무효로 할 정도의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직위해제는 업무상 장애 등의 예방을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의 직무권한과 직위를 부여하지 않는 잠정조치에 불과하고,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징계와는 성격이 다르다. 대기발령 역시 인사권자의 고유한 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으로서 인사권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 따라서 인사권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처분을 함에 있어 근로자에게 사유를 명시하지 않았다거나 근로자 본인과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정도로는 절차적 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법원의 피고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에 의하면 피고 취업규칙에는 징계의 종류는 '파면·해임, 정직, 감봉, 견책'의 5종류로 정하고 있을 뿐,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을 징계의 유형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업무내용, 급여 등에서 원고에게 불이익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곧바로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에 대한 징계와 관련된 피고 인사규정상 각종 절차적 규정이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더욱이 피고가 이 사건 처분 당시 근거규정으로 피고의 인사규정 제16조에 의거 중앙회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직위해제 및 대기)에 근거하여 원고의 지도상무를 면하고 경영지도과 발령을 명한다고 그 근거를 명시하였다. 나아가 이 사건 처분이 있기 전인 2023. 10. 30. 이사회에서도 이 사건 손괴 등에 관한 논의가 있었는바,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결과나 근거를 명확히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비록 피고가 이 사건 처분을 하면서 그 기간을 특정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는 없으나, 2025. 11. 19. 원고를 다시 지도상무에 보하는 인사 발령을 하였는바, 피고의 인사규정 제15조 제2호에 따라 원고를 당연퇴직 처리를 하지 않고 복직시킨 점 등을 고려하면 절차적 흠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이 사건 처분을 무효로 할 정도로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이 절차적 하자로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실체적 하자 유무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법리와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직위해제와 같은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것이어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위법하다고 보아야 하는바, 이 사건 처분은 그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의 취업규칙 제3조 제2호는 '정직은 1월 이상 6개월 이하의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정직기간에 18개월을 가산한 기간 동안 승진·승급을 불허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직원들에게 할 수 있는 징계처분 중 정직은 그 기간이 최대 6개월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처분은 그 기간을 정하지 아니하여 정직(최대 6개월)보다도 더 가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실제로 이 사건 처분은 1년이 지난 2025. 11. 19.에 이르러서야 직위해제 이전의 직위로 복귀하였다. 더욱이 피고 중앙회의 인사규정 제16조 제1항에 따르면, '휴직, 직위해제 및 대기, 강임, 면직, 징계처분의 조치에 불복이 있을 때에는 20일 이내에 이사회에 이에 대한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피고의 인사규정 제16조는 중앙회의 인사규정 제16조를 준용하고 있지 않은바, 피고의 직원은 조합장의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처분에 이의가 있더라도 불복할 수 있는 절차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직위해제가 징벌적 제재로서 징계와 구분되는 인사명령이라 할지라도 통상 이로 인하여 승진, 승급, 보수 등이 제한되므로, 직위해제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엄격한 해석이 요구되고, 비위 사실에 대한 의혹 제기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를 뒷받침할 감사 결과 등이 충분히 제출된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의 중앙회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는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한 직원, 징계의결요구 중인 직원,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직원, 소속부하에 대한 지휘 및 감독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인정되는 직원, 직무정지된 자로서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그 밖에 본회 사무형편상 필요할 때'가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직위해제를 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중앙회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직위해제를 할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조합의 재산관리 총책임자임에도 조합 재산의 심각한 훼손을 예방·제지하지 못하여 중대한 과실을 범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의 고정자산관리 규정에 의한 자산관리책임자로서 피고의 자산을 성실히 유지·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 사건 손괴 등으로 인해 그 피해액이 약 6억 4,000만 원에 이르는 등 그 피해가 적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①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손괴 등이 발생한 지 약 3년이 지난 시점이자 피고의 현(現) 조합장이 취임한지 약 1년 8개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야 비로소 이루어진 점, ② 이 사건 손괴 등은 피고의 전(前) 조합장의 지시에 따라 C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출입할 수 있는 열쇠를 건네 준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손괴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다거나 이를 고의적으로 묵인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는 점, ③ 실제로 원고에 대한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는 이 사건 부동산 내부 철거 사실을 알고도 고의적으로 이를 묵인한 채 방치하여 피고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송치결정을 받은 점, ④ 피고의 기술지도과장으로 근무하였던 F도 피고의 전(前) 조합장의 지시로 매수인이었던 C 직원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출입문 열쇠를 전달하였다는 취지의 확인서(갑 제3호증)를 이 법원에 제출한 점, ⑤ 이 사건 손괴 등으로 인한 피해액이 약 6억 4,000만 원에 이르기는 하나, 피고는 C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이 사건 매매계약에 따른 계약금 5억 5,000만 원을 몰취하였고 이에 관한 관련 민사소송에서 피고가 승소한 점, ⑥ 대기발령을 받은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가 아닌데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바, 피고의 인사규정 제16조가 준용하고 있는 중앙회 인사규정 제22조 제2항에 의하면, 직위해제 및 대기기간은 6개월 이내에 하여야 하고 다만, 사업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그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고, 실제로 그 기간은 1년 동안 지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조합장이 이 사건 처분을 연장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는데, 원고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잠정적 지위의 상태로 두는 것은 부당한 점(피고의 인사규정 제15조 제2호에 의하면, 직위해제 및 대기기간이 만료되고 그 기간의 연장 또는 복직명령이 없을 때에는 당연퇴직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처분과 같이 그 기간을 명시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사실상 해고처분을 받은 것과 같은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도 있다), ⑦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손괴 등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고 이사회 의장인 조합장이 2023. 10. 30.자 이사회에서 직접 동파이프 철거 사실을 안건으로 제시하였고, G 이사가 부동산입찰공고 홍보를 최대한 활용하여 매각에 주력하라고 의견을 제시하였으며(갑 제17호증의1), 조합 상무가 2024. 6. 5.자 이사회에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매각 재공고 및 현황을 상세히 설명하였고(갑 제17호증의2), 2021. 12. 30.경부터 2022. 3. 31.경까지 설비업체가 이 사건 손괴 등에 대해 점검하여 이를 피고에게 보고한 사실(갑 제18호증)을 알 수 있는바, 원고가 이 사건 손괴 등을 조직적으로 은폐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⑧ 피고의 중앙회는 이 사건 손괴 등과 관련하여 피고의 현(現) 조합장, 원고, F에 대하여 신분상 조치로서 각 '주의촉구'만을 명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그 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한 처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임금 및 퇴직금 등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는 계속되고 있었던 것이 되고, 근로자가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5.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규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 ·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부당한 직위 해제와 같이 사용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직위해제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지 못한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발생
이 사건 처분이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이후로 정상적인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에서 원고가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 및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인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의 범위
미지급 임금
피고의 보수규정 및 중앙회 보수규정 제15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에 의하면, 직위해제 및 대기기간에 있는 자는 기본급여만 지급되고 각종 수당 및 상여금은 지급받을 수 없는데, 실제로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2024. 11.부터 2025. 11.까지의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을 경우 수령할 수 있었던 급여에서 일부 감액된 금액을 지급받았다. 갑 제15호증의 기재 및 이 법원의 피고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직위해제기간인 2024. 11.부터 2025. 11.까지의 미지급 임금 차액 합계액은 74,452,801원이고,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과 같다.
미지급 퇴직금
이 사건 처분이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은 직위해제 전의 정상적인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급여로 551,451,680원을 지급받았을 뿐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직위해제 전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의 퇴직급여금 559,922,520원<2>과의 차액 8,470,840원(= 559,922,520원 - 551,451,68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명예퇴직수당
피고는 명예퇴직수당과 관련하여 명예퇴직수당의 지급 여부 및 그 금액은 조합의 관련 규정 및 이사회 결의에 따라 확정되는 사항으로서 직위해제 여부에 따라 변동되는 성질의 금원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1967년생으로 2025. 12. 31.자로 퇴직할 당시 만 58세로서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예규 제4조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피크제 운영예규 제9조 및 별표2에 따른 임금피크 퇴직에 따른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피크 퇴직수당61,140,150원(= 109,447,000원 - 48,307,05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예규 제9조 및 별표2에 의하면, 임금피크 퇴직수당은 퇴직 전 12개월 월평균임금의 45% × 정년 잔여월수로 계산하여야 하고, 그 구체적인 계산 내역은 아래 기재와 같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44,063,791원 및 그중 이 사건 처분이 무효인 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 74,452,801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5. 2. 2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미지급 퇴직금 8,470,840원과 미지급 임금피크 퇴직수당61,140,150원의 합계액인 69,610,990원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6. 5. 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6. 5. 8.부터 이 판결 선고일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금원지급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진영(재판장) 장유나 유주원
각주1) 원고는 2026. 5. 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5면에서 '2024. 11.부터 2025. 7.까지의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을 경우 수령할 수 있었던 급여에서 일부가 감액된 금액을 지급받았다.'고 기재하고 있으나, 위 '2025. 7.'은 '2025. 11.'의 오기로 보이므로, 위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피고의 2026. 4. 30.자 준비서면에 첨부된 별지2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