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남편인 B는 2023. 6. 23. C 주식회사 소속 D 기관장으로 근무하였다.
C 주식회사 소속 직원들은 2024. 12. 19. 08:08경 여수시 신북항 급수선 부두 정박선 D 출항 준비 중 기관장인 B가 보이지 않자 주변을 수색하다가, 같은 날 08:32경D 우현과 계류하였던 바지 사이 해상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하고, B를 '고인'이라 한다).
원고는 고인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 지급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5. 7. 17. 고인의 사망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지 않은 휴게 시간중 사적 행위 또는 자의적 행위 등 업무외적인 원인에 의한 사고로서 사업주 지배관리하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고인은 기관장으로 출항 전 D 선박 기관에 문제점이 있는지 사전 점검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출항 전에 출근하여 기관엔진 등을 점검 하였으므로 고인이 2024.12. 18. D로 탑승한 것은 업무의 연속성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다음날 출항을 위해집으로 퇴근하는 것보다 선박에서 잠을 자는 것이 좋다고 판단하여 선장 및 원고에게 전화를 한 다음, 선박에서 잠을 자다 도중에 일어나 소변을 보던 중 미끄러져 사망을 하였다.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상 재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근로계약관계 및 업무 내용
C 주식회사는 2024. 8. 16. 고인과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월 급여 : 2,390,000원
근로시간 : 09:00부터 18:00까지, 휴게시간 12:00부터 13:00
휴일 : 법정공휴일 및 근로자의 날, 주휴일(단 선박스케줄에 따라 근무함)
업무내용 : D 기관장으로서 선박부 선박관리
D는 급수선으로 여수 내항 및 외항에 정박하고 있는 선박에 급수공급업무를 수행하였다.
D는 일시적인 휴식을 위한 공간이 있다.
이 사건 사고 전후의 상황
고인은 2024. 12. 18. 06:30경 거주지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면서 나갔고, 이동 경로에 설치된 CCTV 영상 등에 비추어 D에 승선하였을 것으로 추정되며, 같은 날 15:00경 D 선장과 통화하였고, 같은 날 17:50경 원고와 배에서 자고 간다는 내용의 통화를 하였다.
C 주식회사 소속 직원들은 2024. 12. 19. 08:08경 여수시 신북항 급수선 부두에 정박 중인 D 출항 준비 중 기관장인 고인이 보이지 않아 주변을 수색하다가, 같은 날 08:32경 D 우현과 계류 바지 사이 해상에 고인이 의식없이 엎드린 상태로 떠있는 것을 발견하고 수사기관 등에 신고하였다.
고인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혈액검사상 고인의 에틸알코올 농도가 0.223%이고, 폐의 팽대 및 양쪽 폐기도 내 포말, 두개골 기저부 접형동 내에서 액체 확인 등 익사에서 볼 수 있는 소견들이 일부 인정되고, 익사에 우선하는 사인으로 단정할 만한 손상이나 질병 소견 확인되지 않았으며, 혈액 및 위 내용물 검사상 특기할 독물이나 약물 성분이 검출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할 때 고인의사인은 익사로 판단된다고 기재하고 있다.
여수해양경찰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인 발견 당시 안면부와 정강이에 해상 추락 중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찰과상이 확인되는 점 등으로 보아 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혼자 선박에 머물다가 해상에 실족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5 내지 10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던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와 같은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할 것이나, 그것은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재해의 원인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 등에 의거하여 경험법칙상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추론에 의하여 업무기인성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야 할 것이며, 또한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소홀로 인하여 재해가 발생하거나 또는 그와 같은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 소홀이 다른 사유와 경합하여 재해가 발생한 때에는 피재근로자의 자해행위 등으로 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1. 26. 선고 98두10103 판결 등 참조).
휴게시간 중에는 근로자에게 자유행동이 허용되고 있으므로 통상 근로자는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나,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그 행위가 당해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필요적 행위라는 등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두6549 판결 등 참조).
한편, 업무수행 중 사고를 당한 근로자가 사고 당시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고로 인한 사상을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으나(대법원 2001. 7. 27. 선고 2000두5562 판결 등 참조), 당해 근로자가 업무시간 중에 업무와 관계없이 사적으로 과도한 음주를 하였고, 그 음주가 주된 원인이 되어 당해 업무수행에 통상적으로 따르는 위험의 범위를 벗어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또 당해 업무와 관련하여 사업주가 관리하고 있는 시설의 결함 또는 사업주의 시설관리 소홀도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6두8341 판결,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두10367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할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사고가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2024. 12. 18. 15:00경 D 선장과 통화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2024. 12. 18. 급수 스케줄이 없어 선박운항을 하지 않은 점, 2024. 12. 17.부터 2024. 12. 18.까지 급수 스케줄이 없어 D 출항 일정이 없었고, 출항 일정이 없는 경우 출근하지 아니한 점, C 주식회사 소속 선장 등 관계자 중 고인에게 2024. 12. 18. 야간에 선박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이 선장과 통화한 사정만으로 C 주식회사 소속 선장 등 관계자 중 고인에게 2024.12. 18. 야간에 선박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고인이 근무일이 아닌 2024. 12. 18. 이전 업무 또는 2024. 12. 19. 출항을 위한 업무를 위하여 D의 일시적 휴게시설에서 숙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 이 사건에서 고인이 2024. 12. 18. D에 머물렀다는 사정만으로 고인의 행위가 본래의 업무행위이거나 업무의 준비행위 또는 정리 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생리적 행위이거나 필요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혈액검사 결과 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223%의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는바, 이는 고인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정도의 만취 상태로 보이고, 여수해양경찰서 작성 조사결과도 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혼자 선박에 머물다가 해상에 실족하여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기재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 당시 D가 일반적인 선박이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하는 등 결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성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