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A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 D, E, F, G, H, I에 대한 각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법리오해
피고인들이 피해자 회사 건물의 내 · 외벽에 스티커 등을 부착한 행위는 손괴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들에게 손괴의 고의도 없었다. 또한 피고인들의 집회행위와 스티커 등 부착행위는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들에게 업무방해의 고의도 없었으며, 이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의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피고인들의 행위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죄 및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적법한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그 한계 내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피고인 A)
원심이 피고인 A에게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각 형(피고인 B, C, D, E: 벌금 100만 원의 선고유예, 피고인 F, G, H, I: 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재물손괴등)의 점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366조 소정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에 성립하는바, 여기에서 재물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사실상으로나 감정상으로 그 재물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일시적으로 그 재물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여기에 포함된다(대법원 1971. 11. 23. 선고 71도1576 판결, 1992. 7. 28. 선고 92도1345 판결, 1993. 12. 7. 선고 93도2701 판결 등 참조).
특히, 건조물의 벽면에 낙서를 하거나 게시물을 부착하는 행위 또는 오물을 투척하는 행위 등이 그 건조물의 효용을 해하는 것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건조물의 용도와 기능, 그 행위가 건조물의 채광·통풍·조망 등에 미치는 영향과 건조물의 미관을 해치는 정도, 건조물 이용자들이 느끼는 불쾌감이나 저항감, 원상회복의 난이도와 거기에 드는 비용, 그 행위의 목적과 시간적 계속성, 행위 당시의 상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2590 판결 등 참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1조는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근로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4조는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고 규정하며, 같은 법 제37조 제1항은 "쟁의행위는 그 목적·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법령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1557 판결 등 참조).
원심의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들의 스티커 등 부착행위가 손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한 그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위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들은 피해자 회사 J 광주센터 및 창원센터 각 건물(이하 '피해자 회사건물'이라고 한다)의 외부 유리 통창을 비롯하여 출입구, 내부 벽면과 기둥, 상담실 출입문, 차량 미니어처 전시함 등 주요 구조물 전반에 상당한 수의 스티커 등을 부착한 점, ② CCTV 및 현장사진에 의하면, 피고인들의 스티커 등 부착행위가 피해자 회사건물의 미관을 훼손한 것임은 분명하고, 피해자 회사 건물은 차량을 전시하고 홍보하기 위한 공간이므로 그 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미관은 상당히 중요한 작용을 하는바,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 건물의 기능이 저하되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③ 유리로 된 창문에 스티커 등을 부착함으로써 채광이나 조망에 현실적인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외부에서 차량을 조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게 된 점, ④ 피고인들이 부착한 스티커 등의 수량, 크기, 부착 형태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 회사 건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방문객들에게도 상당한 불쾌감이나 저항감을 야기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피고인들은 위 스티커 등이 손쉽게 제거가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해자 회사는 다수의 직원들을 동원하여 스티커 등을 제거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이후에도 부착 흔적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별도의 비용을 들여 제거작업을 실시한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들의 스티커 등 부착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 건물의 효용이 일시적으로라도 저해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스티커 등 부착행위는 손괴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피고인들이 부착한 스티커의 양과 부착부위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게 재물손괴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
피해자 회사가 임금체불, 직장 내 괴롭힘 등의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그 해결을 위한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하여 교섭이 결렬되는 등 문제 해결이 진전되지 않던 중 피고인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쟁의행위의 목적 자체는 정당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단서는 '파괴행위'를 정당행위의 범위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으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건물의 효용을 해하는 스티커 부착 행위는 위 규정에 저촉될 소지가 커 그 수단과 방법이 상당하지 않은 점, ② 피켓팅 등 재물손괴를 수반하지 않는 다른 합법적인 수단이나 방법이 존재하여 피고인들의 행위는 보충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점, ③ 수백 장의 스티커를 부착하는 행위로 인한 건물 훼손 정도가 적지 않고 그 원상복구 비용 역시 상당하여 사용자인 피해자 회사의 재산권과 조화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업무방해죄의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으로,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묻지 아니하므로, 폭력·협박은 물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지위와 권세에 의한 압박 등도 이에 포함되고,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범인의 위세, 사람 수, 주위의 상황 등에 비추어 피해자의 자유의사를 제압하기에 충분한 세력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력에 해당하는지는 범행의 일시·장소, 범행의 동기, 목적, 인원수, 세력의 태양, 업무의 종류, 피해자의 지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9186 판결, 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도1244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A, B, C, D, E가 2022. 8. 3. 14:20경 피해자 회사 창원센터 건물 내에서(공소사실 제1항), 피고인들이 2022. 8. 4. 14:15경 피해자 회사 광주센터 건물 내에서(공소사실 제2항), 피고인 C, D, E가 2022. 8. 23. 10:00경 피해자 회사 광주센터 건물 내에서(공소사실 제3의 가항), 피고인 C, D, E가 2022. 8. 30. 10:00경 피해자 회사 광주센터 건물 내에서(공소사실 제3의 나항), 각 이 사건 각 재물손괴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스티커 등을 부착하는 등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영업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다.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행위가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의 업무가 방해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피고인들이 속한 K노동조합은 2022. 8. 1. 피해자 회사에 '2022. 8. 3. 14:00경부터 창원전시장에서, 2022. 8. 4. 14:00경부터 광주전시장에서,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 등을 촉구하는 쟁의행위를 진행할 것을 사전 통보한다.'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함으로써 쟁의행위의 일시 및 장소를 예고하였다. 따라서 피해자 회사는 위 각 일시에 쟁의행위가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은 각 쟁의행위 일시에 피해자 회사 건물에 약 1시간 20분 내외로 머물렀고, 위 건물의 일부 구역에서 수 분간 구호를 외친 후 각자 흩어져 스티커를 부착하거나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다. 피고인들을 포함하여 각 쟁의행위 당시 참여 인원은 10명 안팎으로 소규모였고,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쟁의행위 과정에서 직원이나 고객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위 건물 전체를 배타적으로 지배한 바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쟁의행위는 피해자 회사 직원들의 업무수행과 병존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해자 회사의 창원센터 지점장인 L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이 업무를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방해를 했다거나 고객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은 사실은 없다. 업무 자체가 전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진술하였고, 광주센터 지점장인 M도 원심 법정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각 진술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들의 행위가 직원들의 업무 수행 또는 고객들의 건물 출입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등 피해자 회사 각 매장에서 영업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의 자유의사를 제압 · 혼란하게 할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들의 각 쟁의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의 영업상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확인할 증거도 없다.
결론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은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