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제1,2심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4호증의 1, 갑 제5, 6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 의 처인 소외 망 은 2001. 4. 1. 소외 이 운영하는 전기부품 임가공업체인 ''에 생산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2. 4. 11. 12:00경 오전근무를 마치고 평소와 같이 사업장에서 약 250m 떨어져 있는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같은 날 12:40경 자택에서 나와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 자택에 서약 30m 떨어진 지점인 경북 칠곡군 맨션 앞 노상에서 넘어지면서 왼쪽 머리가 땅바닥에 부딪혀, 정형외과로 후송되어 응급조치를 받았고, 병원을 거쳐 병원으로 후송되어 '뇌좌상, 외상성지주막하출혈, 급성경막하혈종, 급성경막상혈종, 두개골기저골절'의 진단을 받고 그 곳에서 치료를 받다가, 2002. 5. 20. 병원에 전원하여 급성동맥폐쇄증으로 동맥우회로술을 받은 후 패혈증으로 요양하던 중, 2002. 6. 15. 12:20경 선행사인 및 중간선행사인 '급성호흡부전 증후군, 다발성 장기부전, 우측대퇴동맥폐쇄 및 술후상태', 직접사인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였고, 그 장제는 원고 이 실행하였다.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망인의 자녀인 원고 는 유족급여의 지급을, 원고 은 장의비의 지급을 각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3. 3. 10. '휴게시간 중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자택에서 식사를 하고 오다 사업장 밖에서 넘어져 다친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의 특수한 위험으로부터의 재해가 아니라, 자기결정과 책임하에 이동하는 과정에서의 일반적인 사회적 위험으로부터의 재해로서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2002. 12. 17.자 최초요양승인결정을 취소하고, 원고 에 대하여 유족급여의 지급을 거부하고, 원고 에 대하여 장의비의 지급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사고는 사업주가 사업장 내에 식사를 공급할 수 있는 복지시설을 마련하지 못하여 근로자들이 사업장 밖으로 식사를 하러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망인이 사업주의 승낙 하에 휴게시간을 이용하여 사업장에서 약 250m 떨어져 있는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한 후, 사업주로부터 허용된 정상적인 경로를 이탈하지 아니한 채 정상적인 순로에 따라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 노상에서 넘어지면서 발생한 것이어서, 본래의 업무행위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필요적 행위 과정에서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행위 중에 일어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사고는 망인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간 중에 발생한 것일 뿐만 아니라, 망인이 도시락을 준비하여 사업장 내에서 식사를 할 수 있었음에도 망인의 자의적인 판단하에서 사업장을 벗어나 집에 가서 식사를 하고 오다가 발생한 것이므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관계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 제35조 제4항은, 근로자가 출·퇴근하는 도중에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로서 다음 각호의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사고간에 상당인과관계가 없음이 명백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의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의 이용 중에 발생한 사고일 것. 2.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에 대한 관리·이용권이 근로자측에 전담되어 있지 아니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35조의2는, 근로기준법 제53조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휴게시간 중에 사업장 내에서 사회통념상 휴게시간 중에 할 수 있다고 인정되는 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로 사상한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본다. 다만, 취업규칙 등을 위반하거나, 고의·자해 및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사상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7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망인이 근무하던 ''은 그 직원이 총 17명으로 그 중 남자 직원은 약 5명이고, 여자 직원은 약 12명이며, 사업장내에 구내식당이 없어, 회사에서는 점심식사를 위하여 직원들에게, 외부 식당에서 주문하여 사업장 내에 배달되어 오는 음식을 제공하거나, 1일 식대로 2,500원씩 계산하여 이를 급여지급시 함께 지급하고, 직원들 스스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다.
남자 직원들은 대부분 타지역 거주자들일 뿐만 아니라,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을 싫어하여, 회사가 외부 식당을 통하여 제공하여 주는 점심을 사업장 내에서 먹거나, 회사 앞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였고, 여자 직원들 중 자택이 회사 근처에 있지 않은 일부 여직원들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가지고와 사업장 내에서 먹었고, 망인과 같이 자택이 회사 근처에 있는 여직원들은 사업주의 승낙 하에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였으며, 사업주는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식사를 하든지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든지 직원들이 알아서 하도록 하였다.
망인은 사업주의 허락 하에, 평소 점심식사시간(12:00 - 13:00)에 자기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사업장에 복귀하였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오전근무를 마친 후 평소와 같이 사업장에서 약 250m 떨어져 있는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한 후, 바로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 사업장 밖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판단
일반적으로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자유로 이용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휴게시간 중에 발생한 재해는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것이고(대법원 2000. 4. 25. 2000다2023 판결 등 참조), 위 시행규칙 제35조의2는 법원에 대한 기속력이 없기는 하지만, 휴게시간 중의 사고와 업무상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망인은 사업주의 동의 하에 1시간의 휴게시간을 이용하여 평소와 같이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한 후, 정상적인 경로를 이탈하지 아니한 채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한 것이므로, 망인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행위 자체는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에 수반된 생리적 또는 합리적 행위라고 보이기는 하나, 한편으로 자택에서 점심식사 후 사업장에 복귀하다가 일어난 이 사건 사고는 출근 중의 사고에 준한다고 할 것인데, 근로자의 출근 재해에 대하고 법이 보호해 주려고 하는 취지는, 출근이 업무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행해지는 것으로, 이것에 내재한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려고 하는 것에 있으므로, 비록 이 사건 사고가 사업주의 동의하에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정상적인 경로를 이탈하지 아니한 채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망인이 사업주의 지시로 위 회사의 업무 운용상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된 것이 아닌 점, 망인이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관례가 아닌 점, 이 사건 사고장소가 사업장 밖인 점, 망인의 업무 내용, 위 회사 직원들의 점심식사 관행, 위 시행규칙 제35조 제4항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위 망인의 점심식사 후 회사복귀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망인의 사망은,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할 수 없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윤기(재판장) 이윤직 남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