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0. 7. 15. 선고 2019나22457 판결

주문

1.

당심에서 확장 및 추가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12,184,910원 및 그 중 9,870,070원에 대하여는 2016. 11. 28.부터 2019. 5. 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2,314,840원에 대하여는 2020. 4. 22.부터 2020. 7. 15.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항소취지및부대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320,023,663원 및 그 중 187,500,000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소제기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120,338,753원에 대하여는 2015. 4. 20.부터, 9,870,070원에 대하여는 2014. 6. 14.부터, 2,314,840원에 대하여는 2015. 3. 14.부터 각 2019. 5. 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부대항소장을 제출하여 제1심에서의 청구 중 방파제 공사대금 관련 청구와 설계비 관련 청구를 확장하는 한편, 당심에서 고용보험료 등에 관하여 선택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또는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추가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부대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32,523,663원 및 그 중 120,338,753원에 대하여는 2015. 4. 20.부터, 9,870,070원에 대하여는 2014. 6. 14.부터, 2,314,840원에 대하여는 2015. 3. 14.부터 각 2019. 5. 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제1심에서, 피고와 제1심 공동피고 C에 대하여 방파제 공사대금, 건물신축 공사대금, 설계비 등에 관하여 각 선택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원고의 위 C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 중 방파제 공사대금 관련 손해배상청구와 설계비 관련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각 일부 인용하고, 건물신축 공사대금 관련 청구는 기각하였다.

이에 피고가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원고는 방파제 공사대금 관련 청구와 설계비 관련 청구 부분에 대하여 부대항소장을 제출하는 한편, 당심에서 고용보험료 등에 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양청구는 선택적 청구임)를 추가하였다.

따라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 중 방파제 공사대금 관련 청구와 설계비 관련 청구 및 당심에서 추가된 고용보험료 등 관련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2.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다음과 같이 추가하거나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문 제3면 제9행의 '방파제' 다음에 '(이하 '이 사건 방파제'라 한다)'를 추가

○

제1심판결문 제3면 제10행의 '이 사건 제1계약'을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으로, 제17 ~ 18행의 '이 사건 제2계약'을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으로 고침

3.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2015. 11. 16. 원고의 남편 과 사이에 'E 다가구 주택 모든 건축물은 현상태로 상호 이의 없이 종결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방파제 및 건물 등에 관하여 더 이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기로 하는 부제소합의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가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2)

원고는 피고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함으로써 큰 이익을 얻었고, 피고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향후 이 사건 건물을 비롯한 모든 건축물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도 원고가 이 사건 방파제와 건물 공사대금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법지위를 악용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 한다) 또는 금반언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허용될 수 없다.

나.

판단

1)

부제소합의 위반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부제소합의의 효력 유무나 그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이와 같이 그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이 불분명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불분명하다면, 가급적 소극적 입장에서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원고의 남편인 이 2015. 11. 16. 피고와 사이에 'E 다가구 주택 모든 건축물은 현 상태로 상호 이의 없이 종결하기로 함'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합의서(을 제2호증)를 작성한 사실은 위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갑 제10,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K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서는 공사대금을 정산하고, 상호 이의 없이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을 해지하는 것에 합의함으로써 이후 피고의 공사방해를 배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된 것일 뿐, 이 사건 합의서상의 '상호 이의 없이 종결'이라는 기재만으로 부제소합의가 성립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②

이 사건 합의서는 공사 중이던 설비 및 건축물의 인수, 공사 장비 철거 등을 정하고, 향후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와 관련된 계약은 이 직접 하는 것으로 하며, 피고에게 공사대금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공사중단 합의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정하는 사항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③

부제소합의의 경우 당사자 간에 향후 소제기 등의 법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기재를 명백히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사건 합의서 상에는 소 제기를 금지하는 취지의 기재가 없다.

④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사대금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하면서 피고는 2015. 11.경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중단하였다. 이에 원고는 다른 공사업자를 통해 공사를 진행하였으나, 피고가 공사 차량의 진행을 막거나 인부들이 공사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방해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5. 11. 4. 피고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5카합 45호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여 2016. 1. 12. 인용결정을 받았다.

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바로 다음 날인 2015. 11. 17.경 원고에게 "법적으로 자, 그러면 하나 또 물어볼게요. 법적으로 그럼 계속 진행할 거예요? 취소할 거예요?"라고 물었고, 원고는 "그거는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게 아닌 거 같아요."라고 대답하였다(갑 제19호증 녹취록 제7쪽), 피고의 위 질문은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한 위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바로 다음 날 원고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대화를 한 것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소송의 제기를 배제하는 것을 전제로 작성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

신의칙 위반 주장에 관하여

이 사건 합의서는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을 합의해지하고 정산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것일 뿐, 이 사건 방파제 공사 등과 관련하여 향후 법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 아님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한 이후부터는 원고가 직접 이 사건 건물의 신축공사를 수행한 점, 원고는 운영하던 서점을 펜션사업을 위해 정리하고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에 매진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신의칙 등에 반하여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4.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방파제 공사대금 관련 청구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가 그 주관하에 공사를 시행하되 소요비용은 각 해당 부분만큼 안분 부담하기로 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방파제 공사에 소요된 비용이 29,661,247원에 불과함에도 150,000,000원이 소요되는 것처럼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150,000,000원을 교부받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의 기망 또는 피고에 의하여 유발된 착오에 의해 체결한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을 취소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의 취소에 따른 부당이득반환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120,338,753원(= 150,000,000원 - 29,661,247원)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계비 관련 청구

원고는 피고에게 2014. 6. 13. 피고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건물의 설계비, 감리비, 기타 비용으로 합계 9,870,070원(이하 '이 사건 설계비'라 한다)을 교부하였으나, 피고가 이를 설계사에게 지급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함으로써 원고는 2016. 4. 29. 설계사에게 위 설계비를 다시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설계비 9,870,070원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보험료 관련 청구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에 정한 공사대금에는 고용보험료 및 산재보험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위 각 보험료 납부의무는 피고에게 있다. 그런데도 피고는 이를 잘 알지 못하는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2015. 3. 13. 근로복지공단에 고용보험료 660,770원, 산재보험료 1,654,070원 합계 2,314,840원(이하 '이 사건 보험료'라 한다)을 납부하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 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보험료 2,314,8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방파제 공사대금 관련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사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기망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거래당사자 중 일방에 의한 고의적인 기망행위가 있고 이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그러한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면 사회통념상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법률행위를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다21227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이 사건 방파제 공사계약의 성질

위 기초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은 계약 체결 당시에 미리 실공사비를 추산하고 그 견적액에 이윤을 더하여 공사대금을 확정하는 이른바 '정액도급에 의한 공사계약'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방파제 공사계약이 위임의 성격을 갖는다거나 정산을 예정한 계약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는 독자적으로 이 사건 방파제 설치와 관련하여 건설업자들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주도적으로 공사를 수행하였으며, 피고의 계산으로 하수급업체에 공사대금을 지급하였다.

②

이 사건 방파제공사가 완공될 무렵을 전후로 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지급한 공사대금에서 실제 소요된 공사비를 공제한 돈을 정산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③

원고는 이 사건 방파제 공사대금 산정 경위에 대하여 피고의 펜션 운영 노하우를 신뢰하여 피고의 제안대로 공사단가를 정하였다고 설명하였다.

④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도 평당 800만 원을 기준으로 공사대금을 정하였다.

(나)

피고의 기망행위 인정 여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 12호증, 을 제20, 21, 24, 31, 32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M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방파제 공사대금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정액도급계약임이 인정되는 이상 피고가 이 사건 방파제 공사와 관련하여 입수한 각종 산출내역서, 견적서 등이 있더라도 그 내용을 원고에게 보고할 의무는 없다.

②

원고는 2013. 7.경 피고와 사이에 공사대금을 150,000,000원으로 정하여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2014. 6. 13. 주식회사 R의 M으로부터 총 106m의 방파제를 설치하는 데 149,718,680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견적서(이하 '이 사건 견적서'라 한다)를 교부받았다.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을 체결한 시기는 피고가 위 견적서를 받아보기 약 11개월 전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방파제 공사에 소요될 비용을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공사견적비용을 고의적으로 고지하지 않았다거나 이를 허위로 고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원고는 대구지방검철청 포항지청에 피고를 이 사건 방파제 공사대금에 대한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은 2017. 5. 25. ㉮ 원고와 피고가 약 10년간 친분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상호 신뢰관계에 근거하여 펜션을 함께 건축하기로 하였던 점, ㉰ 피고가 토지 매입부터 골조공사까지 순차적으로 건축을 진행하여 왔던 점, ㉱ 그 과정에서 피고도 상당한 비용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위 불기소처분에 대하여 대구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2017. 9. 25. 기각결정을 받았다.

④

원고는 이 사건 방파제 공사대금 산정 경위에 대하여 피고의 펜션 운영 노하우를 신뢰하여 피고의 제안대로 공사단가를 정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방파제 공사계약 체결 당시 피고가 '이 땅을 허가 내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몇 사람이 시도를 했지만 다 실패한 땅이다. 모래사장이라 방파제를 쌓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땅 허가 낼 때 같이 허가를 내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는 취지로 이야기하며 이 사건 건물 건축허가를 책임지고 받아주기로 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실제로 피고가 위 약정에 따라 이 사건 건물에 대하여 2014. 5. 2. 원고를 건축주로 하여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도 이 사건 방파제 공사대금에는 직접적인 방파제 설치비용 외에 건축허가 비용 및 그와 관련된 피고의 인건비 등이 포함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⑤

이 사건 견적서상의 공사비용은 단순히 콘크리트 타설, 블록 설치, 거푸집 등 파도막이 옹벽 및 경관 블록을 설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만을 산정한 것인 점, 1심 증인 M은 이 사건 방파제 공사 당시 기초공사 잘못으로 파도에 거푸집이 다 잠겨 이를 새로 시공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 피고가 이 사건 토지 및 피고 측 펜션부지상에 설치되어 있던 S의 건조장을 철거하고 그 대가로 S의 주거지 앞에 건조장 시설을 신축하여 준 것으로 보이는 점, 주식회사 T의 대표이사 U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방파제와 관련하여 토목설계 및 형질변경 용역비를 지급받았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방파제 공사에 355,796,510원이 소요되었다는 피고의 주장 전부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견적서상의 공사비용을 초과하는 비용이 소요되었을 것임이 분명하다.

나)

부당이득반환의무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계약 체결 당시에 미리 실공사비를 추산하여 그 견적액에 이윤을 더하여 공사대금을 확정하는 이른바 정액도급에 의한 공사도급계약의 경우에 있어서는 수급인으로서는 그의 신용, 자력, 기술 등을 이용하여 가능한 적은 비용으로 수주한 공사를 완성함으로써 도급금액과의 차액분을 이득하려고 꾀할 것임은 당연한 이치이므로, 공사의 완성 결과 실공사비가 당초의 공사도급금액의 견적 당시 예상하였던 것보다 적게 소요되었다고 하여 도급인이 그 도급금액의 감액을 주장할 수 없고 나아가 그 차액분이 수급인의 부당이득이 된다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1995. 2. 10. 선고 94다44774, 44781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방파제공사계약의 성질이 정액도급에 의한 공사계약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위 공사를 수행함에 있어서 자신의 신용, 자력, 기술 등을 이용하여 가능한 한 많은 이득을 꾀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이 사건 방파제 공사에 이 사건 견적서상의 공사비용을 초과하는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보이는 점을 보태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150,000,000원과 이 사건 견적서상의 비용을 단지 이 사건 방파제 길이만큼 안분한 해당 공사비용과의 차액분이 피고의 부당이득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설계비 관련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횡령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

을 제4, 21, 2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설계비를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설계비를 횡령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손해배상청구는 그 손해액의 범위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가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 피고의 처인 C를 이 사건 설계비에 대한 사기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C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②

원고가 다시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에 피고와 C를 이 사건 설계비 횡령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을 받았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대구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기각결정을 받았다.

3)

원고가 설계사에게 다시 설계비를 지급한 시점은 2016. 4. 29.경으로 피고에게 이 사건 설계비를 지급한 2014. 6. 14.로부터 약 1년 10개월가량이 지난 후이다.

나)

부당이득반환의무 성립 여부

(1)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가)

갑 제11, 14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4. 6. 14. 피고의 설계비 요구에 따라 C 명의의 예금계좌로 이 사건 설계비를 송금한 사실, 원고는 이후 설계사 P로부터 설계비 지급을 요구받고 2016. 4. 29. 다시 P에게 설계비 명목으로 11,326,900원을 직접 지급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설계비를 P에게 전달하지 않은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설계비 9,870,070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설계비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의 주장은, 피고가 설계사에게 설계비 등의 명목으로 합계 22,581,580원(= 계약금 3,000,000원 + 설계비 19,581,580원)을 선지급하였고, 2015. 11. 16. 원고의 남편 과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이 사건 설계비를 피고가 설계사에게 선지급한 위 설계비 22,581,580원에 충당하기로 합의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와 I 사이에 이 사건 설계비를 피고의 설계비 선지급분에 충당하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합의서상에는 이 사건 설계비를 피고가 선지급한 설계비에 충당한다는 내용의 기재가 없다. 공사중단 합의 과정에서 정산금액을 합의서에 기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②

I은 2013. 12. 28. 피고에게 '설계비는 1/N로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메모를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③

피고의 주장을 설계비 선지급분 중 원고의 부담 부분에 충당한 것이라고 선해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을 통해 원고가 신축한 건물은 펜션 1개동이고, 이와 동시에 피고가 신축한 펜션은 3개동임을 고려할 때, 원고가 지급한 이 사건 설계비 9,870,070원은 피고가 선지급한 설계비 22,581,580원 중 원고의 부담부분(5,645,395원 = 22,581,580원 × 1/4)을 초과하므로 이를 설계비 선지급분 중 원고의 부담부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2)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가)

원고가 피고에게 부당이득금으로 이 사건 설계비 9,870,070원을 지급하여야 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나)

원고는 피고가 악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며 위 설계비의 송금일인 2014. 6. 14.부터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도 함께 반환할 것을 구하고 있다.

부당이득의 반환 범위에 관하여는 민법 제748조가 적용되어 선의의 수익자의 경우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에서, 악의의 수익자의 경우 받은 이익에 이자를 가산하여 반환할 책임이 있다. 부당이득반환의무자가 악의의 수익자라는 점에 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책임을 지는데,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민법 제749조 제2항에서 악의로 의제되는 경우 등은 별론으로 하고,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설계사에게 2013년경 설계용역계약의 계약금 3,000,000원을, 2014. 6. 5.경에는 설계비 19,581,580원을 각 지급한 점, ②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설계비를 지급할 당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사대금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기 전으로,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던 때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설계사에게 직접 설계비를 지급한 것은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설계비를 송금한 때로부터 약 1년 10개월 이상 경과한 후인 점, ④ 피고로서는 원고가 언제 설계사에게 이 사건 설계비 상당액을 다시 지급할 것인지 알 수 없었던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설계비를 송금받은 때부터 법률상의 원인이 없음을 알고 이를 수익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만, 민법 제749조 제2항에 의하면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보고, 여기서 '소를 제기한 때'란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되어 소송이 계속된 때를 말하므로(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3다89006 판결,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4다211312 판결 등 참조), 피고는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16. 11. 28.부터 악의의 수익자로서 이 사건 설계비에 대한 법정이자를 반환하여야 한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설계비 9,870,07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6. 11. 2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9. 5. 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구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법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보험료 관련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사기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성립 여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이익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사기행위가 성립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손해배상청구는 그 손해액의 범위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고용보험법 제8조, 제9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 제7조 및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3항, 제13조 제1항에 의하면,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는 원칙적으로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의 보험가입자가 되어 고용보험료 및 산재보험료의 납부의무를 부담한다. 건물을 신축하는 건축주가 자신이 직접 공사를 하지 아니하고 공사 전부를 수급인에게 도급을 준 경우에는 근로자를 사용하여 공사를 수행한 자는 수급인이므로 원칙적으로 수급인이 공사에 관한 고용보험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사업주로서 각 보험료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고, 건축주가 근로자를 사용하여 공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직접 한 경우에는 그 부분에 한하여 건축주가 고용보험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사업주가 되어 이에 해당하는 보험료의 납부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다221658 판결 등 참조).

(2)

부당이득반환의무의 성립

위 기초사실과 갑 제13, 4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건물신축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전부를 도급한 사실, 피고는 2015. 2. 27. N(V)과 사이에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 중 철근콘크리트공사를 계약금액 250,000,000원으로 하여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는 원고와 공사대금으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주도적으로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를 수행한 사실, 원고가 2015. 3. 13. 근로복지공단에 2015년 2분기 산재보험료로 1,654,070원, 고용보험료로 660,770원 합계 2,314,840원을 납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와 관련하여 2015년도 2분기에 부과된 고용보험료 및 산재보험료의 납부의무자는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의 수급인인 피고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보험료 2,314,840원을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료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는 제세공과금은 원고가 부담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보험료를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 고용보험료 및 산재보험료를 원고가 납부하기로 정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가)

원고가 피고에게 부당이득금으로 이 사건 보험료 2,314,840원을 지급하여야 함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나)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보험료를 납부한 2015. 3. 14.부터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9. 5. 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원고는 이 사건 보험료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있어서는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외에 법정이자의 지급을 구하지 않았다).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이므로 민법 제387조 제2항에 의하여 채무자는 이행청구를 받은 때에 비로소 지체 책임을 지는바, 피고는 원고의 2020. 4. 21.자 청구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20. 4. 22.부터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납부한 이 사건 보험료 2,314,840원 및 이에 대하여 위 2020. 4. 2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판결 선고일인 2020. 7. 1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2019. 5. 21. 대통령령 제29768호로 개정된 것)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합계 12,184,910원(= 이 사건 설계비 관련 부당이득반환금 9,870,070원 + 이 사건 보험료 관련 부당이득반환금 2,314,840원) 및 그 중 9,870,070원에 대하여는 2016. 11. 28.부터 2019. 5. 2.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법정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2,314,840원에 대하여는 2020. 4. 22.부터 2020. 7. 15.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각 일부 받아들이고, 당심에서 확장 및 추가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진성철(재판장) 홍성욱 왕해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