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와 2021. 4. 7. ~ 2021. 4. 30., 2021. 5. 3. ~ 2021. 5. 15. 일용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가 F 주식회사(2021. 10. 1. 물적분할 전 주식회사 G)로부터 시스템 천장(System Ceiling) 공사를 하도급 받은 구미시 H 소재 I 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이라 한다)에서 자재 정리, 자재조립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1. 5. 12. 07:55경 이 사건 공사 현장 부근의 실외 조회장(이하 '이 사건 사고 현장'이라 한다)에서 조회와 몸풀기 운동을 마친 후 안전회의 중 쓰러져 두부를 콘크리트 바닥에 충격하는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이 사건 사고 현장의 모습과 그 위치를 표시한 항공사진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급성경막하 출혈, 외상성 뇌부종, 외상성 뇌내출혈,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두개골골절, 무후각증, 미각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원고에게 요양기간 2021. 5. 12.부터 2022. 7. 21.까지(입원기간 41일, 통원기간 319일)로 하여 휴업급여25,487,360원, 요양급여 22,526,290원, 장해급여 32,320,75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3, 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안전모 등의 안전장구를 지급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 보호의무를 소홀히 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상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이 사건 사고 현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호 소정의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라거나,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사고 현장은 피고가 원고에게 안전모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 장소가 아니므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근로자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보호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채무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 증명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원고로서는 구체적인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사실을 주장, 증명하여야 하며(대법원 1997. 10. 10. 선고 96다47302 판결 취지 참조),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가해자의 분별능력, 가해자의 성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2, 43호증, 을 제6, 9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가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조회를 하기 전 근로자들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여 착용하게 할 의무가 있었다거나 이 사건 사고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원고는 2021. 4. 7. 개인보호구 지급대장에 안전모 2개, 안전화 2개, 안전대 1개, 각반 1개, 보안경 1개를 수령하였다고 표시하고 서명을 하였다(을 제6호증).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실제로는 안전화, 안전대, 각반, 보안경을 지급받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안전모 1개를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2026. 4. 3.자 준비서면 3쪽, 갑 제42, 43호증).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고 현장으로 출근하여 조회와 몸풀기 운동 등을 마친 후 이 사건 공사 현장으로 이동하였는데, 피고는 이 사건 공사 현장 건물 1층 내에 공사 현장과 별도로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보관해두는 스막룸(Smock room)이라는 장소를 마련해두었고, 근로자들은 스막룸에서 안전모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스막룸옆에 설치된 계단을 통하여 2층으로 올라가 공사 현장으로 입장하였다(을 제11, 12호증).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3항 제1, 3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2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나,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로 근로자에게 안전모를 지급하고 착용하도록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앞서 기초사실 다.항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현장은 이 사건 공사 현장과는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고,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 또는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가 아니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현장인 조회장에서 이 사건 공사 현장으로 이동하는 경로에서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안전모를 지급할 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이동경로에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으며, 설령 이동경로에 위와 같은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사 현장으로 이동하기 전에 조회장에서 발생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의 주의의무위반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사고는 작업시작 전 조회 중에 원고가 의식을 잃고 뒤로 쓰러지면서 발생하였는데, 원고가 의식을 잃은 것이 원고가 피고에 제공한 근로와 관련하여 발생하였다거나 피고가 이를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은 기록상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원고가 2021. 11. 9. 작성하여 손해사정인에게 제출한 문답서에도 사고 전 신체의 이상이나 특이점 지각은 없었다고 기재되어 있다(을 제3호증의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달(재판장) 박건협 현재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