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피고인 E의 원심 판시 2024고합16 범죄사실 부분]
사실오인
피고인은 2022. 1. 1. 이전에는 천막 설치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아니하였다.
법리오해
대구광역시 J(이하 '대구J'이라 한다) 본관 건물 출입구 앞에 천막을 설치한 행위는 쟁의행위 방법으로 정당한 행위에 해당한다.
양형부당(피고인들, 검사)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각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검사는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2022. 1. 1. 이전에는 천막 설치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 사건 쟁의행위와 관련한 회의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J의 청사관리 업무 담당자의 진술 및 청사를 점유한 노조간부 현황(원심 판시 2024고합16 증거순번 1, 29, 이하 '원심 판시 2024고합16'은 생략한다)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A, S 등과 함께 2021. 11. 5. 17:00경 천막을 설치하였고, 그 시점부터 피고인과 다른 노조원들이 순번을 정하여 천막에서 숙식 등을 하면서 J 본관 출입구 앞을 점거하였으며, 그로부터 3일 후인 2021. 11. 8.경부터 대구K으로부터 퇴거요구를 받았는데도 위 장소를 계속 점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2021. 11.5. 천막을 설치하고 점거를 시작한 시점부터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위반죄의 죄책을 지고, 2021. 11. 8.경 퇴거요구에 불응한 시점부터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죄의 죄책을 진다.
피고인이 위 천막 설치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의사결정에 따라 천막설치, 점거, 퇴거불응에 가담한 이상 죄책을 면할 수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서 중 "피고인 E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이라는 제목 아래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면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J 본관 출입구 앞에 천막을 설치한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4조의 정당행위 또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심판단은 옳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피고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아래와 같은 직장 점거 형태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점거행위는 정당행위로 평가할 수 없다.
㉠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처럼 직장 점거 범위가 직장 일부분이고,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거나 그러한 쟁의행위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도 있다.
㉡ 그러나 이 사건에서 설치된 천막은 J 본관 건물의 현관 대부분을 막고 있어 J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의 출입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였고, 천막에 있던 노조원들은 여러 차례 불시에 본관 내부로 침입을 시도하여 J 공무원들이 비상근무를 하기도 하였다.
㉢ 이러한 점거 형태는 사용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라기보다는, 직장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사용자 측의 관리 · 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하는 행위로서 사용자의 시설관리권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의 점거행위는 사용자의 수인이 있었다는 이유로 정당화 될 수 없다.
㉠ 피고인은 사용자가 천막 설치 당시 정당한 쟁의행위임을 알고, 수인하였다고 주장한다. J의 청사관리 업무 담당자는 경찰 조사에서 '아무래도 쟁의행위 기간 중이기 때문에 천막에 대해 수인을 할 수 밖에 없어 통행의 불편과 안전사고 염려 등을 이유로 이동 조치만을 요구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기는 하였다(증거순번 1 중 8쪽).
㉡ 그러나,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으나, 이러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에는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는바, 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정당성의 요건은 쟁의행위가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고,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하며, 또 쟁의행위의 방법과 태양이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정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970 판결 등 참조).
㉢ 이 사건 천막 설치를 통한 점거형태는 위에서 본 것처럼 직장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사용자 측의 관리 · 지배를 배제하는 위법적 점거이므로, 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고, 사용자가 이를 수인했다고 하더라도 그 불법의 정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법행위가 적법행위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 주장과 같이 J이 천막 설치를 수인했다고 하더라도, 노조원들이 그 천막 설치를 통한 점거를 넘어서 K과 면담한다는 명목으로 본관 내부에 여러 차례 침입하는 행위까지 수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 더구나 위 청사관리 업무 담당자는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 등이 노조원들을 동원하여 갑작스럽게 J 내에 들어와 대형천막을 설치하였기 때문에 이를 제지할 겨를도 없었고 J에서는 피의자 등이 다른 노조원들과 J 본관 건물 내로 들어오는 것을 방호하기 위해 본관 출입문을 모두 시정한 상태에서 건물 내에 대기 중에 있어 대형천막 설치를 제지하지 못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순번 36 중 4, 5쪽). 또한, 이 사건 천막 설치는 2021. 11. 5.경에 있었는데, 대구광역시 K은 2021. 11. 8.경부터 퇴거 요구를 하기 시작하였다(증거순번 20). 이처럼 이 사건 천막을 처음 설치하여 직장을 점거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사용자의 동의가 없었고, 그 점거일로부터 3일 후에 퇴거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사용자가 위 점거를 수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 E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죄,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위반죄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범행은 인정하고 있고, 피고인 AA, AB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 E, AA는 이 사건 범행 이전에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었고, 피고인 AB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는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었다. J은 피고인 E의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죄, 공유재산및물품관리법위반죄 부분에 대한 고발을 취하하였다. 피고인들은 J을 위하여 500만 원, 피해자 AM 을 위하여 100만 원을 공탁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들이 다른 노조원들과 공동으로 유치원 직원 해고에 관한 규탄 집회를 진행하던 중에 기존에 신고했던 집회 장소, 방법의 범위를 벗어나, 대구K을 만나겠다는 명목으로 J에 무단으로 침입을 시도하고, 그 과정에서 위 침입을 저지하던 J 소속 공무원들을 폭행하여 그 중 AM이 상해를 입도록 하였으며, J 본관 출입문, 상담실 출입문 및 J 소속 버스를 손괴하였고, 피고인 E이 다른 노조원들과 공동으로 임금협상을 위한 쟁의행위를 명목으로 J 본관 출입구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그 천막에서 숙식을 하는 등 위 출입구 앞을 점거하여 공유재산을 사용허가 없이 사용하고, 대구K으로부터 여러 차례 퇴거요구를 받았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퇴거하지 아니한 것이다. 피고인 E은 일부 범행이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하는 등 이를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피고인들의 범행 수법, 피해 결과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적지 않다. 피고인들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 받지도 못하였다.
위와 같은 여러 정상과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범행 경위와 수법, 범행 후 정황, 이 사건 각 범행에 관한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등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다거나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과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왕해진(재판장) 이현석 박민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