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33,409,372원과 그 중 23,671,020원에 대하여 2011. 2. 26.부터 2012. 2. 1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의 30%는 원고가 부담하고 70%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경주 지역에 사업장을 두고 상공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로 구성된 단체로서 총회, 상임위원회를 통하여 의사를 결정하면서, 그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사무국을 설치하여 사무국장을 비롯한 10명 내외의 직원을 두고 있다. 원고는 1988. 3. 1. 피고의 사무국 직원으로 입사하여 2003. 7. 5. 부터 피고의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다가 2009. 3. 28. 퇴직하였다.
피고는 1997년경부터 경영상황 악화로 금융기관 등에 상당한 금액의 대출금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1998년에는 직원들에 대한 임금, 상여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국민연금보험료조차 체납하기에 이르렀으며, 퇴직급여 충당금도 적립하지 못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직원들은 1999. 1. 15. 피고에게 그 당시까지 퇴직금의 20%와 미수령 임금 전액을 포기하는 서약서를 제출하였는데, 당시 원고가 지급받지 못하고 있던 임금은 9,241,780원이다.
한편 피고가 1998년까지 피고의 사무국 직원들에 대하여 적용하던 급여규정(이하 '구 급여규정'이라고 한다)은 퇴직금 지급률을 근속년수에 따라 누진적으로 적용하여 퇴직 당시의 월 평균임금에 아래 표의 율을 승한 금액(근속년수 중 6개월 이상은 1년으로 간주하고, 6개월 미만은 월수로 하며, 1개월 미만은 절상한다)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퇴직금 누진제'를 채택하고 있었고, 피고가 1999. 3. 11. 자 개정을 근거로 1999. 1. 1. 부터 적용하고 있는 급여규정(이하 '이 사건 급여규정'이라고 한다)은 구 급여규정과 달리 퇴직금 지급률을 근속년수에 단순 비례하도록 하여 퇴직 당시의 월 평균임금에 근무년수 1년당 1을 승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퇴직금 법정제'를 채택하고 있다.
원고가 2009.3.28. 퇴직하자 피고는 2009. 4. 28. 원고에게 68,989,343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10,419,120원을 퇴직위로금으로 추가 지급하였다.
원고가 퇴직금 등의 체불을 이유로 피고를 노동청에 고발한 사건에서 노동청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71,588,130원이라고 결정하자, 피고는 2010. 2. 28. 원고에게 2,598,790원(≒ 71,588,130원 - 68,898,343원)을 퇴직금으로 추가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을 제6호증의 7, 을 제8호증 내지 을 제14호증의 3(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퇴직금 청구에 대하여
주장
원고는 청구원인으로 먼저, 이 사건 급여규정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서 요구하는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변경되었고, 피고 정관에 따른 개정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구 급여규정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급여규정을 개정할 당시 직원들의 동의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급여규정은 개정 당시 피고의 경영상황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므로 근로자에 대하여 효력이 있고, 피고가 내부적으로 정관에 정한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급여규정에 따른 퇴직금 전액을 이미 지급하였다고 다툰다.
이 사건 급여규정의 효력
(1). 근로자의 동의
(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인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나). 그런데 다음 사실은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거나 을 제5호증 내지 을 제23호증(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1997년경부터 경영상황의 악화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고, 그에 따라 상당한 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였다.
1998년에 개최된 피고의 상임위원회와 정기총회에서는 퇴직급여 충당금이 적립되어 있지 않은 것이 지적되었고, 그와 관련하여 퇴직금 누진제의 채택으로 피고의 비용 지출이 과다하다는 문제도 제기되면서, 퇴직금 누진제의 폐지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피고의 직원들은 1999. 1. 15. 그 당시까지 퇴직금의 20%와 미수령 임금 전액을 포기한다는 서약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경영 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1999. 1. 20.경 피고가 경영 개선 과정에서 직원들을 배제한 채로 일방적인 결정을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직원들과 협의할 것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기도 하였다.
1999. 1.경 피고의 직원은 모두 11명이었는데, 피고는 어려운 경영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를 하는 등으로 직원 수를 감축하지는 않았고, 다만 당시 직원들 중 C만이 1999. 2.경 자진하여 퇴사하였을 뿐이다.
1999. 3. 11. 개최된 피고의 정기총회에서 당시 회장이던 D는 경영 개선을 위한 전망을 언급하며 "이러한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상여금 반납, 퇴직금 삭감, 누진제 폐지 등에 동의한 사무국 직원들의 눈물겨운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발언하였고, 1998년도 사업보고 및 결산안에 대한 논의 중에도 다시 "올해부터 누진제를 폐지하여 피고 운영의 정상화에 노력하겠다"고 발언하였다. 통상 피고의 정기총회에는 사무국 직원들도 전원 참석하는데, 위 정기총회 당시에도 피고의 직원들 대부분이 회의장에 있었고, 사무국장인 E는 회의의 사회를 맡았다.
피고의 예산·결산 관련 서류에 의하면 피고가 1999. 3. 11.부터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함에 따라 1999년 말경의 퇴직급여 충당금은 1998년과 비교하여 현저히 감소하였다. 특히 원고는 2003. 7. 5.부터 피고의 사무국장으로 재직하였는데 당시 사무국에서 작성하여 원고가 결재한 예산·결산 관련 서류에는 이 사건 급여규정에 따른 퇴직급여 충당금의 내역이 기재되어 있었다.
1999. 3. 11. 이전부터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1999. 3. 11. 이후에 퇴직한 E, F, G은 이 사건 급여규정에 따른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다).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이 사건 급여규정의 개정이 이루어진 때로부터 12년 이상이 경과하여 관련 자료가 모두 남아 있는 것을 기대하기 어려운 면이 있고, 12년 동안 이 사건 급여규정의 효력이 다투어지지 않은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급여규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피고 직원들이 집단적인 의사결정방법에 의하여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동의한 사실을 추인할 수 있다. 한편 갑 제4호증의 1, 3, 5의 각 기재에 의하면 1999. 3. 11. 당시 사무국 직원이던 H, I, G은 누진제 폐지에 대하여 피고와 협의하거나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직원들이 참석한 1999. 3. 11. 정기총회에서의 논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진술만으로 위 추인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라). 한편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급여규정 개정 당시 피고의 경영 상황, 퇴직금 누진제의 폐지로 인하여 피고의 직원들 중 장기간 근무한 직원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적지 않지만, 당시 상황에 비추어 피고로서는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등으로 비용구조를 개선할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고, 그와 같은 경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피고가 직원 일부를 정리해고 하는 등으로 전체적인 근로조건이 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급여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있어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정관상 개정절차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한 이 사건 급여규정은 피고와 사무국 직원들 사이의 관계에서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인데, 피고가 급여규정을 변경하는 내부적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급여규정이 근로자들과의 관계에서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63599 판결 참조), 가사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위와 같이 급여규정을 변경함에 있어 정관에 정한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급여규정의 개정은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유효하다.
퇴직금의 액수
(1).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급여규정은 1999. 1. 1.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원고의 입사일 이후 1998. 12. 31.까지의 재직기간에 대하여는 원고의 퇴직 당시 평균임금에 구 급여규정에 따른 누진적 지급률을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과 1999. 1. 1.부터 퇴직일까지의 재직기간에 대하여는 원고의 퇴직 당시 평균임금에 이 사건 급여규정에 따른 지급률을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의 합계이다. 한편 위 인정사실과 을 제10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99. 1. 15.자 서약서를 피고에게 제출함으로써 1998. 12. 31.까지 발생한 퇴직금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포기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금액은 피고가 지급할 퇴직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2). 월평균임금
을 제5호증, 을 제2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퇴직할 당시의 월 평균임금은 3,743,496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매년 50만원씩 지급되는 하계휴가비도 평균임금에 산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하계휴가비가 근로의 대가로서 피고 직원들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급여규정, 근로계약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퇴직금의 계산
(가). 입사일인 1988. 3. 1.부터 1998. 12. 31.까지의 기간(10년 10개월)에 대하여
월 평균임금 3,743,496원 × 구 급여규정에 따른 누진율 19 = 71,126,424원
(나). 1999. 1. 1.부터 퇴직일인 2009. 3. 28.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월 월평균임금 3,743,496원 × 법정퇴직금 지급률 3,740일/365일 = 38,358,013원
(다). 공제금액
1998. 12. 31.까지의 퇴직금 71,126,424원 × 20% = 14,225,284원
(라). 계산
71,126,424원 + 38,358,013원 - 14,225,284원 = 95,259,153원
근로기준법 제37조에 따른 지연이자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95,259,153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근로기준법 제37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퇴직금을 그 지급사유가 발행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데,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009. 4. 28.에 68,989,343원, 2010. 2. 8.에 2,598,79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원고는 미지급된 퇴직금에 대하여 2011. 2. 8.까지의 근로기준법상 지연이자를 구하고 있는바 이를 계산하면 그 금액은 다음과 같다.
(1).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인 2009. 4. 12.부터 68,989,343원이 지급된 2009. 4. 28.까지(17일) 95,259,153원에 대한 지연이자
95,259,153원 × 20% × 17일/365일 = 887,345원
(2). 2009. 4. 29.부터 2,598,790원이 지급된 2010. 2. 8.까지(286일) 26,269,810원(= 95,259,153원 - 68,989,343원)에 대한 지연이자
26,269,810원 × 20% × 286일/365일 = 4,116,803원
(3). 2010. 2. 9.부터 원고가 구하는 2011. 2. 8.까지(1년) 23,671,020원(= 26,269,810원 - 2,598,790원)에 대한 지연이자
23,671,020원 × 20% = 4,734,204원
(4). 합계
887,345원 + 4,116,803원 + 4,734,204원 = 9,738,352원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23,671,020원과 원고가 구하는 2011. 2. 8.까지의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 9,738,352원의 합계 33,409,372원과 그 중 퇴직금 23,671,020원에 대하여 소장 송달 다음 날일 2011. 2. 26.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2. 2. 1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임금 청구에 대하여
주장
원고는 다음으로, 1999. 1. 15. 자 서약서에 따라 미수령 임금 9,241,780원을 반납한 것은 피고의 지시에 의한 것이고 원고가 피고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한 것이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제4조에 따라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그러나 앞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갑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증인 C의 증언만으로는 원고의 지체 임금 반납 의사표시가 원고의 자유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리고 위와 같은 의사표시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청구하는 임금은 1999. 1. 15. 경 이미 이행기가 도래한 것인데 원고는 그로부터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기간인 3년이 경과한 2011. 2. 22. 에서야 비로소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임금채권은 이 사건 소제기 이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엽(재판장) 조은경 진화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