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종로구 D에 있는 ㈜ E(이하 'E'라고 한다) 실질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4,000명을 사용하여 건물(시설)관리용역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하고,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의 근로계약서를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2. 11. 8.부터 위 사업장의 F 지역부대에서 재직중인 G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과 관련된 휴게시간에 대한 사항을 명시하지 아니하거나 명시된 서면의 근로계약서를 근로자인 G에게 작성하여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휴게시간이 서면교부 대상인지 여부
관련 규정
판단
위 관련 규정에 의하면,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에 따라 사용자가 서면으로 명시하여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하는 근로조건은 임금(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므로, 사용자에게 휴게시간에 관한 사항을 서면으로 명시하여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휴게시간 명시의무 위반의 여부
인정사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E와 G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휴게시간에 관하여 '휴게시간은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등에 따르며, 휴게시간 세부내역은 근무편성표, 초소수칙에 따른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E의 취업규칙에는 '회사는 근무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되, 부여시간 및 방법은 근무현장별 근무형태에 따라 정하여 시행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G이 근무하던 F 지역부대의 근무편성표와 초소수칙에 휴게시간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G을 비롯한 F 지역부대 근로자들의 업무는 보안업무(경비)로 출입통제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특히 H 부대의 경우 다른 곳과 달리 개인차량 출입이 불가한 곳으로, 11:00~12:30까지는 상주 인원(25명)이 모두 식사하러 나가 출입인원이 없고, 16:30부터는 상주인원이 모두 퇴근하여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기 때문에 출입인원이 없어, 근로자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법에서 정한 시간 이상으로 휴게시간을 사용할 여건이 허락되어 있다.
실제 G이 근무하던 H 부대는 근로자 11~12명이 3교대로 근무(교대는 12시간주기로 이루어짐)를 하였는데, 근무조는 상주 인원이 모두 식사하러 나가는 점심시간에 교대로 30분씩 점심식사를 하였고, 16:30 이후 상주인원이 퇴근한 이후에는 나름대로 자유롭게 쉴 수 있었다. G 또한 별도로 휴게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으나 실제로 4시간 일하면 30분 정도 쉴 수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수사기록 제173쪽).
한편 F 지역부대의 근무편성표와 초소수칙 등에 구체적으로 특정한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명시할 경우 휴게시간 동안은 근무시간으로 산정할 수 없어 피고인이 휴게시간 동안의 비용을 F 지역부대에 청구할 수 없게 되고, 결국 근로자들의 임금도 낮아지게 된다.
위 ④, ⑤항과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I노동조합에서도 휴게시간의 구체적인 특정의 문제와 관련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E와 위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13년도 단체협약에도 휴게시간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17조에 따른 휴게시간의 명시의무는 구두, 서면 등의 방법을 통하여 근로자에게 분명하게 드러내어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사용할 수 있음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실제 취업규칙, 초소수칙 등에 특정한 시간이 휴게시간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G의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등에 따른 휴게시간을 사용할 수 있음을 고지한 점, ② F 지역부대의 근무편성표와 초소수칙 등에 특정한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명시할 경우 근로자들의 임금이 낮아지게 되는 상황을 고려하여, 휴게시간을 특정된 시간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지만, 근무자들이 11:00~12:30까지의 점심시간과 16:30 이후의 시간을 개인적으로 알아서 비교적 자유롭게 법에서 정한 시간 이상으로 휴게시간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I노동조합의 조합원인 G도 위와 같은 사정을 모두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휴게시간의 명시의무의 입법취지 등을 종합하여 보면, 특정된 휴게시간을 피고인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휴게시간 명시의무 위반에 대한 범의가 있었다거나 명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채정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