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한국도로공사법에 따라 도로의 설치ㆍ관리 및 그 밖에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함으로써 도로의 정비를 촉진하고 도로교통의 발달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한국도로공사법에서 정한 피고의 업무는 아래와 같다.
한국도로공사법
원고들은 피고와 고속도로 안전순찰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피고의 고속국도에서 안전순찰업무 등을 담당하였던 사람들이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원고들의 근로제공
원고들은 아래 표의 ‘입사일’란 기재 각 해당 날짜에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 등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안전순찰원이 되었고, 해당 외주사업체 담당 고속도로 구간에서 이 사건 용역업무를 수행하였다.
한편, 이 사건 외주사업주 등은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근로자파견사업에 관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
선행소송의 진행 경과 등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안전순찰원들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3가합1392, 3138(병합), 4988(병합), 5806(병합), 10969(병합) 사건으로 피고를 상대로 피고와 근로자파견관계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근로자지위확인 또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 등을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14. 9. 3.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여 피고로 하여금 해당 원고들에게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한편, 고용의무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직접고용의무의 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는 그 손해의 발생사실에 대한 객관적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위 사건의 원고들 청구 대부분이 배척되었고, 파견근로가 단절된 일부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 중 일부만이 인용되었다).
위 사건의 원고들과 피고는 위 판결에 대하여 각 항소하였고,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은 2016. 6. 24.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여 피고로 하여금 ‘피고가 직접 채용한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한편, 위 사건의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을 명하는 취지의 판결[서울고등법원 2016. 6. 24. 선고 2014나 2036786, 2036793(병합), 2036809(병합), 2036816(병합), 2036939(병합)]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는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였고, 상고심인 대법원은 2020. 5. 14.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하여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병합), 239048(병합), 239055(병합), 239062(병합)]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같은 날 확정되었다(이하 ‘선행소송’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와 이 사건 외주사업체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용역계약은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을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용의무가 발생한 날 이후로서 선행소송에서 별도로 손해배상을 구한 기간의 이후인 2015. 7.부터 2016. 6.까지 ①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불이행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 또는 ②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불이행에 따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현장직직원관리예규’의 근로조건에서 정한 임금 등과 원고들이 실제 수령한 임금 등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 요지
원고들이 주장하는 임금 등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임금채권에 준하여 3년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이 사건 소제기일(2023. 10. 19.)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손해배상채권은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원고들의 청구를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으로 보아 민법 제766조 제1항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시효기간이 진행된다고 보더라도, 원고들은 선행소송 확정 당시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들은 선행소송 확정일(2020. 5. 14.)로부터 3년이 경과한 이후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도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이 이유 있는 경우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이유 있다고 하더라도 종국에는 위 소멸시효의 항변에 의하여 배척될 운명이므로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없이 곧바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할 수 있는바(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4재다665 판결 참조),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성립하는지를 살피기에 앞서 먼저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관하여 본다.
판단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불이행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라, 퇴직금채권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10조에 따라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고, 임금 및 퇴직금 상당의 손해배상청구권은 고용의무가 이행되었을 경우 취득하게 될 임금ㆍ퇴직금채권과 실질적이고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고용의무가 이행되었을 때 취득하게 될 임금채권 등에 적용되는 소멸시효 기간과 마찬가지로 3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2다57119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2015. 7.부터 2016. 6.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피고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불이행에 따른 임금 등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하고 있다. 피고의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규정(갑 제9호증) 제6조 제1항에 의하면 피고의 보수지급일은 ‘해당 월 21일’인바, 이 사건 소는 위 각 손해배상채권의 채무불이행일인 2015. 7. 21부터 2016. 6. 21.까지의 기간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이후인 2023. 10. 19.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분명하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불이행에 따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관련 법리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현실적으로 손해의 발생과 가해자를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그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로서 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안 때를 의미하고(대법원 1996. 8. 23. 선고 95다33450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가 계속적으로 행하여지는 결과 손해도 역시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손해는 날마다 새로운 불법행위에 기하여 발생하는 손해로서 민법 제766조 제1항을 적용함에 있어서 그 각 손해를 안 때로부터 각별로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9. 3. 23. 선고 98다30285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성립 여부는 이 사건 용역계약이 위법한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와 밀접히 관련된 것이므로, 원고들이 피고의 불법행위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는 늦어도 근로자파견관계에 관한 선행소송<1>의 판결이 확정된 때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소송은 선행소송 확정일(2020. 5. 14.)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23. 10. 19. 제기되었는바,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은경(재판장) 김주형 안성규
각주1)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병합), 239048(병합), 239055(병합), 239062(병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