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8. 19. 선고 2020가합51284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11. 12.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2. 1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97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B노동조합의 산하 지부이고, 원고는 2018. 4.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기획부장 및 교육선전부장으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9. 11. 11. 원고를 포함하여 피고의 간부 8명이 참석한 운영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위 운영위원회에서 이루어진 대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원고는 2019. 11. 13. 피고 근로자들이 사용하는 메신저의 업무용 대화방을 탈퇴하였다.

라.

원고는 2019. 11. 15. B노동조합에서 4대 보험 취득․상실 업무를 담당하는 I 총무국장에게 ‘결국 해고됐어요. 실업급여라도 받아야 해서 4대 보험 상실신고 좀 부탁드리려구요. 11월 12일자로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에 대하여 2019. 11. 15. 상실연월일 ‘2019. 11. 12.’, 상실사유 ‘경영상 해고’로 하여 4대 보험 자격상실신고가 이루어졌다.

마.

피고의 J 사무차장은 2019. 11. 18. 원고에게 ‘사직의사는 없으신가요? 사직 시에는 퇴직금뿐 아니라 이번 달 외에 12월 급여까지 지급 가능합니다. 사직의사가 없으시면 본조에 징계절차대로 진행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시간이 1주일 가량 지났으니 오늘 중에 답을 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얘기한대로 징계절차 중에는 출근하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원고에 대한 징계결의 요청심의를 2019. 11. 21.에 진행할 것이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바.

J 사무차장은 2019. 11. 25. 원고에게 ‘사직할 생각은 없다고 해서 징계절차 진행 중이고 불편하면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건데 해고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내일부터 출근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사.

B노동조합 징계위원회는 2019. 11. 29. 원고에 대한 초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노동조합 간부로서 지부의 회계문제를 외부에 유포하였음’을 이유로 권한정지 3개월의 징계를 하였다. 이에 원고는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B노동조합 징계위원회는 2019. 12. 10.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권한정지 3개월의 징계를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아.

원고는 2019. 12. 12. 피고에게 ‘우울장애’로 진단받은 진단서를 제출하며 3개월의 유급 질병휴직을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9. 12. 17. 기간이 과다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휴직신청을 반려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9. 12. 17. 기간을 단축하여 1개월의 질병휴직을 신청하였다가, 무급휴직이라는 답변을 받자 다시 6개월의 육아휴직을 신청하였다.

자.

J 사무차장은 2019. 12. 18. 원고에게 ‘본인이 요청한 11월 12일 권고사직으로 퇴직처리되어 퇴직금 정산해서 송금했습니다. 혹여 미정산 금액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퇴직금 4,709,670원을 지급하였다.

차.

원고는 2020. 1. 23. 피고 지부장 D을 임금,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퇴직금 차액분, 해고예고수당의 체불을 이유로 고소하였다. 피고는 2020. 4. 6. 원고에게 2019. 12. 17.까지의 미지급 임금,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등으로 합계 10,998,168원을 지급하였다. 이에 원고는 D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였고, D은 2020. 4. 23.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공소권없음 등을 이유로 불기소결정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3 내지 5, 7, 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권고사직을 받아들이거나 자진퇴사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고,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 그렇다면 피고가 2019. 12. 18.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11. 12.자 해고(다음부터 ‘이 사건 해고’라 한다)는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2. 1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973,333원(= 연 35,680,000원 ÷ 12)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를 해고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2019. 11. 11. 짐을 정리하여 사무실을 떠난 후 출근을 하지 않았고 2019. 11. 15. 스스로 4대 보험 상실신고를 요청하여 실업급여를 지급받는 등 묵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고 피고가 이를 수용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을 뿐이다.

2)

설령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묵시적으로 표시한 원고가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은 신의칙 및 금반언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즉, 원고는 피고에게 2019. 12. 17.까지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등을 요구하여 피고로부터 이를 지급받으면서 아무런 이의를 유보하지 않았고, 임금 등 체불을 이유로 한 피고 지부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였으며, 해고 시점으로부터 약 7개월 후에서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본안 전 항변).

3.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로부터 해고된 근로자가 퇴직금 등을 수령하면서 아무런 이의의 유보나 조건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로부터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 그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그렇지만 근로자가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다투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다거나 그 외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상황 아래에서 퇴직금을 수령하는 등 반대의 사정이 있음이 엿보이는 때에는,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경우라고 하여도 일률적으로 해고의 효력을 인정하였다고 보아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4다21007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로부터 일방적으로 퇴직금을 정산받은 2019. 12. 18.로부터 약 1개월 후인 2020. 1. 23. 피고 지부장 D을 임금, 퇴직금 등 체불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하고 고소한 점, ② 원고가 2020. 4. 6. 피고로부터 체불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받은 후 위 고소를 취소하였더라도, 원고는 위 고소 취소에 따라 이루어진 D에 대한 2020. 4. 23.자 불기소결정이 있은 지 불과 약 2주 만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부당해고구제신청 등을 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사회통념상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결과를 더 이상 다투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이후 그 효력을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것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4.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해고의 존재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하여 근로관계 종료의 효력발생일을 2019. 11. 12.로 하는 이 사건 해고가 이루어졌다 할 것이다.

①

원고는 2019. 11. 11. 운영위원회에서 2019. 11. 말까지 사직할 것을 권고받자 이를 명시적으로 거절하며 차라리 해고를 하라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②

원고가 위와 같이 피고와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2019. 11. 13. 업무용 대화방을 탈퇴한 것만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종국적이고 진지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

③

원고가 2019. 11. 15. I에게 4대 보험 상실신고를 부탁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해고되었음’을 이유로 든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역시 원고가 자진하여 피고에 대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④

피고는 2019. 11. 18. 재차 원고에게 사직 의사가 있는지 확인하며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징계절차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2019. 11. 25. 원고에게 ‘사직 의사가 없다고 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였으므로, 피고도 위 시점까지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거나 권고사직을 받아들였다고 여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가 2019. 11. 12.경 이후 출근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할 것이며 징계절차 진행 중에는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취지로 말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는 차원에서 무단으로 결근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⑥

피고가 2019. 11. 29. 및 2019. 12. 10. 원고에 대한 초심 및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한 것은 원고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지 않고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⑦

원고는 징계절차가 종료된 후 2019. 12. 12. 및 2019. 12. 17. 피고에게 휴직을 신청하였고 피고도 기간이나 다른 근로자의 사례를 들어 이를 반려하는 등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관련 안내를 하였다.

⑧

그런데 피고는 2019. 12. 18. 원고에게 ‘권고사직으로 2019. 11. 12.자 퇴직 처리되었다’는 통지를 하면서 일방적으로 퇴직금을 정산하여 지급함으로써 확정적인 근로관계 종료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나.

해고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하며(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49192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2)

판단

피고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는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 별다른 주장․증명을 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한편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인정된다.

다.

임금지급청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참조).

2)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원고는 자발적인 사직의 의사표시에 따라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8. 7.부터 2019. 10.까지 원고에게 매월 2,790,000원(= 기본급 2,200,000원 + 직책수당 300,000원 + 후생복지비 290,000원)을 지급한 사실, 매년 설날 및 추석에 상여금으로 각 700,000원을, 7월에 여름휴가비로 8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해고 없이 계속 근무하였다면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었던 연 임금 총액은 35,680,000원[= 연 급여 33,480,000원(= 2,790,000원 × 12) + 설날상여금 700,000원 + 추석상여금 700,000원 + 여름휴가비 800,000원]으로, 그에 따라 원고가 지급받을 수 있는 월 임금은 2,973,333원(= 35,680,000원 ÷ 12, 원 미만 버림)이 됨은 계산상 명백하다. 한편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9. 12. 17.까지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2. 1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2,973,333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만호(재판장) 지선경 우영식

각주1)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를 해고하였다 할 것이므로, 해고를 전제로 한 본안 전 항변에 대하여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