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 회사는 국내 사업장의 산업안전관리 및 교육, 산업 및 건설 안전컨설팅, 산업 및 시설 안전진단 및 점검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안전관리전문기관이다. 채무자는 1991. 9. 16.경 채권자 회사에 입사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17조 제5항에 따른 안전관리업무 위탁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25. 2. 16.경 퇴직한 사람이다.
채무자는 채권자 회사에서 근로 중이던 2011. 1. 1.경 채권자 회사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경업금지 및 영업비밀 보호의무 조항(이하 '이 사건 약정'이라고 한다)이 포함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위 근로계약서에 직접 서명하였다.
채무자는 2025. 6. 19.경 'C'이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자 등록을 한 후 그 무렵부터 현재까지 채권자 회사에서 수행하던 업무와 동일한 안전관리업무 위탁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채권자 회사의 주장 요지
채무자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채권자 회사에 대하여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 보호의무를 부담함에도 위 의무를 위반하여 2025. 2. 15.경 채권자 회사를 퇴사하면서 채권자 회사의 영업비밀인 별지3 목록 기재 파일(이하 '이 사건 파일'이라고 한다)을 유출하였고, 퇴사 후 1년 이내인 2025. 6. 19.경 경업금지구역인 채권자 회사의 대구서부지회 관할구역에 채권자 회사와 동종 영업을 영위하는 사업장을 개업하였으며 위 사업장을 운영하면서 이 사건 파일을 이용하여 채권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채권자 회사의 고객사였던 별지2 목록 기재 회사들과의 계약을 탈취하였다. 이로 인하여 채권자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고 향후 추가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바,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약정 및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한다) 제10조 제1항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금지청구권에 기하여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판단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금지청구권에 기한 주장에 관한 판단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3호 (가)목에서 규정한 '영업비밀'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정보가 동종 업계 등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유지되고 있음(비밀관리성)이 소명되어야 한다.
기록에 의하면, 채권자 회사의 복무규정 제7조에서는 직원들에게 재직 중 취득하거나 알게 된 거래처 정보를 채권자 회사의 사전 동의 없이 제3자에게 공개 또는 누설하거나 제공하지 않을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퇴직 후에도 이를 제3자에게 공개하거나 사용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는 사실, 채권자 회사의 정보보호 관리규칙 제25조, 제27조에서는 영업비밀(거래처 정보 중 사업장명, 주소, 연락처, 담당자 이름 등)과 사업관리시스템에서 다운로드 받은 사업별 전체 사업장 현황 및 회원 현황을 비밀등급의 정보자산으로 분류하면서 채권자 회사의 임직원들에게 비밀등급 데이터를 업무용 단말기에 저장하는 경우 비인가자의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관리할 의무, 사용목적이 경과한 비밀등급의 데이터를 지체 없이 파기하여야 할 의무 및 접근 권한이 없는 임직원을 포함한 제3자에게 위 데이터를 제공하여서는 아니 되는 의무 등이 있음을 정하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채권자 회사가 영업비밀로 주장하는 이 사건 파일은 일반 자료들과 혼재된 채 일반자료들과 구별되는 별도의 보안조치 없이 채권자 회사 직원들의 노트북, 이동식 저장장치에 저장되어 특별한 제한 없이 사용되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채무자가 사용하던 업무용 노트북을 이어서 사용하는 채무자의 후임자도 채무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채권자 회사의 각종 자료들을 이동식 저장장치에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채무자는 장기간의 근로기간 동안 위와 같은 방식의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채권자 회사로부터 제지받은 적이 없었던 점, 채권자 회사는 채무자가 퇴사할 무렵 채무자의 노트북 및 이동식 저장장치 등을 통한 채권자 회사의 자료 사용 및 보관 등에 관하여 별도로 확인하지 않았고 별지2 목록 기재 채권자 회사의 고객사들의 계약해지 무렵까지 채무자의 이 사건 파일 보유 등에 관하여 알지 못한 점, 그 밖에 채권자 회사가 이 사건 파일에 관하여 영업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채무자를 상대로 영업비밀임을 구체적으로 고지하였는지 불분명한 점 등을 종합하면, 채권자 회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 회사의 위 복무규정과 정보보호 관리규칙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적용함으로써 이 사건 파일이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되었다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다.
나아가 채무자가 부정한 수단으로 이 사건 파일을 취득 및 사용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채무자는 채권자 회사에서 근무하는 과정에서 외부 출장 등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자료들인 이 사건 파일을 이동식 저장장치에 저장하여 활용한 것으로 보일 뿐 퇴직 무렵채권자 회사의 자료들에 과도하게 접근하여 일괄 다운로드 받지는 않은 점, 채무자는 1991년경부터 2025년경까지 장기간 동안 채권자 회사에서 안전관리 위탁업무 등을 수행하여 온 자로서 근로기간 중 취득한 지식과 경험 등을 사용하여 개인사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보일 뿐 채무자가 채권자 회사를 퇴직한 후 이 사건 파일 등 채권자 회사의 영업비밀을 위 개인사업체의 운영을 위하여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채권자 회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이 사건 파일을 취득 및 사용하였다는 점을 소명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다.
결국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금지청구권에 근거한 채권자 회사의 주장은 피보전권리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
이 사건 약정에 기한 주장에 관한 판단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이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그것이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의 사이에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인 처분인바, 이러한 가처분을 필요로 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에 있어서의 장래의 승패의 예상, 기타의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며, 더구나 가처분채무자에 대하여 본안판결에서 명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영업행위 등의 금지라는 부작위의무를 부담시키는 이른바 만족적 가처분일 경우에 있어서는,그에 대한 보전의 필요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보다 더욱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다30265 판결, 대법원 2005. 8. 12. 자 2004마913 결정 등 참조). 모든 보전처분에 있어서는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의 존재에 관한 소명이 있어야 하고, 이 두 요건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요건이기 때문에 그 심리에 있어서도 상호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심리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8. 19.자 2003마482 결정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채권자 회사와 채무자 사이에 경업금지 의무 및 영업비밀 보호의무의 부과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약정이 체결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채무자의 경업금지의무 및 영업비밀 보호의무의 종기는 2026. 2. 16.로 이 사건 가처분 결정일을 기준으로 위 의무 종기의 도래가 임박한 점, 채무자가 별지2 목록 기재 회사들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채권자 회사의 거래처 정보 등 채권자가 회사가 영업비밀로 주장하는 자료들을 사용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등 이 사건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보호할 가치 있는 채권자 회사의 이익이 있는 지 여부는 불분명한 반면 이 사건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채무자로서는 본안소송에서 다투어 볼 기회를 가져보기도 전에 영업을 하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염려가 있는 점, 이 사건 신청서가 접수된 2025. 10. 31.부터 현재까지 채권자 회사의 고객사들 중 별지2 목록 기재 회사들 이외에 추가적인 계약해지 내역은 확인되지 않고 채무자의위 의무의 종기인 2026. 2. 16.까지 채무자가 채권자 회사의 거래처 정보 등을 활용하여 채권자 회사의 고객사를 추가로 탈취할 가능성에 대한 소명자료도 제출된 것이 없는 점, 채무자는 채권자 회사가 요청한다면 이 사건 파일이 담긴 usb를 채권자 회사에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 이 사건에서 채무자의 행위로 인하여 채권자 회사에 발생하는 손해는 대체로 본안소송을 통하여 금전배상이 가능한 성질의 것으로 보이고 채무자가 동종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시급히 금지하지 않으면 채권자 회사에 금전배상만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채권자 회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본안판결에앞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만족적 가처분을 명할 정도로 시급한 보전의 필요성이 있음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집행관 공시 및 간접강제신청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채권자 회사의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그 가처분결정의 발령을 전제로 하는 채권자 회사의 집행관 공시 및 간접강제신청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26. 1. 27.
판사 이용관(재판장) 김찬영 나상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