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4. 12. 5. 선고 2021가합371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2.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기재 ‘지급액’란의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별지 기재 각 ‘손해배상 기산일’부터 2024. 12. 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피고는 원고 C에게 2023. 2. 10.부터 피고가 원고 C을 직접 고용하는 날 또는 원고 C이 정년에 도달하는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175,279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4.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5.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6.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 구 취 지<1>

피고는 원고들에게 고용한다는 의사표시를 하라. 피고는 별지 기재 원고들에게 별지 기재 ‘(원고들 주장)차액’란의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별지 기재 ‘손해배상 기산일’부터 2023. 9. 2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2>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는 원고 C에게 2023. 2. 10.부터 피고가 원고 C을 직접 고용할 때까지 매월 2,710,306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각종 알루미늄 제품의 개발, 제조업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영주시에 공장(이하 ‘영주공장’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2)

원고들은 피고의 영주공장에서 알루미늄 코일 제품의 포장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협력업체인 F에 입사하였다가 2019. 11. 30. 퇴사한 후, 2019. 12. 1.부터는 다시 피고의 협력업체인 G 주식회사(이하 ‘G’라 한다)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협력업체 입사일 및 퇴사일 등은 아래와 같다.

나.

피고와 협력업체들 사이의 용역공급계약 체결

1)

피고는 영주공장에서의 알루미늄 제품 포장 작업에 관하여 2011년경 F과 용역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2)

피고는 2019. 11. 29. G와 계약대상을 ‘완제품․반제품 포장 작업’으로 정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용역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3, 104, 109, 111, 11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1)

피고가 F, G(이하 통틀어 ‘이 사건 협력업체’라 한다)와 체결한 용역공급계약은 실질적으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이 정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한다. 이는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이 사건 협력업체가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은 사실도 없으므로 파견법 제5조 제1항, 제7조를 위반한 불법파견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의 최초 입사일부터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 제5호에 의하여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할 권리가 있다.

2)

피고는 주위적으로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여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원고들에게 차별적 처우를 한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예비적으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이 피고에게 직접 고용되었을 경우 받았을 미지급 임금 상당액 및 각 임금 지급기일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원고 C에 대하여는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장래 직접고용의무 이행 시까지 위 평균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도급인으로서의 업무지시 이외에 사용자의 지위에서 업무에 관한 구체적 지휘․명령을 한 사실이 없고,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와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범위는 명확히 구별되므로,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는 도급관계가 존재할 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하고,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2)

설령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여 피고의 직접고용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임금 수준 결정 등에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차별적 처우에 따른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한편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임금채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야 하고, 원고 C의 경우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부분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받았을 미지급 임금 상당액은 피고의 기능직 사원의 연차별 임금수준을 기초로 산정되어야 하며, 원고들이 근무기간 동안 이 사건 협력업체로부터 실제 지급받은 임금은 손해배상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3.

근로자파견 해당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자파견’이라 함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파견법 제2조 제1호).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해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즉 ①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②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③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④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⑤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21. 7. 8. 선고 2018다243935, 243943(병합)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1)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에 의하여 가공․생산된 알루미늄 코일 제품을 각종 부자재를 이용하여 포장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포장 업무는 기계 설비를 통해 포장하는 자동포장라인(APL, Auto packing line)과 자동포장이 불가능한 제품을 근로자들이 직접 포장하는 수동포장라인(MPL, Manual packing line)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피고와 G의 계약에 따르면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업무에는 위와 같은 제품 포장 작업뿐만 아니라 포장 전 중량 계측, 포장된 제품의 이동적치, 각종 포장의 해체, 포장 자재의 재고 관리, 치공구 관리, 포장에 사용되는 스키드의 보수 및 재고관리를 위한 목공소 업무, 작업 전후 작업장 정리정돈 및 청소 등도 포함되었다.

2)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의 영주공장 내에 위치한 포장 업무 구역에서 근무하였다. 위 구역에는 포장 업무에 필요한 로보카, 지게차, 계측 장치, 포장 및 고정 기계, 운반 기계 등의 설비가 마련되어 있었다. 위와 같은 작업 설비는 피고가 보유하고 G에 대여하는 형식을 취하였다. 포장 업무 구역 내 작업 설비 및 시설에 부착된 각종 경고문, 안내문, 안전수칙 등에는 피고의 사명 및 로고가 기재되어 있었다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자 G의 사명 및 로고로 변경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에 필요한 각종 포장 부자재, 작업 소모품, 공구류 등을 제공하였다.

3)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포장 작업의 순서, 사용 설비․공구, 사용 재료 등이 매우 상세히 기재된 작업표준(SOP), 전산 OP 등의 매뉴얼 등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와 같은 매뉴얼은 피고에 의하여 작성․교부되었다.<3>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가 사용하는 전산 시스템인 MES 시스템(각 조별로 접속 아이디가 부여되었다)을 통해 개별 작업 내용을 확인하고 위 시스템의 ‘특별 포장 지시 사항’란에 구체적으로 기재된 사항을 준수하여 포장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위와 같은 지시사항은 포장을 위해 이송된 각각의 제품에 부착된 공정이송표의 ‘포장지시’란에도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상대로 수출용 제품 출하업무 절차, 물품 취급 장소 접근통제 관리, 포장 및 표시업무 절차 등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직접 교육훈련을 실시하기도 하였다.

4)

피고의 직원인 I은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과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메신저, 이메일 등을 통하여 연락하면서 포장 업무 수행 중 발생한 문제를 건별로 보고받고 해결방안을 지시하거나, 포장 방법 변경 등 구체적인 업무 관련 지시를 전달하고 교육하거나, 피고의 제품 생산 상황 변동에 따른 포장 작업의 목표량 및 목표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근무를 독려하거나,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 현장을 점검하고 설비 및 부자재 현황을 감독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5)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 공장 출입 시 출입구의 전산 장비를 통해 출퇴근 시각이 기록되었다. 또한 I은 이 사건 협력업체에 신입사원이 입사한 경우 해당 사원이 배치될 조 편성을 결정하였고, 목표 작업량이 증가할 경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조기 출근과 연장근무를 지시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휴가를 사용하는 경우 대직자를 정하기도 하였으며,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임금체계 결정에도 의견을 제시하여 관여하였다.

6)

이 사건 협력업체 중 F은 2011. 10. 1. 피고의 영주공장을 사업장 소재지로 하여 설립된 업체이다. 한편 G는 2019. 11. 29. 설립된 업체로, 같은 날 피고와 용역공급계약을 체결하였다. G는 대표이사 외에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소장 1명, 관리 및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직원 2명, 원고들을 포함하여 피고의 영주공장에서 실제 포장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 20명 및 목공소 담당 직원 1명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포장 업무 근로자 20명은 5명씩 4개조로 나누어 각 조마다 조장을 두었으며, 영주공장에서 4조 3교대로 근무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4 내지 25, 34, 35, 38 내지 40, 43 내지 92, 96 내지 100호증, 을 제2 내지 4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들은 이 사건 협력업체에 고용되어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아 피고를 위한 근로에 종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음이 인정된다.

①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 방식에 관하여 상세한 매뉴얼을 제공하여 이를 준수하도록 하고 지속적으로 업무 관련 교육훈련을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개별적인 작업 사항에 대하여도 직접적으로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등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여왔다.

②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포장 업무는 피고의 제품이 출하되기 전 최종적으로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공정으로, 피고의 제품 생산량과 출하량, 제품의 종류와 용도, 피고의 거래 상대방의 요구사항 등에 따라 그 업무량과 업무내용에 계속적으로 변동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포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생산된 제품의 불량을 확인하고 이를 보고하는 것도 이 사건 협력업체들 근로자의 주요 업무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협력업체들이 수행한 업무는 피고의 사업과 명확히 구분된다거나 독립성을 지닌다기보다는,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밀접하게 연동되었다고 볼 수 있다.

③

피고는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출퇴근 관리, 연장 및 야간근로 등 근무일정, 휴가 사용, 인력 배치와 투입 등 근태 및 노무관리 전반에 관여하였고 임금수준의 결정에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였는바, 이 사건 협력업체가 독자적인 권한을 가지고 근로조건 결정이나 근태․노무관리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④

포장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작업 전후 및 중간에 제품을 운반하고 이송하는 작업이 계속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도 수동포장 작업에 필요한 지게차 운전을 수행하였다. 또한 작업 중 설비 고장, 제품 이탈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인원이 필요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포장 업무 구역에서 운반 작업을 담당하는 피고의 직원들과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공동으로 또는 유기적으로 협조하여 작업이 이루어졌다. 또한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포장 업무 외에도 피고 직원의 지시에 따라 작업장 설비의 수리 및 도색 작업 등을 실시하는 등, 업무 범위가 명확하게 한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피고가 G에게 용역공급계약에 의하여 작업불량, 출고차질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독자적인 업무 관련 책임을 물은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피고가 제공한 설비, 부자재, 소모품, 공구류 등을 사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 사건 협력업체에서 소속 근로자들에게 안전보호구 등을 제공하는 것 외에 어떠한 고유기술이나 자본 등을 투입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이 사건 협력업체는 피고의 영주공장에서 인적 용역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다른 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거나 별도의 인적 조직을 갖추어 경영된 바 없고, 사실상 피고와의 용역공급계약 체결만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

4.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1)

파견근로자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이 규정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2다224290, 2022다224306 판결 등 참조).

2)

파견법상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내용과 개정 경과,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발생하는 법률관계와 이에 따른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위와 같은 법률관계의 성립이나 법적 효과 발생 후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것을 효력존속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편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은 ‘해당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그 규정들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해당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반대한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해당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등 판결, 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14833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부담 여부에 관한 판단

1)

파견법 제5조 제1항의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란 각종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원료나 재료의 가공, 성형, 조립 등의 과정을 거쳐 제품을 완성하고 이를 검사 및 포장하는 업무 등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업무를 의미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2017. 12. 28. 선고 2016헌바346 결정 등 참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압연 공정 등을 거쳐 제조된 알루미늄 코일 제품의 불량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포장하여 제품이 최종 출하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는 파견법 제5조 제1항에서 규정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에 해당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였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2)

한편 갑 제122호증의 기재, 이 법원에 대한 2023. 8. 8.자 고용노동부 사실조회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협력업체가 파견법 제7조 제1항에서 정한 고용노동부장관의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파견법 제7조 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으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에 따라서도 원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한다.

다.

원고 A, B, D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부담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 A, B, D가 파견사업주인 G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는 등의 사유로 G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 원고들이 피고에게 직접 고용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와 같은 반대의사가 표시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

5.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았거나 통상적인 사용사업주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파견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으로 파견근로자가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고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이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이 경우 사용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 차별을 받은 파견근로자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때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파견근로자를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의미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가 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과 정도, 불리한 처우가 발생한 이유를 기준으로 파견근로자의 업무의 내용과 범위․권한․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등 판결,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1다229571 판결 등 참조).

2)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피고의 정규직 기능직 사원과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았거나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임금 결정에 관여하거나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여 해당 근로자들이 피고의 정규직 기능직 사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아가 이러한 차별적 처우의 정도와 방법, 이 사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업무 내용 및 근무 형태, 임금이 결정된 과정 등을 고려하여 보면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와 G 사이의 용역공급계약의 구체적 내용, 계약단가의 산정 및 지급방법, 피고와 이 사건 협력업체 사이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차별행위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단, 별지 ‘최종 계산차액’란의 금액이 음수로 기재된 부분의 경우에는 원고 B, C, D가 피고의 정규직 기능직 사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불법행위책임도 성립하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9조, 민법 제766조 제1항에서 정한 3년의 시효기간이 경과하였으므로 원고 C의 경우 일부 손해배상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취지로 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들의 금전지급청구 부분의 주위적 청구원인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이므로 그 소멸시효 기간에는 근로기준법 제49조가 아니라 민법 제766조가 적용된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1다229571 판결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22249 판결 참조),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시효의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13435 판결 참조). 그런데 피고가 들고 있는 사정 및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 C이 이 사건 소 제기일인 2020. 4. 13.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시점 및 그 이전에 피고가 원고 C에 대하여 차별적 처우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직 기능직 사원과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원고들의 비교대상 근로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경우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액은 별지 기재 ‘동일 시기 E 입사자 임금’란 기재와 같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소속 직원으로서 전산OP 업무를 수행하였던 J 등이 비교대상 근로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원고들이 지급받았어야 할 임금액은 피고가 제시한 ‘기능직 1년차 임금내역’을 기초로 J의 연차별 임금수준을 적용한 금액인 별지 기재 ‘(원고들 주장)비교 대상 임금’란의 금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J 등 원고들이 들고 있는 근로자의 업무 내용 및 범위, 기술 및 경력, 근무연차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근로자들이 원고들과 본질적으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로서 비교대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J의 경우 2004년에 입사하였으므로 원고들과 입사시기 및 연차별 임금 지급 시점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J의 연차별 임금액을 원고들에게 단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별지 기재 ‘(원고들 주장)비교 대상 임금’란의 금액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한편 채무불이행이나 불법행위 등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채권자 또는 피해자 등이 동일한 원인에 의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공평의 관념상 그 이익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31361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5다232859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이 사건 협력업체에서 받은 임금, 즉 별지 기재 ‘기지급 임금’란의 금액은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공제되어야 하므로, 결국 손해배상액은 별지 기재 ‘동일 시기 E 입사자 임금’란의 금액에서 별지 기재 ‘기지급 임금’란의 금액을 공제한 차액이 된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손해배상으로서 별지 기재 ‘지급액’란의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의 각 불법행위일인 별지 기재 ‘손해배상 기산일’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원고 C)

1)

관련 법리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참조).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을 경우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다74592 판결 참조).

2)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앞서 인정한 사실을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원고 C에게 직접고용의무의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원고 C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2. 10.부터 피고가 원고 C을 고용할 때까지 원고 C이 피고의 근로자로 고용되었을 경우 지급받았을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의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사용사업주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정년이 지나기 전에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파견근로자가 파견법의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의무가 발생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 파견법에 따라 사용사업주에게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발생하였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정년이 경과함으로써 위와 같은 직접고용의무는 소멸한다. 나아가 이러한 경우 정년 후 근무기간에 대하여 위와 같이 발생한 직접고용의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책임도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 C이 정년에 도달한 후의 기간에 대하여는 피고의 직접고용의무의 불이행을 전제로 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C은 피고의 정규직 기능직 사원과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에 따라 피고의 정규직 기능직 사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이 원고 C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이 경우 원고 C이 피고로부터 지급받았어야 할 2023년 기준 임금액이 월 3,854,316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여기에서 원고 C이 G에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2023. 1. 10. 지급받았다고 인정하는 임금액 월 3,679,037원을 공제하면, 그 차액은 월 175,279원이 된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C에게 원고 C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2. 10.부터 피고가 원고 C을 직접 고용하는 날 또는 원고 C이 정년에 도달하는 날 중 먼저 도래하는 날까지 월 175,279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현재까지 원고 C에 대한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를 미리 청구할 필요도 인정된다.

6.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철(재판장) 박민규 지선경

각주1) 원고들은 2024. 11. 7. 제17차 변론기일에서 예비적 청구취지 제1항을 취하하였고 피고는 이에 동의하였으며, 예비적 청구취지 제2, 3항은 주위적 청구취지 제2, 3항과 동일하므로, 이 사건에서 별개의 청구로서 예비적 청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각주2) 원고들은 이 사건에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여러 차례 제출하였으므로 가장 마지막에 제출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의 제출일자로 특정하였다.

각주3) 비록 을 제3호증의 각 문서는 최초 작성일이 2019. 12. 1., 최초 작성자가 G 소속 H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갑 제97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F 소속 근로자 근무 시부터 위 문서와 유사한 형식과 내용의 ‘APL 작업표준’, ‘표준&규격-완성’ 등의 매뉴얼을 작성․교부․사용하여온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