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6. 7. 7. 선고 2025가단3065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산림조합법 및 조합 정관에 의한 조합원들의 목적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1962. 5. 2. 산림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 2024년 C사업(D, 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의 발주자이다.

나.

원고는 2024. 10. 28. 피고와 사이에 원고가 피고에게 32톤 굴삭기((차량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굴삭기'라고 한다)를 2024. 10. 28.부터 2025. 4. 25.까지 임대하기로 하는 건설기계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안동시 E 일원 소재 이 사건 사업 현장에 투입되어 피고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하였다.

다.

2025. 3. 22. 11:24경 경북 의성군 F에서 발생한 산불이 2025. 3. 24. 17:02경 이 사건 사업 현장 인근인 안동시 G, H, I 등으로 확산되었다. 기상청은 2025. 3. 22.09:00경 안동시에 건조주의보를 발효하였고, 2025. 3. 25. 15:00경 강풍주의보(풍속17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25m/s 이상)를, 같은 날 17:20경 강풍경보(풍속 24m/s 이상 또는 순간풍속 30m/s 이상)를 각 발효하였다.

라.

원고는 2024. 3. 25. 08:00경부터 8시간 동안 이 사건 사업 현장에서 돌쌓기 작업을 하다가, 같은 날 16:00경 이 사건 굴삭기를 이 사건 사업 현장에 두고 대피하였고, 이 사건 굴삭기는 산불로 전소하였다(이하 관련 산불을 '이 사건 산불'이라 한다). 마. 피고는 2024. 3. 26.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 북부지원에 이 사건 사업 공사중지 요청을 하였고, 경상북도 산림환경연구원 북부지원은 2024. 3. 27. 이 사건 사업을 일시정지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2,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생략)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사업 현장에서 피고의 관리·감독 하에 작업을 수행한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었고, 피고는 실질적인 사용자로 이 사건 사업을 총괄 관리한 도급인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는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 및 안전배려의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굴삭기가 전소되는 손해를 발생시켰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이 사건 굴삭기 취득가액145,000,000원과 새로 구입할 때까지 영업을 못하게 되는 휴차손해 12,230,592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건설기계의 조종사를 지휘·감독할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업신고대표자는 그 조종사에 대하여도 직접 근로계약상의 책임을 지는 사용자로서 그 조종사가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 내지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1> 소정의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2. 11. 26. 선고 2000다7301 판결 참조).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에게 근로자가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제38조 제3항 제4호),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시키고 근로자를 작업장소에서 대피시키는 등 안전 및 보건에 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51조)

나.

살피건대, 피고가 건설기계의 조종사인 원고를 지휘·감독할 사용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화재 당시에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신체·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 내지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상의 조치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다만,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4,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생략)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화재 당시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 내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사실, 그로 인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사실 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산불은 당시의 건조한 기후와 거센 바람, 그리고 인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하여 확산된 산불과의 결합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안동시 24개 읍면동 중 7개면약 26,708ha에 달하는 구역에 걸쳐 10명의 인명피해(사망 4명, 부상 6명), 1,637개 주택 피해(전소 1,225개, 반소 124개, 부분소 285개)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2)

피고의 이 사건 사업 현장 담당직원인 J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날인 2025. 3.24. 14:23경 원고에게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 사건 현장에서 철수할 것을 지시하였다. 관련 통화내용은 아래와 같다.

3)

J은 2025. 3. 25. 06:49경 원고에게 전화를 하였는데, 전날 철수 지시에도 불구하고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 3 내지 5인이 이 사건 사업 현장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 으로 보인다. 관련 통화내용은 아래와 같다.

4)

J, 피고의 상무 M은 2025. 3. 25. 16:05경 L에게 원고화 함께 바로 이 사건 사업 현장에서 철수할 것을 지시하였고, J은 같은 날 16:26경 원고에게 이 사건 굴삭기를 포기하고 이 사건 사업 현장에서 대피할 것을 지시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측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이 사건 굴삭기를 끌고 내려오려는 시도를 하였으나 J의 상황 설명을 듣고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통화내용은 아래와 같다.

<2>

5)

이상과 같은 피고 측과 원고, L의 통화내용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화재 전날부터 원고를 포함한 작업자들에게 이 사건 사업 현장에서 철수할 것을 지시하였고, 그럼에도 이 사건 화재 당일에 출근한 작업자들의 안전을 위해 산불 현장지휘본부(안동시 G 행정복지센터)에 상주하고 있던 피고 직원으로 하여금 위 작업자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이 사건 화재의 상황을 공유하거나 대피지시를 하도록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피고의 조치로 인해 원고에게 생명·신체·건강상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6)

이 사건 사업 현장 작업일지에는 3명의 인부가 2025. 3. 25. 굴착기(규격 1.0㎡) 8시간 작업, 굴착기(규격 0.6㎡) 8시간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위 통화내용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화재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작업자들에게 위 작업을 강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철수 지시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사업 현장에 출근한 작업자들의 근무 결과를 사후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안철범

각주1)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각주2) 제23조(안전상의 조치)

③

사업주는 작업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낙하·비래할 위험이 있는 장소 기타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작업수행상 위험발생이 예상되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④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의하여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정상의 조치사항은 노동부령으로 정한다.

각주3) L은 원고와 마찬가지로 피고와 건설기계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 현장에 투입되어 피고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 자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