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4. 10. 10. 선고 2023가합11069 판결

노동조합 조직형태 변경 결의 무효 확인

주문

1.

피고가 2023. 6. 2.에 한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 A노동조합(이하 ‘원고 노조’이라 한다)은 자동차, 선박, 중장비, 철강, 엔진 등 금속 산업과 유리, 반도체, 전자제품, 가전제품 등 제조업, 유관 산업의 사무, 연구,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14개의 지역지부와 6개의 기업지부를 하부조직으로 두고 있고, 14개의 지역지부 산하에는 약 400개의 지회가 있는데, 원고 노조 산하 지역지부 중에 H지회(이하 ‘H지회’라고 한다)가 있다.

2)

원고 B, C, D, E, F은 주식회사 I의 포항공장에서 근무하는 자들로서 원고 노조에 가입하여 H지회에 편제되어 있는 조합원들이다.

3)

피고는 H지회가 2023. 6. 2. 실시한 대의원회의 결의를 통하여 산업별 노동조합인 원고 노조에서 기업별 노동조합으로의 조직형태를 변경하고, 그 명칭을 ‘G노동조합’으로 변경한 단체이다.

나.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의 경과

1)

H지회의 대의원 9명 중 4명이 지회장 J에게 ‘조직형태 변경’ 안건(이하 ‘이 사건 안건’이라 한다)을 다루기 위한 대의원대회 소집을 요구하자, 지회장 J이 2022. 10. 24.경 이 사건 안건을 포함하여 ’2022년 추경예산‘, ’지회 자산 손망실 처리‘를 안건으로 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공고를 하였다.

2)

이에 원고 노조는 2022. 10. 25.경 H지회에 ‘이 사건 안건은 규약위반 및 반조직적 행위이니 이 사건 안건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이 사건 안건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H지회 임원들에 대한 징계심의를 하겠다’고 통지하였다. 포항지부 운영위원회는 2022. 10. 28.경 원고 노조 징계위원회에 H지회 지회장 J 등에 대한 징계결의를 요구하였다.

3)

그럼에도 H지회 지회장 J은 2022. 10. 31.경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출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 사건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하고, 같은 날 “H지회 조직형태 변경(산별 전환)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이하 ’제1차 찬반 투표‘라고 한다)”를 공고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4)

원고 노조 징계위원회는 2022. 11. 1. ‘J 등 H지회 임원들이 포항지부의 안건철회 지시를 거부한 채 대의원회의에 이 사건 안건을 상정한 것은 원고 노조 규약 제75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규약 위반, 제2호에서 정한 조합 질서문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H지회 임원들에 대하여 ‘제명’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나아가 원고 노조 포항지부 운영위원회는 2022. 12. 5. ‘이 사건 안건을 목적으로 하는 대의원회의의 소집을 요구한 것은 원고 노조 규약 제75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규약 위반, 제2호에서 정한 조합 질서문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대의원 K, L, M에 대하여 ‘제명’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5)

한편, H지회는 2022. 11. 3.부터 같은 달 4.까지 이 사건 안건에 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뒤 ‘H지회 총인원 264명 중 172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115명(66.86%)의 찬성으로 이 사건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공고하였다. 이후 H지회는 2022. 11. 8.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에 ‘G노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노동조합설립신고를 하였으나,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총회 소집 절차에 관한 보완을 요구하였다.

이에 H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2022. 11. 18.경 “H지회 조직형태 변경(산별 전환)에 대한 조합원 찬반 재투표(이하 ‘제2차 찬반 투표’라고 하다)”를 공고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이후 H지회는 2022. 11. 28.부터 2022. 11. 30.까지 재차 이 사건 안건에 관하여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H지회 총 인원 247명 중 143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100명(69.93%)의 찬성으로 이 사건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공고하고, 다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하였으나,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은 ‘총회 소집 권한이 없는 선거관리위원장이 총회 소집을 하였다’는 이유로 설립신고를 반려하였다.

6)

앞서 본 바와 같은 제명의 징계의결이 내려진 H지회 임원들 및 대의원들은 2023. 1. 12.경 제명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서울중앙지방법원 2023카합20051호) 및 제명결의 무효 확인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합41701호)를 각 제기하였는데, 위 가처분 사건은 2023. 5. 24.경 위 무효확인의 소 판결 확정시까지 제명결의의 효력정지 결정이 있었고, 위 무효확인의 소는 2024. 6. 13.경 임원들 및 대의원들의 승소판결이 선고되었다.

7)

H지회는 2023. 5. 25.경 이 사건 안건과 H지회 규칙 개정의 건을 안건으로 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공고를 하였다. 이후 H지회는 2023. 6. 2.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였는데, 당시 전체 대의원 9명 중 5명이 사퇴하여 재적 대의원 4명(M, L, K, 원고 B)이 모두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중 3명의 찬성으로 이 사건 안건을 의결한 다음(이하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라고 한다), 2023. 6. 9.경 고용노동부 포항지지청에 ‘G노동조합’이라는 명칭으로 노동조합설립 신고를 마쳤다.

8)

원고 노조의 징계위원회는 2023. 6. 12. ‘H지회 지회장 J, 수석부지회장 N, 사무장 O가 연석회의의 결정 불이행 등 원고 노조 규약 제75조 제1항 제1호, 제2호, 상벌규정 제8조 제1항, 제2항을 위반하였다’는 사유로 각 ‘정권 2년’의 징계의결을 하였다.

9)

H지회 지회장 J은 2023. 11. 3.경 “H지회의 조직형태 변경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이하 ‘제3차 찬반 투표’라고 한다)”를 공고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이후 H지회는 2023. 11. 11.경 이 사건 안건에 관하여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통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다음, ‘H지회 총 인원 73명 중 48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37명(77.08%)의 찬성으로 이 사건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공고하였다.

다.

관련 법령 등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 및 원고 노조의 규약, H지회 규칙의 주요한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2, 16, 17, 20 내지 22, 26, 27, 28, 41, 42, 43, 49, 5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 내지 10, 12, 16, 17, 18, 20, 26, 29, 3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조직형태변경 결의는 아래와 같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이 정한 노동조합의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절차적,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①

절차적 위법

-

H지회 규칙에서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의 변경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음에도 대의원대회에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하였다.

-

H지회 대의원대회에서 이 사건 안건을 총회에서 상정하여 처리하기로 하였으므로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나아가 조직형태 변경은 조합원의 신분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것이므로 H지회 규칙 제14조 제7항에서 정한 ‘기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당시 대의원대회의 구성원 9명 중 5명이 사퇴한 상황이었으나 결원을 보충하거나 보궐선거 없이 대의원대회를 강행하여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당시 H지회는 대의원이나 조합원들에게 구체적인 안건 내용을 고지하지 않은 채 대의원대회에서 표결이 이루어졌다.

②

실체적 위법

H지회는 원고 노조의 하부조직으로 노동조합법상 조직형태 변경의 주체인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외적으로 조직형태 변경이 인정되는 독립적인 사단성을 가진 단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대의원대회에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안건이 H지회 규칙 제14조 제4항에서 정한 ‘대의원대회에서 상정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제1, 2차 찬반 투표를 거친 이상 총회에 상정하기로 한 안건은 이미 종결된 것이다. 또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의결종족수를 충족하였고, 회의의 안건제출 방식과 관련하여 이미 두 차례 조직형태변경 결의를 거치면서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안건에 관한 내용이 자세히 알려져 있었기에 공고문에 이 사건 안건과 관련하여 자세히 기재할 필요가 없었다. 결국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위법하여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령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2023. 11. 11.경 진행된 총회에서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의결을 통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추인하였다.

3.

판단

가.

우선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1)

대의원대회에서 조직형태의 변경에 관한 사항을 결의할 수 있는지 여부

가)

노동조합의 조직형태변경에 관한 사항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8호), 노동조합법은 규약으로 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노동조합법 제17조 제1항). H지회 규칙은 조합원총회에 갈음할 대의원회를 두면서 대의원회가 ‘지회의 분할 합병 건의에 관한 사항’, ‘지회의 규칙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기타 중요한 사항’에 관한 의결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H지회 규칙 제14조). 결국 노동조합법이 조직형태변경을 원칙적으로 총회의 결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노동조합법령 및 H지회 규칙에 따르면 ‘조직형태 변경에 관한 사항’이 ‘기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한다면 대의원대회의 결의사항에 해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 H지회는 2022. 10. 31.경 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안건은 H지회 규칙 제14조 제4항에서 정한 ‘지회 대의원회의에서 상정한 사항’에 해당하여 대의원대회로 갈음할 수 없는 의결사항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바, H지회가 조합원 총회가 아닌 대의원대회를 통하여 의결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노동조합법 및 H지회 규칙에 반하여 위법하여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존재한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22. 10. 31. 개최된 대의원대회에서 이 사건 안건을 조합원 총회에서 의결하기로 결정한 후 총회에 상정하여 제1, 2차 찬반 투표를 거친 이상 총회에 상정하기로 한 안건은 이미 종결된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⑴ 관련 법리

민법상 사단법인의 총회 결의는 민법 또는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사원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사원의 결의권의 과반수로써 한다(민법 제75조 제1항). 총회의 소집은 1주간 전에 그 회의의 목적사항을 기재한 통지를 발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고(민법 제71조),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총회는 통지가 이루어진 사항에 관하여서만 결의할 수 있다(민법 제72조). 이러한 민법 규정에 비추어 볼 때 민법상 사단법인의 총회 결의는 소집․개최 절차가 이루어진 총회에 사원들이 참석하여 결의하는 것을 원칙적인 방법으로 한다고 보아야 한다. 총회의 소집․개최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채 목적 사항을 서면통지하고 그에 대한 단순한 찬반투표만을 서면으로 받아 다수를 얻는 쪽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서면결의는 총회에 참석하여 목적사항을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결의함으로써 사단법인 사무 운영에 자신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하는 사원권의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

따라서 민법상 사단법인에서 법률이나 정관에 정함이 없는데도 소집․개최절차 없이 서면만으로 총회결의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결의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다254984 판결 참조). 한편, 사단법인의 총회에 관한 규정은 정관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권리능력 없는 사단의 경우에도 준용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2. 9. 14. 선고 91다46830 판결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노동조합 유사의 독립한 근로자단체로서 비법인사단의 실질을 갖고 있는 산업별 노동조합의 지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

⑵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H지회 규칙 등에서 서면 또는 전자적 투표에 의한 결의를 허용하는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음에도 총회의 개최 없이 제1, 2차 찬반 투표만으로 총회 결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총회 결의는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결의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총회 결의를 통하여 이 사건 안건이 이미 종결되었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

①

H지회 규칙에서, ㉠ 총회는 지회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지회 조합원 전원으로 구성하며, 정기총회는 지부 대의원대회 개최 후 15일 이내에 개최하고, 임시총회는 지회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또는 지회 대의원 혹은 조합원의 3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부의할 사항을 명기한 요청서를 제출하였을 시 7일 이내에 이를 소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12조 제1, 2항), ㉡ 총회 소집공고는 회의일로부터 7일전에 회의 장소와 회의에 부의할 사항을 제시하여 공고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제13조), 총회의 의결사항을 지회 대의원회의에서 상정한 사항 등으로 정하고 있으며(제14조), ㉢ 지회의 각종 회의는 별도로 정하지 않는 한 재적인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인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결의한다(제25조)고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H지회 규칙을 종합하여 보면, 대의원회의에서 상정한 이 사건 안건에 대한 H지회의 임시총회는 원칙적으로 대면총회만 가능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②

한편, 민법 제73조 제2항이 ‘사원은 서면이나 대리인으로 결의권을 행사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는 것은 총회에 출석할 수 없는 사원이 많은 경우 총회가 정족수 미달 등으로 유회되는 현상을 막기 위하여 출석이 어려운 사원으로 하여금 서면이나 대리인을 통하여 안건에 관한 의사를 표시하도록 결의 요건을 완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것이지, 이를 서면 또는 전자적 투표에 의한 결의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는 규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③

H지회는 실제로 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전자적 방식에 의한 제1, 2차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찬반 의사만을 취합한 것으로 보이나 민법은 사단법인의 경우 소집․개최 절차에 의한 총회 결의를 원칙적인 방법으로 할 뿐 서면 등에 의한 총회 결의를 허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H지회 규칙에도 전자적 투표로 총회의 의결을 갈음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제1, 2차 찬반투표 당시 총회의 개최절차 없이 전자적 투표로 총회 결의를 갈음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④

전자적 투표에 의한 결의는 정보제공 및 의사형성참여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측면이 있다. 민법상 사단법인의 사원총회는 사원으로 구성된 사단법인의 상설의사결정기관이고, 사원의 의결권은 단순히 사원총회의 목적사항에 관하여 찬반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 권한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원총회에 출석하여 안건에 관하여 다른 사원들과 토론할 수 있는 권한까지 포함한다. 따라서 법률이나 정관에 아무런 근거규정이 없어도 다수 사원들의 의사만으로 전자적 투표에 의한 결의가 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경우에는 사원총회에서의 토론을 통해 다른 사원들을 설득하고자 하는 소수사원들의 의결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2)

의결정족수 충족 여부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당시 전체 대의원 9명 중 5명이 사퇴하여 재적 대의원 4명(M, L, K, 원고 B) 모두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명의 찬성으로 이 사건 안건을 의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H지회 규칙에서, 지회대의원 선출은 부서별(과, 공장 단위)로 최소 1명에서 3명까지 배정될 수 있고(규칙 제18조 제1항), 대의원 임기 중 결원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보선한다(같은 조 제4항)고 정한 사실, ② H지회 선거관리위원장은 2022. 3. 4.경 부서별로 나뉜 6개의 대의원선거구에서 7명의 대의원 당선인을 공고한 사실, ③ 이후 재선거 및 보궐선거를 통하여 2022. 10. 12. 기준 9명의 대의원(2선거구 : P, Q, K, 3선거구 : R, L, 4선거구 : M, 원고 B, 5선거구 : S, 6선거구 : T)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고, 이후 대의원 5명이 사퇴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당시 4명의 대의원(2선거구 : K, 3선거구 : L, 4선거구 : M, 원고 B)이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H지회는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 당시 대의원 9명 중 5명이 사퇴하였음에도 결원을 보충하거나 보궐선거 없이 대의원대회 결의를 진행하여 전체 선거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3개의 선거구에서는 대의원이 없는 상황에서 의결이 이루어져 그 선거구에 소속된 조합원들은 자신의 신분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는 대의원회의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게 되었던바, 이는 형식상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것으로는 보이나,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전체 조합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된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

3)

의견수렴 절차 위반 여부

H지회가 2023. 5. 25.경 이 사건 안건과 H지회 규칙 개정의 건을 안건으로 한 임시대의원대회 소집 공고를 하고, 2023. 6. 2.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조직변경 결의를 마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H지회 회의운영세칙 제16조 제4항에 의하면 ‘대의원회의에 부의할 안건은 그 안건에 관한 제안 설명서를 명기하여 대의원회의 7일전까지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위 임시대의원대회 전에 이 사건 안건에 관한 제안 설명서를 배포하였음을 알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고, 달리 대의원들에게 안건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회의의 의견수렴 절차에 있어서 위법성도 인정된다.

4)

소결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는 절차적 위법이 인정되어 그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절차적 위법을 이유로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결의를 무효로 판단하는 이상 원고들의 실체적 위법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가 위 결의가 유효하다고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들로서는 위 결의의 무효에 관하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설령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2023. 11. 11.경 진행된 총회에서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의결을 통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추인하였다고 주장한다.

H지회 지회장 J은 2023. 11. 3.경 제3차 찬반 투표 공고를 하고, 2023. 11. 11.경 이 사건 안건에 관하여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통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다음, ‘H지회 총 인원 73명 중 48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37명(77.08%)의 찬성으로 이 사건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공고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한편, 위 인정사실과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H지회가 2023. 11. 11.경 실제로 총회를 개최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제3차 찬반 투표는 H지회가 실제로 총회를 개최하지 않고 전자적 방식에 의한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이 사건 안건에 대한 찬반 의사만을 취합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와 같은 총회 결의는 위 3의 가. 1)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결의방법에 중대한 하자가 있어 결의 자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설령 제3차 찬반 투표가 총회 결의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당시 H지회 지회장 J에 대하여 정권 2년의 징계의결이 있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위 총회가 적법한 총회 소집권자에 의하여 소집된 총회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제3차 찬반 투표에 의하여 이 사건 조직형태 변경 결의를 추인하였다는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숙(재판장) 나소라 이영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