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3. 2. 20. 선고 2012고정3542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경북 영천군 C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4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당사자 간의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는 한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로를 제공하다 2011. 5. 1. 퇴직한 근로자 E의 2008. 11. ~ 2009. 12. 임금 삭감액, 2008년 및 2009년 퇴직금 중간정산금 등 합계 8,821,400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과 변호인은, E이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인에게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3.

근로자성 인정 여부

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나.

E이 위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은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되었지만, 감사 업무 외에도 대표이사의 지시를 받아 회계, 자금 관리, 총무 업무 등을 행한 점, ② E은 1984년에 위 회사에 입사하여 경리차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이래, 1999. 3. 상무이사로 근무를 하다가 1999. 3. 퇴사하였고, 2001. 9. 25.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되었다가 2010. 3. 31. 감사직을 사임하고 2010. 4. 1. 전무이사로 선임되어 근무를 하다가 2011. 5. 1. 무렵 퇴사하였는데, 1999년 이전부터 2001년 이후 퇴사할 때까지 실제 수행한 업무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수사기록 126쪽 참조), ③ E의 보수한도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50,000,000원으로 정하였지만, 실제 보수는 회사와 E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위 금액보다 다소 낮은 금액으로 책정된 점(수사기록 22쪽), ④ E은 회사에 재직하는 동안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던 점, ⑤ E은 출퇴근시간에 구속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취업규칙에 의한 휴가 등에 관한 규정의 적용은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수사기록 130쪽) 등을 종합하면, E은 위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4.

피고인의 고의 인정 여부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나.

피고인에게 위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E은 주주총회에서 감사로 선임되어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등의 적법성에 관하여 보고하고, 위 회사의 공문에 감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감사란에, 전무이사로 재직할 당시에는 전무이사란에 각 결재를 하는 등 감사 등 임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점, ② 과거 F은 영천에서 주식회사 G을 운영하였고, 피고인은 대전에서 주식회사 D을 운영하였는데, 2008. 10.경 위 두 회사가 합병하여 주식회사 D이 되고 F과 피고인은 각자 위 회사의 단독 대표이사가 되었고, 합병 이후에도 F은 영천에 있는 사업부분을, 피고인은 대전에 있는 사업부분을 각자 독립하여 운영하다가 2011. 4. 초순경 F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피고인이 단독 대표이사로 되면서 영천에 있는 사업부분까지 총괄하게 되었으며, 이후 얼마 되지 않아 E이 퇴직하였는바, E의 퇴직 무렵에는 피고인이 E의 담당업무, 근로조건 등 제반 근로형태에 관하여 제대로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위 회사에서는 2008년 및 2009년에 임직원에 대한 급여를 삭감하였는데, 이후 다른 직원들에 대해서는 삭감된 급여를 지급하였지만, 피고인에 대해서는 지급여부에 관하여 의견이 분분하였고, 2011. 6. 15. E에게 미지급 임금 중 2,000,000원을 지급하기도 하였으나, 변호사 등에의 자문을 통한 결과 E의 경우 위 회사의 감사이고 감사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지급의무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E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전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