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4. 1. 13. 선고 2012노2931 판결

주문

1.

원심판결 중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점 및 각 2010. 10. 21.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에 관한 무죄부분과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2.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 6월에 각 처한다.

3.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4.

검사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하여)

○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점 및 각 2010. 10. 21.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공장점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행위나 손괴행위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용인하며 공장점거에 나아갔으므로 피고인들에게는 공장점거과정의 상해 및 손괴행위에 대한 암묵적 공모와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

각 2010. 10. 24.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불법적인 공장점거를 계속하면서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괴행위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지하거나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지 않은 것이므로, 위 손괴행위에 대한 암묵적 공모 및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피고인들 전부에 대하여) 피고인들의 죄질이 좋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피고인 A, B : 각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C : 징역 6월의 선고유예)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주거침입)의 점 공장점거과정에서의 피고인들의 행위태양 및 가담정도에 비추어 피고인들이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수단으로 하여 침입한 것으로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

각 2010. 10. 30.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 피고인들은 이 사건 당시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IC Mast Mask) 손괴행위를 공모하거나 직접 실행한 바 없고,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이 손괴의 수단으로 이용되거나 위험한 물건이 손괴에 이용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범행의 경위 및 피고인들의 가담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점 및 각 2010. 10. 21.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가) 2010. 10. 21. 15:00경 L에 있는 (주)E의 정문 앞에서, 피고인들을 비롯한 약 210명의 노조원들이 공장점거를 시도하는 중 성명불상의 노조원들은 정문에서 위 회사 경비원인 피해자 BI(28세)이 난입한 노조원들을 보고 도망가자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를 들고 쫓아가 쇠파이프로 BI의 왼쪽 팔과 등을 가격하여 바닥에 넘어뜨리고 다시 넘어진 피해자의 어깨, 엉덩이, 다리 등을 양발로 수십회 밟아 BI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급성 경추부 염좌'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그 때 위 회사 경비원인 피해자 BK(28세)이 넘어진 BI을 일으켜 세우려고 하자, 성명불상 노조원들은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BK을 수차례 가격하여 BK에게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허리뼈 요추의 염좌'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그리고, 위 공장 앞에서 BN은 위 회사 직원인 피해자 R(57세)이 위 공장 내로 진입하는 노조원들을 제지하였다는 이유로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R의 왼쪽 어깨부분을 1회 내리치고, 성명불상의 노조원은 이에 가세하여 쇠파이프로 R의 허리와 오른쪽 어깨를 내리쳐 R에게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어깨의 타박상'을 가하였다. 계속하여, 성명불상의 노조원은 위 회사의 직원인 피해자 S(53세)이 노조원들의 공장 진입을 제지하였다는 이유로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S의 허리와 어깨를 각 1회 내리쳐 S에게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어깨의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그리고, 성명불상의 노조원들이 공장 안으로 진입하면서 쇠파이프로 유리창을 깨뜨리고 공장 건물에 있던 직원들을 쇠파이프로 위협하며 공장 밖으로 쫓아내던 중 위 회사 직원인 피해자 BE(32세)이 위 공장의 공정상 신발을 벗고 근무하느라 깨진 유리조각으로 인해 공장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직원들을 위해 신발을 갖다 주려고 했다는 이유로, 성명불상의 노조원 1명은 BE의 멱살을 잡고, 다른 노조원 1명은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BE의 허리 부분을 1회 내리치고 BE의 멱살을 잡아 1층 밖으로 밀어내 BE에게 2주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둔부 타박상'을 가하였다. 그리고, J이 위 회사 경비원인 피해자 BH(29세)가 위 공장 2층 사무실을 점거한 노조원들을 제지하기 위하여 2층으로 올라가려고 하자, 딱딱한 불상의 물건을 던져 BH의 오른쪽 귀 부위를 맞혀 BH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머리 덮개의 타박상' 등을 가하였다. 그리고, 위 공장 사무실에서, BO가 피해자 T(42세)이 노조원들에게 회사 직원들을 폭행하지 말라고 제지한다는 이유로 T을 붙잡고 있는 사이에, K은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위 T의 머리, 허리 등을 수회 때리고 손으로 T의 얼굴을 때려 T에게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머리 내 열린 상처가 있는 뇌진탕'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그리고, 위 공장 현관 앞에서 성명불상의 노조원들은 노조원들의 점거에 저항하는 회사의 경비원인 피해자 BM(26세), 피해자 BL(30세)에게 위험한 물건인 의자를 던지고 소화기를 발사하여 BM에게 약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목의 열상' 등을, BL에게 치료일수 미상의 '요추부염좌'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약 210명의 노조원들과 함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으로 피해자 9명에게 상해를 가하였다.

나)

2010. 10. 21. 15:00경 위 공장에서, 성명불상의 노조원은 회사의 철조망을 뚫고 1공장으로 진입하면서 위 공장 입구 옆 운전자 대기실 앞에 주차되어 있던 위 회사의 직원인 피해자 O 소유의 BP 차량 전면 및 운전석 유리창 등을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때려 부수어 수리비 1,859,000원이 들도록 하였다. 그리고, J은 위 공장에 진입하면서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를 이용하여 위 공장 2층 사무실의 컴퓨터와 기타 집기 등을, 1층 제조1부 복도의 유리창과 현관 통유리문 등을 깨뜨리고, BQ은 위 공장에서 근무하던 P이 에어샤워실 옆 출입문을 잠그자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로 에어샤워실 유리를 내리쳐 박살내고 다시 안으로 들어가면서 잠겨진 문을 같은 방법으로 내려쳐 이를 부수고, 성명불상의 노조원들은 위 공장으로 진입하면서 위 회사 소유의 철조망, 정문과 위 공장 입구에 설치된 CCTV, 위 공장 정문 강화유리문, 위 공장 내 클린룸의 필터 등 시설물을 파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클린룸 시설 5억 1,080만 원 상당, 출입문과 기타 비품 2,060만 원 상당, 환경방재용품 1,930만 원 상당을 파괴하였다. 또한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위 공장을 점거하여 공장 내부의 트랜지스터 아이씨를 강제 정지토록 함으로써 생산 라인에 있던 반도체 BR 등 223종류 55,250매 시가 합계 47억 4,630만 원 상당의 제품에 불량이 발생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약 210명의 노조원들과 함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으로 피해자 위 회사 소유의 재물 합계 52억 9,700만 원 상당(피해자 산정 손해액)과 이 소유의 자동차 1,859,000원 상당을 손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증인 N, O, P, Q, R, S, T의 각 법정진술, 증인 AG, J의 각 일부 법정진술, U, Y, AA, AB, AC, AD, AE, AF, AG, AI, AJ, AK, AL, AM, AN, AO, AP, AQ, AR, AS, AT, AU, AV, AW, AX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BD, BE, BF, BG, BH, BI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사본, BK, BL, BM의 각 진술서 사본, 인터뷰기사사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피고인들은 공장점거를 한다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하고 정문 앞 노조 농성장에서 개최된 집회에 참여하였다가 '오늘은 사거리로 선전전을 가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로 들어갑니다.'라는 M의 발언을 듣고 회사 안으로 들어가 선전전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런 개인물품도 준비하지 않은 채 갑작스럽게 1공장으로 진입하게 되었고, 공장점거 계획은 노조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소수의 사람들이 비밀리에 추진하던 것으로 사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그 계획의 실행에 장애를 초래할 우려가 있어 대부분의 노조원들에게는 공장점거 계획이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위 공소사실 기재 각 상해 및 손괴행위(이하 '위 상해 및 손괴행위'라 한다)에 사용될 쇠파이프가 사전에 준비되어 있다는 점 및 이를 이용하여 성명불상 노조원들이 위 상해 및 손괴행위를 저지르면서 공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점을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상하거나 알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은 모두 평조합원에 불과하여 이들이 1공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쇠파이프를 들고 복면을 한 성명불상 노조원들을 목격하게 되었다 할지라도 위 피고인들의 노조에서의 지위, 역할에 비추어 이들이 그 상황을 지배 또는 주도하거나 장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고인 A, B은 여성 노조원들이고 여성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들었다고 진술하는 목격자는 특별히 없으며, 다만 일부 남성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1공장에 진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지만, 일부 남성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위 상해 및 손괴행위를 하였는데 그 행위자를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 모두에게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 및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죄책을 지우는 것은 형사법상 책임주의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위 상해 및 손괴행위에 직접 가담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피고인들이 노조에서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위 공소사실 기재 각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으로 위 공소사실 기재 각 상해 및 손괴행위를 저질렀다고 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하는바, 공모자 중 일부가 구성요건 행위 중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경우라 할지라도 전체 범죄에 있어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된다면, 이른바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대법원 1998. 5. 21. 선고 98도321 전원합의체 판결, 2004. 6. 24. 선고 2002도995 판결, 2005. 3. 11. 선고 2002도5112 판결,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 경우, 범죄의 수단과 태양, 가담하는 인원과 그 성향, 범행 시간과 장소의 특성, 범행과정에서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과 예상되는 반응 등 제반 상황에 비추어, 공모자들이 그 공모한 범행을 수행하거나 목적 달성을 위해 나아가는 도중에 부수적인 다른 범죄가 파생되리라고 예상하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데도 그러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이를 방지하기에 족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공모한 범행에 나아갔다가 결국 그와 같이 예상되던 범행들이 발생하였다면, 비록 그 파생적인 범행 하나하나에 대하여 개별적인 의사의 연락이 없었다 하더라도 당초의 공모자들 사이에 그 범행 전부에 대하여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7도428 판결 참조). 또한, 공모에 의한 범죄의 공동실행은 모든 공범자가 스스로 범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아니하고 그 실현행위를 하는 공범자에게 그 행위결정을 강화하도록 협력하는 것으로도 가능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결과에 대한 각자의 이해 정도, 행위 가담의 크기, 범행 지배에 대한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22. 선고 2006도1623 판결 등 참조).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1 E지회는 2010. 6. 9.경부터 부분 파업을 하다가 2010. 6. 24.경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였고, E 회사 측은 2010. 6. 30. 직장폐쇄를 하여 파업에 참가한 피고인들을 비롯한 노조원들의 회사 안으로의 출입을 금지하였다. 이에 피고인들을 비롯한 파업 참가 노조원들은 이 사건 이전까지 회사 직원들에 대한 출근저지투쟁을 하거나 회사 내부로 들어가 회사에서 정상 근무 중인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하였다. 2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F지부장인 J과 E지회장인 G가 이 사건 공장점거를 최종적으로 결의하기 전인 2010. 10. 초부터 집회 때마다 노조간부들이 10월 집중 투쟁을 한다고 선포하였고, 당시 만약 회사와 교섭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공장을 점거한다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조합원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3 위와 같은 소문이 퍼져 있는 상태에서 위 J, I, G 등은 공장점거농성을 위한 물품 준비 등을 하기 시작하였고, 2010. 10. 21. 공장점거 직전 G는 M을 통하여 H을 비롯한 노조간부들을 모아놓고 공장점거를 하니 노조원들을 잘 챙기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였고, J은 M에게 공장 안으로 들어가라는 취지의 방송을 할 것을 지시하였다. 4 이에 따라 2010. 10. 21. 15:00경 회사 정문 앞의 노조 농성장에서 개최된 집회에서 M은 '오늘은 사거리로 선전전을 가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로 들어갑니다.'라는 방송을 하였고 당시 그 집회에 참석 중이던 피고인들을 비롯한 210여명의 노조원들은 위 G 등의 독려 하에 일제히 회사의 현관이 아닌 절단된 철조망을 통과한 후 1공장 약품실 입구를 통해 1공장 내부로 진입하였다. 그와 같이 진입하기까지 불과 수 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을 뿐이다. 5 피고인들을 비롯한 210여명의 노조원들이 1공장으로 진입할 당시 미리 준비된 30여개의 쇠파이프를 복면을 한 성명불상 노조원들이 나누어 들고 무리의 선두에서서 진입경로를 확보하였다. 쇠파이프를 들지 않은 나머지 노조원들은 탑차에서 비상식량(컵라면, 초코렛바, 미숫가루, 죽염, 소금, 산야초, 1회용 식량 등)이 든 가방, 라면박스 등을 교부받아 바로 뒤따라 1공장으로 들어가는 등 1공장으로의 침입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6 그 진입 과정에서 쇠파이프를 든 일부 성명불상 노조원들은 회사 정문 경비실 쪽으로 달려가 위 회사 경비원인 피해자 BI, BK을 쇠파이프로 때려 상해를 가하여 제압한 후 다시 1공장 쪽으로 달려갔고, 역시 쇠파이프를 든 일부 성명불상 노조원들은 1공장 입구 옆 운전자 대기실 앞에 주차되어 있는 피해자 O 소유의 차량의 전면 및 운전석 유리창 등을 쇠파이프로 때려 부순 후 1공장으로 진입하였다. 그 같은 상해 및 손괴행위가 벌어진 곳은 1공장 바로 옆이어서 피고인들을 포함하여 공장진입을 시도한 노조원들 모두가 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이후 1공장 건물 안으로 진입하여 이를 점거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 나머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상해 및 손괴행위가 계속적으로 발생하였다. 이후 피고인들은 그 날부터 2010. 11. 1. 내지 같은 해 11. 3.까지 위 1 공장을 점거하면서 파업 목적을 달성하려 하였다. 7 위와 같은 과정에 대하여, 회사 경비원인 O는 '최초 20~40명 정도의 노조원들이 대부분 쇠파이프를 들고 창문과 씨씨티브이 등을 보이는 대로 다 부수면서 공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보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경비실에 숨었다, 5분 내지 10분 정도 후에 밖으로 나왔을 때는 상황이 종료되어 노조원들은 보이지 않았고 경비원과 공작직원들만 보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사건 당시 1공장 내에서 근무 중이었던 P은 '공장점거가 시작되었다는 서무의 연락을 받고 사무실 밖으로 나가보니 50~100명 정도 되는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들어갔고 그들 중 일부는 쇠파이프를 들고 일부는 배낭을 메고 있었으며 그 중 일부가 약품실 쪽에서 아이팩과 쪽으로 들어오는 출입문 유리를 손괴하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역시 1공장에서 근무 중이던 Q는 '50~70명이 공장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았는데 쇠파이프를 들고 있는 사람과 들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기는 어려웠다. 당시 근무 중이던 일부 여사원들은 놀라서 떨고 있기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상해 피해자이기도 한 R도 '쇠파이프를 들고 있던 사람과 들지 않았던 사람이 섞여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T도 '팹 정비과 사무실 쪽으로 복면을 쓴 사람과 쇠파이프를 든 사람, 복면을 쓰지 않은 사람들 약 20명 정도가 몰려오는 것을 보았고 목소리 상으로는 그 중 여성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러한 진술들과 그 외 1공장 내에서 근무하다가 이 사건 공장점거로 인하여 밖으로 쫓겨난 근로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당시 많은 수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1공장 내로 밀려들어오면서 위 상해 및 손괴 행위가 발생하여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사람에 따라서는 공포감마저 느낄 정도였던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하여 위 상해 및 손괴행위를 저지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8 위 1공장은 트랜지스터 아이씨(가전제품, 휴대폰 등에 들어가는 부품)를 생산하고, 회사 내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만드는 부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이 사건 회사의 주력 공장 중 하나이다. 생산하는 제품의 특성상 크린룸이 설치되어 있고 크린룸 내에 각종 고가의 장비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위 1공장 내에는 위험물인 각종 화학 물질(불산, 질산, 황산, 염산, 인산)과 가스류(실란, 아르신, 암모니아, 염소 등) 등이 산재해 있었다. 이 사건 당시 파업에 참가하지 않고 있던 직원 169명이 정상적으로 1공장 내에서 근무하고 있던 중이었다.

다)

앞서 본 법리와 위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인들이 이 사건 1공장 점거 계획을 사전에 알지 못하고 있었고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상해 및 재물손괴행위를 노조 집행부와 명시적으로 사전에 모의한 사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공장점거를 위한 진입이 개시되고 난 이후에 일부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를 들고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러한 상황에서 피고인들을 비롯한 약 210명에 이르는 다중이 회사 측의 출입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손괴된 철조망을 통하여 공장점거에 나섰다면 그 과정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회사 경비원 내지는 정상 조업 중이던 1공장 내 근로자들과의 접촉가능성과 부수적인 다른 범죄의 파생가능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임에도, '1공장점거와 그를 통한 파업목적 달성을 위하여 이를 용인하고 1공장점거에 나아간 이상 피고인들과 노조 집행부 및 구체적인 상해 및 재물손괴행위를 한 성명불상의 노조원들 사이에 위 범행 전부에 대하여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도2994 판결을 들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들이 상해 및 손괴행위에 직접 가담하였다는 증거가 없고 피고인들의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에 비추어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위 판례는 본인이 검거된 이후에 다른 사람들에 의하여 저질러진 결과와 관련하여서, 실행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에는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나 장악력 등에 비추어 범행에 대한 본질적 기여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다. 따라서 이 사건 피고인들과 같이 1공장 점거 행위에 직접 가담하여 다중을 형성함으로써 직접 실행행위에 나섰다고 볼 수 밖에 없고 그 와중에 벌어진 일들에 대한 책임이 문제되고 있는 경우와는 사안이 다르며,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노조집행부가 가질 수 있는 정도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력이나 장악력이 있어야만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라)

그럼에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공동정범의 법리에 관한 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각 2010. 10. 24.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2010. 10. 24. 21:00경 J과 K은 위 1공장 현관에서, 회사측이 불법점거를 지속할 경우 그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의 공고문을 화장실 출입구 등에 부착한 것에 불만을 품고, 피고인들을 비롯한 나머지 노조원들이 쇠파이프로 무장하고 경찰 또는 회사의 강제 진압에 대비하여 공장 내 12개 출입구마다 화공약품과 가스통을 비치하여 둔 채 점거한 공장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IC Mast Mask) 12개 시가 합계 1,080만 원 상당(피해자 추산 손해액, 1개당 90만 원 상당)을 집어던지거나 은닉하여 그 효용을 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J과 K을 비롯한 약 90명의 노조원들과 함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으로 피해자 위 회사 소유의 1,080만 원 상당(피해자 추산 손해액)의 재물을 손괴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의 각 법정진술, 증인 N의 법정진술, 증인 J의 일부 법정진술, 마스크팩 파손사진사본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를 직접 손괴한 J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북본부 F지부의 지부장이고 K은 위 F지부의 교육선전부장으로 공장점거 과정을 주도하던 자들인 반면, 피고인들은 모두 평조합원에 불과하여 이들의 노조에서의 지위, 역할에 비추어 J과 K의 위 공소사실 기재 손괴행위(이하 '위 손괴 행위'라 한다)를 지배 또는 주도하거나 장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당시 N 등은 열려진 공장 정문 및 현관을 통해 공장 내부로 들어가 회사 측 입장을 담은 공고문을 화장실 등에 부착하고 나오다가 J 및 K과 마주치게 되었고, J과 K의 위 손괴행위는 이들이 회사 측의 공고문 부착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위 손괴행위가 이루어진 장소는 공장 크린룸 바깥인 공장 1층 현관 또는 로비 부근으로 보이고 당시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크린룸 안쪽에 있었으며 크린룸 안쪽에서는 크린룸 바깥쪽이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은 위 손괴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고 피고인들이 노조에서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위 공소사실 기재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으로 위 손괴행위를 저질렀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공모공동정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2인 이상의 사람이 특정한 범죄행위를 하기 위하여 일체가 되어 서로 다른 사람의 행위를 이용하여 자기의 의사를 실행에 옮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모를 하고 이에 따라 범행을 실행한 사실이 인정되어야 하는바, 여기서의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비록 전체적인 모의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 형사적 책임을 부담하여야 하지만(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103 판결 참조)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여부는 범죄 실현의 전과정을 통하여 각자의 지위와 역할, 공범에 대한 권유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이를 종합하여 위와 같은 상호이용의 관계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하며, 그와 같은 입증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2도5112 판결 참조).

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이 인정된다. 1 당시 N, CG은 1공장 현관쪽 화장실 등에 회사 측 입장을 담은 공고문을 부착하고 나오다가 J 및 K과 마주치게 되었고, J과 K은 위 공고문 부착에 대해 항의를 하였다. CG은 J 등이 항의하며 실랑이를 한 후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서 가 보니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가 깨져 있었으며, 옆에 J이, 그 뒤에 K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즉 J과 K의 손괴행위는 위와 같은 경위로 우발적으로 일어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2 J 등이 손괴한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는 12개에 불과하다. 보통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 10~12개가 1통에 들어가므로 손괴행위는 한차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3 위 손괴행위는 1공장 현관에서 발생한 일인데 피고인들을 비롯한 노조원 대부분은 현관에서 상당거리 떨어진 크린룸 안에 있었고, 크린룸 안쪽에서는 크린룸 바깥쪽이 잘 보이지 않는다. 4 피고인들은 모두 평조합원인데, 피고인들의 노조에서의 지위, 역할에 비추어 J과 K의 위 손괴행위를 지배 또는 주도하거나 장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위와 같은 위 손괴행위의 발생경위와 장소, 손괴행위에 소요된 시간과 손괴정도, 그 과정에서의 피고인들의 지위 및 역할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위 손괴행위에 대하여 암묵적으로나마 공모를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들의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것으로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주거침입)의 점

1)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소정의 '다중'이라 함은 단체를 이루지 못한 다수인의 집합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결국 집단적 위력을 보일 정도의 다수 혹은 그에 의해 압력을 느끼게 해 불안을 줄 정도의 다수를 의미한다 할 것이고, 다중의 '위력'이라 함은 다중의 형태로 집결한 다수 인원으로 사람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세력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그 인원수가 다수에 해당하는가는 행위 당시의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며, 이 경우 상대방의 의사가 현실적으로 제압될 것을 요하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지만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을 인식시킬 정도는 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2. 10. 선고 2005도174 판결 참조).

2)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1 피고인들을 비롯한 210여명의 노조원들은 2010. 10. 21. 회사 정문 앞의 노조농성장에서 개최된 집회에 참석하였다가 M의 '오늘은 사거리로 선전전을 가는 것이 아니라 회사 내로 들어갑니다.'라는 발언을 듣고 노조지도부 등의 독려 하에 일제히 회사의 현관이 아닌 절단된 철조망을 통과한 후 1공장 약품실 입구를 통해 1공장 내부로 진입하였다. 2 피고인들을 비롯한 210여명의 노조원들이 절단된 철조망을 통하여 1공장 약품실 입구를 통해 1공장 내부로 진입하기까지 불과 수 분의 시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3 피고인들을 비롯한 210여명의 노조원들이 1공장으로 진입할 당시 쇠파이프를 들고 복면을 한 성명불상 노조원들이 무리의 선두에 서서 진입경로를 확보하고 쇠파이프를 들지 않은 나머지 노조원들은 탑차에서 비상식량 등이 든 가방, 라면박스 등을 교부받아 바로 뒤따라 1공장으로 들어가는 등 1공장으로의 침입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4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짧은 시간 내에 일제히 공장 내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피고인들이 다중의 형태로 집결한 다수 인원으로 사람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세력이었고 또한 이를 이용하여 공장 내에 침입하였기 때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앞서 본 법리와 위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약 210명의 노조원들과 함께 다중의 위력으로 E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건조물인 공장에 침입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를 확보하고 쇠파이프를 들지 않은 나머지 노조원들은 탑차에서 비상식량 등이 든 가방, 라면박스 등을 교부받아 바로 뒤따라 1공장으로 들어가는 등 1공장으로의 침입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다. 4 피고인들이 위와 같이 짧은 시간 내에 일제히 공장 내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피고인들이 다중의 형태로 집결한 다수 인원으로 사람의 의사를 제압하기에 족한 세력이었고 또한 이를 이용하여 공장 내에 침입하였기 때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3)

앞서 본 법리와 위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약 210명의 노조원들과 함께 다중의 위력으로 E가 소유하고 관리하는 건조물인 공장에 침입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각 2010. 10. 30.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 1)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인정된다. 1 공장점거 기간 동안 J을 비롯한 노조지도부들은 회의를 통해 투쟁 방식을 상의하고, 매일 한두번씩 집회를 개최하여 연설을 하였으며 각 층을 순회하면서 노조원들을 격려하였다. 또한 노조원들을 조별로 나누어 조장들을 선발하였고 조장들은 노조지도부의 지시사항을 조원들에게 전달하였다.

2)

공장점거 기간 동안 일부 남자 노조원들은 돌아가며 보초를 섰고 경찰 또는 회사의 강제진압에 대비하여 공장 내 일부의 바닥을 뜯어내기도 하였으며 출입구에 화공약품과 가스통 등 위험한 물건을 비치해두었다. 3 노조지도부로서 공장점거의 주도자이자 주된 의사결정자였던 J은 2010. 10. 24. N 등이 회사 측의 공고문을 붙인 것에 대해 항의하면서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 12개를 손괴한 뒤 '이건 장난이 아니다, 앞으로 계속 이러면 안에 있는 마스크 다 깨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4 지회장으로서 J과 함께 공장점거를 결의하고 계획하였던 G는 그 무렵 공장 외부에 있으면서 휴대폰으로 공장 안에 머무르고 있던 노조원들과 재물손괴등에 관하여 의사를 교환하였다. 그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2010. 10. 29.자로 내일부터 시간단위로 마스크 다량 파손(1차), 마스크 전부 파손(2차), 남아 있는 생산설비 올 파손, 내부 상태상 일요일까지 승부 봐야 함.', '2010. 11. 1.자 현장진입 동지들은 기계 파괴를 비롯한 극단적인 방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는 취지였다. 5 J이 분신을 하고 경찰에 체포된 직후 이 사건 손괴행위가 발생하였는바, J이 노조지도부의 핵심적인 지위에 있었던 점, AZ은 검찰에서 'J이 분신을 하던 날 남자조합원들이 마스트 마스크를 깨는 소리를 들었다. 당시 저희 여자들은 방 안에서 J의 분신 소식을 듣고 너무 안타까워 울고 있었기에 누가 파손했는지는 모른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J이 분신하고 체포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지시전달 체계를 통해 공장 내부에 있던 노조원들에게 분신 직후 알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6 2010. 10. 21. 공장점거과정에서 이미 상당한 손괴행위가 있었고, J이나 G는 2010. 10. 30. 이전에 공장 내 시설에 대한 손괴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이 사건 발생 당시에는 J이 체포된 직후였으므로, 노조원들은 공장점거 상태를 유지하고 강제진압에 대비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폭력행위나 손괴행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7 J의 분신 직후 2010. 10. 30. 21:50경부터 22:30경까지 약 40분에 걸쳐 1공장 내에 있던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 약 4,980개(피해자 추산)가 손괴되었는바, 범행의 규모가 상당하다. 8 위 범행 당시 공장 내부에 있던 위 피고인들을 비롯한 노조원들 가운데 일부가 아이씨 마스트 마스크를 직접 집어던지거나 은닉하는 동안, 다른 일부는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와 화공약품 등을 비치한 채 공장 출입구를 지키면서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였고, 그 외의 나머지 노조원들 또한 적어도 1공장 내부에 머무르는 방법으로 위 공장을 점거하여 외부인들의 출입을 어렵게 하였다. 만약 위와 같은 점거 및 보초행위로 외부인의 출입이 어려운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 사건과 같은 대규모의 손괴행위가 발생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앞서 본 공동정범에 관한 법리 및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범행의 경위나 규모, 피고인들의 역할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은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설령 피고인들이 손괴행위를 직접 실행하지 않은 자라고 하더라도 공장 내에서 손괴행위가 발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그런데도 이를 방지하기에 족한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3)

따라서 피고인들이 H 등과 함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채 다중의 위력으로 피해자 위 회사 소유의 재물을 손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무죄부분 중 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상해)의 점 및 각 2010. 10. 21.자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집단·흉기등재물손괴등)의 점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 및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이 부분 및 이와 경합범관계에 있는 원심판결 유죄부분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그리고 검사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