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5. 1. 16. 선고 2012노4100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D, G, H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A, E, F에 대한 무죄부분 중 2009. 11. 5. ~ 2009. 11. 6. 업무방해의 점 및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부분 및 피고인 C에 대한 무죄부분 중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6월에, 피고인 B을 벌금 1,500,000원에, 피고인 C를 징역 6월에, 피고인 D, E, F를 각 벌금 2,000,000원에, 피고인 G을 벌금 1,500,000원에, 피고인 H를 벌금 1,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 D, E, F, G, H가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피고인 A, C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 D, E, F, G, H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 C, E의 2009. 9. 8.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A, C, F의 2009. 9. 16.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이 사건 각 쟁위행위는 그 실질적인 목적이 5,115명 인원감축 반대 등 공기업 선진화 저지, 해고자 복직 관철, 노조탄압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등에 있었음이 분명하므로 쟁위행위로서의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필요한 찬반투표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절차적 위법도 존재하며, 이 사건 각 쟁위행위는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으므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9. 8. 업무방해의 점 및 2009. 9. 16.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판단(피고인 A, C, E, F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2006. 4. 1. 체결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2008. 3. 31.자로 만료되자 2008. 7. 29.부터 2008년 단체협약 갱신체결 및 임금협약체결을 위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해 오다 2008. 10. 17. 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철도노조는 2008. 10. 29.부터 2008. 10. 31.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조합원 수 25,170명 중 찬성 15,268명으로 가결되었는데, 그 후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2008. 12. 11. 임금협약에 대해서 합의하였고, 위 합의안이 철도노조 조합원총회에서 가결되어 2008년 임금협약이 체결되었으나, 단체협약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고 2009. 3. 이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재개하기로 함으로써 단체협약에 관하여는 임금협약 체결 당시에도 의견의 불일치가 존재한 것으로 보이고 향후 재개된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이 타결되지 않아 쟁의행위에 돌입할 경우도 대비하여 조정절차와 조합원 찬반투표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2008. 12. 11.자 합의에 따라 2009. 5. 12. 단체교섭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여 본교섭은 2주에 1회 진행하고 실무협의는 1주에 2회 진행하는 것으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2009. 5. 25. 전년도에 이어 제10차 본교섭이 열렸으나 여전히 의견접근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그 2주 후에 본교섭이 개최되지 아니하자 철도노조는 2009. 6. 15., 2009. 6. 17., 2009. 6. 22. 3회에 걸쳐 철도공사 측에 본교섭의 개최를 촉구하였으나, 철도공사는 이에 응하지 아니한 점, ③ 2009. 6. 24. 쟁의행위 이후 이 사건 위 각 쟁의행위에 이르기까지 철도공사와 철도노조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하여 본교섭 1회(제11차 본교섭), 실무교섭 8회(제7차 내지 제14차 실무교섭) 등을 진행하였으나 단체협약이나 현안사항 등에 대하여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였던 점, ④ 철도노조가 앞서 본 바와 같이 2009. 6.경 철도공사에 3회에 걸쳐 본교섭의 개최를 촉구함에 따라 2009. 7. 20. 약 2달여 만에 제11차 본교섭이 개최되었으나 그 후 또다시 본교섭이 진행되지 아니하자, 철도노조는 2009. 8. 4., 2009. 8. 7., 2009. 8. 18. 및 2009. 9. 1. 등 4회에 걸쳐 철도공사에 본교섭을 조속히 개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철도공사는 을지연습과 본사이전 등의 사정을 들어 본교섭이 어려우니 실무교섭을 통하여 논의하자는 이유로 본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제12차 본교섭은 위 각 쟁의행위 이후인 2009. 9. 20.에야 비로소 개최된 점, ⑤ 이에 철도노조는 2009. 9. 6. 투쟁명령 1호로 2009. 9. 8. 쟁의행위를, 2009. 9. 14. 투쟁지침 30호로 2009. 9. 16. 쟁의행위를 각 예고하였고, 피고인 A, C, E은 원심판결의 공소사실의 요지 제1항 기재와 같이 위 투쟁명령에 따라 2009. 9. 8. 쟁의행위에 참가하였으며, 피고인 A, C, F는 위 공소사실의 요지 제2항 기재와 같이 위 투쟁지침에 따라 2009. 9. 16. 쟁의행위에 참가하는 등 실제로 쟁의행위에 나아갔는데, 철도공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철도노조의 수차례에 걸친 본교섭 촉구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투쟁명령과 투쟁지침으로 파업이 예고된 상태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철도공사로서는 위 각 쟁의행위의 발생을 예상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⑥ 한편,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06. 12. 30. 법률 제81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상 규정되어 있던 필수공익사업장에서의 직권중재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새로이 규정된 필수공익사업의 필수유지업무제도와 관련하여, 철도노조는 이 사건 각 쟁의행위에 나아가기에 앞서 2009. 9. 2. 철도공사에 필수유지업무자 명단을 통보하고 그 후 파업일정에 따라 명단을 변경하였으며, 위 각 쟁의행위 당시 통보된 명단에 따른 필수유지업무 인원들은 계속 근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⑦ 또 2009. 9. 8. 쟁의행위 및 2009. 9. 16. 쟁의행위는 철도공사에 대해 단체협약의 체결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2008. 12. 13. 임금협약 체결 당시 2009. 3. 이후 다시 논의하기로 하였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본교섭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2008. 10.말경 이루어진 조정절차 및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는 임금협약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이 결렬될 경우를 상정하여 행해진 것으로 보이므로, 그 후 임금협약이 체결되었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이 미체결된 상태로 남아있는 이상 종전에 거친 절차와는 별도로 위와 같은 절차를 다시 거칠 필요는 없다고 보아야 하는 점(이와 같은 점은 종전의 단체협약을 위한 교섭 당시 논의되지 않았던 새로운 안건이 추가되었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협상 과정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달리 볼 것은 아니다), ⑧ 2009. 9. 8. 쟁의행위 및 2009. 9. 16. 쟁의행위의 목적은 단체협약의 갱신체결, 철도공사의 성실한 교섭촉구를 포함하여 철도공사선진화반대, 해고자 복직, 고소·고발 및 징계 철회, 손해배상소송 철회, 신입사원 임금삭감 및 연봉제 도입 반대 등으로 보이는데, 이와 같은 사항들은 직·간접적으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2009. 9. 8. 쟁의행위와 2009. 9. 16. 쟁의행위는 모두 앞서 본 바와 같은 그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인 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고, 비록 위 각 쟁의행위로 인하여 위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2009. 9. 8. 쟁의행위 당시에는 여객열차 309대, 화물열차 282대의 운행이 중단되었고, 2009. 9. 16. 쟁의행위 당시에는 차량검수 관련 업무 등에 차질이 생겨 상당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전국의 철도망을 운영하는 철도공사 사업장 자체의 성격에 기인한 것일 뿐 위 각 쟁의행위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보기 어려워 형법 제314조 소정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 C, E의 2009. 9. 8.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A, C, F의 2009. 9. 16.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단체교섭에 대한 사용자의 거부나 해태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노동조합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7두11542 판결,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는 단체교섭을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므로 쟁의기간 중이라는 사정이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고, 한편 당사자가 성의 있는 교섭을 계속하였음에도 단체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져 교섭의 진전이 더 이상 기대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하더라도 그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지만, 위와 같은 경우에도 노동조합측으로부터 새로운 타협안이 제시되는 등 교섭재개가 의미 있을 것으로 기대할 만한 사정변경이 생긴 경우에는 사용자로서는 다시 단체교섭에 응하여야 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변경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그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단체교섭의 일시를 정하는 데에 관하여 노사간에 합의된 절차나 관행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단체교섭 일시를 정하여야 할 것이나, 그와 같은 절차나 관행이 없는 경우, 노동조합측이 어느 일시(이하 '노조제안 일시'라 한다)를 특정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더라도 사용자가 교섭사항 등의 검토와 준비를 위하여 필요하다는 등 합리적 이유가 있는 때에는 노동조합측에 교섭일시의 변경을 구할 수 있고, 이와 같은 경우에는 노동조합측이 사용자의 교섭일시 변경요구를 수용하였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사용자가 노조제안 일시에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나,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노조제안 일시의 변경을 구하다가 노동조합측이 이를 수용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노조제안 일시에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거나 사용자가 위 일시에 이르기까지 노조제안 일시에 대하여 노동조합 측에 아무런 의사표명도 하지 아니한 채 노조제안 일시에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사용자가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교섭에 응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사용자의 단체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도860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철도노조의 거듭된 본교섭 요구에 대한 한국철도공사의 거부 경과, 본교섭과 실무교섭의 차이 등을 관련법리에 비추어 보면, 2009. 9. 8. 쟁위행위 및 2009. 9. 16. 쟁의행위는 본교섭을 해태하던 한국철도공사의 단체교섭의 촉구를 위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주된 목적이 정당하고, 절차상 위법도 없으며(검사는 2009. 9. 8.자 쟁위행위에 대하여 조합원 찬반투표 및 노동위원회 조정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나, 원심이 기록에 의해 인정한 사실 및 기록에 나타난 한국철도공사와 철도노조 사이의 단체협약 갱신체결 및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진행 과정, 단체협약 교섭 재개 이후 진행된 교섭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종전의 노동쟁의발생 당시의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해소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다시 그 사항에 대한 별도의 조정신청 및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칠 필요는 없다고 할 것이다), 위 각 쟁위행위가 한국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9. 8. 쟁위행위 및 2009. 9. 16. 쟁의행위 부분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항소이유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쟁위행위의 정당성 내지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11. 5. ~ 2009. 11. 6. 업무방해의 점(이하 '순환파업'이라 한다),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이하 '전면파업'이라 한다)에 관한 판단(피고인들에 대하여)

(1)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철도노조의 본교섭 개최 촉구에 따라 2009. 9. 30.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제12차 본교섭 및 2009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제1차 임금교섭이 개최되었으나 철도노조는 교섭 당일 노사간 입장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교섭의 결렬을 선언하였는데, 그 당시 단체협약 총 187개 조항 중 97개 조항에 의견일치가 있었을 뿐 90개 조항에는 여전히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상태였고, 임금협약에 관하여는 철도공사는 임금 2.5%의 반납, 전직원 연봉제 및 전직원 임금피크제 등을 요구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하여 철도노조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상당한 의견의 불일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에 철도노조는 2009. 10. 8. 중앙노동위원회에 2009년 임금요구안 등에 대한 조정신청서를 제출하였고, 2009. 10. 21.부터 같은 달 23.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72.56%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하는 등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하는 절차를 모두 거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와 같은 상황에서 철도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철도공사와 2009. 10. 16. 제16차 실무교섭 및 2009. 10. 27. 제17차 실무교섭 등 2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으며, 2009. 10. 21. 열린 제2차 임금교섭 및 2009. 10. 23. 개최된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회의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고, 결국 2009. 10. 30. 임금교섭이 최종적으로 결렬된 점, ④ 이에 철도노조는 2009. 10. 31. 투쟁명령 3호를 통하여 2009. 11. 5. 쟁의행위를 예고하였고, 2009. 11. 21. 투쟁지침 39호 및 2009. 11. 25. 투쟁명령 4호를 통하여 2009. 11. 25. 쟁의행위를 예고하였으며, 피고인 A, D, E, F, H는 위 공소사실의 요지 제3항 기재와 같이 위 투쟁명령 3호에 따라 2009. 11. 5. 쟁의행위에 참가하였고, 피고인 A, C, B, D, E, F, G은 위 공소사실의요지 제4항 기재와 같이 위 투쟁지침 39호 및 투쟁명령 4호에 따라 2009. 11. 26. 쟁의행위에 참가한 점, ⑤ 위 각 쟁의행위 당시에도 필수유지업무자로 지정된 인원들은 위 각 쟁의행위에 참가하지 않은 채 계속 근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⑥ 2009. 11. 5. 쟁의행위 및 2009. 11. 26. 쟁의행위의 목적도 2009년도 임금교섭 당시의 쟁점이었던 임금삭감 반대, 전직원 연봉제 및 임금피크제 반대 등이 추가된 것 외에는 앞서 본 각 쟁의행위의 목적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항으로써 사용자가 전혀 처분권을 가질 수 없는 정치적 목적의 파업 등과는 그 성질을 달리한다고 보아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2009. 11. 5. 쟁의행위 및 2009. 11. 26. 쟁의행위는 단체협약 및 2009년 임금교섭을 위한 협상이 결렬된 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하는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통상의 쟁의행위로 봄이 상당하고 이와 달리 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평가하기 어려우며, 비록 위 각 쟁의행위로 인하여 여객열차 및 화물열차의 운행이 중단됨으로써 상당한 손해가 발생하였더라도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사업장 자체의 성격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2009. 11. 5. ~ 2009. 11. 6. 쟁위행위 및 2009. 11. 26. ~ 2009. 12. 3. 쟁위행위는 형법 제314조 소정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9. 11. 5. ~ 2009. 11. 6. 업무방해의 점(피고인 A, D, E, F)과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피고인 A, B, C, D, E, F, G)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2)

당심의 판단

(가)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로 나아간다면, 비록 그러한 구조조정의 실시로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쟁의행위가 추구하는 목적이 여러 가지로서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이나 진정한 목적을 기준으로 쟁의행위 목적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며, 만일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 및 환송 전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정부가 2008. 12.경 한국철도공사의 정원 5,115명 감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4차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을 발표하였고, 그에 따라 한국철도공사가 2009. 1.경 5,115명의 정원을 감축하기로 하는 철도선진화 세부 실천계획을 수립한 후, 실제로 2009. 4.경 열린 이사회에서 2012년경까지 정원 5,115명을 연차적으로 감축하기로 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안건을 의결하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이에 대응하여 정원감축 철회 등 구조조정 저지 및 해고자 복직 등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또한 전국철도노동조합을 포함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공공운수사회 서비스노동조합연맹 소속 공공부문 노동조합들은 2009. 9.경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하여 공공부문 민영화 중단 등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저지를 목표로 대정부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을 발표하고 상호 유대를 강화하기로 하였다.

2)

한편 선행 파업이 끝난 뒤인 2009. 9. 30. 재개된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의 본교섭에서 전국철도노동조합은 당일 노사간 입장 차이가 크다는 이유로 교섭결렬을 선언하면서도 2009. 10. 27.까지 단체교섭을 계속 진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임금요구안에 대한 조정을 신청하였다가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임금 동결 취지의 조정안을 거부하기도 하였다.

3)

그런데 전국철도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는 2009. 10. 10.경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반대와 함께 정부가 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공동투쟁본부 소속 사업장을 중심으로 2009. 11. 6. 쟁의행위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비슷한 시기인 2009. 10. 12. 전국철도노동조합도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철회 이슈화, 해고자 복직 합의 이행 등을 목표로 제1차 파업은 순환파업으로 진행하되 공동투쟁본부의 위 쟁의행위 예고 시점에 맞추어 2009. 11. 5.에는 서울 이외의 지역, 2009. 11. 6.에는 서울 지역의 파업을 실시하며, 제2차 파업은 대통령의 공기업 선진화 워크숍 일정(당초 2009. 11. 21. 예정)을 전후로 전면파업으로 진행하기로 결의한 다음(2009. 10. 29. 열린 확대쟁의대책위원회에서 이를 재확인하였다), 2009. 10. 23.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마치고 2009. 10. 31. 순환파업 투쟁명령을, 2009. 11. 3. 투쟁지침을 각각 하달하였다.

공동투쟁본부는 2009. 11. 4.에 이르러 다시 2009. 11. 6.에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대통령의 공기업 선진화 워크숍 일정(2009. 11. 28.로 변경)에 맞추어 전면파업을 하기로 하는 등의 투쟁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고, 전국철도노동조합은 2009. 11. 5.부터 2009. 11. 7.까지 지역별 순환파업을 감행하였는데, 여객열차 327대, 화물열차 355대의 운행이 중단됨으로써 영업수익 손실과 대체인력 보상금 지출 등으로 한국철도공사에 큰 규모의 손해가 발생하였다.

4)

이후 전국철도노동조합과 한국철도공사 사이에 단체교섭이 2009. 11. 12.부터 재개되어 2009. 11. 24.까지 4차례에 걸쳐 특별 집중교섭 형태로 임금교섭과 실무교섭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이와 별도로 2009. 11. 9.과 2009. 11. 13. 및 2009. 11. 18.에 중앙상임집행위원회 또는 확대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대통령의 공기업 선진화 워크숍 일정 변경에 따른 전면파업 시점 연기를 논의한 끝에 최종적으로 신규사업 및 부족인력 증원, 해고자 복직 합의 이행 등을 목표로 2009. 11. 26. 전면파업을 실시하기로 결의하였으며, 2009. 11. 21. 전면파업 투쟁지침을, 2009. 11. 23. 결의대회 참석 투쟁지침을 각각 하달하였다.

이어 전국철도노동조합은 2009. 11. 24. 마지막으로 개최된 특별 집중교섭에서 해고자 복직 요구 수용 등을 단체교섭 타결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한국철도공사의 거부를 이유로 한 전면파업 돌입을 언급하였다. 한국철도공사도 같은 날 늦게 대화를 통한 모범적인 단체협약의 체결은 어렵다고 판단하였음을 사유로 들어 효력연장조항에 따라 그 효력이 잠정적으로 유지되던 기존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하였다.

5)

전국철도노동조합은 2009. 11. 25. 투쟁명령을 하달한 뒤, 2009. 11. 26.부터 2009. 12. 3.까지 전면파업을 실행하였는데, 여객열차 999대, 화물열차 1,742대의 운행이 중단됨으로써 영업수익 손실과 대체인력 보상금 지출 등으로 한국철도공사에 큰 규모의 손해가 생겼다.

(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임금 수준 개선 등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는 없을지라도 그 경위나 전개 과정 등으로 미루어 위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은 공동투쟁본부가 정한 일정과 방침에 맞추어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반대 등 구조조정 실시 그 자체를 저지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었음이 뚜렷이 드러나는 점,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의 직전까지 계속 진행되었던 단체교섭이 완전히 결렬될 만한 상황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리고 한국철도공사가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한 것은 전면파업 돌입을 자제하고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항에 한정하여 단체교섭을 진행하자는 의도였다고 볼 수 있고 그 때문에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기까지 6개월의 기간 동안 단체교섭의 진행이 방해받을 이유는 없었던 점, 덧붙여 사업장의 특성상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않아 한국철도공사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공중의 일상생활이나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필수공익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철도공사로서는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위와 같은 부당한 목적을 위하여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을 실제로 강행하리라고는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평가함이 타당하고, 비록 그 일정이 예고되거나 알려지고 필수유지업무 종사자가 참가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나아가 피고인들이 관여하여 전국적으로 진행된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으로 말미암아 다수의 열차 운행이 중단되어 거액의 영업수익 손실이 발생하고 열차를 이용하는 국민의 일상생활이나 기업의 경제활동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적지 않은 수의 대체인력이 계속적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는 등 큰 피해가 야기된 이상, 이로써 한국철도공사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과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상황을 초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은 사용자인 한국철도공사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 만한 세력으로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3)

소결론

그럼에도 원심은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이 한국철동공사가 단체협약 및 2009년 임금교섭을 위한 협상이 결렬된 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하는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통상의 쟁의행위로 봄이 상당하고, 한국철도공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 평가하기 어려우며, 위 각 쟁위행위로 인하여 여객열차 및 화물열차의 운행이 중단됨으로써 상당한 손해가 발생하였더라도 이는 사업장 자체의 성격에 기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의 2009. 11. 5. ~ 2009. 11. 6. 업무방해의 점('순환파업') 및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전면파업')에 대한 원심의 판단에는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 C, E의 2009. 9. 8.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 A, C, F의 2009. 9. 16.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인 A, D, E, F, H의 2009. 11. 5. ~ 2009. 11. 6. 업무방해의 점과 피고인 A, B, C, D, E, F, G의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B, D, G, H에 대한 부분과 피고인 A, E, F에 대한 무죄부분 중 2009. 11. 5. ~ 2009. 11. 6. 업무방해의 점 및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부분 및 피고인 C에 대한 무죄부분 중 2009. 11. 26. ~ 2009. 12. 3.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부분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