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노동조합과 토요근무를 무급으로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F의 개별적인 동의가 없었던 이상 위 합의의 효력이 F에게까지 미칠 수는 없고, 피고인 또한 개별 근로자의 동의가 없었음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수당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도 없다.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아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는바, 원심판결은 그 심판이 대상이 변경되어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공소사실
피고인은 김천시 D에 있는 E병원 대표자로서 상시근로자 300명을 사용하여 의료서 비스업을 하고 있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1993. 4. 1.부터 현재까지 근무하는 F의 2009. 3.부터 2010. 3.까지의 토요근무수당 합계 3,342,100원을,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밖에 이에 준하는 것이 아님에도 매월 1회 이상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나,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여 지급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참조).
또한,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 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토요근무를 무급으로 하기로 하는 이 사건 단체협약은 F의 개별적인 동의를 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F에 대하여도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한바(설령, 위와 같은 단체협약이 유효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취임하기 전의 임금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에게 지급의무가 있었다고 할 수도 없으며, 그 이후 부분에 대하여도 그 단체협약 체결 경위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는 이 사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그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F에게 이 사건 토요근무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지급하지 아니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E병원이 수익성 악화로 인한 경영위기상황에 직면하자, 2009. 3.경 경상북도, E병원 사용자측 및 F을 포함한 근로자 대부분이 가입되어 있던 전국민주노총 보건의료사업 노동조합 E병원지부(이하 '노동조합'이라고 한다) 사이에 토요근무 무급제 시행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노동조합은 그 무렵 위 논의에 대하여 전 조합원을 상대로 간담회를 실시하였고, 그 결과 토요근무 무급제 시행 안건이 별다른 이견 없이 가결되었다.
사용자측과 노동조합은 2009. 3. 14. 기존 단체협약에 규정되어 있던 토요일 휴무제를 변경하여 향후 6개월 간 매주 토요일 근무를 하고 이후부터는 격주로 토요일 근무를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위와 같은 합의는 향후의 근로조건 및 지급받을 수당을 지급받지 않기로 하는 것일 뿐, 이미 근로한 부분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부분에 대한 것은 아니다).
근로자들 대부분은 위 합의의 내용이 토요근무 무급제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2009. 3. 14. 이후 토요근무수당이 지급되지 않은데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피고인은 위와 같은 합의가 있은 이후인 2009. 6.경 E병원 대표로 취임하였고, 사용자측에서는 2010. 4.경 토요근무 무급제에 관하여 위 F을 포함하여 개별 근로자로부터 동의서를 받았다(수사기록 제2권 347쪽 등)(당시 근로자 대부분이 노동조합을 탈퇴한 상태였다).
E병원에서는 경영환경의 개선에 따라 2012. 6.경부터 근로자들에게 그 동안 지급하지 않았던 토요근무수당을 순차적으로 지급하였고, 2013. 10. 31. 위 F에게 2009. 3.경부터 2013. 4.경까지 토요근무수당 중 기 지급한 금원을 제외한 나머지 10,873,600원(위 토요근무수당 3,342,100원이 포함되어 있음)을 지급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그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김병휘 장현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