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8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4. 11. 27.경부터 2014. 12. 31.경까지 로비 점거로 인한 업무방해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5고정2579
판결선고
2017. 12. 8.
범죄사실
피고인은 B단체 C노조 D 대구지부 E병원분회 조사통계부장이다.
피고인은 F, G, H, I 등과 공모하여 2014. 11. 5. 16:50경 대구 중구 J에 있는 E병원 본관 2층 병원장 부속실에서, 병원장인 K에 대해 면담을 요구하였으나 위 K가 면담요구에 응하지 않고 외부 출타를 위하여 병원장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H, G은 K를 가로막고, 피고인은 F와 함께 위 K의 팔을 잡아당기고, I은 출입문을 막아서는 등 위력으로 위 K의 외부 출타 업무 및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L 등의 병원장 보좌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법정진술(제5회 공판기일에서의 것)
대구지방법원 2015고단4748 사건의 M, N, L에 대한 각 증인신문조서 및 녹취서
G, I, F, H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CD(영상녹화물, 213면 - 2014. 11. 5. 병원장실 CCTV)
각 고소장(E병원) / 증 제1호증의 1 내지 9 외래진료동 점거, 원장실 앞 점거 및 소음 측정 등 자료 / 증 제2호증의 1 내지 6 2014. 11. 5. 16:50경 비서실 점거 관련 자료 / 증 제3호증의 1 내지 13 2014. 11. 5. 16:50경 병원장 업무방해 관련 자료 / 일자별 업무방해 내용 / 병원장 비서실 및 원장실 사진 / 비서실 및 교섭장 입구 복도 사진 / 수사보고(2014. 11. 5. 병원장 비서실, 2014. 12. 19. 설명회 동영상 캡쳐화면 - 각 캡쳐사진 포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
[피고인의 지위 및 파업 경위]
피고인은 B단체 C노조 D 대구지부 E병원분회 조사통계부장이다.
2014. 4.경 E병원 노조 측에서 병원에 임금협약 관련 교섭을 요구하자 병원에서는 노조에 임금과 단체협약의 일괄 교섭을 요구하면서, 병원과 노조 사이에 분쟁이 시작되었고, 그 후 노조가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여 2014. 5.경부터 2014. 6.경까지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가 진행되었다.
2회에 걸친 조정회의 과정에서 노조는 임금 월 정액 225,000원 인상 등을 요구하였고, 병원 측에서는 '공공기관 방만경영 개선안'에 대해 상호 노력하는 것을 조건으로 총액대비 1.7% 인상안을 제시하는 등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자,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6. 25.경 조정중지를 결정하였고, 이에 노조는 2014. 6. 27.경 및 2014. 7. 22.경 부분파업에 이어 2014. 11. 27.경 전면파업에 돌입하게 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F, G, H, O, P, I 등(이하 '피고인 등'으로 통칭한다)과 함께 2014. 11. 26. 21:00 ~ 22:00경 대구 중구 J에 있는 E병원 1층 노조 사무실에서 2014. 11. 27. 05:00경부터 병원 1층 원무과 로비를 점거하는 등으로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하였다.
피고인 등은 위 결의에 따라 노조원 200 ~ 300명과 공모하여 2014. 11. 27.경부터 2014. 12. 31.경까지 사이에 성명불상의 노조원들로 하여금 병원 본관 1층 출입문을 폐쇄하도록 하는 등 1층 로비의 대부분을 확보한 후 외벽 등에 플래카드, 벽보, 풍선 등을 붙이고, 노조원 200 ~ 300명과 함께 마이크 등 음향시설을 사용하여 "제3병원 건립 반대", "조건 없는 임금인상", "복지축소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고, 노동가요를 제창하는 등으로 병원 본관 1층 로비를 사실상 전면적·배타적으로 점거하여 농성함으로써 위력으로 위 병원의 원무과 수납, 입·퇴원 업무, 병원 방문자의 안내를 위한 안내센터 업무, 외부 의료기관의 진료의뢰를 접수하는 진료의뢰센터 업무 등을 방해하였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도687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날 때에는 근로자는 업무방해죄 등 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정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이므로,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쟁의행위가 정당성의 한계 내에 있는 이상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970 판결 등 참조),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으나, 이와 달리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을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거하여 조합원 이외의 자의 출입을 저지하거나 사용자측의 관리·지배를 배제하여 업무의 중단 또는 혼란을 야기하는 것과 같은 행위는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대법원 1991. 6. 11. 선고 91도383 판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등이 속한 B단체 C노조 D E병원 분회(이하 'E병원 노조'라 한다)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고, 쟁의행위의 목적은 임금인상과 근로조건의 향상에 있었던 사실, 그러나 '공공기관 방만경영 개선 지침'을 조건부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병원 측과의 교섭이 결렬되며 E병원 노조는 2014. 6. 10.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였고 2014. 6. 18.부터 같은 달 20.까지 전체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쳤으며, 그 후 2014. 6. 25. 위 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중지 결정이 나자, 2014. 11. 27.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며 E병원 1층 로비 점거를 시작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등을 포함한 E병원 노조의 파업은 절차상의 정당성은 구비하였다.
다만, 위와 같은 E병원 노조의 1층 로비 점거 형태의 쟁의행위가 E병원 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아 E병원이 수인할 수 있는 한계 내에 있고, 동시에 쟁의행위의 정당성의 한계 내에 있는지 여부는 쟁의행위의 태양과 더불어 발생 경위, 시점, 장소, 이로 인한 업무방해의 위험성 등 발생 전후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 쟁의행위를 보호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과 이로 인하여 침해되는 E병원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해야 한다.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등의 E병원 1층 로비 점거행위는 전면적, 배타적 점거라 보기 어렵고,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면서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쟁의행위의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일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은 부득이한 것으로서 노조원들에 의하여 로비 일부 및 진료의뢰센터 및 안내센터가 점거를 당하여 위와 같은 장소에서 행해져야 할 병원의 업무가 다소간 방해를 받고, 병원의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정도는 사용자가 이를 수인하여야 할 범위 내라고 봄이 상당하고, 그 외에 외래 및 응급, 입원환자의 진료, 수술 업무 등 병원의 핵심적인 업무가 중단 또는 혼란이 초래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어, 병원의 업무가 실제로 방해되었거나 또는 적어도 그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발생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그렇다면, 피고인 등의 E병원 1층 로비 점거행위는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형법상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며, 그 쟁의행위 과정에서 별도의 업무방해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피고인 등에 대하여 그로 인한 업무방해죄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피고인 등을 포함한 E병원 노조 조합원들 약 200 ~ 300명이 2014. 11. 27. 05:00경부터 2014. 12. 31.까지 총 35일간 E병원 1층 외래접수동 정면 출입문을 폐쇄하고, 로비 전체 면적 514m²의 약 58%에 해당하는 302.59m² 상당의 면적을 점유하여 바닥에는 은박장판을 설치하고, 로비 내벽 및 유리벽에는 풍선, 벽보, 대형현수막 등을 붙인 다음 앰프를 설치한 후, 피케팅 및 확성기, 마이크 등을 이용하여 구호, 노동가요 등을 제창한 사실, 이 과정에서 1층 로비에 있는 안내센터 및 진료의뢰센터 부분을 점거한 사실, 이로 인해 일부 병원 방문객들의 민원이 발생한 사실, 노조의 로비 점거 시기 동안 E병원의 외래진료 환자가 일부 감소하고, 진료의뢰센터의 업무 중 하나인 진료의뢰 회신율 또한 감소한 사실 등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E병원 외래방문객 등이 드나드는 로비 쪽 주요 출입문으로는 정문(북쪽 방향) 쪽에 외래진료동, 외래접수동, 장애인출입구(Q동 서쪽 방향) 등 3개의 출입문이, 후문(남쪽 방향) 쪽에 '외래·병동입구'라 표시되어 있는 1개의 출입문이 존재하였고,노조원들이 로비 점거를 통하여 외래접수동 정면 출입문을 폐쇄하였더라도, 방문객들은 외래진료동, 장애인출입구, 또는 후문 쪽 외래·병동입구를 통해서 드나들 수 있었으며, 이들 입구와 원무과 접수·수납 공간 사이에는 병원관계자들과 환자 및 외래방문객 등이 이동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통로가 확보되어 있었다.
E병원에서는 1층 진료의뢰센터 업무를 간호사 2명, 행정직원 1명 등 총 3명이 담당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노조의 점거로 인하여 행정직원 1명이 원무과 수납창구로 이전하여 업무를 진행하였고, 1층 원무과 접수·수납 업무의 경우 일부 창구는 폐쇄를 하였으나, 2층에 임시 접수창구를 만들어 폐쇄된 창구의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번호표 발행기, 처방전 발행기 및 자동수납기의 위치를 기존의 로비 중앙에서 에스컬레이터와 접수·수납 창구 사이로 이동시켜 방문객들로 하여금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노조의 점거기간 동안 진료 접수·수납 등의 업무가 중단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병원 안내센터의 주요 업무인 내원객들에 대한 진료 및 접수·수납 절차 안내 업무는 노조원들의 로비 점거 당시 에스컬레이터와 접수·수납 창고 사이로 옮겨진 자동수납기 등의 앞에 병원 안내 직원들이 서서 내원객들에 대한 안내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E병원 1층 로비에는 노조원들이 점거한 안내센터 이외에도 외래진료동 출입문 앞에 안내데스크가 존재한 점, 그 밖에 안내센터의 업무 중 입원환자 팔찌 발급, 진료비 영수증 발급, 내역서 발급 등의 업무 또한 원무과 수납창구를 통해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노조원들의 점거로써 안내센터의 업무가 마비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확성기 등을 사용한 구호 및 노동가요 제창 등으로 인한 소음이 발생한 시간도 오전 9시부터 30여분, 13시부터 20여분, 16시부터 30여분으로 비교적 길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병원 1층 로비 이외에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외래진료실, 방사선치료실, 병실, 급식시설 등 병원의 주요 진료 및 수술 업무가 이루어지는 장소에 대해서는 노조원들에 의한 점거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한바(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에서 더 나아간 직장점거행위에도 당연히 적용되어야 할 것이고, 이 사건 점거 이전부터 병원 1층 로비에서는 노조원들의 점거가 수차례(2000, 2004, 2006, 2009, 2010, 2011년) 있어 왔던 점, E병원 자체 행사에도 1층 로비가 사용되어 온 점, 2014. 11. 27. 노조에 의한 전면파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병원 측과 노조 측 사이에 임금인상에 대한 협상안이 지속적으로 결렬되어 왔고, 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도 중지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병원 측이 노조원들의 1층 로비 점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그 정도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 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될 정도의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병원 사업장에서의 일반적인 수납, 입퇴원 수속 등의 원무행정이 이루어지는 병원 로비의 기능을 고려하더라도, 병원 로비가 점거된다고 하여 병원 내의 수술실이나 입원실과 같이 환자의 수술과 치료라는 병원 고유의 업무를 수행하는 곳의 업무가 중단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의 주요업무시설로서 원천적으로 점거 형태의 쟁의행위가 금지되는 장소로 볼 수 없다.
헌법상 보장되는 근로자의 단체행동권은 파업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다른 사람들에게 파업의 정당성 등에 대한 의사를 표현할 기회를 제공받을 것 또한 필요로 하는바, 노조가 E병원 본관 1층 로비를 병원 근로자들이 파업의 정당성 등에 대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한 것은 적절한 수단으로 보이고, 이외에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장소도 없어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다(다만,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였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오범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