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5. 20. 선고 2015노16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2013. 5. 7. L에게 이 사건 사업장을 양도한 뒤 위 사업장의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그 이후 퇴직한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지급할 의무가 없고, 임금과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존재하지 않으며, 임금과 퇴직금을 청산하지 못한 데 부득이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책임이 조각된다. 그리고 G, H, I, K은 개인강습을 통해 사업소득을 올리던 자들로서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도 아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임금과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고, 미지급에 관한 고의도 없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3. 5. 7. L 와 이 사건 사업장에 관한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고 2013. 5. 13. 사업자등록명의를 L로 변경하였으나, 위 계약서상 잔금 지급일인 2013. 12. 31.까지는 이 사건 사업장에 대하여 50% 지분을 유지하면서(매매계약서 제5조), 운영을 책임지기로 하였고(매매계약서 특약사항 제7조), 특히 2013. 5. 1. 이전 이 사건 사업장과 관련한 인건비, 퇴직금 등은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한 점(매매계약서 특약사항 제6조), ② 피고인은 2013. 5. 말경 혹은 2013. 6. 초순경까지 위 계약의 내용과 같이 이 사건 사업장의 운영을 계속 해 나가다가, 이후 채권자들의 독촉이 심해지자 스스로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은 점, ③ E, G, H, I, J, K이 청구하는 각 임금은 2013. 4. 분이고, F가 청구하는 퇴직금의 산정기간은 2010. 9. 13.부터 2013. 5. 20.까지인 점,④ L는 피고인에 대한 채권을 회수하기 위하여 위 영업양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사업장 운영 경험이 없어 피고인에게 위 계약의 내용과 같이 이 사건 사업장의 운영을 맡기고자 한 점, ⑤ 피고인이 더 이상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은 시점까지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은 이 사건 사업장의 영업을 양도한 사실을 알지 못한 점, ⑥위 근로자들은 퇴사 무렵 피고인과 미지급 임금 등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연락을 시도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회피하는 바람에 연락이 되지 않았던 점, ⑦ 근로기준법상 임금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상 퇴직금 체불에 따른 책임은 '사용자'가 지도록 규정되어 있고, 여기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뿐만 아니라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까지 포함하는 점(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⑧ 피고인은 원심 제8, 9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인정한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영업양도계약 체결 이후 이 사건 사업장의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고, 임금과 퇴직금의 미지급에 대한 고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2)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책임이 조각된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157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혐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영업양도계약 체결 이전 시점부터 이 사건 사업장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을 체불하여 왔던 점, ② 그럼에도 별다른 변제 노력이나 변제 계획의 제시 없이 계속하여 위 근로자들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은 점, ③ 피고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은 2013. 5. 말경 혹은 2013. 6. 초순경까지도 위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사업장의 영업양도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그대로 잠적해 버린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체불을 방지하기 위하여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다거나 그 체불에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금품청산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데 부득이한 사정이 있어 책임이 조각된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3)

근로기준법 상의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또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9240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H, I, K 등은 정해진 출퇴근 시간(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혹은 오후 2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을 준수하였고, 그 사이 이 사건 사업장을 무단으로 이탈한 자는 없었던 점, ② H, I, K 등은 기본급(80만 원에서 120만 원 사이)에 개인강습에 따른 인센티브를 더한 금액을 월급으로 받았던 점, ③ 개인강습에 대한 인센티브는 개인강습 수업료에 일정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정하였는데, 그 비율은 실질적으로 피고인의 결정에 따라 수시로 변동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G, H, I, K은 매달 본인의 매출을 기재한 PT 일지를 피고인으로부터 확인받은후 위와 같은 기준에 따라 산정된 월급을 받은 점, ⑤ G, H, I, K을 비롯한 개인트레이너들의 헬스 지도에 필요한 운동기구는 이 사건 사업장에 구비되어 있었던 점, ⑥ H, I, K 등은 수업이 없는 시간에 이 사건 사업장의 청소와 운동기구에 대한 관리업무를 담당하였던 점, ⑦ PT룸 내부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었고 이를 통하여 피고인은 H, I, K 등의 근무태도 등을 지휘·감독한 점, ⑧ H, I, K 등은 본인이 유치한 회원뿐만 아니라 이 사건 사업장의 일반 신규회원에 대해서도 무료로 1 ~ 2회 개인강습을 해 주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G, H, I, K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운영하던 사업장의 경영난으로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에게 이종 범죄로 1회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만 있는 점 등의 유리한 정상은 있으나, 한편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이 근로자 7명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1,100만 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하지 아니한 사안으로 위 근로자의 수, 미지급된 임금 등 합계 등을 고려해 볼 때 그 죄질이 좋지 않은 점,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각 범행을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미지급된 임금 등 금원이 상당함에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근로자들과의 합의는 물론 그 지급을 위하여 아무런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는 점, 원심판결 선고 후 새롭게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균(재판장) 사공민 김형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