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6. 6. 17. 선고 2015노3112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연차수당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벌금 30만 원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은, 피고인이 근로자 F, C과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포괄임금계약이 허용될 수 없다고 하면서도, ① 피고인이 이 사건 진정이 있기 이전인 2013년부터 포괄임금계약 체결 방식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아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연차수당 등 수당을 따로 지급한 점, ② 이 사건 진정이 있은 2014. 3. 24.경 이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급여 외에 연차수당을 따로 지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의를 받은 적이 없는 점, ③ 이 사건 수사 중인 2014. 7. 10.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F의 연차수당 등을 포함한 금액을 공탁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F, C과 사이에 체결된 포괄임금계약이 유효한 것으로 믿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에게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의사, 즉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2)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피고인은 2013. 5. 경 컨설팅을 의뢰하여 '같은 돈을 주고도 포괄 수가제로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통상 수가제로 변경을 하라'는 통보를 받았고(증거기록 제614면), 이에 2013. 7. 1.부터 연차수당을 별도로 지급하기 시작하였으며(증거기록 제520, 521, 627면 등 참조), 2014. 3. 24. 이 사건 진정이 접수되기까지 하였는바, 근로자 C이 퇴직한 2014. 5. 30.경에는 이미 기존의 포괄임금계약 체결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는 사정은 엿보인다. 그러나 한편, ① 피고인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영주지청 조사 당시 "우리 복지센터 개업일로부터 2013. 6. 30.까지 시급에 연차휴가수당 등을 포함하여 지급하였습니다"(증거기록 제24면)라고 진술하였고, 검찰에서도 "저는 포괄수가제로 해서 시급 안에 연차수당을 모두 포함해서 지급을 해줬습니다"(증거기록 제609, 610면)라고 진술하는 등 일관되게 이 사건 연차수당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투고 있는 점, ② 근로자 F, C은 피고인을 상대로 이 사건 연차수당을 포함한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5. 7. 23. 이 사건 연차수당 부분에 관하여 '근로자 F, C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포괄임금계약 중에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수당에 미달하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았고(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문경시법원 2014가소1709호), 이에 항소하였으나 2015. 10. 30. '근로자 F, C은 이 사건 소를 취하하고, 피고인은 이에 동의한다'는 등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그대로 확정된 점(대구지방법원 2015나12268호), ③ 피고인은 검찰에서 "보호사들의 입장에서는 포괄수가제로 받는 것이나 통상임금제로 받는 것이나 받는 돈이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증거기록 제614면), "통상임금제로 바꾸면서는 최저 시급에 일한 시간을 곱해서 기본 임금을 정하고, 여기에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을 계산해서 더한 금액에다가 포괄수가제로 지급할 때에 비해서 모자라는 금액을 기타 수당으로 더 추가를 해서 임금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니까 통상임금제로 바꾸기 전하고 금액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증거기록 제618면)라고 진술하였고, 근로자 C도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포괄임금제가 안된다는 컨설팅을 받은 이후에도 총급여 수준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라는 취지의 증언을 한 점(공판기록 제109면), ④ 피고인은 2014. 7. 10. 근로자 F에게 미지급 연차수당 877,500원 전액을 공탁하였는데(증거기록 제455, 456면), 이와 관련하여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 '연차수당은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은 했으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변제공탁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기재하였고(증거기록 제489면), 검찰 수사 당시에도 "저는 제 법정 수당을 다 포함해서 지급을 하였지만 퇴직금과 연차 수당은 제가 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려고 변제 공탁을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제622면), 연차수당 지급의무가 존재한다고 인정하여 위와 같은 공탁을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연차수당 지급의무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충분히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결국 위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결국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근로자 F를 위하여 미지급 퇴직금 2,108,636원 중 1,892,272원을 공탁한 점, 피고인은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관련 민사소송(대구지방법원 2015나12268호)에서 '근로자들은 피고인의 전·현직 근로자들에 대한 선동행위 및 노동청 진정행위를 더 이상 하지 아니하고, 피고인에 대한 형사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확정된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 중 제5면 제20행의 '피해자 H에는 '피해자 C에'의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이를 경정하기로 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강태호 설동윤

각주1) 근로자 F의 경우 위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전인 2013. 3. 30.경 이미 퇴직하였으므로, 그 당시 피고인은 포괄임금계약 체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각주2)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각주3)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단속적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나 그 밖에 임금에 관한 강행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 달리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에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는 이유로 원심의 무죄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판시한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각주4) 이에 반해 피고인은 근로자 C에 대하여는 퇴직금 미지급액 123,575원만 공탁하고 연차수당 금액은 공탁하지 아니하였는바(증거기록 제463, 464면), 공탁서에 첨부된 개인별체불금품내역(증거기록 제464면)에 근로자 C에 대한 연차수당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피고인은 위 공탁시까지도 C에 대하여는 미지급된 연차수당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각주5) 나아가 앞의 각주 1)에서 본 것과 같이 근로자 F가 퇴직한 2013. 3. 30.경에는 피고인이 포괄임금계약 체결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는 생각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원심판결에서 설시한 '피고인이 이 사건 진정이 있은 2014. 3. 24.경 이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급여 외에 연차수당을 따로 지급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의를 받은 적이 없는 점'과 더불어 근로자 F에 대한 연차수당 미지급 부분에 관한 피고인의 고의를 판단하는데 참작되어야 할 여러 사정 중의 하나라고 할 것이다.

각주6) 나아가 근로자 C의 경우에는 미지급 연차수당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