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2017. 6. 3.자 전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 B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피고가, 원고 B과 피고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 B이 각 부담한다.
제1항과 같은 판결 및 피고의 원고 B에 대한 2017. 6. 3.자 전직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1>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이고, 원고 A은 2007. 11.경, 원고 B은 2007. 6.경 피고에 입사하여 각 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원고 A은 2012. 1. 30. 13:30경 피고 소속 D 시내버스를 대구 서구 E에 있는 F 앞 노상에서 같은 구 내당동 남평리네거리 방면으로 운전하고 있었는데, 당시 같은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가던 G이 자전거전용도로를 벗어나 차도로 들어와 위 시내버스의 우측 뒷부분에 부딪혀 넘어지는 사고(이하 '원고 A의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위 사고로 피고의 공제업자인 H연합회는 공제금으로 G에게 치료비를 지급하다가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5머47호로 손해배상금 지급채무의 일부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조정신청을 한 결과, 위 법원에서 2015. 8. 18. 위 연합회가 G에게 2017. 1. 30.까지의 통원치료비용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강제조정결정이 내려져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위 연합회는 원고 A의 사고와 관련하여 2017. 1. 31.경까지 총 20,167,370원(= 치료비 19,997,920원 + 조정비용 169,450원)을 지출하고 종결처리를 하였다.
원고 B은 2014. 4. 6. 22:30경 피고 소속 I 시내버스를 대구 달서구 J 소재 K고등학교 앞 버스승강장 근처에서 운전하던 중 위 버스승강장에 정차하기 위하여 감속하고 있었는데, 당시 위 버스 뒷문 앞에서 하차를 위하여 대기하던 승객 L가 의식을 잃고 넘어진 상태에서, 열린 버스 뒷문을 통해 길 바닥으로 떨어지는 사고(이하 '원고 B의 사고'라 하고, 원고 A의 사고와 총칭하여 '이 사건 각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위 사고로 피고의 공제업자인 H연합회는 공제금으로 L에게 치료비를 지급하다가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6가단62143호로 보험금 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소를제기하여, 위 법원에서 2017. 3. 22. 위 연합회의 L에 대한 보험금 지급채무는 2017. 3. 15.까지의 치료비를 초과하는 범위에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이 내려져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위 연합회는 원고 B의 사고와 관련하여 2017. 4. 14.경까지 총 17,182,250원(= 치료비 16,039,750원 + 소송비용 1,142,500원)을 지출하고 종결처리를 하였다.
피고는 2017. 5. 29. 14:30경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 B의 의견을 들은 다음 원고 B을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배치전환하기로 결정하였고, 같은 날 15:00경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 A의 의견을 들은 다음 원고 A 또한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배치전환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2017. 5. 31. 원고들을 2017. 6. 3.자로 각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배치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된 인사발령처분(이하 '이 사건 전직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전직처분에 관련된 피고의 노사합의서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4, 6, 7, 8호증, 을 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특히 가지번호를 붙인 것을 제외하고는 같다)의 각 기재, 이 법원의 H연합회 공제조합 대구지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원고들의 주장 요지
이 사건 전직처분은 징계로서 불이익처분에 해당하는데, 그 근거가 되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노사협의회에서 작성된 것으로 정당한 교섭권자에 의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으로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징계사유를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자 징계절차를 생략하고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서 중 징계에 관한 부분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따른 징계인 이 사건 전직처분도 효력이 없다.
설령 이 사건 노사합의서를 단체협약으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그 후 M조합과 N연맹 대구버스지부 사이에 2011. 6. 24.경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이로써 폐지되었거나, 체결 후 유효기간인 2년이 경과하여 폐기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따른 징계인 이 사건 전직처분은 효력이 없다.
이 사건 노사합의서 제6조에 따른 처분은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운전기사에게 제재를 가하여 근무기강 확립을 도모하려는 취지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처분은 운전기사가 자신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임을 전제로 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이 사건 각 사고는 원고들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전직처분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이다.
이 사건 전직처분을 결정한 인사위원회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 제6조 제4항에 근거하여 개최된 것인데, 사고종결금액에 법률비용이 포함된다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각 사고와 관련한 원고들의 과실 비율을 고려하면 치료비 전액을 사고종결금액으로 볼 수 없는 점, '2년 합산'이란 사고발생일로부터 2년간의 사고종결금액을 합산한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사고로 인한 원고들의 사고종결금액이 이 사건 노사합의서 제6호 제4항에 규정된 1,300만 원을 초과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전직처분은 위 규정의 요건을 위반한 하자가 있다.
이 사건 각 사고 발생의 경위, 이 사건 각 사고 발생과 이 사건 전직처분 사이의 시간적 간격, 원고들의 징계 전력, 이 사건 전직처분으로 인한 원고들의 생활상 불이익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직처분은 징계권자인 피고가 재량권을 남용하여 한 징계처분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무효이다.
이 사건 전직처분이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는 사용자가 인사권을 남용하여 한 처분으로 위법하다.
이 사건 전직처분의 징계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또한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또는 근로자 간의 인화를 위한 배치전환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 경우 비록 배치전환에 당해 근로자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지 아니한 이상 그러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효력에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10666 판결,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의 배치전환이 생활상의 불이익을 초래하거나 그 전환에 당해 근로자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를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된 경우에 한하여 징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전직처분은 원고들을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 배치전환한 것으로서, 갑 5호증, 을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단체협약은 '운전기사의 징계는 회사의 징계규정에 준한다'고만 규정할 뿐,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의 배치전환을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 규정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의 취업규칙은 '회사는 업무형편상의 필요에 의하여 배치전환을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피고 취업규칙 제21조 제1항), 징계의 종류를 '경고, 견책, 감급, 정직, 징계해고'로 나누고 있어(피고 취업규칙 제117조), 고정기사에서 예비기사로의 배치전환은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전직처분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단체협약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그 효력에 영향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 중 이 사건 전직처분이 징계에 해당함을 전제로 그 근거가 되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 중 징계에 관한 부분이 무효라거나, 위 노사합의서가 폐지된 단체협약이어서 그에 기초한 징계처분은 효력이 없다거나,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남용하였다는 주장은, 이 사건 전직처분이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이유 없다 할 것이다.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효력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전직처분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의 주장 중 이 사건 전직처분이 징계에 해당한다는 전제에 선 것은 이유 없다 할 것이나, 그렇다 하더라도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이 사건 전직처분의 근거가 되는 것이므로 그 효력에 관하여 살펴본다.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협정(합의)을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협정(합의)이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 관한 합의가 노사협의회의 협의를 거쳐서 성립되었더라도, 당사자 쌍방이 이를 단체협약으로 할 의사로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참조).
그리고 노동조합의 하부단체인 분회나 지부가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을 하는 경우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이는 그 분회나 지부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제7조의 규정에 따라 그 설립신고를 하였는지 여부에 영향받지 아니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도4299 판결 참조).
한편,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다고 하더라도 임금, 퇴직금이나 노동시간, 그 밖에 개별적인 노동조건에 관한 부분은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하게 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효력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4, 5호증, 을 12,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노사합의서의 형식으로 작성되었으나, 사용자인 피고 대표이사와 N연맹 O조합 'C분회' 분회장이 서명 날인하여 체결된 것인데, 위 'C분회'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 체결 당시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피고의 조합원들을 위한 독립된 조직체로서 활동하면서 노동조합 설립신고도 하였으므로, 피고 대표이사와 사이에서 피고 조합원들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의 주체가 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의 각 단체협약서에도 그 유효기간을 정하면서 '다만, 노사합의서에 시행일이 명시된 사항은 노사합의서에 명시된 바에 따라 시행한다'고 규정하여 노사합의서가 단체협약 내용을 변경할 수도 있음을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노사합의서가 체결된 뒤 2011.경부터 4차례 피고가 소속된 M조합과 N연맹 O조합 사이에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내용 중 교통사고 발생시 사고종결금액 등에 따른 처분을 인사위원회에 위임하는 등의 사항에 관한 조항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노사합의서 체결 후 피고의 취업규칙이 변경된 사실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단체협약으로서 체결되었고, 그 뒤로 그 내용을 변경하는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이 없어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자인 원고들과 사용자인 피고를 규율하는 효력이 있다 할 것이다.
원고들의 사고종결금액 관련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노사합의서 제6조 각항의 적용 기준이 되는 사고종결금액이 1,300만 원을 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3, 4, 8호증, 을 3호증의3 내지 9, 을 4호증의 4 내지 9, 을 7, 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H연합회 공제조합 대구지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조정비용, 소송비용 등 법률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이 사건 각 사고로 H연합회가 지출한 금액은 원고 A 의 사고에 관하여 19,997,920원, 원고 B의 사고에 관하여 16,039,750원이므로 각 1,300만 원을 초과하는 점, ②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는 '공제조합 또는 자가정비 종결금액(대인·대물·자차 모두 포함)'을 기준으로 적용한다는 기재가 있을 뿐 지출된 금액을 다시 과실비율 등에 따라 조정하여야 한다고 볼 근거는 없는 점(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액은 가해자, 피해자의 과실비율 등에 따른 조정을 거친 후 산정하는 것이므로, 사고종결금액은 그러한 과정을 거쳐 산정된 손해배상액인 것이 일반적이고, 만일 사용자가 과실비율과 무관하게 결정된 사고종결금액에 따라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인사발령을 한다면 이는 인사권의 남용으로 다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③ '종결'이라는 단어의 뜻에 비추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절차 등이 여전히 진행 중인 경우에도 사고발생일로부터 2년간 지출된 금액만이 사고종결금액에 해당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을 뿐 아니라, 위와 같이 해석하는 경우 장기간 치료비 지출 등이 필요한 사고는 오히려 사고종결금액이 축소되는 결과가 되어 합리적인 해석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고종결금액 2년 합산'의 의미는 각 사고발생일을 기준으로 2년간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지출된 사고종결금액 합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각 사고의 사고종결금액이 1,3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사고 당시 주의의무 위반 여부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전직처분이 징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인사권을 남용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원고들의 이 사건 각 사고에 대한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원고 A의 경우, 갑 3호증의 1, 갑 6호증, 을 4호증의 4, 5의 각 기재, 이 법원의 H연합회 공제조합 대구지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 A의 사고는 G이 운전하던 자전거가 자전거전용도로를 벗어나 옆 차도로 진입함으로써 그곳에서 진행하던 원고 A이 운전하는 버스 우측 뒷부분에 부딪혀 발생한 것인 점, ② 사고 발생 당시 원고 A은 도로를 직진하여 위 자전거를 거의 추월한 상황이었던 점, ③ 위 자전거는 원고 A이 추월하기 전에 위 원고의 버스가 진행하던 차로 옆 자전거전용도로로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위 원고로서는 자전거전용도로를 주행하던 G이 갑자기 차도로 진입할 것을 예상하기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설령 이를 예상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이미 자신의 차로를 직진하여 버스 앞부분이 G의 자전거를 추월한 상황에서는 위 원고가 자신의 버스 우측 뒷부분 쪽으로 진입해오는 G을 발견하고 충돌을 회피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A 의 사고 발생에 원고 A의 주의의무 위반, 즉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B의 경우, 갑 3호증의 2, 갑 7호증, 을 3호증의 4, 5, 10호증의 각 기재, 을 9호증의 영상, 이 법원의 H연합회 공제조합 대구지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 B의 사고 발생전 버스가 감속하던 시점에 승객 L가 의식을 잃고 버스 뒷문 앞 계단 쪽으로 쓰러졌고, 원고 B도 거울을 통하여 이를 발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그런데도 원고 B은 버스를 정차시킨 뒤 바로 상황을 확인하지 않은 채 버스 뒷문을 열었고, 그 결과 의식을 잃은 L가 버스 뒷문을 통하여 노상에 떨어진 점, ③ 원고 B이 버스 뒷문을 열지 않고 먼저 L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면 L가 별다른 상해를 입지 않거나 훨씬 가벼운 상해만을 입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B이 버스 운전자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위 사고의 발생 또는 피해의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할 것이다.
인사권 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전직처분의 성격
갑 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고정기사가 예비기사로 전환되는 경우 어느 정도의 수입 감소가 발생하고, 동일한 노선버스를 운행하여 근무시간 또는 출퇴근장소가 일정한 고정기사와 달리 필요에 따라 수시로 운행하는 버스가 변경되어 근무시간 및 출퇴근장소도 변경될 수 있는 등 예비기사로의 배치전환이 해당 근로자에게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노사합의서 제2조에 의하면 예비기사에서 고정기사로 전환되는 것은 예비기사 편입순서에 따르고, 그 기간에 별도로 한도를 정한 바가 없어 인력 수급 등 상황에 따라서는 장기간 예비기사로 근무하여야 할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고정기사를 예비기사로 전환하는 이 사건 전직처분이 징계처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여도 대상자인 원고들에게 생활상 불이익을 주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원고 A에 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A의 사고 발생에는 원고 A의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는데, 이처럼 원고 A의 과실 없이 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그 사고종결금액이 1,300만 원이 넘는다는 이유만으로 원고 A에 대하여 근무기강 확립 등의 업무상 필요성을 들어 앞서 본 바와 같은 생활상의 불이익을 초래하는 예비기사로의 전환을 결정한 것은, 근로자에 대한 전직 등이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여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가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인사권자의 재량을 벗어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이 사건 노사합의서에서는 교통사고 발생시 사고종결금액에 따라 근로자에 대한 처분을 정하고 있으나, 이는 근로자의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근로자의 과실 없이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책임주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할 것이다).<2> 따라서 피고의 원고 A에 대한 이 사건 전직처분은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 B에 대한 판단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 B은 버스 운전자로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원고 B의 사고 발생 또는 피해 확대에 기여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직처분이 위 원고에게 끼치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생활상 불이익과 위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위 원고에게 다른 중한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사용자인 피고가 근무기강 확립 등의 업무상 필요성에 의하여 단체협약의 효력을 가지는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이 사건 전직처분을 한 것을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재량권 남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피고의 공제업자인 H연합회가 원고 B의 사고에 관하여 피해자에게 2017. 4. 14.경까지 치료비 등을 지급하고 종결 처리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전직처분이 이루어진 2017. 5. 31.은 그로부터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날이므로, 원고 B의 사고 발생일인 2014. 4. 6.과 이 사건 전직처분일의 시간적 간격이 3년 이상이라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의 이 사건 전직처분이 부당하게 지연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 B에 대한 이 사건 전직처분이 인사권을 남용하여 무효라는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A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B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안재(재판장) 지충현 노지환
각주1) 원고들에 대한 전직처분의 인사발령일자는 2017. 5. 31.이나 그 효력발생일이 2017. 6. 3.이므로 피고가 2017. 5. 31. 원고들에 대하여 한 전직처분을 원고들의 청구취지에 따라 2017. 6. 3.자 전직처분'으로 표시하기로 한다.
각주2) 피고는 원고 A이 이 사건 사고 외에도 2014. 7. 3.부터 2015. 5. 24.까지 3차례의 교통사고를 발생시키고, 정류장 미사용, 운전자 교양사항 위반의 잘못을 저질러 피고로 하여금 경고 및 주의의 행정처분을 받게 한 사실도 있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각 교통사고로 인하여 위 원고에 대한 승무정지 2일 내지 5일의 처분이 이미 이루어졌고, 을 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더라도 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직처분의 주된 근거는 위 원고의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사고종결금액의 발생인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