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8. 1. 26. 선고 2017노1677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가.

피고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공소사실 기재 공사현장(이하 '이 사건 현장'이라 한다)에서 근무하지 않았고, 다른 현장의 현장대리인으로 선임되어 있었는바, 이 사건 현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현장책임자 또는 주의의무를 부담하는 자라 할 수 없다.

나.

당시 피고인이 아닌 현장 소장 V이 피해자에게 추락 위험 등에 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추락한 장소는 작업장소가 아닌 현장 외부이므로, 이 사건 사고는 피해자의 과실로 발생한 것이다.

2.

판단

가.

관련법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위법 제23조제3항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이 정하고 있는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작업을 지시하거나, 그와 같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성립하고(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작업발판을 설치하고, 그 설치가 곤란할 경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42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피고인은 원심 판시와 같이 피해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조치의무를 위반함과 동시에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한 위법은 없다.

1)

주식회사 B은 주식회사 D으로부터 이 사건 현장의 지붕 누수 보완공사를 도급받은 사업주이고, 피고인은 이 사건 현장 공사의 현장대리인으로 선임되어 사업주로부터 공사자금의 집행에서 근로자의 채용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대리권을 수여받은 자로서, 사업주가 작성한 안전보건관리계획서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되어 있다.

2)

피해자는 추락사고 발생일인 2016. 3. 7. 당일 이 사건 현장의 일용노동자로 채용되어 이 사건 현장에서 오전 작업을 마치고 지상으로 내려오던 중 지붕 위에 설치된 채광창을 밟고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3)

피해자가 추락한 채광창은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체중을 견딜 수 없는 재질과 구조로 되어 있고, 채광창이 설치된 곳은 직접적으로 방수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아니지만 방수작업 현장과 근접해 있고, 각 현장을 오가는 통로로서 현장의 한 중간에 위치하여 있으며,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와 동행하고 있던 K는 피해자와 함께 오전 작업을 마치고 위 채광창 주변을 통과하여 지상으로 내려오는 과정이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위 채광창 및 그 주변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4)

사업주 작성의 안전보건관리계획서에 의하면 사업주는 지붕 위에 설치된 채광창 아래에 안전그물망을 설치하겠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나, 피해자가 추락한 채광창에는 작업발판이나 안전그물망이 설치된 사실이 없다.

5)

결국, 피고인은 이 사건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근로자들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도 이를 방치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현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지다가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비록 복수의 현장에 현장대리인으로 선임됨으로 인해 사고 당시 이 사건 현장에 있지 않아 이러한 작업을 개별·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고, 작업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보호 조치를 취할 의무와 피해자의 추락을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은 이 사건에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3항'을 적용하였으나,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의할 때 피고인은 '사업주'가 아닌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은 행위자를 처벌하는 규정인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가 적용되어야 하고, 검사도 공소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의 적용을 구하여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다고 판단되므로, 원심판결문 제 3 면 제 10 행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를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로 경정한다).

판사 서영애(재판장) 김웅수 윤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