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8. 9. 13. 선고 2018가단3677 판결

주문

1.

피고는 별지 선정자명단 기재 각 선정자들에게 별지 선정자별 청구금액 내역서의 청구금액란에 기재된 각 돈과 이에 대하여 2017.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산지청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인정된다.

가.

C 주식회사가 발주한 안산시 단원구 D 소재 공장 건물에 대한 전기 및 시설 공사를 주식회사 E가 수급하였고, 주식회사 E는 2017. 6.경 이를 피고에게 하도급 주었다.

나.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와 나머지 선정자들은 위 공사 현장에서 2017년 7월경부터 9월 말경까지 용접 및 배관공으로 일한 근로자들이다.

2.

주위적 청구원인에 관하여 - 인정되지 않음

가.

원고는 주위적 청구원인으로, 원고 및 나머지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고만 한다)이 피고와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위 현장에서 근로자로 일하였는데, 2017년 9월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이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나.

원고 등과 피고 사이에 직접 고용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갑 제2호증의 1 내지 7(피고가 사용자로 표시된 근로계약서들이나, 피고측의 서명 이나 날인은 없다)의 각 기재는 아래 3.항에서 인정되는 사실관계(피고는 F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등은 F의 근로자들임)에 비추어 믿기 어렵고, 갑 제26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 등과 피고 사이에 직접 고용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원인은 나머지 사정들에 대해서는 살펴 볼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

3.

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하여 - 인정됨

가.

원고의 주장 - 선택적으로 2개의 청구원인을 주장함

1)

피고는 G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개인업체인 F에게 배관부분에 대한 용역을 맡겼고(하도급), 원고 등은 F에 고용되어 위 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인데, 피고가 F에게 정당한 사유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아니한 귀책사유로 근로자들에게 2017년 9월분 임금이 지급되지 못하였으므로, F의 직상수급인인 피고는 F와 연대하여 이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른 책임 주장)

2)

F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가 피고의 요구로 2017. 10. 16.경 이를 취소하는 취지로 종전 공급가액과 같은 액수의 마이너스 수정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이는 피고가 F에게 원고 등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접 지급하겠다고 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결국 F와 피고 사이에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직불합의가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제1항에 따라 2017년 9월분 임금을 원고 등에게 직접 지급할 책임이 있다.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제1항 제1호에 따른 책임 주장)

나.

책임의 유무 및 근거에 대한 판단 -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른 피고의 연대책임을 인정함

1)

갑 제6 내지 8호증, 12호증, 13호증, 17 내지 21호증, 31호증, 을 제5호증, 이 법원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산지청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H은행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와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수급 받은 공사 중 일부(배관공사 부분인 것으로 보인다)를 G가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개인업체인 F(명의상 대표자는 I이다, 이하 'F'라고 한다)에게 하도급 준 사실, 원고 등은 F를 통해 위 현장에서 일하게 된 근로자들로 2017년 7월부터 9월까지 위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7월과 8월분 임금은 F를 통해 모두 지급받았으나 9월분 임금은 지급받지 못한 사실, 피고는 원청업체인 주식회사 E로부터 근로자들의 9월분 임금으로 지급하겠다면서 공사대금 일부로 420,000,000원을 2017. 9. 29. 지급받기도 하였으나 F에게는 그 중 50,000,000원만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지급하지 않아 F도 원고 등에게 2017년 9월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사실, 이후 피고와 F 사이의 하도급관계는 종료되면서 F는 원청업체이던 주식회사 E와의 사이에 새로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위 공사 현장에서 계속 일을 하게 되었으며, 피고는 적어도 원고 등 임금에 해당하는 대금은 이 사건 변론종결시까지도 F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는 사실 등이 인정된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 등이 일한 현장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해당하는 현장이고, 피고는 하수급인인 F의 직상수급인에 해당하며, 피고가 일응 정당한 사유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않은(피고는 F와의 도급관계가 종료되었음에도 적어도 원고 등의 임금에 해당하는 대금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귀책사유로 F가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피고는 도급 대금 미지급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다투는데, 그 주장의 당부에 대하여는 아래 라. 항에서 본다),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호에 따라 F와 연대하여 원고 등에게 미지급된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다.

지급되어야 할 금액에 대한 판단 - 원고 등 청구금액 전부가 인정됨

1)

나아가 원고 등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액, 즉 미지급된 2017년 9월분 임금액에 대해 본다.

갑 제9호증, 10호증, 16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안산지청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등에게 지급되어야 할 2017년 9월분 임금은 별지 선정자별 청구금액 내역서의 청구금액란에 기재된 금액인 사실이 인정된다.

2)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위 임금액은 일부 근로자들의 노임 단가가 지나치게 높고, 작업량(이른바 '공수')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계산된 것으로 현실적으로 그 같은 양의 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은 어려우므로 믿을 수 없다고 다툰다. 그런데 위 임금액은 공사현장에서 매일 작성되는 출력일보를 기초로 하여 피고 직원이 작업량을 계산하여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보내준 자료를 기초로 하여 산출된 것이고, 이 사건 임금 미지급과 관련하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에서 조사할 당시에도 양측이 특별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내용이다. 작업량(공수)이 연속적으로 많은 경우도 있어 현실적으로 그 같은 작업이 가능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작업 여건 여하에 따라서는 그 같은 양의 작업이 물리적으로 반드시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원고 등의 8월분 작업량(노임이 지급되었음)에서도 상당한 작업량이 확인될 뿐만 아니라(갑 제6호증의 기재), 같은 현장에서 일한 다른 근로자들의 경우에도 피고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양의 작업량이 인정되어 해당 노임이 지급된 경우가 있음이 확인된다(갑 제26호증의 7, 갑 제27호증의 각 기재). 그리고 무엇보다도 피고와 F 사이의 하도급계약이라는 것은 단순한 노무하도급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피고는 을 제5호증의 고소장에서 F와의 계약을 G가 근로자를 데리고 와서 일을 하는 용역계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 같은 형태의 계약에서 작업자가 누구인지, 또 얼마만큼의 일을 하였는지는 기본적으로 노무를 공급받는 피고측이 확인하여야 할 내용이다. 매일 작성된 출력일보(9월분 출력일보는 갑 제16호증, 당일 일한 근로자의 명단이 표시된다)에 피고 현장소장인 J이 확인을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특정 근로자의 매일의 작업량(공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산정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J의 후임자인 K(피고의 부장이다)이 종전의 예에 따라 확인하여('J 소장이 7, 8월 노임 집행했던 방식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를 원고 등 근로자들에게 보내주었다는 것이므로 이를 의심해야 할 이유가 없다.

덧붙이자면, 청구원인에 대해서는 당연히 원고에게 입증책임이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앞서 본 것처럼 근로자의 출근 여부 및 작업량(공수)을 확인하고 책정하는 것은 노무를 공급받는 피고측에서 하여야 할 일이고, 근로자인 원고 등이 피고 직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작업량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터이므로, 피고로서는 근로자가 주장하는 작업량이 부당하다면 이를 탄핵함과 동시에 스스로 확인되는 작업량을 주장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여야 되는 것이지, 그 같은 구체적인 주장이나 근거 제시 없이 근로자인 원고 등 주장의 작업량을 다투기만 하면서 원고 청구 전부의 기각을 구하는 것은 소송 방법으로서도 온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라.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 귀책사유가 있음

1)

한편 근로기준법 제44조에 따른 연대책임과 관련하여 피고는, F가 피고에게 청구한 7월과 8월의 임금은 모두 F에게 지급하였는데, 9월분 임금과 관련하여서는 F가 임금 산정의 근거자료를 제출하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과도하게 산정한 임금의 지급만을 요구하기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에게는 귀책사유가 없다고 다툰다.

2)

근로기준법 제44조는 하수급인이 직상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 직상수급인에게 임금지급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우고 있고(1항), 그 귀책사유의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제2항). 그리고 근로기준법시행령 제24조 제1호는 그 귀책사유의 하나로 '정당한 사유없이 도급계약에서 정한 도급 금액 지급일에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를 들고 있다. 앞서 본 것처럼 피고와 F 사이의 하도급관계가 이미 종료되었음에도 피고가 그 하도급대금 중 일부(적어도 원고 등 근로자들의 2017년 9월분 임금 이상의 금액)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결국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피고가 들고 있는 사유가 위 시행령 제24조 제1호에서 정한 도급금액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그런데 피고와 F 사이의 계약의 자세한 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므로(앞서 본 것처럼 일종의 노무하도급 계약인 것으로는 이해되나, 노무제공 방법이나 제공된 노무양의 확인방법, 그리고 그 대금지급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주장도 없고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피고가 들고 있는 그 같은 사정이 계약상 도급 금액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앞서 본 것처럼 일반적으로 노무하도급계약에 따라 공급이 이루어진 근로자의 출근 여부, 하루의 작업량 등을 확인하고 책정하는 것은 피고가 하여야 할 일이고, 근로자들인 원고 등이 피고의 담당직원으로부터 받은 임금산정 자료를 제출하였고 이를 기초로 산정된 임금액이 미지급된 임금액임을 전제로 고용노동청의 조사까지 마쳐진 마당에, 피고가 F로부터 자료를 받지 못하여 정확한 임금 산정을 하지 못해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주장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변론을 재개해 달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가.

한편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이후에 변론재개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피고가 지급하지 못한 노무비에 대하여 주식회사 E와 피고 사이에 이를 원수급인인 주식회사 E가 직접 지급하기로 하는 직불합의가 있었으므로 원고 등이 이 사건에서 청구하고 있는 노임을 지급하여야 하는 주체는 주식회사 E인 것이고 피고는 면책되었다는 취지의 새로운 주장을 할 터이니, 이에 대한 주장, 입증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나.

그러나 일반적으로 채권자인 원고 등이 동의하지 않은 한 제3자인 주식회사 E와 채무자인 피고 사이의 합의만으로 피고의 지급책임이 면제될 수는 없다. 피고 주장의 위 직불합의를 근로기준법에서 제44조의 3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직불합의로 보더라도, 그 경우에는 직상 수급인 또는 원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한 연후에야 비로소 하수급인의 책임이 소멸될 뿐이므로(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제3항) 그 같은 실제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상 피고가 면책될 수는 없다. 실제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직불합의만으로 바로 당초 책임자의 채무가 소멸되는 경우로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제2호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2항). 그러나 피고 주장의 직불합의가 위 규정이 적용되는 직불합의가 될 수 없음은 명백하므로(원고 등의 채권은 공사대금이 아니라 임금이고, 원고 등이 합의의 당사자로 참석한 3자간 합의도 아니다) 피고는 이 규정을 들어 면책을 주장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 주장은 정당한 항변이 될 수 없음이 분명하므로, 변론을 재개함이 없어 바로 판결을 선고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 등에게 별지 선정자별 청구금액 내역서의 청구금액란에 기재된 각 돈과 이에 대하여 노무공급이 종료된 때로부터 14일이 경과된 2017. 10. 15.부터 다 갚을 때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 청구는 모두 정당하므로 인용한다.

판사 김성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