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 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운영하던 C 주식회사(이하 'C'이라 한다)는 모든 근로자의 근태 현황을 회사 내 전산 프로그램인 '그룹웨어'와 '오라클 ERP' 전산 프로그램(이하 위 두 프로그램을 '이 사건 전산 프로그램'이라 한다)으로 전산상 관리 ·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퇴직 근로자들이 업무상 사용하던 노트북을 반출하여 자료를 삭제하고, 이 사건 전산 프로그램의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등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전산 프로그램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에 피고인으로서는 퇴직 근로자들의 정확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확인할 수 없어 이 사건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퇴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을 지연하여 지급한 것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고, 고의로 지급을 지연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피고인과 변호인은 항소이유서와 변론요지서 등에서 양형부당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항소장에 '형량이 과다하여 판결에 불복'이라는 표현이 있으므로, 이를 양형부당 주장으로 선해하여 살펴본다).
판단
법리오해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2. 판단" 항목에서 피고인의 주장과 그에 대한 판단을 자세히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당심 증인들의 법정진술 등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C은 2016. 6. 28. 회생절차 폐지결정이 내려졌다. 이에 피고인은 같은 달 29. 이를 직원들에게 알리고, 더는 사업장을 운영할 수 없음을 이유로 같은 달 30.자로 퇴직을 통보하였다.
피고인은 직원들에게 퇴직을 통보할 무렵인 2016. 6. 29.경이나 직원들의 퇴직일인 같은 달 30.경에는 이 사건 전산 프로그램에 접근이 가능하였을 것이고, 적어도 위 무렵에는 퇴직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확인하고, 이 사건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을 산정하여 이를 지급할 준비를 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퇴직 근로자들의 퇴직일인 2016. 6. 30.로부터 14일 이내에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런데 설령 피고인이 퇴직 근로자들이 반출한 노트북을 반환받은 날은 2016. 7. 15.로 이미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뒤이고, 그 후에 P 등을 통하여 노트북을 복구하거나 이 사건 전산 프로그램에 접속하기 위해 노력하였음에도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14일 이내에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양형부당 여부
피고인이 기한 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이 사건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의 합계가 약 3,500만 원에 이르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뒤늦게나마 퇴직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이를 반영한 퇴직금을 전액 지급한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은 없는 점이 인정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