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7. 1. 선고 2019가합209653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6. 11. 7.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129,751,200원과 이에 대하여 2020. 12. 4.부터 갚는 날까지 연 12%로 계산한 돈을, 나. 2020. 12.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3,120,000원으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제2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6. 11. 7.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C 어린이집(이하 ’이 사건 어린이집‘이라 한다)을 설립하여 영·유아보육시설 설치·운영 사업 등을 영위하는 사회복지법인이며, 원고는 2014. 3. 1.부터 이 사건 어린이집의 원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2016. 11. 3.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인사위원회 출석통지서를 교부하였다.

다.

피고는 2016. 11. 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권고사직을 의결하였는데, 인사위원회 의사록에 의한 인사위원회의 의견요지는 아래와 같다.

라.

원고는 2016. 11. 7. 피고에게 ’상기 본인의 회사의 경영상의 이유로 인해 사직을 권유받아 사직서를 제출하오니 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권고사직서를 제출하였다(이하 ’이 사건 권고사직‘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 을 제1, 14, 1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 이하 같다), 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권고사직은 실질적인 해고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고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해고무효의 확인과 더불어 피고에 대하여 무효인 해고로 인한 미지급 임금 상당액과 위자료의 지급을 청구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권고사직은 원고의 자발적 의사에 따른 것으로 해고라고 볼 수 없으며 설사 해고라고 보더라도 징계절차를 준수하였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해고 무효 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권고사직의 실질적인 해고 여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들, ① 인사위원회 개최에 관한 출석통지서의 작성 일자는 인사위원회 개최일의 전날인 2016. 11. 3.로 기재되어 있었던 점, ② 피고 사무국장이던 D은 2016. 11. 4. 20:02경 원고에게 ’권고사직으로 마무리하였다‘는 인사위원회 회의 결과를 문자로 통보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죄송한데요. 우리 거사(배우자)가 여태까지 녹취록과 권고사직서 들고 내일 큰스님(피고의 실제 운영자) 찾아뵙겠답니다. 저도 어쩔 수 없어요. 그리고 국장님이 저한테 큰스님 특명으로 인사위원회를 열라는 것도 확인차 가야겠답니다. 감정상하기 싫지만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니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우리 거사가 화나서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고의 권고사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자신에게는 권고사직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던 점, ③ 원고는 2016. 11. 7. 오전에 권고사직서를 제출하였던 점, ④ 인사위원회 개최 통보부터 권고사직서 제출까지 걸린 시간이 4일에 불과하여 당시 원고가 사직에 관한 진의를 형성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했던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이 권고사직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뒤 사직서 제출 전까지 만 2일 남짓한 시간 동안 원고가 사직에 관한 진의를 형성할 만한 이유에 관하여 별다른 주장·입증도 없는 점, ⑤ 원고로서는 피고로부터 ’권고사직‘ 외에 ’절차에 따른 해고‘라는 다른 선택지를 제시받지도 못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 사건 권고사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이에 따라 이하에서는 이 사건 권고사직을 ‘이 사건 해고’라 한다).

2)

이 사건 해고의 효력 여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정당한 이유라 함은 사회통념상 근로계약을 존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하며(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49192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은 사용자가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 8. 14. 선고 91다29811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어린이집 취업규칙 제59조에 의하더라도 종사원을 해고 하는 경우에는 서면으로 그 사유 및 날짜를 기재하여 통지하고, 해고를 통지하는 경우 해고일로부터 적어도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거나,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본다. 우선 절차적으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개최 결과 권고사직을 결정한 것에 불과하고 달리 피고가 이 사건 해고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거나 원고로 하여금 해고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절차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 아울러 실체적으로, 증인 D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 이후에 이 사건 어린이집에 대한 회계점검이 이루어졌다는 것이어서 시간선후의 관계상 이 사건 해고 당시에 회계 문제가 있었는지 불명확하며, 을 제13, 1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원고에게 ‘회계 서류작성의 미흡, 재무회계 규칙에 맞지 않는 불명확한 지출 발견,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며 시설운영에 피해를 주는 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당사자 사이에 이 사건 해고의 실질적 징계사유로 주장되는 이 사건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 사건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3)

소결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부존재하고 해고의 절차적 적법성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도 있다.

다.

임금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 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한편,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기간 중에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은 이익인 이른바 중간수입은 민법 제538조 제2항에서 말하는 채무를 면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해고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함에 있어 이를 임금액에서 공제할 수 있지만,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 정하고 있는 휴업수당(평균임금의 70% 이상)의 한도에서는 이를 공제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고, 그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금액의 범위 내에서만 공제하여야 한다(대법원 1991. 6. 28. 선고 90다카25277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무효인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가 자발적 의사에 따라 회사를 그만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살피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의 급여액이 월 3,120,000원인 사실, 원고가 2017. 1. 2.부터 2019. 2. 28.까지 다른 곳에서 일을 하여 별지 공제내역 중간수입란 기재와 같이 수입을 얻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① 별지 공제내역 기재와 같이 원고의 근로기간 종료일 다음날인 2016. 11. 8.부터 2020. 11. 30.까지 월 3,120,000원씩의 급여 상당액 총 154,336,000원에서 원고가 2017. 1. 2.부터 2019. 2. 28.까지 다른 직장에 종사하여 얻었던 중간수입 중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총 24,584,800원을 공제한 잔액인 129,751,200원과 이에 대하여 각 해당 월분 임금지급일 다음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20. 12. 4.부터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지연손해금률 이내로서 원고가 구하는 연 12%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② 2020. 12. 1.부터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3,12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위자료 청구에 대한 판단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에 의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이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가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2. 5. 26. 선고 91다38334 판결).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해고로 인하여 원고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하였으므로 이를 금전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며 미지급 임금 외에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기간의 임금지급 청구권이 인정되는 이상 달리 그것으로도 회복되지 않는 정신적 손해가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다거나 이와 같은 사정을 피고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욱도(재판장) 박지원 김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