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2. 12. 선고 2019나30075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노인요양병원을 운영하는 의료재단이고,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노인요양병원(이하 '요양병원'이라 한다)에 관리이사로 근무하던 자이다.

나.

원고는 2012. 2. 15.부터 요양병원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협박행위 등을 이유로 2015. 8. 7. 피고로부터 직위해제 및 감봉 50%의 처분을 받았고, 같은 달 25. 징계해고를 당하였다.

다.

이에 원고가 2015. 11. 5.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상대로 부당직위해제 및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피고가 2015. 12. 7. 위 직위해제 및 해고 처분을 모두 취소하고 원고를 복직시키자, 원고는 위 부당직위해제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라.

피고는 2015. 12. 1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업무소홀 및 원고가 병원 내부비밀을 외부에 유출함으로써 47억 원의 과징금을 내도록 하겠다고 병원 측을 협박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해고를 결의하였고, 2015. 12. 15. 원고를 재차 해고하였다.

마.

원고는 2015. 12. 15.자 해고처분에 대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을 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징계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다'는 이유로 '1.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판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 원고를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을 받았다.

바.

원고는 2016. 5. 31. 권고사직을 사유로 요양병원을 사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위 징계해고 통고일의 다음날인 2015. 8. 26.부터 원고가 사직한 2016. 5. 31.까지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판정이 내려진 이후 2016. 5. 31.경 원고와 사이에 미지급 임금 등에 관하여 합의를 하였고, 합의에 따라 임금 등을 전부 지급하여 원고에게 지급할 채무가 남아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원·피고 사이의 합의

가)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6. 5. 31. 사직하면서 같은 날 피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갑'은 피고, '을'은 원고를 지칭함)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

나)

먼저 원고는, 피고 측이 원고의 동의 없이 위 수기로 기재된 '현재 A씨의 급여 등에 압류 및 전부명령이 들어온 바 실입금의 지급은 그 압류 등이 해제되는 시점으로 한다'는 사항을 추가로 기재하여 을 제1호증(합의서)을 변조하였고, 위 변조사실(피고가 2,000만 원을 즉시 지급하기로 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함)을 사유로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하고, 위 해제 의사표시가 담긴 준비서면이 피고에게 송달됨으로써 이 사건 합의는 해제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합의서가 변조되었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9호증의 기재 및 당심증인 F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서에 서명한 이후에 위 추가문구가 기재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1호증의 기재, 당심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F은 원고의 부탁을 받아 이 사건 합의를 중재하게 된 점, 원고가 피고의 이사장인 G를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로 형사고소한 사건에서 원고는 위 추가문구를 기재한 F에 대하여는 H(G 배우자로 병원의 실운영자)이 시켜서 한 것이기 때문에 책임을 묻고 싶지 않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F은 위 형사사건에서 '원고가 합의서에 서명할 당시에는 위 추가 기입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 후 H이 노무사와 의논을 했는지 왜 압류 건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냐고 하여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압류 및 전부명령이 있는 게 맞는지 물어봤더니 어차피 재판은 이길 것이기 때문에 압류가 해제된 뒤 지급해도 된다고 하며 우선 급하니 일부라고 좀 지급을 해주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여 그대로 I에게 전달한 뒤 추가기입을 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이 법원에서도 원고의 동의를 얻어서 위와 같이 추가 기입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의 동의를 받아 위 추가문구가 기재된 것으로 인정된다.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변조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변조주장과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해제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다음으로 원고는, 이 사건의 합의 중 피고의 원고에 대한 차용금 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과 상계하는 부분이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근로기준법 제43조), 임금 및 퇴직금의 1/2에 관한 압류금지채권의 규정(민사집행법 제246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임금전액지급 원칙은 사용자의 일방적인 임금 공제 등을 막고 근로자의 최저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공제나 상계까지 금지하는 규정은 아니다.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가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시점에 F을 통하여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등에 대한 합의의사를 전달해 온 점, 이 사건 합의에서 산정된 6,800만 원은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는 임금 및 퇴직금 합계 53,200,932원과 비교하여 원고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 이 사건 합의가 체결된 경위 및 그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하여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합의는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합의의 이행

피고가 원고에게 6,800만 원(= 임금 4,000만 원 + 퇴직금 2,200만 원 + 퇴직위로금 600만 원)에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대여금 채권 48,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정산금 2,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되, 원고의 급여 등에 압류 및 전부명령이 해제되는 시점에 이를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을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의 채권자인 C가 2013. 4. 30. 원고의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에 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발령받아 위 압류 및 추심명령이 2013. 6. 28.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② C는 피고를 상대로 추심금 청구의 소(대구지방법원 2014가단127384호)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6. 8. 23. '피고는 C에게 2016. 9. 30.까지 2,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위 화해권고결정 결정이유에 의하면, C가 원고에 대하여 37,500,000원의 약정금 채권에 의한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그 지급명령이 확정된 사실, 위 C가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15. 7. 1.부터 2016. 1.까지의 압류가능한 월급여 17,500,000원과 퇴직금의 1/2인 9,583,333원의 각 채권을 추심할 수 있는 사실에 기초한 것임), 위 화해권고결정이 그대로 확정된 점, ③ 위 확정된 화해권고결정에 따라 C가 2016. 11. 14. 피고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요양급여비 채권 20,048,315원을 추심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임금 등 채권에 대한 압류가 해제되지 아니하였고, C가 원고에 대한 채권에 기하여 추심권을 행사하여 이를 변제받았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2,000만 원의 지급채권은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미복(재판장) 이준규 정인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