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1. 15. 선고 2019나301850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1,477,848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3/10은 원고가, 나머지 7/10은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이 운영하는 'D'에 고용되어 근무하였으나, 피고들은 원고가 근무한 2013. 6.부터 2015. 6.까지의 임금 27,174,180원과 퇴직금 2,401,609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체불임금, 퇴직금 합계 29,575,789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들 공장에서 직원으로 정식급여를 받기로 하고 근무한 것이 아니라 일과 기술을 배우기로 하고 피고들은 생활비 명목의 금원만 지급하기로 한 것이므로 원고의 청구는 부당하다. 원고가 실제 근무한 기간은 2013. 10.경부터 2014. 10.경까지이다. 또한 원고가 청구한 임금 중 이 사건 소 제기일(2018. 2. 23.)로부터 3년(2015. 2. 24.) 이전의 기간에 대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49조에 따른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1)

피고 B은 원고의 외삼촌이다. 피고 B은 배우자인 피고 C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D(변경 전 상호 : E)'라는 상호로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하였다.

2)

원고는 위 D에 고용되어 근무하였는데, 2013. 6. 1.부터 2015. 8. 30.까지 위 업체의 건강보험직장가입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3)

한편, 원고는 F(원고의 외삼촌이자 피고 B의 동생이다)이 지인과 함께 운영하는 'G'으로부터 2013. 6. 10. 150만 원, 2013. 7. 10. 150만 원, 2013. 8. 12. 150만 원, 2013. 9. 10. 95만 원의 급여를 수령하였다.

4)

원고는 2017. 3. 10.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에 위 D에 근무하는 기간 동안의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하였다며 피고들을 진정하였다.

5)

피고 B은 2017. 3. 21. 위 포항지청에서 피진정인으로 조사받으면서, '원고가 2013. 9. 1.부터 2015. 6. 30.까지 근무하였는데 임금과 퇴직금은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6)

원고는 2017. 3. 31. 피고들과의 합의를 이유로 위 진정을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근무기간 및 그에 대한 임금, 퇴직금 금액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들은 원고가 2013. 9.까지는 다른 회사에 근무하면서 급여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원고는 G으로부터 2013. 9. 10.까지 급여를 수령한 점(이는 2013. 8.분까지의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 B은 노동청에서 '원고가 2013. 9. 1.부터 2015. 6. 30.까지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고도 근무기간 종료일을 2015. 6. 30.까지라고 진술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위 D에서 근무한 기간은 2013. 9. 1.부터 2015. 6. 30.까지라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위 기간 동안의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 살펴보면,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임금 등 근로조건을 명시한 자료가 없으므로 최저임금법 소정의 각 년도 최저임금에 따라 계산하여야 한다. 즉 2013. 9.부터 2013. 12.까지는 월 1,015,740원, 2014년도는 월 1,088,890원, 2015. 1.부터 2015. 6.까지는 월 1,166,220원에 따라 계산하면, 원고의 근무기간에 대한 미지급임금은 24,126,960원{= (1,015,740원 × 4) + (1,088,890원 × 12) + (1,166,220원 × 6)}이고, 퇴직금은 2,110,888원{= (1,166,220원 × 3 ÷ 91) × 30 × (1 + 303/365)}이다.

2)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하는바(근로기준법 제49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18. 2. 23.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2015. 2. 24. 이전에 발생한 임금채권(2015. 1.까지의 임금)은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들이 원고가 근무한 2015. 6.경까지는 밀린 임금의 지급을 약속하였고, 2017. 3.경 노동청에서 원고에 대한 미지급임금을 지급하겠다며 채무승인의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소멸시효가 중단되었으며, 피고들의 채무승인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의 소멸시효항변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의 채무승인은 시효이익을 받는 당사자인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채권을 상실하게 될 자 또는 그 대리인에 대하여 상대방의 권리 또는 자신의 채무가 있음을 알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64793 판결 참조). 한편 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려면 시효이익을 받는 채무자가 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법적인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효과의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시효완성 후 소멸시효 중단사유에 해당하는 채무의 승인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곧바로 소멸시효 이익의 포기라는 의사표시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시효이익 포기의 의사표시가 존재하는지의 판단은 표시된 행위 내지 의사표시의 내용과 동기 및 경위, 당사자가 의사표시 등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과 진정한 의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사회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맞도록 논리와 경험의 법칙, 그리고 사회일반의 상식에 따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1다21556 판결 참조).

살피건대, 피고들이 원고가 근무하는 기간 동안에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여 채무승인을 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한편, 앞서 본 인정사실과 증거들에 의하면, 원고가 2017. 3. 10.경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며 피고들을 진정하였고, 피고 B은 2017. 3. 21. 피진정인으로 조사받으면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은 인정하고, 친척관계인 만큼 잘 풀어보도록 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그 후 원고는 2017. 3. 31. 피고들과의 합의를 이유로 진정을 취하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 B이 위 진정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원고의 임금채권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 그 후 원고가 피고들과의 합의를 이유로 진정을 취하함으로써 피고들이 형사처벌을 면하게 된 만큼, 이는 시효중단 사유로서 채무승인에 해당하고, 더 나아가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이미 시효기간이 도과한 임금채무에 대한 시효이익도 포기하였다고 볼 수 있다(나아가 피고들이 원고에 대한 임금채권을 시인하고 원고가 진정을 취하함으로써 형사처벌을 면하고도 이 사건에서 다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결국 원고의 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다.

3)

피고들이 기 지급한 금원의 공제

갑 6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들은 원고의 계좌로 2013. 12. 31. 30만 원, 2014. 1. 30. 50만 원, 2014. 2. 17. 60만 원, 2014. 2. 18. 50만 원, 2014. 3. 8. 20만 원, 2014. 5. 15. 11만 원, 2014. 6. 6. 30만 원, 2014. 7. 15. 30만 원, 2014. 7. 26. 5만 원, 2014. 11. 10. 250만 원 등 합계 536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금원 중 피고들 업체 경비부족으로 현금서비스를 사용한 것을 결제해 준 것이라고 피고들이 자인하는 60만 원(2014. 11. 10.자 250만 원 중 일부)을 제외한 나머지 476만 원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들이 원고에게 임금을 대신하여 지급한 것으로 위 미지급 임금에서 공제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013. 9.부터 2015. 6.까지 미지급임금 24,126,960원과 퇴직금 2,110,888원의 합계 26,237,848원에서 기 지급된 4,760,000원을 뺀 21,477,84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5. 7.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김대규(재판장) 정지영 예혁준

각주1)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도 노동청 작성의 체불 임금 등 사업주확인서(갑 1호증)을 근거로 2013. 6.부터 2015. 6.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하였다.

각주2) 원고는 피고들이 노동청에서 임금채무를 승인하여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주장하는바, 위 주장에는 원고가 노동청에 진정할 당시 이미 3년의 시효기간이 도과한 임금채무에 대한 시효이익의 포기 의사표시도 있었다는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