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이 사건 본소 및 반소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3. 1. 16.부터 근무하다가 2018. 3. 31. 퇴직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5. 1. 2. 작성된 연봉근로계약서에는 "연봉 36,000,000원, 퇴직금 등 포함된 것으로 한다. 세금은 C 지불하는 조건임"이라는 내용이 자필로 기재되어 있고, 2016년도와 2017년도의 각 연봉계약서에도 "퇴직금 포함된 것으로 하되 단세금은 C 지불하는 조건임"이라는 내용이 자필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를 고소하였고, 피고는 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되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으로부터 2018. 8. 14.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2018고약4532)을 발령받았으나, 피고가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위 법원 2018고정535).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1, 2호증, 을 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퇴직일부터 14일이 지난 지금까지 원고에게 퇴직금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4,659,178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균등하게 분배하여 월급과 같이 매월 지불하여 달라고 제의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요청을 수락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퇴직금 상당액 14,746,131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피고가 원고의 4대 보험료 중 원고가 부담할 금액을 피고가 대납하여 원고는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보험료 상당액 14,634,063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의 본소 청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금 14,659,178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요청에 의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법령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함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의 반소 청구
피고의 퇴직금 상당액 반환청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하고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보험료 등 대납액 반환청구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5년도부터 2017년도 사이에 작성된 연봉근로계약서에 "퇴직금 등 포함된 것으로 한다. 세금은 C 지불하는 조건임" 또는 "퇴직금 포함된 것으로 하되 단 세금은 C 지불하는 조건임"이라는 내용이 자필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청구하는 모든 기간 동안의 퇴직금 분할 약정과 보험료 등 대납에 관한 약정(위 연봉계약서상의 '세금'이 보험료 등을 의미하는 것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다툼이 없다)이 존재하고, 위 각 약정 사이에 대가적인 관계가 성립하며,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로 되는 경우에 보험료 등 대납에 관한 약정이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또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가 됨으로써 피고가 원고에게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 보험료 등 대납에 관한 약정의 효력도 상실되어 피고가 대납한 보험료 등을 원고가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고 본다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한 근로자로서는 퇴직금 청구를 할 수 없게 되므로 퇴직금 분할 약정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결과로 되어 사용자에 대하여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제도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게 된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5다34469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라도 그로 인해 보험료 등 대납에 관한 약정까지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원고를 위하여 대납한 보험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된다면 이 부분의 근로계약은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근로계약 체결 당시 궁박, 경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피고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14,659,17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8. 4.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본소청구 및 반소청구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지영(재판장) 예혁준 김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