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5. 11. 선고 2020가단10548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48,231,120원, 원고 B에게 46,353,930원, 원고 C에게 42,529,2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0. 3. 3.부터 2021. 5. 1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의 직원명예퇴직규정과 직원급여규정

1)

피고가 2009. 12. 29.부터 시행한 종전 직원명예퇴직규정(이하 ‘종전 명예퇴직규정’이라 함)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조항은 다음과 같다.

2)

피고가 2017. 5. 25.부터 시행한 변경된 직원명예퇴직규정(이하 ‘변경된 명예퇴직규정’이라 함)은 다음과 같다.

3)

피고가 2006. 1. 1.부터 시행한 피고의 직원급여규정 제13조 제2항은 “40호봉 이상이 되면 정기승급을 실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들의 입사 및 퇴직

원고 B은 E생으로 1984. 11. 5. 피고 조합에 입사하여 2015. 12. 1. 40호봉으로 승급하였고, 원고 A는 F생으로 1986. 7. 19. 피고 조합에 입사하여 2013. 6. 1. 40호봉으로 승급하였으며, 원고 C은 G생으로 1995. 12. 11. 피고 조합에 입사하여 2019. 9. 1. 38호봉으로 승급한 이후 호봉승급 없이 각 정년을 2년 앞두고 2019. 12. 31. 의원해직(명예퇴직)되었다.

다.

원고들은 피고의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제5조 제2항에 따라 퇴직 당시 월 평균임금에 6개월을 곱하여 계산한 명예퇴직수당을 수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1)

피고의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제5조 제2항 “특별퇴직금은 해당직원의 퇴직 당시 월 평균임금에 6개월을 곱하여 계산한 금액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조항’이라 함)은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어서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의 종전 명예퇴직규정에 따라 최소 월 평균임금의 13개월치에 해당하는 명예퇴직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즉, 2016. 8. 26. 직원명예퇴직규정을 개정함에 있어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을 통해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하에 직원명예퇴직규정이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2)

피고의 직원급여규정 제13조 제2항 “40호봉 이상이 되면 정기승급을 실시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정기승급 제한 조항’이라 함)은 근로자들의 동의 없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이어서 효력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제한이 없던 피고의 종전 직원급여규정에 따라 원고 A, 원고 B에게 근속기간 1년마다 승급한 호봉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

3)

피고는 원고들에게 적용이 되지 않는 임금피크제운영규정을 이유로 명예퇴직을 끊임없이 강요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에게 이러한 규정이 적용될 것이라 기망하였는바, 이는 원고들의 근로계약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권 및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에 관한 동의권 나아가 임금 등의 권리를 침해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의 권리 침해로 인한 손해로 각 1,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의 이 사건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조항은 피고의 근로자들의 정년이 2년 연장되면서 명예퇴직대상연령 연장에 따라 변경된 것으로 전체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2)

피고의 이 사건 정기승급 제한 조항은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행하였다. 당시 청년실업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줄이는 대신 신규채용을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시기이었으므로, 직원급여규정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

3)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을 강요하지 않았다. 특히 원고 A는 퇴직 당시 상무로 재직하고 있어 피고의 취업규칙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퇴직을 강요하거나 기망할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다만 근로기준법 제95조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특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동의를 얻어야 하는 제약을 받는바,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필요한 근로자의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임을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다4516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취업규칙에 규정된 근로조건의 내용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회의 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참조).

3)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 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나.

이 사건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조항의 효력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에게 노동조합 자체가 없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5-1 내지 3, 을 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조항의 작성에 관하여 피고 조합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과반수 동의(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임을 요하고,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을 3, 을 9, 을 10-1 내지 4, 을 11의 각 기재와 증인 H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사용자인 피고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원고들 및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에 의하여 이 사건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조항이 작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변경된 명예퇴직규정 조항이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이 이유 있고, 종전 명예퇴직규정에 따라서 원고들의 명예퇴직금을 계산하면, 피고가 추가로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은 별지 ‘원고들의 미지급 명예퇴직금 내역’ 기재와 같이 원고 A는 48,231,120원{6,890,160원×(13개월-6개월)}, 원고 B은 46,353,930원{6,621,990원 ×(13개월-6개월)}, 원고 C은 42,529,200원{6,075,600원×(13개월-6개월)}이 된다.

다.

이 사건 정기승급 제한 조항의 효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13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정기승급 제한 조항은 2006. 1. 1. 직원급여규정을 개정하여 시행한 것임을 알 수 있고, 을 14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보면, I단체에서 2004. 11. 2. 각 J조합에 ‘직원급여규정(모범안) 개정 통보’를 하면서 연공에 의한 급여상승 완화를 위해 조합의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임금피크제적 요소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방안 1: ()호봉 이상이 되면 호봉승급을 실시하지 않음’과 ‘방안 2: ()호봉 이상이 되면 호봉 간 간격을 완만하게 체감’ 등을 예시하며 호봉승급제한을 권고함에 따른 것인 사실, 당시 피고 조합은 청년실업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줄이는 대신 청년근로자의 신규채용을 유도하자는 취지에서 ‘일자리 나누기’와 ‘임금피크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시기였으므로, I단체의 권고를 수용하여 2005. 9. 22. 개최된 피고 조합의 제12차 이사회에서 제2호 안건으로 승인 및 의결하여 2006. 1. 1.부터 시행하게 되었던 것이고, 개정 이후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위 규정과 관련하여 이 사건 외에는 직원들로부터 아무런 이의가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 조합은 2006. 1. 1. 직원급여규정을 개정한 이래 무려 15년이 경과하는 바람에 현재 이에 대한 근로자 동의서 등 관련 자료를 보관하고 있지 않으나, 설령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직원급여규정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이에 반하는 원고들의 청구 부분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명예퇴직 강요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들에게 적용이 되지 않는 임금피크제운영규정을 들어 명예퇴직을 끊임없이 강요하였다거나 원고들에게 이러한 규정이 적용될 것이라고 기망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에 반하는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피고는 미지급 명예퇴직금으로 원고 A에게 48,231,120원, 원고 B에게 46,353,930원, 원고 C에게 42,529,2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소장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분명한 2020. 3. 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5. 1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