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86,430,107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7 .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07. 11. 12.부터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 운영의 C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에서 한방 진료과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 7. 15. 퇴직하였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위 근로기간 중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7,772,463원과 퇴직금 78,657,644원 총 86,430,107원(이하 통틀어 ‘이 사건 퇴직금 등’이라 한다)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당사자들은 구체적인 금액에 대하여는 명시적으로 다투고 있지 않다).
피고의 대표자인 D는 2020. 6. 22.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위 나.항 기재 사실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약식명령(대구지방법원 2020고약6288호)을 발령받았다. 이에 대해 D는 대구지방법원 2020고정1127호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으로부터 2021. 3. 4. 벌금 2,000,000원을 선고받았고, D가 이에 불복하여 현재 항소심(대구지방법원 2021노994호)이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86,430,107원(= 퇴직금 78,657,644원 +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 7,772,46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9. 7.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는 매월 급여와 함께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퇴직금 분할약정을 하였고, 피고는 이에 따라 원고의 근무기간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총 63,239,572원을 지급하였다. 피고가 지급한 위 금원이 퇴직금의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 금원은 원고의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퇴직금 등 중 1/2을 초과하는 금액과 상계한다.
관련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법리에 위 기초사실과 을 제1, 6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에 의하면, 퇴직금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퇴직금을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원고의 서면요구에 따라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을 뿐이다. 즉, 피고의 주장과 같이 매월 급여와 함께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다고 볼 만한 별도의 서면이 작성되지는 않았다.
또한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7조 나.에 따라 서면으로 중간 정산을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 또한 전혀 없다.
피고가 제출한 급여대장(을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급여대장’이라 한다)에 의하면, 매월 지급내역에 ‘선불퇴직금’란이 마련되어 있고, 매월 일정 금액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급여대장은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이 병원 컴퓨터의 엑셀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작성한 내부 문서로서 통상 세금신고 등을 위해 세무사사무실과 고용노동청 등에만 제출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고를 비롯한 일반 피고용인들에게 상시 열람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퇴직금 분할 약정은 병원과 고용 의사 사이에는 매월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관행을 인정할 자료가 없고, 가사 그런 관행이 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하면 그와 같은 관행만으로 별도의 명시적인 서면합의도 없이 퇴직금 분할 약정에 관한 위 법리가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사안의 경우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조차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의 변제공탁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이 조정절차로 회부되었을 당시 강제조정결정에 따라 2020. 9. 23. 원고를 피공탁자로 하여 32,000,000원을 변제공탁하였으므로, 위 32,000,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금액은 이 사건 퇴직금 등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판단
채무의 일부변제공탁은 그 채무를 변제함에 있어서 일부의 제공이 유효한 제공이라고 시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자가 이를 수락하지 아니하는 한 유효한 변제공탁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7. 28. 선고 91다1338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은 조정으로 대구지방법원 2020머307691, 같은 법원 2020머307707로 조정 회부되어 피고가 원고에게 32,000,000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강제조정결정이 있었던 사실, 피고가 2020. 9. 23. 32,000,000원을 피공탁자를 원고로, 공탁원인을 강제조정결정(대구지방법원 2020머307691호)으로 하여 공탁한 사실, 원고는 위 강제조정결정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강제조정결정이 확정되지 않은 이상 피고의 위 공탁은 채무 전부에 대한 공탁이라고 볼 수 없고, 또한 원고가 이를 수락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위와 같이 변제공탁을 하였다고 하여 피고의 채무가 일부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위 2. 나. 1)항 기재와 같이 원고에게 근무기간동안 퇴직금 명목으로 총 63,239,572원을 지급하였고, 위 금원은 원고의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퇴직금 등 중 1/2을 초과하는 금액과 상계할 수 있다. 또한 피고는 반소로서 원고에게 위와 같이 상계하고 남은 원금 15,994,353원 및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에 대한 민법이 정한 연 5%로 계산한 이자 16,257,471원의 합계 32,251,824원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본소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광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