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9. 8. 선고 2021나302993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망 B은 한국철도공사(이하 '소외 공사'라고 함) 경북본부 C장비운영사업소에 소속된 근로자이다. B은 2017. 2. 10. 07:35경 소외 공사의 근로자 D이 운전하는 소외공사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봉고 차량(이하 '사고차량'이라 함)에 탑승하여 영천시 소재 E역 구내에서 작업을 마치고 사고차량을 소외 공사에 반납하기 위하여 이동하였다. 경북 의성군 청로길 175 앞 28번 국도에서 운전자 D의 졸음운전으로 사고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으로 도로를 이탈하여 전신주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B은 현장에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함).

나.

피고는 소외 공사와 사이에 사고차량의 소유 및 운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기로 하는 자동차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그 자동차보험계약의 대인배상 I은 보상한도가 150,000,000원이고, 대인배상Ⅱ는 대인배상I 에서 보상하는 손해를 초과하는 손해를 무한까지 보상하되,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에는 대인배상Ⅱ에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2. 배상책임이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함)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죽거나 다친 경우에는 대인배상Ⅱ에서 보상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입은 손해가 같은 법에 의한 보상범위를 넘어서는 경우 그 초과손해를 보상합니다."라는 조항(약관 제8조 제2항, 이하 '이 사건 면책조항'이라 함)을 두었다.

다.

피고는 2017. 4. 24. B의 사망과 관련하여 그 유족들과 합의하고 손해배상금으로 180,000,000원을 지급하였다. 그 합의서(갑 제12호증)에는 "산재와는 별도로 산재를 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금[민사 위자료, 일실수입(망인 자녀들의 상속지분)] 일체를 수령하고 그와 관련한 모든 청구를 포기한다."고 기재하였다.

라.

B이 소외 공사 소속 근로자로서 업무수행 중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사망하였으므로, 원고는 B의 사망을 산재보험법 제5조에 의한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2017. 4. 28. B의 배우자인 소외 F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라 유족급여 일시금 상당액 202,356,219원, 장의비 14,531,690원 합계 216,887,909원을 지급하였다(다만, F는 원고로부터 매달 유족보상연금을 지급받고 있는데, 이를 유족보상일시금으로 계산하면 202,356,219원이 된다).

라.

B의 상속인으로 처 F와 자녀 H, I, G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사고차량의 보험자로서 B과 그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그리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1)

망인의 일실수입

·인적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소득 및 가동기간 : 망인은 소외 공사의 상용직 근로자로서 사고일부터 정년인 60세가 되는 날까지는 월 4,669,740원(평균임금 155,658원× 30일)의 급여를 얻을 수 있었고, 그 다음 날부터 65세가 되는 날까지는 도시보통인부의 일용노임(월 가동일수 22일) 상당액을 얻을 수 있었다.

·생계비 : 수입의 1/3

2)

장례비 : 5,000,000원(망인이 처 F가 지출한 것으로 인정함)

3)

책임의 제한 : 망인의 책임 비율 20%(망인은 안전띠를 착용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음)

4)

위자료 : 96,000,000원(피고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위자료 액수에 따름. 망인 48,000,000원, F 24,000,000원, G, H, I 각 8,000,000원)

5)

상속관계 : 망인의 일실수입과 위자료를 F 3/9 지분(일실수입 106,655,968원, 위자료 16,000,000원), G, H, I 각 2/9 지분(각 일실수입 71,103,979원, 위자료 10,666,666원) 상속

6)

상속 후의 손해배상채권액 : F 150,655,968원, G, H, I 각 89,770,645원 합계 419,967,903원

7)

산재보험급여를 공제할 경우의 손해배상채권액

피고는 원고가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하기 전에 망인의 유족들에게 합의금을 지급하였는데, 합의금 지급 전에 부담하던 위 6)항의 손해액 419,967,903원에서 원고가 지급하게 될 산재보험급여를 공제하였을 경우, 즉 장의비 급여를 그 수급권자인 F의 장례비 손해 범위 내에서, 유족급여를 그 수급권자인 F의 망인 일실수입 상속액 범위 내에서 각 공제할 경우, F의 손해배상채권은 위자료 40,000,000원이 남게 되고, 유족들의 전체 손해배상채권(위자료 + 망인 자녀들의 망인 일실수입 상속액)은 합계 309,311,935원이 남게 될 상황이었다.

3.

원고의 구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한 범위 내에서 망인과 유족들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 피고와 망인의 유족들은 합의금의 성격을 '산재와는 별도로 산재를 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금'으로 규정하였다. 이는 유족들이 향후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아 원고가 피고에게 대인배상I 보상한도액 150,000,000원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게 될 것을 전제하고 이 사건 면책조항 단서에 따라 산재보상을 초과하는 손해를 대인배상Ⅱ에 의해 배상한 것이다. 만약 피고의 보험금이 대인배상I로 지급되었다고 한다면 산재보험급여와 이중보상이 되어 망인의 유족이 받은 산재보험급여는 부당이득이 성립할 여지가 있어 망인의 유족이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순환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대인배상I 보상한도액에 해당하는 구상금 15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망인은 배상책임이 있는 피보험자의 피용자로서 산재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므로, 자동차보험계약에 의한 피고의 보험금지급책임의 범위는 대인배상I에 의한 책임보험금(보상한도 150,000,000원), 망인 및 그 유족이 입은 손해액이 산재보험법에 의한 재해보상 범위를 초과할 경우 그 초과손해에 대한 대인배상Ⅱ에 의한 보험금이다. 피고는 망인의 유족들과 사이에 산재보험법의 급여대상에 속하지 아니하는 손해, 즉 원고의 대위행사(구상)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위자료(망인 및 유족) 및 망인 자녀들의 망인 일실수입 상속부분에 관하여 180,000,000원에 합의하여 그 합의금을 모두 지급하였는데, 이는 대인배상I(책임보험금) 보상한도 범위 내 손해 150,000,000원과 대인배상Ⅱ에 의한 재해보상 초과손해 30,000,000원에 해당하고, 그 합의금 지급으로 피고의 보험금(손해배상) 채무는 모두 소멸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보험금 채무가 소멸한 후에 수급권자에게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원고는 수급권자의 피고에 대한 대인배상I 보험금 채권을 대위행사할 수 없다.

나.

판단

1)

우선, 원고의 구상권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의 구상권 범위는 원고가 지급한 각 산재보험급여액 내에서 피고가 배상해야 할 손해액 중 보험급여와 동일한 성질의 손해액에 한정되므로, 장의비에 대응하는 F의 장례비 손해 4,000,000원과 유족급여일시금에 대응하는 망인 일실수입 중 수급권자 F의 상속금액 106,655,968원 합계 110,655,968원에 한정된다.

2)

합의서의 "산재와는 별도로 산재를 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금[민사 위자료, 일실수입(망인 자녀들의 상속지분)] 일체를 수령하고 그와 관련한 모든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장은 망인의 유족들이 산재보험급여를 받게 될 것을 전제로 하여 '산재보험급여로 보상되지 아니하는 손해'에 관하여 피고와 합의한다는 취지인데, 이는 '산재를 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금'에 관하여 괄호 안에 '민사 위자료, 일실수입(망인 자녀들의 상속지분)'라고 부연설명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분명하다. 원고가 이 법원에서 제출한 갑 제17호증(이메일)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합의서 문구를 "위자료, 일실수익(망인의 자녀들의 상속지분) 등 산재초과하는 법률상 손해배상금 일체를 수령하고 이건 사고로 인한 모든 청구를 포기한다."로 제안하면서 "위 제안된 문구로 합의를 하면 향후 근로복지공단에서 자동차보험으로 산재초과손해 지급받은 금액 공제 없이 전액을 보상받으 실 수 있습니다(향후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보상금 지급 전 당사에 자동차보험금 지급내역 조회시 당사에서는 산재보상금에서 공제되지 아니하도록 산재손해와는 무관한 산재초과 손해에 대하여만 지급되었음을 통보할 예정입니다)."라고 제안 취지를 설명한 사실, 이에 대하여 망인 유족들의 변호사가 이 사건 합의서의 문구를 제안하여 합의서가 작성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피고가 망인 유족들에게 합의 대상 손해가 산재보험급여 대상이 아닌 위자료와 일실수익(망인의 자녀들의 상속지분) 손해라는 점, 그래서 합의금이 향후 수령할 산재보험급여에서 공제되지 않는다는 점, 또 그렇게 공제되지 않도록 피고가 원고에게 합의금의 성격을 통보하겠다는 점을 설명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산재보험급여에 관하여 대인배상I 보상한도 내에서 구상권을 행사할 것을 전제로' 합의한다거나 '대인배상Ⅱ 중 산재보험급여를 초과하는 손해'에 관하여 합의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근거가 없다. 요컨대, 원고는 산재보험급여(장의비, 유족급여 일시금)를 지급하였고, 피고는 산재보험급여 대상이 아닌 손해(위자료, 망인 자녀들의 망인 일실수입 손해 상속분)에 대하여 합의금을 지급하였다.

3)

그런데 피고의 자동차보험약관 대인배상Ⅱ에서 이 사건 면책조항을 규정한 취지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노사관계에서 발생한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는 노사관계를 규율하는 근로기준법에서 사용자의 각종 보상책임을 규정하는 한편, 이러한 보상책임을 담보하기 위하여 산재보험법으로 산재보험제도를 설정하고 있으므로, 산재보험 대상인 업무상 자동차사고에 의한 피해 근로자의 손해에 대하여도 산재보험에 의하여 전보 받도록 하고, 이처럼 산재보험에 의한 전보가 가능한 범위에서는 제3자에 대한 배상책임을 전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 범위에서 이를 제외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05. 3. 17. 선고 2003다280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해석에 따를 때, 피고가 대인배상Ⅱ에 의하여 배상할 손해 중 산재보험급여로 전보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면책조항에 기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에서 면제되고 원고의 산재보험급여로 전보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5두12091 판결 참조).

4)

만약 원고가 산재보험급여를 먼저 지급하고 피고가 아직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를 가정해 보면, 대인배상Ⅱ의 손해를 전보하게 되는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한 원고가 망인 유족들이 지급받아야 할 대인배상I 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 산재보험급여 상당의 손해는 이 사건 면책조항에 따라 대인배상Ⅱ에 의한 피고의 손해배상에서 제외되어 망인의 유족들이 전보받을 수 없는 것이고, 또 피고는 원고가 대인배상I 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한다는 이유로 유족들에게 대인배상I에 의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게 되어 그만큼 망인 유족들의 손해전보에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구상권 행사는 망인의 유족들에게 명백히 부당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 한편 원고의 주장은 원고는 산재보험급여에 관하여 대인배상I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고 망인의 유족들은 대인배상Ⅱ 손해배상으로 산재보험급여 대상 아닌 손해를 전보받을 수 있다는 취지인데, 그 경우 망인 유족들의 손해전보 공백은 발생하지 아니하지만, 피고는 이 사건 면책조항에 따라 산재보험급여에 대한 구상을 면제받는 이익을 박탈당하게 되어 부당하다.

5)

원고가 지적하는 바, 피고의 보험금이 대인배상I 로 지급되었다고 한다면 산재보험급여와 이중보상이 되어 망인의 유족이 받은 산재보험급여는 부당이득이 성립할 여지가 있어 망인의 유족이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순환소송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문제는 원고가 산재보험급여에 관하여 대인배상I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할 수 있다고 전제하기 때문에 야기되는 것인데,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그런 전제가 타당하지 못하므로 타당한 지적이라고 할 수 없다.

6)

이 사건에서 망인 유족들의 손해배상채권액은 419,967,903원이고, 대인배상I 배상한도액 150,000,000원보다 269,967,903원이 더 많다. 이 초과액 269,967,903원은 F가 산재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110,655,968원과 이를 넘는 159,311,935원으로 구성된다. 유족들이 산재보상을 받는 손해액 110,655,968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이 사건 면책조항에 의하여 유족들에게 보험금 지급의무가 없고, 나머지 159,311,935원은 산재보상을 초과하는 손해로서 피고가 유족들에게 대인배상Ⅱ 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그리하여 피고가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액은 대인배상I 150,000,000원과 대인배상Ⅱ 159,311,935원의 합계 309,311,935원(위자료 + 망인 자녀들의 망인 일실수입 상속액)인데, 이 금액에 대하여 피고가 망인의 유족들과 사이에 180,000,000원으로 합의하고 합의금을 지급하여 채무가 소멸하였다. 원고가 산재보험급여로 전보하는 F의 손해액 110,655,968원에 관하여는 이 사건 면책조항의 적용에 따라 유족들이 피고에게 보험금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 이와 같이 원고가 구상을 위하여 대위행사할 권리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서영애 서범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