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2. 10. 6. 원고에 대하여 한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1. 12. 17. 16:00경 대구 군위군 B에 소재하는 C모텔(이하 '이 사건 모텔'이라 한다) 옥상에서 세탁물을 걷어서 내려오다가 계단에서 쓰러졌고(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우측 부전마비 증상을 보이다 2021. 12. 19.경 뇌경색증(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 진단을 받았다.
이 사건 모텔은 건물 1층에 위치한 C목욕탕과 함께 'C모텔 · C목욕탕'을 사업장으로 하여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고 명의상 대표자는 D이나, 실제 운영은 주로 D의 시부모인 E, F에 의하여 이루어졌다(이하 사업주 D 및 사업경영담당자 내지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한 E, F을 통틀어 '사업주 측'이라 한다).
원고는 2022. 2. 27. 피고에게 이 사건 상병에 관하여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2. 9. 15. '이 사건 상병은 업무 부담으로 인해 발병된 것으로 판단되므로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정하였으나, 피고는 2020. 10. 6. 원고에 대하여, '원고는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된다고 볼 수 없는 점,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상 수혜대상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호증,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종전에 근무하다가 퇴사한 G의 후임 근무자를 필요로 하던 사업주 측이 2018. 4. 1.경 원고와 H를 직접 불러 업무수행 능력 및 그 의사 여부를 확인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근로제공 의사를 밝힘으로써 기존에 G가 하던 프런트 업무는 H가, 청소 및 전반적인 시설관리 업무는 원고가 맡기로 하는 내용으로 구두 근로계약이 체결된 점, 원고와 H는 2013년경부터 여러 모텔에서 '부부팀'으로 함께 일해 온 경력이 있었고, 2018. 4. 1.경 당시의 업무량은 H 혼자서 모텔 업무 전부를 처리할 수 없을 정도였던 점, 월 180만 원 내지 월 200만 원의 급여는 동종업계의 통상적인 직원 한 명의 급여 수준인데 원고 명의 계좌로 사업주 측으로부터 월 320만 원 내지 월 360만 원을 지급받은 것은 위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부부인 원고와 H의 몫으로 받은 것이지 H만의 몫으로 받은 것이 아닌 점, 후두절제술로 인해 발성이 어려운 원고의 특수한 건강상의 이유 및 그러한 원고를 상대로 한 대화가 어려운 사업주 측의 편의에 의해 H를 통해 업무 관련 대화를 한 것인 뿐 원고는 사업주 측으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은 것이 분명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원고와 H는 2012년경 만나 그 무렵부터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2013년경부터 이른바 '부부팀'으로 모텔에서 일하며 함께 숙식을 해결하고 상주하여 왔다.
원고는 후두암 진단을 받아 2016. 4. 27. I병원에서 후두전적출 수술을 받았다. 이후 2016. 5. 23.부터 같은 해 7. 4.까지 방사선 치료는 받았으며, 후두암 진단을 받을 무렵부터 H만 일하고 원고는 수술 및 항암치료 등을 위하여 일하지 않았다.
한편, 원고는 후두를 제거하는 위 수술로 인하여 정상적인 발성기능이 정지되었다. 인공후두기를 사용하여 목소리를 낼 수는 있으나 부자연스러워, 배우자인 H와는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지만 처음 대화하는 사람과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H는 사업주 측과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2017. 7. 30.경부터 이 사건 모텔에서 객실 청소, 침구류 세탁 등의 업무를 하였는데, 1개월 보름 남짓 일하다 2017. 9. 16.경 그만두었으며, 2018. 2. 5.경부터 다시 일하였다. 2017. 7. 30.경 H가 일하기 전부터 G가 프런트 근무, 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G는 사업주 측으로부터 월 180~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고 있었다.
H가 위와 같이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할 시 근로조건 등에 관하여 주로 F과 협의하였는데, 월 180만 원의 급여를 받고 객실 청소, 침구류 세탁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원고와 함께 이 사건 모텔에서 숙식하는 등의 조건이었는데,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 H는 신용불량자이었던 관계로 주로 F이 원고 명의 계좌로 급여를 송금하였고 일부의 경우에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확인증을 작성받기도 하였다.
그런데 G이 2018. 3. 31.경 그만두자(H가 다시 일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2개월 정도 지난 시점이다), 그 이후에는 H가 그때까지 G가 담당하던 프런트 업무를 하였다(기존에 H가 하던 객실 청소 등의 업무를 원고와 H 중 주로 누가 담당하였는지에 관하여는 뒤에서 본다).
2018. 4.경부터 기존 월 180만 원에서 140만 원 증액된 월 320만 원의 급여가 지급되었고, 2019. 5.경부터 월 360만 원으로 증액되었다. 2018. 4. 1.경에도 사업주 측과 H 내지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고, 원고 명의 계좌로의 송금 등 급여 지급방식은 종전과 동일하다.
E, F은 이 사건 모텔에 상주하지 않았고, H가 프런트 업무를 담당한 2018. 4.경 이후 H는 매일 아침 이 사건 모텔 건물 1층에 있는 C목욕탕으로 가 그곳에서 F에게 전날의 매출내역 등을 보고하였다.
2018. 4. 1.경으로부터 3년 9개월여 지난 2021. 12. 17.경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는데, 그 사이 H와 원고 이외에 다른 직원이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한바 없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H, J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산재보험법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 제2호 본문). 따라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한편,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 ·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3, 8, 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원고와 사업주 측의 구두로 체결한 근로계약에 기하여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업주 측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사업주 측은 G이 일을 그만두면서 2018. 4.경부터 원고가 H를 도와 함께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하기로 함에 따라 다른 직원을 채용하지 아니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모텔의 일이 많지 않아 G이 일을 그만둔 이후 H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하기로 하였고, 원고는 단지 배우자인 H에 대한 관계에서 H의 일을 간헐적으로 도와줬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 모텔이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도심, 관광지 등에 위치한 모텔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많지 않아 전체 업무량이 많지 않았을 수는 있다. 그러나 24시간 운영되는 이 사건 모텔에서 여성인 H 혼자 프런트 근무, 객실 청소, 침구류 세탁은 물론, 보일러실 청소 및 기름 주입, 목욕탕 소금탱크 소금 주입 등 시설관리 업무까지 모두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주장과 같이 직원 한 명이 프런트 업무를 하면서도 객실 청소 등 다른 업무를 모두 수행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면, G가 근무하고 있을 당시 굳이 객실 청소 등의 업무를 위해 H를 별도 고용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사업주 측 진술에 의하더라도 G가 먼저 일을 그만두겠다고 하였지, H 한 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충분할 정도의 업무량이어서 G를 해고하였다는 것도 아니다.
원고가 사업자 측과 구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는 2018. 4. 1.경 당시 원고의 건강상태가 일반인에 비해 좋지 않았을 수 있으나, 업무량이 다른 모텔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에서 객실 청소 등의 업무를 수행하지 못할 정도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후두암 진단을 받았으나 2016. 4. 27. 후두전적출 수술을 받았고, 같은 해 7. 4. 방사선 치료가 종료되었다. 이후 후두암이 재발하였다거나 하는 등의 사정도 엿보이지 않아 수술 후 2년여가 지난 때인 2018. 4.경에는 상당 정도 건강이 회복되어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노무에 종사하는 것은 가능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I병원 발급 의사소견서(갑 제10호증)를 보더라도, '2016. 7. 14. 방사선 치료 종료 이후에는 음성기능소실 외 근로능력은 정상이다'라는 것이 담당의 소견이다. 더욱이 암의 경우 수술 후 5년간 재발하지 아니하는 경우 재발률이 낮아 완치된 것으로 평가하기도 하는데, 이 사건 재해 발생 시에는 이미 수술 후 5년이 지난 상황이었다. 오히려 피고 주장과 같이 2018. 4.경부터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한 2021. 12.경까지 무려 3년 9개월여 동안 H가 프런트 근무를 하는 동시에 객실 청소 등의 업무까지 전담하면서 배우자인 원고는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간헐적으로 H를 도왔다는 것이 이례적이다. 원고가 증거로 제출한 소독관리대장(갑 제3호증)을 보면, 4개월여 동안 하루 2차례 객실, 문손잡이, 난간 등에 대한 소독을 실시한 담당자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는데, 위 기간 동안 6일 정도만 H가 소독을 실시하였고, 나머지 날은 원고가 소독을 실시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업무 수행 내역만 보더라도 원고가 단지 간헐적으로 H를 도왔을 뿐이라고 보기 어렵다.
H가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하기 시작한 2017. 7.경은 원고의 수술 후 1년 3개월여가 지난 시점이었는데, 당시 부부팀으로 일할 수 있는 모텔에서 원고와 함께 일하지 아니하고 혼자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한 이유에 관하여 H는 수술을 한 원고를 아껴 자신이 혼자 일하고 원고는 쉬도록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다만, 2017. 7. 30.경부터 2017. 9. 16.경까지, 2018. 2. 5.경부터 2018. 3. 3.경까지 H가 객실 청소 등의 업무만을 할 당시에도 H와 함께 이 사건 모텔에 숙식하던 원고는 H의 일을 일부 돕기도한 것으로는 보인다. 당시 원고의 건강상태가 수술 이전과 같이 부부팀으로 객실이 많고 투숙률, 회전률이 높아 이용객이 많은 모텔에서 함께 일하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 모텔의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으로 알게 되고, 추가로 시간이 지나면서 원고의 건강상태도 보다 좋아졌을 수 있다. 그러던 중 2018. 3. 31.경 G이 그만두자, 원고 측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주 측에 원고의 경우 의사소통에 다소 지장이 있기에 H가 프런트 업무를 맡고 원고가 객실 청소 등의 업무를 분담하여 일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제안할만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는 원고의 체불임금 진정 사건을 조사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이 "조사가 길어지자 진정인 A(원고)는 더 이상 앉아서 조사를 받는 것을 매우 힘들어하였다"고 판단한 것을 근거로, 앉아서 조사받는 것조차 힘들어하는 원고가 과연 강도 높은 업무를 수행하였는지에 의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노동청 조사가 이루어진 것은 이 사건 상병 발병 이후이어서 당시의 원고 건강상태를 근거로이 사건 재해 이전의 원고 건강상태를 추단할 수 없다 할 것이다.
2018. 4. 1.경 원고와 사업주 측의 구두 근로계약 체결 경위에 관하여 H는 "수부실(프런트)에서 일하던 G가 2018. 3. 31.까지 일하고 그만두게 되었고, 그 즈음하여 원고가 사전에 퇴사하는 G을 대신하여 일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혔기에 사업주 측(E, F)은 2018. 4. 1.경 원고와 H를 불러 원고가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할 의사가 있는지 최종 확인하였다. 당시 E은 '모텔, 목욕탕, 지하 보일러실에 뭐가 고장이 나면 고칠 수 있겠느냐, 그게 제일 걱정된다'며 원고에게 구체적인 업무 범위에 대한 수행 능력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3년경부터 모텔에서 일해 온 경력이 있어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답하며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할 의사를 밝힘으로써 2018. 4. 1.자로 원고와 사업주 측 사이의 근로계약이 구두로 체결되었다."고 증언하였다.
원고는 2013년경부터 수년여 동안 H와 함께 이른바 '부부팀'으로 모텔에서 일하였었고 이 사건 모텔에서도 3개월 이상 상주하였기에, 이전까지 주로 H와 함께 객실 청소 등의 업무를 하였다 할지라도 이전에 G가 담당하였던 경미하게 고장난 설비의 수리 등 시설관리 업무도 일정 부분 가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사실혼 배우자인 H는 사건에 대한 이해관계가 있고 증언 내용 가운데 다소 과장된 부분이 없지 아니한 것으로는 보이나, 증언 내용의 합리성, 증인의 증언 태도, 다른 증거와의 합치 여부 등에 비추어 원고가 2018. 4.경부터 이 사건 모텔에서 일하게 된 경위에 관한 위와 같은 증언은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있다 할 것이다.
이에 반하는 취지의 J(D의 배우자이다)의 증언, 즉 "2018. 4. 1.경 H가 '본인 혼자서 청소도 하고 프런트 업무도 볼 수 있는데다 모텔에서 숙식도 하고 있기 때문에 출퇴근할 필요도 없어 바로바로 업무를 볼 수 있다. 급한 일이 생기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돈은 두 명 일할 때보다 조금 적게 받아도 된다.'고 하였다.", "H에게 월 320만 원을 주었던 것은 두 명분의 일을 하였기 때문이다. 처음에 청소 업무로 들어와 월급을 일정 부분 지급을 했고, 그 이후에 저녁에 돈 받는 일(프런트 업무)까지 같이 하여 만약에 청소하는 일로 월 16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야간에 돈 받는 일까지 똑같은 금액으로 일을 시킬 수는 당연히 없다. 처음에 G가 받는 것보다 조금 적게 지급하였다가 나중에 올려달라고 해서 월 360만 원으로 올려주었다."는 증언 내용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위와 같은 J의 증언 내용은 자신이 직접 목격하거나 경험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E 등으로부터 들어서 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업무량이 적어 한 명이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하면서도 두 명분의 일이니 한 명에게 두 명분의 급여를 지급하였다는 것이어서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고,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는 배우자인 D의 최저임금, 퇴직금 등 관련 노동관계법령 위반 여부와도 관계되어 이해관계가 있다 할 것인바, 위 증언은 신빙성이 없다.
사업주 측이 원고 측에 급여로 입금한 월 320만 원 내지 월 360만 원에는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H가 최초 일하기 시작할 때(2017. 7. 30.경)부터 H가 신용불량자이었던 관계로 H에 대한 급여도 원고 명의 계좌를 통해 지급받았다(일부는 현금으로 지급받았다). 사업주 측(F)은 G가 그만두기 전까지는 계좌 이체 등을 통해 월 180만 원을 지급하였고, 위 월 180만 원은 객실 청소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모텔 직원의 평균적인 급여 수준가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18. 4.경부터 140만 원이 증액된 월 320만 원을 지급하였고, 2019. 5.경부터는 정확하게 종전 H가 받던 급여의 2배인 월 360만 원을 지급하였다. 월 320만 원 내지 월 360만 원은 모텔에서 함께 투숙하며 일하는 이른바 '부부팀'의 급여 합계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으로 보인다. 급여 수준이 조금 낮더라도 원고의 경우 수술을 받은 이후이어서 일반인과 비교하여 체력이 떨어질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많지 않은 이 사건 모텔에서 부부팀으로 함께 일하기를 원하였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원고 측에 지급된 월 320만 원 내지 월 360만 원은 H와 원고 두 명의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로 봄이 상당하다. 모텔 구인공고를 보더라도 부부팀의 경우 부부팀 두 명에 대한 급여를 합한 급여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이는데(갑 제8호증), 부부관계라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둘 사이에서 업무분장을 명확히 하지 않고 서로의 일을 돕기도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업주 측으로서는 H와 원고가 이 사건 모텔의 숙박관리, 객실 청소, 시설관리 등의 전체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에 대한 대가로서 둘에게 월 320만 원 내지 월 36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인식을 가졌을 수 있다. 즉, H, 원고의 각자 급여가 월 160만 원 내지 월 180만 원이라고 인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2018. 4. 1.경 원고의 업무는 청소 및 시설관리 업무라는 것과 원고의 몫으로 월 160만 원을 주는 것으로 명확히 구두로 채용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는 J의 증언과 같이, 월 320만 원 중 원고의 몫이 월 160만 원이라는 점에 관한 명확한 합의가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 할지라도 월 320만 원 중 일정 부분 원고의 근로 제공에 대한 대가가 포함되어 있는 이상, 원고가 이 사건 모텔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원고에 대한 급여 등 근로조건이 명확하지 않다 할지라도 이는 사업주 측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되었다 할 것인바, 그에 따른 불이익을 원고에게 전가할 수 없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부부관계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모텔 구인공고에서 부부팀의 경우 두 명의 급여를 더한 금액으로 급여 조건을 제시한다 할지라도,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져 일하기 시작하면 각자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하고 실제 대부분 그러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사업주 측은 최초 H만이 일할 때는 물론 원고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2018. 4.경 이후에도 급여 등 근로조건이 달라졌음에도 마찬가지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피고는 근로계약서가 없고 근로계약 체결 과정을 확인해줄 수 있는 제3자가 없어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도 주장하나, 사업주 측이 근로기준법 제17조를 위반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 교부하지 않아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이고, 원고, H와 사업주 측만이 만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에 근로계약 체결 과정을 확인해줄 수 있는 제3자가 없다 할 것인바,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
원고는 후두전적출 수술을 받아 발성이 어려워 사업주 측의 편의에 의해 사업주 측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H와 대부분의 대화하였던 것인바, 원고는 사업주 측으로부터 직접 내지 H를 통해 업무 수행 관련 지휘 · 감독을 받았다 할 것이다.
피고는 근로자성 부정의 근거로 사업주 측은 H에게 모텔 관리를 전적으로 맡겨 매출내역 보고, 비품 주문 및 관리 등 이 사건 모텔을 운영함에 있어 모든 활동과 업무 보고가 H에 의해 이루어졌고, 사업주 측은 원고에게 어떠한 업무지시나 감독을 행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원고의 특수한 상황, 즉 원고가 후두암수술로 인해 발성에 문제가 있어 인공후두기를 사용하여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공후두기를 사용하더라도 상대방이 말을 알아듣기 위해서는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E, F은 이러한 원고와의 대화를 꺼려하면서 일반적인 업무 지시만 하거나 H를 통해 지시하였기 때문에, H가 전면에 나서 사업주 측과 의사소통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H는 이 사건 모텔에서 부부팀으로 일하였기 때문에 설령 사업주 측에 대한 업무 보고나 전반적인 의사소통을 H가 전담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의 특수한 건강상태로 업무가 분담되어 있었을 뿐이지 그것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근거라고 볼 수 없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주 측이 상주하지 아니하는 상황에서, 원고와 H는 이 사건 모텔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상주하며 24시간 이 사건 모텔을 관리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사건 모텔의 위치상 특성 등에 기하여 24시간 꾸준히 이용객이 있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여, 이용객이 거의 없는 시간의 경우에는 휴식, 수면 등을 취하거나 주변을 산책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업무의 특수성, 즉 실근로시간과 구별되는 휴게시간도 확정하기 곤란한 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행하는 근로시간에서의 근로가 그 근로의 성격과 내용 및 형태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근무의 밀도가 낮은 대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근로시간을 산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이와 같이 근무 시간 · 장소의 구속이 상대적으로 엄격하지는 아니한 측면은 있으나, 원고의 경우 근무 장소인 이 사건 모텔에서 매일 정기적으로 객실 청소, 침구류세탁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였는바, 원고가 사업주 측이 지정한 근무 시간 · 장소에 구속되지 아니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이훈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2구단2508
판결선고
2023. 11. 29.
대구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