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위 벌금형의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 또는 취소되고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피고인은 법원으로부터 M 주식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된 후 회생절차가 폐지될 때까지 관리인으로서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회생개시결정 이전에 발생한 임금채권에 기한 회사의 물품대금 채권 압류 등을 원인으로 경영이 악화되어 피해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인바,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으며,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법원 2006. 2. 9. 선고 2005도923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에게 피해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M 주식회사(이하, ‘M’이라 한다)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는 등 사유로 2020. 9. 30. 기준 부채 총액이 9,292,086,633원으로 자산 총액 7,189,380,346원을 초과하였던 사실, M의 자금난이 심화되어 회생절차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이 2020. 12. 1. M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고 2021. 2. 4. 법원으로부터 관리인으로 선임된 사실, 회생절차 기준에 맞춰 기존 근로자들과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자측의 요구로 회생절차개시결정 이전 체불임금부터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회생절차개시결정 이후에 근로한 부분에 대한 임금이 체불되는 것에 관하여 관리인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것으로 노사간 협의가 이루어진 사실, 위 협의에 따라 M의 회생기간 중 회생절차개시결정 이전 체불임금의 지급이 먼저 이루어졌고 피해자도 2021. 3. 2.
2020년 10월분 급여를, 2021. 3. 26. 2020년 11월분 급여를 각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일부 부합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회생절차 개시 후에 퇴직하는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채권은 공익채권에 해당하고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하여야 하는 것이므로(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9조 제10호, 제180조 제1항), 관리인인 피고인은 미지급 임금을 청산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14일 이내에 의무를 이행하기가 어려우면 그 기일연장을 위하여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의 입장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를 하여야 할 것이나, 피해자의 퇴직 및 고소가 제기된 후 2021. 5. 21. 2021년 1월분 급여를 지급한 것 외에는 미지급 임금 청산을 위한 피고인의 변제노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관련하여 피해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한 정황도 찾아 볼 수 없다.
피고인은, 피고인이 M의 대표이사 및 관리인으로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피해자의 2020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임금이 실질적으로 대부분 변제되었고, 피해자의 2020년 7월분 임금은 전 대표이사에게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회생절차 개시 후에 퇴직하는 근로자의 퇴직금 및 임금지급기일에 지급될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사용자로서의 법적 책임은 관리인에게 있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9.8.8. 선고 89도426 판결, 대법원 1984. 4. 10. 선고 83도1850 판결 등 참조),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이 부분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이 M의 주주도 아니고 실질적인 대표이사도 아니었으며, 단지 관리인으로 선임되기 위해 일시적으로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에 불과하다는 등 피고인이 이 법원에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에게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다만 그와 같은 사정들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사유로 참작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를 정하고 위 법 제109조에서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그러한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안전판이 마련될 수 있도록 확실히 강제하려는 데 그 입법 취지가 있다 할 것이다.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대표이사 또는 관리인으로서 피해자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합계 1,250만 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기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으로서 그 죄질이 가볍지 아니한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주주가 아닌 자로서 이미 가용재원이 고갈된 상태에 빠져있는 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고 법원에 의하여 관리인으로 선임이 된 후 회사의 회생을 위하여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는 2021. 5. 21. 2021년 1월분 임금을 지급받고, 전 대표이사 G의 체불 임금 및 퇴직금 부분을 포함한 합계 2,674만 원 상당 중 약 979만 원을 배당받는 등 일부나마 피해회복이 이루어진 점, 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피고인의 건강이 좋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