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6. 12. 선고 2023나319353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 판결의 인용

원고가 항소하면서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제1심에서 제출된 증거들과 갑 제5호증의 기재, 당심 증인 C의 증언, 제1심 및 당심에서의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두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주장에 대한 판단을 추가하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추가 판단

가.

원고의 주장

①

피고가 C에게 지급한 금원은 대여금이 아니라 C와의 내연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생활비, 양육비 등의 용도로 지급한 것이고, 을 제7호증의 각서들은 피고의 강요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가 상계항변으로 주장하는 피고의 C에 대한 가불금채권은 존재하지 아니한다.

②

설령 피고의 C에 대한 가불금채권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C가 위 채권을 자신의 퇴직금에서 공제하는 것에 동의한 바가 없고, 설령 동의가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2022. 4. 14.부터 시행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개정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9조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퇴직금 전액을 개인형퇴직연금제도 계정으로 이전하여야 하므로 합의에 의한 상계도 허용되지 않는다.

나.

① 주장에 관한 판단

1)

을 제7호증(각 각서)이 C의 자필에 의한 것이거나 C의 이름 다음의 서명이 C에 의한 것임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원고는 이 문서가 피고의 강박에 의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당심 증인 C의 증언은 C가 가불금채권의 존부에 관하여 실질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이를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C의 증언만으로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처분문서인 을 제7호증의 각 각서들의 기재 내용과 달리 피고가 C에게 지급한 금원이 대여금이 아니라 C와의 내연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활비 및 양육비 등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① 주장은 이유 없다.

다.

②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경우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상계계약 또는 합의에 의한 상계에 해당하고, 민법 제497조가 금지하는 단독행위인 ‘상계’라고 볼 수 없다.

2)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는 퇴직하기 이전부터 몇 년간 피고로부터 급여를 가불받는 형식으로 돈을 차용하고 이후 급여에서 일부를 공제하는 방식으로 차용금의 일부를 변제해온 점, ② C는 2019. 2. 27. 피고에게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소유권은 피고에게 진 빚의 완전한 청산 전에는 피고에게 그 소유권이 있음을 확인한다. 2019. 2. 27. 현재, 피고에게 1억 4,000만 원의 빚을 졌으며, 향후 2030. 1.까지의 급여에서 매달 100만 원씩 차감해 나갈 것이며, 또한 2030. 1.까지의 모든 상여금을 빚 정산에 사용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각서(을 제7호증의 8)를 작성해주었는데, 위 내용은 C가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급여 등의 명목으로 지급받는 돈으로 가불금을 상환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의사로 해석되는 점, ③ C는 2021. 9. 8. 이후부터 피고에게 돈을 다시 빌리지 아니할 것을 약속하고 이를 어길 시 H에 들어 있는 사망보험금을 피고에게 주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 ④ 피고는 C에게 C가 퇴직한 이후인 2022. 9. 8. 2,500,000원 및 8,000,000원 총 10,500,000원을 대여해주었는바, 퇴직금으로 기존 가불금을 상환하기로 서로 동의한 바 없다면 피고가 C에게 퇴직 후에 별도로 위와 같이 돈을 대여해주었을 리 없는 점, ⑤ C는 피고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요청한 바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C가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피고가 C에 대하여 가지는 가불금채권으로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원고는, 위 대법원 판결은 개정 퇴직급여법이 시행되기 이전의 판결로서,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동의가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신설된 개정 퇴직급여법 제9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라 사용자는 퇴직금 전액을 근로자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 계정으로 이전하여야 하므로 합의에 의한 상계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C는 2022. 8. 30.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퇴직한 후 피고와 사이에 피고에 대한 퇴직금채권과 피고의 C에 대한 가불금채권을 상계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는바, 위 제9조 제2항 및 제3항은 퇴직금제도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법에 관한 것으로서 위 규정으로 퇴직금제도의 급여를 받을 권리에 대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상계계약 또는 합의에 의한 상계가 금지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대법원 판결은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C와 피고 사이의 합의에 의한 상계는 유효하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②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세영(재판장) 조세진 김래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