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21. 4. 30.부터 2023. 2. 23.까지 건설기계 부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근무하다 퇴직한 사실, 원고가 퇴직금 3,841,081원, 미사용 연차수당 360,480원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2022. 8.분부터 2023. 2.분까지의 임금을 지급하면서 통근비 명목으로 그 이전까지의 통근비월 45,000원을 초과하여 임금의 4%에 해당하는 합계 926,035원을 공제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위와 같이 공제한 통근비 명목의 926,035원 중 월 45,000원을 초과하는 611,035원{=926,035원 - (통근비 월 45,000원 × 7개월)}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공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그 부분에 해당하는 액수의 임금이 원고에게 지급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합계 4,812,596원(=3,841,081원 + 360,480원 + 611,03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3. 3. 1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항변
원고가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를 노동청에 고발한 이상 피고에게 2021. 4. 30.부터 2023. 2. 23.까지의 원고에 대한 근로소득세, 4대 보험료 합계 7,743,129원 상당의 원천징수세액 납부의무와 1,275,253원 상당의 가산금 납부의무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고, 이로 인해 가까운 장래에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원천징수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 채권 및 가산금 상당의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게 될 것이므로, 이를 자동채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민법 제492조 제1항 본문은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에는 각 채무자는 대등액에 관하여 상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상계의 요건으로 쌍방의 채권이 발생하고, 적어도 자동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할 것을 요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7,743,129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및 1,275,253원의 손해배상채권은 가까운 장래에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는 것에 불과하여 아직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고, 당연히 이행기가 도래하지도 아니하여 상계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설령, 피고 주장의 자동채권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계 항변은 이유 없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데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예외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 채권과 상계가 허용되는 자동채권은 사용자가 계산의 착오 등으로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인바,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 대한 근로자 신고및 4대 보험 가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므로 피고가 임금 지급 당시 계산의 착오로 원천징수액을 공제하지 아니하고 원고에게 이를 초과 지급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피고 주장의 원천징수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근로자의 임금채권 등과 예외적으로 상계가 허용되는 자동채권에 해당하지 않으며, 가산금 상당의 손해배상채권 역시 계산의 착오 등으로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에 해당하지 않음은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 주장의 자동채권으로써 원고의 임금 및 퇴직금 채권과 상계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세영(재판장) 조세진 김래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