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7. 24. 선고 2024나325416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7. 1. 25.부터 'C'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기계설치, 안전관리업무를 영위하다가, 2022. 3. 1.부터는 주식회사 D를 설립하여 같은 업종의 사업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나.

피고는 2022. 1. 21. 원고의 회사에 입사하고 2023. 7. 29. 퇴사한 후, 2023. 8.30. 재입사하여 2024. 3. 8.까지 근무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는 2022. 4. 12. 별지 기재와 같은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피고는 2024. 3. 28.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에 원고가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진정을 제기하였고, 원고는 2024. 4. 24. 피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3,226,637원, 미지급 연차수당 1,842,406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월 급여에 퇴직금 명목의 분할금을 더하여 미리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22. 2.경부터 2023. 7.경

까지 피고에게 합계 4,151,988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하였다. 그런데 위 약정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기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위 대법원 2007다90760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 갑 제3, 5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받았다거나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을'은 일급은 기본급 금 73,280원, 기타 수당(주휴 수당, 식대 포함 금액, 퇴직금 포함) 금 33,720원(합 107,000원)을 업무일 별로 지급한다."라고만 기재되어 있다. 즉 '기타 수당' 항목에 퇴직금이 포함된다는 점은 기재되어 있으나 퇴직금의 구체적인 액수, 산정식, 지급방식이 특정되어 있지 않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제1면 우측 하단에 "퇴직금 12,064"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계약서 본문의 부동문자가 아니라 가필된 것으로 보인다.

②

원고는 2022년 2월부터 3월까지 1일 12,064원, 같은 해 4월부터 9월까지 1일15,064원, 같은 해 10월부터 2023년 7월 퇴사 시까지 1일 15,648원을 퇴직금 명목으로 피고의 일당에 가산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구체적 금액 산출의 근거로 제시된 유일한 자료는 원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급여지급 엑셀정리표(갑 제3호증의 1)뿐이고, 원고가 위 자료를 피고에게 교부하거나 그 내용을 설명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는 위 각 금액이 어떤 근거로 산정되었는지에 관한 서류나 계산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서 별지(갑 제6호증)에 기재된 여러 선택사항을 상세히 설명하였고 피고가 소득세만 공제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선택을 하였으며, 이에 1일 기본급 73,280원과 기타수당 33,720원(주휴수당·식대·퇴직금 포함), 합계 107,000원을 지급받는다는 사실을 충분히 설명한뒤 피고로부터 위 별지에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일당에 가산, 지급하였다고 주장한 금액인 12,064원, 15,064원, 15,648원이 이 사건 근로계약서 별지에 계산식(7.5%)과 함께 명시된 일 지급 급여 기준 퇴직금 액수와 일치하지 않는바, 위 별지에 피고가 서명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퇴직금을 구체적·확정적으로 특정하여 분할 선지급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④

만일 원고의 주장대로 매월 퇴직금을 분할하여 선지급 하였다면 급여명세서에 퇴직금 항목이 별도로 표시되었을 것임에도, 원고가 제출한 2022년 2월부터 2023년 7월까지의 피고의 급여명세서(갑 제3호증의 2)에는 각종 수당, 식대, 퇴직금 등의 구체적인 급여 내역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손윤경(재판장) 박형순 김정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