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9. 9. 선고 2024노515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고소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고소인들에게 일을 하라고 제안하면서 일당, 담당 업무, 근로기간, 급여지급일 등을 협의하였고, 작업 지시와 출퇴근 관리도 직접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고소인들과 실질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피고인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사용자라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남구 B에 주소를 두고 일정한 상호 없이 상시 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건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서귀포시 C 단독주택 신축 공사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이라 한다)에서 일을 하라는 취지로 제안하면서 2023. 2. 9.부터 2023. 2.18.까지 일용직(목수)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D을 비롯한 퇴직근로자 3명의 임금 합계 10,170,000원을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및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비추어 볼 때, D, E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의 사용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다.

관련 법리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할 때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복무규정 ·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비품 · 원자재 ·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양 당사자의 경제 ·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 제32조, 제36조 소정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보다는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등 참조).

2)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19도17838 판결 등 참조).

라.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의 사용자라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①

주식회사 M의 대표인 J은 근로감독관과의 통화에서 '피고인은 처음에는 물량(도급)으로 들어왔으나 이후 협의하에 날일(일당)로 바꾼 것은 맞다. J이 인부가 더 필요하다고 피고인에게 이야기하여 고소인들이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고소인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할 책임은 J에게 있다'(공판기록 36쪽, 증거기록 8쪽)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D은, '피고인이 자신을 불러서 일하게 되었으니 임금도 피고인이 지급하는 것 으로 생각했다. 피고인과 자신 사이에 도급 용역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다'(증거기록 31, 45쪽)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E와 근로감독관의 통화 내용도 같은 취지이다(증거기록 22쪽).

③

D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피고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일당을 받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증거기록 32, 45, 49쪽). 또한 D은 피고인에게 J의 연락처를 물어서 직접 J에게 전화하여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도 있다(증거기록 34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같이 근무하였던 K, L의 명의로 원심에 제출된 진술서에 '(K, L은) 임금을 J으로부터 받기로 하였고, 피고인도 J으로부터 일당을 받는다는 사실을 고소인 D도 알고 있었다(공판기록 31, 32쪽)'라고 기재되어 있다.

④

J은 피고인 등 3명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혐의로 벌금 2,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 받아 확정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8. 2.자 2024고약6388, 공판기록 68, 69쪽), D은 피고인을 상대로 임금청구의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D의 주장채권은 전부 존재하지 아니함(증거부족)"이라는 이유로 청구가 기각되어 확정되었으며(대구지방법원 2024. 4. 11. 선고 2023가소17032 판결), F, E도 피고인을 상대로 임금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소를 취하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23가소17048, 대구지방법원 2023가소17025).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판사 김성열(재판장) 이은정 김양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