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원고의 2025. 11. 19.자 소변경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4. 6. 1.부터 대구 서구 D에 있는 E 소속 근로자로 고철 분리작업을 해 왔다.
망인은 2024. 1. 8. 고철 분리작업 중 무거운 물체가 낙하하여 '좌측 제2, 3, 4중족골의 개방성 골절 및 좌측 단무지신건의 파열' 상해를 입었고(이하 '1차 사고'라 한다), 2024. 9. 5. 천장 크레인 위에 올라가서 이동하던 중 몸의 중심을 잃고 매달린 상태로 3미터 아래 지면에 쌓여 있는 해체품 더미 위로 떨어져 요추부 L1 폐쇄성 골절상을 입었으며(이하 '2차 사고'라 하고, 1차 사고와 합쳐 '이 사건 사고들'이라 한다), 2024. 9. 8. 혈액검사결과 신장 기능 이상이 발견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2024. 9. 14. 요로결석 및 급성 신손상으로 인한 다장기부전으로 사망하였고, 원고는 망인의 배우자이다.
원고는 2024. 10. 23.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례비 신청(이하 '1차 신청'이라 한다)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5. 1. 10. "과거 건강보험 수진 내역에서 2024. 1. 8.과 2024. 3. 4. '신장기능검사의 이상결과'로 진료 받은 이력 확인되고, 2015. 7. 31.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에서 '신장질환 의심' 소견이 확인되며, 피고 자문의가 '사망의 원인인요로 결석 및 신손상이 발견된 시점, 재해 이전 수진 내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재해발생 이전부터 갖고 있던 기저질환으로 추정된다'는 소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바, 망인의 재해경위와 사망과의 의학적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신청에 대한 부지급 처분(이하 '1차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5. 9. 23. 다시 피고에게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유족급여 및 장례비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5. 10. 27. 위 다.항과 같은 이유로 부지급 처분(이하 '2차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소가 제소기간이 도과된 후 제기되어 부적법하다고 본안전 항변한다.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제3항에 의하면, 취소소송은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고, 위 기간은 불변기간이다.
그리고 우편물이 등기취급의 방법으로 발송된 경우 그것이 도중에 유실되었거나 반송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에 대한 반증이 없는 한 그 무렵 수취인에게 배달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7. 3. 9. 선고 2016두60577 판결 등 참조).
행정소송에 있어 제소기간의 준수 여부는 소송요건으로서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다. 직권조사사항에 관하여도 그 사실의 존부가 불명한 경우에는 증명책임의 원칙이 적용되고, 본안판결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원고에게 유리한 점에 비추어 직권조사사항인 소송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에게 있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6다39301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제7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는 1차 신청을 하면서 '변호사 F'을 대리인으로 선임한 사실, ② 2025. 1. 10. 1차 처분이 이루어졌고, 1차 처분에 관한 '처리결과 알림 공문'은 2025. 1. 13. 대리인 F을 수취인으로 하여 위 대리인의 주소로 발송된 사실, ③ 위 공문이 2025. 1. 16. 대리인 F의 주소지에 도달하여, 위 대리인 F의 회사동료 G이 이를 수령한 사실, ④ 위 공문이 발송된 후 유실되었다거나 반송되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1차 처분의 결과인 위 공문은 2025. 1. 16. 원고의 대리인 F에게 송달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송달의 효력은 원고에게도 미친다고 할 것이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위 공문이 송달되었음을 달리 볼 수 없다.
그런데 원고는 1차 처분의 결과인 위 공문이 송달된 2025. 1. 16.부터 90일이 경과함이 역수상 명백한 2025. 4. 2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제소기간 도과된 후에 제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의 소 변경 신청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25. 11. 19. 피고가 2025. 10. 27. 재차 부지급하는 2차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를 2차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변경한다는 소 변경 신청을 하였다.
원고의 주장 요지
망인은 1차 사고 이후 신장 기능 이상 소견이 처음 발견된 점, 2차 사고 발생 일주일 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른 점, 2차 사고로 인한 수술 · 약물 투여 · 장기 입원 · 전신 상태 쇠약 등이 망인의 신기능 저하(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자연적 경과를 넘어 급격히 악화시켜 결국 요로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점, 망인은 과거 이 사건 상병으로 치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사고들로 인한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거나 자연적 경과를 넘어 급격히 악화되었으므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를 인정하지 아니한 2차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등 참조).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5. 선고 2001두7725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들, 을 제3, 4, 6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및 감정보완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볼 때,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이 사건 사고들로 발생하였거나, 자연적인 경과 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어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들과 망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2차 처분은 적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015. 7. 31. 건강검진 결과 혈청 크레아티닌 1.7mg/dL, 요단백 양성(+1)의 소견으로 이미 신장에 이상 소견을 보이고 있어 신기능이 정상범위에 있지 않았고, 1차 사고 당일 시행한 검사에서도 혈색소 Hb 10.5g/dL의 빈혈 소견 또한 만성 콩팥병의 이차적인 합병증을 보여주는 소견으로 콩팥병의 만성도(chronicity)를 시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은 1차 사고 당시 이미 신장 기능 이상 증세가 있었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망인은 1차 사고로 인한 수술 및 입원 당시 만성 콩팥병 3단계에 해당하고, 만성 콩팥병 3단계는 신장 손상의 증거 여부와 상관없이 사구체 여과율이 30-59 사이로 감소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되며, 이 단계는 신장의 보상 기전이 한계에 도달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1차 사고로 인한 신기능 악화의 가능성은 낮아 보이고, 1차 사고로 요로폐색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망인은 요로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요로결석, 수신증은 요로 감염의 발생 빈도를 높이고 신기능의 약화를 초래하는데 기여한다. 과다한 약물 투여를 확인할 수 없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히고 있다.
원고는 이 법원 감정의의 "진통제 등 약물 투여가 신기능 악화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고, 기여도가 있다 하더라도 10% 이내로 추정한다. 재해사고로 환자가 누워 있는 자세로 있게 된 점은 방광에서 상부 요로로의 역류 발생의 가능성을 높이고 요로감염증 및 패혈증 발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의학적 소견을 근거로 이 사건 사고들과 망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나, 감정의의 위 의견은 가능성을 제시한 것일 뿐만 아니라, 그 기여도마저도 10% 이내로 추정하여 위 10% 이내만으로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
예비적 추가 판단
소의 변경에 있어서는 신소는 그 자체로 적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변경하려는 소는 2차 처분의 취소를 구한다는 것이나, 피고의 2차 처분은 이미 이루어진 1차 처분이 여전히 변경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의미라고 볼 수도 있고, 그렇다면 원고가 신소로 변경하려는 2차 처분은 원고의 권리 · 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을 초래하는 처분이라 할 수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소변경 신청은 부적법한 면도 있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2025. 11. 19.자 소 변경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되, 이 사건 소에 대하여 판결을 하는 이상 판결로써 함께 소 변경 신청을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