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추완항소의 적법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소장 부본과 판결 정본 등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여 송달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과실 없이 그 판결의 송달을 알지 못한 것이고, 이러한 경우 피고는 그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불변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때에 해당하여 그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에 추완항소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사유가 없어진 후'라고 함은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고 나아가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키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의 경우에는 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이 그 사건 기록을 열람하거나 또는 새로이 판결 정본을 영수한 때에 비로소 그 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8다26048,2605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제1심법원이 피고에게 소장 부본과 변론기일통지서 등을 모두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하여 변론을 진행한 후 2024. 11. 14.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고 그 판결 정본을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한 사실 및 피고가 2025. 7. 22. 제1심법원의 판결정본을 발급받아 2025. 7. 25. 이 사건 추완항소를 제기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거나 기록상 명백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고, 그 사유가 없어진 때로부터 2주일 이내에 이 사건 추완항소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추완항소는 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판단
기초사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에 의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산업재해보상보험 업무를 위탁받아 근로자 보호를 목적으로 설립된 특수법인이고, C(이하 '피재자'라 한다)는 2021. 5. 3.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된 사업장인 'B'에 채용된 소속 근로자이며, 피고는 'F'라는 상호로 액화석유가스(LPG) 판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는 2021. 5. 말경 포항시 남구 D시장 옆 건물 1층 상가에서 'B'이라는 상호로 식료품제조업 개업을 준비하는 E으로부터 액화석유가스 설치공사를 의뢰받고,2021. 6. 3. 10:00경 위 상가 뒤편에 액화석유가스 용기 2통 및 액화석유가스 사용시설을 설치하는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하면서 금속배관 등을 사용하지 아니한 채 고무호스를 사용하였고, 가스설비 기준 호스를 T형으로 연결하였다.
그 후 2021. 6. 6. 09:47경 위 상가 후문 주방 쪽에 설치되어 있던 액화석유가스 호스가 불상의 이유로 분리되어 가스가 가게 내 주방 쪽에 대량으로 유출되고 있었고, 이를 알지 못한 피재자가 가게 내부에서 라이터를 켜자 가스가 폭발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피재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화염화상 60% 전신 및 다발부위 3도화상 전신을 진단받았고, 요양 재활 치료 중에 다발성장기부전이 동반된 패혈쇼크로 2021. 7.5.경 사망하였다.
원고는 2021. 8. 30.부터 2023. 9. 6.까지 피재자 및 그 부모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계약에 따라 요양급여 194,128,250원, 장의비 11,729,120원, 휴업급여 2,092,800원, 유족급여 92,710,340원, 합계 300,660,510원을 보험급여로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 내지10, 12,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법령
<1> 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는 액화석유가스 사용시설을 안전하게 설치·관리하여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피재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제1조에 따르면 위 법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하여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제정되었고, 같은 법 제35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별표 20]에 따르면, 가스시설 시공업자는 가스 사용시설의 설치공사를 하는 경우, 호스는 T형으로 연결하지 않아야 하며, 사용시설의 배관은 강관·동관 또는 금속플렉시블 호스로 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위와 같은 가스사용시설 시공업자의 의무를 알면서도 이 사건 공사를 하면서 강관·동관 또는 금속플렉시블 호스가 아닌 고무호스를 사용하였고, 가스 설비 기준 호스를 T형으로 연결하는 등 위 법에 규정된 안전한 방법과 재료를 사용하지 아니하였다.
피고는 2022. 4. 1. 가스시설공사업 등록을 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공사를 함으로써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2고약413호로 벌금 5,0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피고는 피고의 이 사건 공사 행위가 관련법령의 시설규정에 위반된다는 사실및 가스 누출 및 폭발 사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 누출감지기, 경보기 등의 안전장치를 설치하였다거나 E과 피재자에게 환기 및 가스 누출 차단등의 적절한 예방조치를 가르쳐주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피고가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한지 3일 후에 피고가 설치한 액화석유가스 고무호스가 분리되어 가스가 가게 내 주방 쪽에 누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는 피재자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피고는 고무호스에 고정용 클립을 정상적으로 체결하여 외부의 강한 물리력 없이는 고무호스의 자연적 이탈이 불가능한바, 제3자가 인위적으로 고무호스를 분리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공사 행위와 이 사건 사고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제3자가 이 사건 공사 시점과 이 사건 사고 발생 시점 사이에 고무호스를 분리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그 외에도 이 사건 사고 발생에 피고의 행위 외에 다른 원인이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책임의 제한
피고는, 피재자가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가스 누출로 인한 냄새나 소음을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환기를 하거나 가스 공급을 차단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이를 방치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하였으므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이 제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피고의 과실과 피재자가 라이터를 켠 행위가 경합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재자가 가스 누출을 인지하였다거나 인지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손해배상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것은 배척한다.
적극적 손해
치료비 194,128,250원
장의비 5,000,000원(원고는 지출금액에 관계없이 통상의 경험칙에 따라 장례비를 5,000,000원으로 한정하여 청구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금액에 따른다.)
소극적 손해
기초사항
일실수입
입원기간 일실수입 2,060,716원
사망 이후 가동연한까지의 일실수입 439,838,391원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입원기간 일실수입은 2,877,483원, 사망 이후 가동연한까지의 일실수입은 합계 469,194,856원으로 산정되나, 원고가 그보다 적은 금액을 청구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구하는 금액에 따른다.)
상속관계
망인의 부 H, 모 I: 각 상속지분 1/2
사망 이후 일실수입 중 상속금액: 439,838,391원(= 439,838,391원 × 1/2 × 2)
구상권의 발생 및 구상의 범위
구상권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2021. 8.30.부터 2023. 9. 6.까지 피재자 측에게 산재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194,128,250원, 장의비 11,729,120원, 휴업급여 2,092,800원, 유족급여 92,710,340원 등 보험급여를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 본문<2>에 따라 그 보험급여액의 한도내에서 그 보험급여와 성질이 동일한 피재자의 피고에 대한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다.
구상의 범위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87조의 문언과 입법 취지, 산재보험 제도의 목적과 사회보장적 성격, 재해근로자(유족 등 보험급여 수급자를 포함한다)와 근로복지공단 및 불법행위자 사이의 이익형량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의 불법행위로 재해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다음 산재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재해근로자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는 범위는 제3자의 손해배상액을 한도로 하여 보험급여 중 제3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된 경우, 순환적인 구상소송의 방지라는 소송경제의 이념과 신의칙에 비추어 근로복지공단은 제3자에 대하여 보험가입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은 구상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구체적으로는 피해자가 배상받을 손해배상책임액 중 보험가입자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보험급여액(손해배상책임액이 더 적은 경우에는 그 손해배상책임액)에서 공제하고 차액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차액에 대하여만 근로복지공단이 제3자로부터 구상할 수 있다(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2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재자에게 지급한 요양급여, 장의비, 휴업급여, 유족급여와 피재자의 적극적 손해(치료비, 장의비), 소극적 손해(일실수입)를 비교하여 그중 적은 금액에서 사업주 E의 과실비율 상당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만을 구상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사업주 E이 피고에게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동안 임시로 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액화석유가스 사용시설을 설치해달라고 요청하여 피고가 고무호스를 사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한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공사를 마친 후 E이 보는 앞에서 가스렌지 불을 켜보고 가스 연결 부위인 T형 커플러에 퐁퐁을 쏟아보는 등 가스누출 확인검사를 하였던 점, ③ E도 피고가 액화석유가스 사용시설을 설치하면서 안전한 방법과 재료를 사용하지 아니한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재자에게 가스 누출 가능성 및 위험성에 대하여 사전에 고지한다거나 이 사건 사고 발생을 방지할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④ E은 이 사건 사고 당시 가스사용허가를 받지 아니한 점 등을 두루 고려하여, 사업주의 과실비율은 30%로 정함이 적절하다.
결국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으로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을 산정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다(원 미만 버림).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구상금 140,832,277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급여 최종 지급일 다음날인 2023. 9.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2024. 10.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정(재판장) 장래아 이영숙
각주1)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시행중인 내용
각주2) 산재보험법 제87조 (제3자에 대한 구상권) ① 공단은 제3자의 행위에 따른 재해로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는 그 급여액의 한도 안에서 급여를 받은사람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