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근로자 D를 고용한 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원청인 회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사용자 지위를 인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할 때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복무규정 ·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비품 · 원자재 ·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양 당사자의 경제 ·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 제32조, 제36조 소정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보다는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당심에서와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피고인이 2024. 11. 27.경 D와 미지급 임금을 500만 원으로 합의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를 고용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실리콘 제거 작업을 수행한 사용자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D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이 작업지시를 하였고, 피고인이 제게 돈을 지급한다고 말하였다. 사용하는 고란다가 거의 100만 원 하는데 그걸 제가 구입했고, 피고인이 해준 건 방역마스크만 사서 왔다. 임금 합계금이 660만 원인데 500만 원에 하기로 피고인과 이야기가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공판기록 33, 37, 38, 39쪽), 고용노동청에서 조사받으면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8, 9쪽), ② 피고인은 2024. 11. 27. 고용노동청에서 조사받으면서 "어제 D와 (임금 합계금을) 500만 원 정도로 합의를 보기로 했다"고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57쪽), ③ 피고인은 시공사(E) 직영공사 리스트로 'H(베란다 창틀실리콘 제거) 투입금액 500만 원'이 기재된 서면을 제출하고 있으나(증거기록65쪽 및 항소이유서에 첨부된 서면), 이러한 서면만으로 D와 E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이 체결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이는 오히려 D와 피고인 사이에 합의된 임금 합계금 500만 원이 반영된 결과로 볼 여지가 있을 뿐이다)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 피고인이 D를 고용하여 작업을 수행한 사용자 지위에 있음이 인정된다.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발견되지 않으며,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이 법원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났다거나 원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뒤집을 만한 근거가 발견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계획적 범행에는 해당하지 아니하는 점, 근로자 C에게는 미지급 임금 중 200만 원이 지급된 것으로 보이는 점,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동시에 재판을 받을 수 있었던 점 등)과 불리한 정상(피고인이 동종 범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이 사건 범행에 이르른 점 등)을 두루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 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다.
피고인이 여전히 일부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근로자 D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이 적지 않은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성열(재판장) 신동호 정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