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96년 한국노총 총파업 투쟁에 대한 불법파업 및 근무지 이탈행위가 징계사유이지만 징계해고한 것은 징계권 남용이라고 본 사례 ( 2002.04.26, 대법 2000두4637 ) [요 지] 1 상급단체인 전국석유화학노동조합연합 명의의 공개사과요구 공문이 참가인 회사 노조사무실에서 원고의 관여하에 작성되어 발송된 것으로 보이고, 또 2 한국노총 여천지부 산하 노동조합 중 일부가 출정식만을 하였지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원고가 이끄는 참가인 회사 노조만이 파업에 이르렀으며, 3 원고가 교대근무를 위하여 출근하는 오후 근무자들을 회사 정문에서 파업에 동참하게 하는 등 참가인 회사의 생산에 피해가 올 수도 있는 행동을 한 사실 등이 인정되어, 원심의 사실인정에 일부 잘못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정 등을 보태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고와 참가인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원고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면직이 부당하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본 사례. <참조조문>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석유화학 주식회사 사건 (대법원 2002.4.26 선고 2000두4637) ⊙ 사 건 / 2002.4.26 선고, 대법원 제2부 2000두463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상고인 / 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칠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 ○○석유화학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한얼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백윤재, 조민현, 신동열, 조형섭 ⊙ 원심판결 / 서울고등법원 2000.5.18 선고 99누11686 판결 [주 문] 1. 피고 보조참가인의 상고를‘기각’한다.
상고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원고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참가인’이라 한다) 회사의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노동관계법 개정에 반대하여 회사 내에서 파업을 주도하고, 참가인 회사가 도입하려는 신인사제도에 반대하여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서울 본사를 항의 방문함으로써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는 정당한 쟁의행위나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없어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 인사규정 제30조 제1, 2호와 단체협약 제62조 제1항, 인사규정 제30조 제1, 3호에 위반되고, 원고가 서울 본사 농성시의 사장의 발언 내용을 고의적으로 알려서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손상케 하였다는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원고가 녹취서 작성 및 배포와 상급 노동단체의 공개사과요구에 관여한 바가 없어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 다음, 1 비록 원고가 주도한 위 파업이 사용자를 상대로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행해진 것은 아니나 노동관계법은 근로자 내지 노동조합의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어서 순수한 정치적 목적의 쟁의행위1)와는 구별되는 측면이 있는 점, 2 소속상급단체인 한국노총에서 노동관계법 개정에 반대하는 무기한 연대파업2)에 돌입하도록 결의함에 따라 위 파업에 이르게 된 점,3) 3 원고는 파업 도중 폭력과 파괴행위를 동원하지 않고 참가인 회사의 생산에 가급적 피해를 주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였고 그 결과 위 파업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생산이 중단된 바는 없는 점, 4 원고는 파업의 장기화로 인한 손해를 우려하여 한국노총이 당초 지시한 무기한 파업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단 하루만에 파업을 종결하였던 점, 5 참가인 회사는 파업 참가근로자들에게 파업기간 중의 임금을 전액 지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원고의 파업 주도 행위에 관하여 문제삼지 않았던 점, 6 원고가 참가인 회사 본사를 항의방문한 행위는 비록 회사의 승인을 받지는 아니하였으나 다수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인 점, 7 참가인 회사는 노동조합과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본사를 방문한 원고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는 등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측면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비위사실은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징계면직까지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1 상급단체인 전국석유화학노동조합연합 명의의 공개사과요구 공문이 참가인회사 노조사무실에서 원고의 관여 하에 작성되어 발송된 것으로 보이고, 또 2 한국노총 ○○지부 산하 노동조합 중 일부가 출정식만을 하였지 파업에 들어가지는 않았는데 원고가 이끄는 참가인 회사 노조만이 파업에 이르렀으며, 3 원고가 교대근무를 위하여 출근하는 오후 근무자들을 회사 정문에서 파업에 동참하게 하는 등 참가인 회사의 생산에 피해가 올 수도 있는 행동을 한 사실 등이 인정되어,4) 원심의 사실인정에 일부 잘못이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사정 등을 보태어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고와 참가인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원고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면직이 부당하다고 한 원심의 판단5) 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6) 따라서 원심 판단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채증법칙 위배 및 사실오인으로 인하여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7)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조무제, 유지담(주심), 강신욱 고등법원 ⊙ 사 건 / 2000.5.18 선고 서울고법 제11특별부 99누11686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고, 피항소인 / 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칠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 항소인 / ○○석유화학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형섭, 백윤제, 신동열 ⊙ 변론종결 / 2000.4.20 ⊙ 제1심판결 / 서울행정법원 1999. 8.19 선고 98구19178 판결 [주 문] 1. 피고보조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중앙노동위원회가 1998.8.2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해212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 유] 1. 이 법원의 판결 이유는 제1심판결 2면 7행의 채택증거‘갑 5’를‘갑 15’로, 15면 1행의 단체협약‘제61조’를‘제62조’로 정정하고 다음과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전국석유화학노동조합연맹 명의의‘사장 발언에 대한 공개 사과 요구’공문(을 제1호증의 18) 작성에 관여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킨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10호증의 기재는 갑 제22호증의 1, 갑 제24호증의 1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김○○, 배○○의 각 증언에 비추어 이를 쉽게 믿기 어렵고, 이 법원의 정보통신부장관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만으로는 위와 같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가사 원고가 참가인 회사 사장의 폭언을 녹취하여 이를 외부에 공개하고 위 공문 작성에 관여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훼손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참가인 회사가 신인사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원만히 수습하려는 의지나 노력을 보이지 않고 노동조합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 그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반드시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유가 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나아가 원고에 대한 나머지 징계사유와 종합하여 보더라도 그러한 징계사유들이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참가인 회사가 원고를 징계면직까지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하여야 할 것인 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고 이에 대한 참가인 회사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기홍(재판장), 박순성, 이강원 행정법원 ⊙ 사 건 / 1999.8.19 선고 서울행법 제12부 98구19178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김○○○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종합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김칠준, 노정희, 최명준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병주 ⊙ 피고보조참가인 / ○○석유화학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석윤 ⊙ 변론종결 / 1999.6.10 [주 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1998.8.2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8부해212호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담으로 하고, 그 나머지 부분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 유] 1. 재심판정의 경위 [채택증거 : 갑1, 2, 5, 을1의 1, 변론의 전취지] 가. 원고는 1988.2.1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공장의 생산직 사원(생산2부 PE과 4급)으로 근무하여 오던 중 1996.9.20부터 1997.6.15까지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활동하여 왔는데 1998.1.5 이 사건 징계면직처분(이하‘이 사건 해고’라 한다)을 받았다.
이에 원고는 1998.4.3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같은 위원회가 같은 해 5.20 이 사건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함과 아울러 그 구제조치로써 원직으로의 복직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자 참가인 회사가 이에 불복하여 같은 달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98부해21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 바, 같은 위원회는 같은 해 8.26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의 신청을 받아들여 초심 판정을 취소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당사자의 주장
참가인 회사 원고는 1 1996.12.26 국회에서 노동관계법이 개정 통과되자 그에 반대하여 불법파업을 주도하였고 그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생산업무를 방해하고 상당한 재산적 손실을 입게 하였으며, 2 참가인 회사의 능력주의 인사제도 도입에 불만을 품고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여 서울 소재 본사로 찾아와 회사측의 퇴거명령에 불응한 채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을 뿐만 아니라, 3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 사장의 발언을 은밀히 녹취하여 이를 대외에 공표시킨 결과 참가인 회사로 하여금 관련 노동단체로부터 강도높은 공개사과를 요구받게 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켰는 바, 이는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규정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참가인 회사와 원고 사이에 사회 통념상 근로계약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중하다 할 것이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다.
원 고 1 이 사건 파업은 상급단체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한국노총’이라 한다)의 지침과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참여하에 시작되어 생산에 차질을 가져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 회사에서도 파업 기간 중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는 등 추후 이에 관하여 문제삼지 않기로 하였고, 2 참가인 회사가 능력주의 인사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노동조합과 협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고 이를 일방적으로 추진하였기 때문에 참가인회사에 방문계획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한 뒤 본사를 찾아가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였던 것이며 그 과정에서 농성을 하거나 회사측의 퇴거명령에 불응한 바는 없으며, 3 원고가 사장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작성하거나 이를 외부에 배포하도록 지시한 바 없으므로, 결국 참가인 회사가 주장하는 비위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해고사유로 삼을 수 없거나 가사 비위사실 중 일부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처분은 그 비위정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하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인정사실 [채택증거 : 갑4, 갑6의 1, 갑9 내지 12, 14, 15, 17, 갑22의 1, 갑24의 1, 을1의 5, 10, 11, 12, 14, 15, 17, 20, 21, 23 내지 34, 을3의 9, 을6의 1 내지 4, 증인 김○○, 모○○(일부), 배○○, 변론의 전취지] (1) 참가인회사의 징계관련 규정 [단체협약] * 제11조【징계】
1 회사는 조합원이 사규를 위반하였을 시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인사규정에 의하여 징계할 수 있다. * 제62조【출장】
1 조합간부 또는 조합원이 조합의 용무로 임지를 떠날 때에는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인사규정] * 제29조【징계의 종류】
징계는 견책, 근신, 감봉, 정직 및 면직의 5종으로 한다.
면직은 확정 후 즉시 면직한다. * 제30조【징계대상】
회사의 제규정과 규칙을 위반한 자 2. 회사에 재산상의 손해 또는 불이익을 초래케 한 자 3. 안전수칙을 위반한 자 4. 회사의 명령지시에 불복 또는 항거한 자 5. 회사의 명예를 손상케 하거나 기강을 문란케 한 자 7. 근무를 태만히 한 자 10. 앞 각호에 준하는 일체의 불미한 행위를 한 자 [복무규정] * 제3조【준수사항】
직원은 직무에 관한 법규와 사규를 성실히 준수하여야 한다.
직원은 상사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
직원은 상사의 허가 또는 정당한 이유없이 직장을 이탈하여서는 아니된다.
파업 주도 관련 사실
사건의 배경
국회는 1996.12.26 06:00경 제182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개의하고 ○○○당 소속 국회의원 155명만이 출석한 가운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근로기준법 중 개정법률, 노동위원회법 중 개정법률, 노사협의회법 중 개정법률 등을 상정, 표결을 거쳐 가결되었음을 선포하였고, 같은 달 31일 위 개정 법률들(이하‘노동관계법’이라 한다)이 공포(시행일 1997.3.1)되었는 바, 정치권뿐만 아니라 노동단체,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등 국민 대다수는 위와 같은 노동관계법의 국회 통과절차가 국회법이 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루어졌고, 그 주된 내용이 공무원과 교원의 노동3권 부정, 복수노조의 허용 유예, 제3자 개입금지조항의 존치, 쟁의기간 중 대체근로의 허용,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금지, 변형근로시간제 및 정리해고제의 도입 등 근로자들에게 지나치게 불이익하여 위 법률들은 모두 무효이거나 재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항의집회, 전국적인 파업 전개, 시국선언발표, 헌법재판소에의 위헌제청, 권한쟁의심판제기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이에 거세게 반발하였다(그 결과 위 노동관계법은 결국 시행되지 못하고 1997.3.13 재개정되어 공포되었다).8) 2) 한국노총은 1996.12.16경 산하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관계법 개정과 관련하여 파업을 실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한 후 상급단체에 그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하였고, 그에 따라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은 같은 날 15:00경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96.3%가 파업에 찬성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노동조합의 이러한 파업 움직임에 대하여 원고에게 노동관계법 개정은 참가인회사의 노사간 분쟁과는 무관한 사항이므로 단체협약 및 법적 테두리를 벗어난 조합활동을 자제하여 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국노총 ○○지부 산하 22개 노조위원장들은 노동관계법이 위와 같이 국회에서 통과된 1996.12.26 17:00경 여천지부 사무실에 모여 같은 달 27일부터 무기한 연대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한 다음 각 단위노조에‘1996.12.27 예정대로 파업을 하오니 각 단위사업장은 상급단체의 지시에 따르라’는 공문을 보냈다.
파업 실행 및 그 이후의 상황
원고는 1996.12.27 14:00경 일근근무자(장비점검, 수리 등 생산지원업무를 담당하며 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이다) 122명 및 교대근무자 중 오후, 저녁근무자(참가인회사의 근무형태는 1일 3교대제로서 오전근무자는 07:00부터 15:00까지, 오후근무자는 15:00부터 23:00까지, 저녁근무자는 23:00부터 다음 날 07:00까지 근무하도록 정해져 있다) 8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장 정문 앞에서 노동관계법의 날치기 통과 반대, 노동악법 철폐 등을 내용으로 한 파업선언문 및 결의문을 낭독하고 파업출정식을 가진 다음 파업참가자들과 함께 회사 내로 들어와 노동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등 집회를 계속하다가 21:30경 자진 해산하였다(참가인 회사는 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두차례에 걸쳐 파업을 중단하고 즉시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였다).
원고는 석유화학공장의 특성상 공장가동을 즉시 중단할 경우 화재 및 폭발의 위험성이 있는 데다가 정상적인 경로로 공장가동을 정지시켰다가 재가동하는데도 준비작업으로 최소한 3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여 가급적 생산에 차질이 없는 범위 내에서 파업을 실행하기로 결정하고, 오전근무자들로 하여금 오후근무자들이 파업에 참가할 동안에는 교대시간 이후라도 근무를 계속하도록 지시하였으며 파업에 참가한 일근근무자들에게도 필요에 따라 작업에 복귀하여 수시로 장비점검을 해주도록 조치하였고, 이에 교대근무자들이나 일근근무자들이 자발적으로 응해 주었기 때문에 일근근무자 및 오후근무자들이 노무제공을 중단한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생산이 중단되거나 생산량이 감소하지는 않았다.
원고는 파업이 장기화되어 공장가동이 중단될 경우 회사는 물론 조합원들에게도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여 이 사건 파업 이후로는 한국노총에서 지시한 무기한 연대파업에 더 이상 동참하지 아니하였고 그에 따라 조합원 전원이 생산작업에 복귀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그 후 이 사건 파업으로 시간외근무를 하였던 오전근무자들 58명에게 연장근로수당 합계 금 3,686,747원을 지급하였으며, 월급제 근로자인 일근근무자들에게 근로제공을 하지 아니한 파업참가시간에 상응하는 임금 합계 금 2,410,191원을 공제하지 아니한 채 월급을 지급하였다.
근무지 이탈 등 관련 사실
사건의 배경
참가인 회사는 1994년경부터 업무능력, 경영성과, 기여도 등을 참작하여 급여와 인사고과 등에 이를 반영하는 이른바 능력주의 인사제도(이하‘신인사제도’라 한다)의 도입을 추진하였고 1996.10.14경 회사측의 신인사제도안을 확정한 다음 직원교육을 실시하였는 바, 조합원 중 95%가 위 제도의 도입으로 말미암아 노동조합의 조직력·교섭력이 침해되고 근로조건이 저하된다는 이유로 회사측의 방침에 반발하였다.
원고는 1996.11.15경부터 수차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신인사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근로자측의 요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사전에 노사 공동합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일방적인 신인사제도 시행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명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 회사는 신인사제도의 시행은 회사의 인사권·경영권에 관한 사항이므로 조합측의 막연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 오다가 1997.4.1 97년도 임금인상을 위한 1차 교섭회의석상에서 이와 관련하여 노동조합과 대화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하였으나 그 후 대화를 위한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다.
원고는 1997.4.29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같은 해 5.3까지 신인사제도 도입을 위한 노사 공동합의체를 구성하여 줄 것을 촉구하면서 회사측의 성의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같은 달 6일부터 12일까지 참가인 회사의 본사를 항의방문 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본사 항의방문 과정
원고는 1997.5.6 조합사무장 김○○, 조합원 이○○, 이○○와 함께 참가인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공장을 출발하여 11:40경 서울 소재 참가인 회사 본사에 도착,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하자 14:45경 임원실 출입구에 플랭카드를 설치하고 연좌한 채 회사 임원들의 퇴거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장과의 면담을 거듭 요구하였는데 18:10경 이들과 우연히 마주친 사장 하○○은 원고 등에게 “나가! 나가란 말야? 안 나가! 어른이 말하면 들어 임마! 내가 사장이야! 뭐하는 놈들이야?”,“너는 뭐 하는 놈이야?”, “여기 뭐 하러 왔어?”, “애 아빠면 몇살이야? 임마!” 등 반말을 섞어 폭언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총무상무 이○○이 김○○를 구타하는 등 서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이어 원고 등은 총무부 회의실로 자리를 옮겼다가 총무부장 이○○의 서면 퇴거명령서를 받고서야 23:40경 본사를 나왔다.
원고 및 참가인 회사측 임원들은 같은 달 7일 및 8일 두 차례에 걸쳐 본사에서 회의를 가지고 향후 신인사제도 도입에 관한 노사협의 구성체를 신설하기로 하는 합의를 도출하였으나 구체적인 협의대상, 논의기간 등에 관하여는 노사간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회의가 결렬되고 말았고, 원고는 같은 달 9일 여천공장으로 돌아왔다(합의된 노사협의구성체의 신설도 이후 이루어지지 않았다).
명예손상 관련 사실
조합사무장 김○○는 1997.5.6 저녁 여천공장으로 먼저 내려와 소지하였던 녹음기에 담긴 참가인 회사 사장의 발언내용을 녹취한 다음 원고에게 전화를 걸어 조합원들에게 이를 알리겠다고 전하였으나 원고는 사태 악화를 우려하여 자신의 결정이 있기 전에는 절대로 외부에 녹취서를 배포하지 말라고 지시하였는데 조합 사무실에 들른 조합원 중 일부가 우연히 녹취록 복사본을 가지고 나가는 바람에 사장의 발언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다.
전국석유화학노동조합연합(이하‘전석노련’이라 한다) 의장 이○○는 1997.5.7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하였다가 우연히 탁자 위에 놓여진 녹취록을 보고 나서 이를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같은 날 전석노련 대표자회의를 소집한 다음 원고와 별도의 상의 없이 같은 달 10일경 참가인 회사 사장과 노동부장관 및 ○○그룹회장 앞으로 사장의 폭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전석노련 명의의 1995.5.10자(1997.5.10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전석 제97-11호 공문을 우편발송하였다{○○그룹 기조실에서는 같은 달 13일 위 공문을 수령한 다음 참가인회사 서울 본사에 팩스로 보내 주었다(을1의 18)}. 3) 원고는 같은 달 12일 이○○가 조합 사무실로 찾아와 참가인 회사 등에게 발송한 공문을 보여 주자 사전에 상의도 없이 공문을 발송한 것에 대하여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사무장 김○희에게 읽어보라는 취지로 건네주었으나 김○○는 결재하라는 지시로 알아듣고 문서 하단에 노조위원장 결재란을 만들어 날인(갑19)하여 사무원 최○○에게 건네 주었고, 최○○은 위 공문을 접수한 사실을 문서접수대장에 기재하여야 함에도 착오로 대내문서 발송대장(을7)에 기재하였다.
이○○는 전석노련의 문서 원본에 위와 같이 조합의 결재를 한 사실에 대해 김○○에게 질책한 후 그 복사본을 가져갔는데 그 뒤 위 복사본을 분실하였다가 같은 달 16일 조합으로부터 다시 팩스로 송부받아 문서 상단에 전석노련 위원장 명의의 결재를 추가하였다(갑20 ; 을1의 22와 같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광주·전남지방본부는 같은 달 12일 ○○그룹회장 앞으로 참가인 회사 사장의 발언에 대하여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룹제품 불매 서명운동 전개, 일간지를 통한 발언내용 공개, 대규모 규탄대회 개최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1의 20)을 보냈으며, 원고도 같은 달 13일 참가인회사 앞으로 조합 및 조합원에 대하여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항의공문(을1의 21)을 보내는 등 사장의 발언에 대한 반발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었으나 그 후 사장이 위와 같은 요구대로 공식사과를 한 바는 없으며 조합측도 불매운동의 전개 등 더 이상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
원고의 징계 전력 및 징계과정
원고는 1995.12.14 소송과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여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받은 사실이 있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노동조합 위원장직을 사퇴한 지 7개월 남짓 지난 1997.12.30 원고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1998.1.5 앞서 본 징계혐의사실을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을 결정하였으며, 원고의 징계재심신청에 따라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1998.4.14 원처분(징계면직)을 확정하였다.
판 단
징계사유 해당성 여부에 관한 검토
파업 주도의 점 구 노동쟁의조정법(1997.3.13 법률 제5310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의 제정에 따라 폐지되기 전의 것) 제3조에 규정된 파업 등 쟁의행위는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로서 여기에서 그 주장이라 함은 같은 법 제2조에 규정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주장을 의미9)한다고 볼 것이므로 위와 같은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는 쟁의행위는 구 노동쟁의조정법상의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1.29 선고 90도2852 판결 참조).10)11) 그런데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파업은 주로 국회에서 통과된 노동관계법의 무효화 및 재개정 등을 요구한 것으로서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이 아닌 데다가 그 상대방도 노사관계의 당사자인 참가인 회사가 아닌 국가에 대한 것이었으므로 구 노동쟁의조정법상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불법 쟁의행위임이 분명하고, 따라서 노동조합 위원장인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한 행위는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 인사규정 제30조 제1, 2호 등을 위반한 것으로서 참가인 회사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고 참가인 회사에게 재산상 불이익을 초래케 한 비위사실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참가인 회사가 이 사건 파업 이후 참가근로자들에게 파업 기간 중의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에 대하여 파업에 관한 일체의 책임을 면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무지 무단이탈 등의 점 원고가 참가인 회사의 승인 없이 근무지를 이탈하여 본사를 방문하여 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회사측의 퇴거명령에 불응한 것은 단체협약 제61조 제1항, 인사규정 제30조 제1, 3호 등에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명예손상의 점 이 사건 징계혐의사실 중 원고가 사장의 발언 내용을 고의적으로 외부에 알려 참가인회사의 명예를 손상케 하였다는 부분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녹취록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에 반대하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등 녹취록의 작성 및 배포에 관여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상급단체에서 행한 일련의 공개사과 요구 또한 사전에 원고와 상의 없이 독자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그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명예가 손상되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고에게 그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하겠고, 또한 위 1997.5.13자 공문은 회사 내부적 차원에서 항의의 의사를 표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할 것이니, 결국 이 부분은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참가인 회사는 전석노련 명의의 항의공문에 원고가 결재한 점과 조합문서발송대장에 위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기재된 점을 들어 원고가 전석노련의 명의를 빌어 녹취록을 대외에 공개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원고의 결재는 다른 기관의 문서를 접수하였다는 취지로 행해진 것이라고 볼 여지도 없지 않을 뿐 아니라 만약 일부러 타기관의 명의로 공문을 발송하는 경우라면 문서발송대장에 그 사실을 기재하지 않는 편이 상식에 부합할 것이고, 문서발송대장상의 발송일인 97.5.12 여천에서 우편으로 공문을 발송하였다면 서울 롯데그룹 기조실에 1997.5.13 이전에 도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량권 일탈·남용에 관한 검토 먼저 파업 주도와 관련하여, 1 비록 이 사건 파업이 사용자를 상대로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행해진 것이 아니었다고는 하나, 노동관계법은 근로자 내지 노동조합의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므로 노동관계법의 폐지 내지 재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순수한 정치적 목적의 쟁의행위와는 구별되는 측면이 있는 점, 2 노동관계법이 국회에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통과됨에 따라 당시 이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었던 데다가 소속상급단체인 한국노총에서도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을 포함한 각 단위노조의 의견을 수렴하여 노동관계법 개정에 반대하는 무기한 연대파업에 돌입하도록 결의함에 따라 그 일환으로 이 사건 파업에 이르게 되는 등 원고가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게 된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엿보이는 점, 3 원고는 파업 도중 폭력과 파괴행위를 동원하지 않고 참가인회사의 생산에 가급적 피해를 주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생산
것은 순수한 정치적 목적의 쟁의행위와는 구별되는 측면이 있는 점, 2 노동관계법이 국회에서 변칙적인 방법으로 통과됨에 따라 당시 이에 대한 광범위한 사회적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었던 데다가 소속상급단체인 한국노총에서도 참가인 회사 노동조합을 포함한 각 단위노조의 의견을 수렴하여 노동관계법 개정에 반대하는 무기한 연대파업에 돌입하도록 결의함에 따라 그 일환으로 이 사건 파업에 이르게 되는 등 원고가 이 사건 파업을 주도하게 된 경위에 참작할만한 사정이 엿보이는 점, 3 원고는 파업 도중 폭력과 파괴행위를 동원하지 않고 참가인회사의 생산에 가급적 피해를 주지 않도록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파업으로 인하여 참가인 회사의 생산이 중단된 바는 없는 점, 4 원고는 파업의 장기화로 인한 손해를 우려하여 한국노총이 당초 지시한 무기한 파업에까지는 이르지 않고 단 하루만에 파업을 종결하였던 점, 5 참가인 회사는 파업참가 근로자들에게 파업기간 중의 임금을 전액 지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파업 이후 이 사건 해고에 이르기까지의 1년 이상의 기간 동안 원고의 파업 주도 행위에 관하여 별달리 문제삼지 않았던 점, 또한 근무지 이탈 등의 점과 관련하여, 6 원고가 참가인 회사 본사를 항의방문한 행위는 비록 그것이 사전에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아니한 것이고 그 과정에서 참가인 회사의 직장질서가 다소 문란해졌다고 보여지기는 하나, 그 주된 목적이 신인사제도 시행에 반발하는 다수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이를 시정하여 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으로 여겨지는 점, 7 참가인 회사는 신인사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원만히 수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약속도 이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본사를 방문한 원고 등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하는 등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 측면이 있는 점, 8 이 사건 항의방문을 통하여 미흡하나마 참가인 회사와 노동조합간에 신인사제도 도입에 관한 노사협의 구성체를 신설하는 것에 관하여 합의를 도출하게 되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앞서 본 원고의 비위사실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지속케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재량권을 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하다 할 것이다.12)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할 것이므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윤기(재판장), 박성수, 김민기 ♧ 1) 정치파업 : 사용자에 대한 주장을 관철하려는 파업을 ‘경제파업(산업적 파업)’, 정부에 대한 주장을 관철하려는 파업을 ‘정치파업’이라고 한다. 하급심판례(울산지원판례 1997.2.26 97카기95에서는 노동관계법 무효화를 주장하면서 벌인 파업은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그 요구의 상대방도 사용자가 아닌 국가이므로 위법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정치파업의 이분설의 입장에서는 ‘순수한 정치파업’(예, 특정 국가와의 외교관계 단절 등을 요구하는 경우)은 근로조건의 향상과 무관한 파업으로 그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지만,‘경제적 정치파업’(노동법 개정 등 근로조건의 향상 또는 노동기본권의 개선을 관철하려는 경우)은 그 목적이 정당성을 가진다고 볼 수도 있다(다수설, 임종률,‘노동법’(제3판), 박영사, 2002, 202면). 다만 경제적 정치파업이라고 사용자에게 주는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법, 즉 그 정치적 주장을 시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단시간 동안의 파업으로 그치는 방법이어야 전체적으로 정당성을 가지게 된다고 보여진다. 본 사건도 이런 입장으로 보여진다. 2)‘연대파업’(=지원파업=동정파업)이란 자신을 위한 주장은 없이 오로지 다른 근로자의 (원)파업 또는 주장을 지원할 목적만으로 행하는 파업을 말한다. 이는 사용자와의 단체교섭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정당성이 부정된다고 보는 동정파업위법설(임종률, 김형배, 이상윤)과 동정파업이분설(이병태, 박홍규, 김유성)이 있다.
지난 1996년 말 이른바 ‘노동법 날치기 통과’당시 ○○석유화학 노동조합 위원장직을 맡고 있던 원고는 위원장직을 사퇴한 지 7개월 남짓 경과한 1998년 1월 5일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면직이 결정되고 재심을 거쳐 1988년 4월 14일 징계면직이 확정되었다. 이때 회사가 제시한 징계사유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를 들고 있다. 1 96년 말 노동관계법 개정 통과에 항의하는 불법파업을 주도한 행위와, 2 능력주의 인사제도 도입에 불만을 품고 근무지를 무단 이탈하여 본사에서 농성을 벌인 행위 및 3 이 과정에서 이루어진 사장의 발언을 은밀히 녹취하여 대외 공표를 함으로써 관련 노동단체로부터 공개사과 요구를 받게 하는 등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켰다는 것이었다.
번호는 필자가 이해의 편의를 위해 붙었음.
이번 사건에 대한 결정 및 판결결과 : 1 전남지방노동위원회 : 부당해고로 인정, 2 중앙노동위원회 : 정당한 해고로 인정, 3 1심(서울행정법원 1999.8.19 98구19178) : 부당해고로 인정[ 각주 2)의 세가지 징계사유 중 명예손상은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하였고, 나머지 불법쟁의행위 및 근무지 무단이탈(본사농성 퇴거불응)은 징계사유로 인정하였다. 다만, 1심 행정법원은 이와 같이 징계사유의 존재는 인정했지만 당해 해고가 ‘징계재량권’을 남용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하였다]. 4 2심(서울고등법원 2000.5.18 99누11686) : 부당해고로 인정 [대체로 1심 판단을 인용하되, 원칙적으로 회사 명예훼손이라는 징계사유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설사 명예훼손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노동조합과의 갈등을 원만히 수습하려는 의지나 노력을 보이지 않고 노동조합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묵살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이 그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하였다고 추가하였을 뿐이다]. 결국, 중앙노동위원회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있고, 다만 심급에 따라 그 판단근거인 설시만을 부분적으로 달리하고 있을 뿐임을 알 수가 있다.
본 사건은 96년 노동관계법 개정 반대 총파업과 관련하여 하급심 판결시부터 관심을 끌었던 사건이었는데, 이번 대법원은 96년 총파업 당시‘○○석유화학’노동조합 위원장으로 활동하였던 원고 김○○에 대한 부당해고구제재심 취소소송에서 부당해고를 인정하여 회사가 패소한 판결이다. 그러자 이 판결에 대해 2002년 5월 6일자 언론들은 이 사건을 두고‘노동관계법 개폐요구는 해고사유가 아니다’라거나,‘근로조건과 밀접한 정치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96년 한국노총 총파업투쟁의 정당성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라는 식의 보도를 하고, 더 나아가 ‘이번 판결은 당시 한국노총의 파업이 개별 사용자를 상대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도모하기 위해 행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노동관계법이 노동자의 경제적 이익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이므로 날치기노동법의 폐지를 요구한 한국노총의 총파업은 정당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서, 향후 노동조합의 법·제도개선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해석하고 있다(한국노총 성명서 2002.5.7자). 그러나 본 사건의 제반 사실관계 및 판결문을 보면, 언론 보도 내용과는 달리 대법원의 부당해고를 내린 판단의 핵심 논거는 해고가 징계양형상 과도하다는 것에 있는 것에 유념할 부분도 있다.
이번 대법원 판결 평가 : 대법원도 원칙적으로 1심과 2심의 판단구조 및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사실관계와 관련해 대법원은 명예훼손 부분에도 원고가 일부 관여한 부분이 있으며, 파업과 관련해서도 원고가 회사의 생산에 피해가 올 수도 있는 행동을 한 사실을 추가적으로 인정하였다. 대법원은 원심판단을 인용하여 노동관계법 개정에 반대하여 파업을 주도한 행위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없고, 회사의 승인을 받지 않고 서울 본사를 항의 방문함으로써 근무지를 이탈한 행위는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없어 징계사유가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은 1심 및 2심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고와 (참가인)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를 지속하게 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될 정도의 중대한 귀책사유가 원고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면서, 회사가 원고를 징계면직까지 시킨 것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 또는 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당해 사건은 1996년 노동관계법 개정 반대 총파업과 같은 정치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해 준 것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이것이 징계사유가 된다는 것을 인정하였다. 다만, 징계양형의 결정에 있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고려해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표명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보면, 총파업과 관련해 실제로 ‘단 하루만에’ 파업을 종결하였고, 실제로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없었으며, 이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된 바는 없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도 생산에 피해가 올 수도 있는 행동을 한 사실은 인정하였지만, 피해가 있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하급심의 판단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1996년 12월 31일에 공포되고, 1997년 3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노동관계법은 그 법률안이 성안되는 과정에서 주요 사항에 관하여‘노사관계개혁위원회’가 작성한 개정요강과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변경되었고, 절차적인 측면에서도 국회에서 여야간에 충분한 토의와 협의를 거치지 못한 채, 여당의원만으로 기습 통과되면서 노동관계법의 민주적 정당성에 큰 흠을 남기게 되었다. 그 결과 노동관계법의 변칙처리에 항의하는 노동계의 총파업이 장기간 계속되었으며, 전국적으로 비판적 여론이 확산되면서 경제적·사회적 혼란이 크게 가중되었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동 노동관계법의 재개정방침을 결정하고, 1997년 3월 10일 여야합의로 새 노동관계법을 통과시켰으며, 같은 해 3월 13일 동 법률이 공포·시행되었다. 이로써 1996년 12월 31일 공포되고 1997년 3월 1일 시행된 노동관계법은‘12일간 효력’을 발휘한 단명한 법률이 되었다. 그리고 1997년 3월 13일 공포된 노동관계법은 지난 12월 31일 공포된 기존 노동관계법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하는 형식을 취하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주요 쟁점사항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개정이 이루어졌을 뿐이며, 일부 법률에 대해서 조문의 배열을 새로 하는 데 그치고 있다. 기존법률을 폐지하고 새로 제정하게 된 노동관계법은 근로기준법(법률 제5309호),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법률 제 5310호),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법률 제5312호), 노동위원회법(법률 제5311)이다. 그리고 위 법률들의 시행령도 1997년 3월 25일 국무회의의 의결을 거쳐 같은 해 3월 27일 공포·시행되었다.
현행‘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은 조정의 대상을‘노동쟁의’라고 부르면서, 노동쟁의라 함은“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이하‘노동관계 당사자’라 한다) 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제2조 제5호 단서). 즉 노동쟁의란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단체교섭의 결렬로 인한 분쟁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유념할 점은 종래의 구노동쟁의조정법과 비교해, 노동쟁의 대상은 근로조건의 ‘결정’으로 규정되어 있다. 1997년 개정법이‘결정’을 법문에 삽입한 취지는 노동쟁의를 이익분쟁으로 한정하고 민사소송이나 부당노동행위 구제절차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권리분쟁은 조정·중재의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데 있다는 것이다.(임종률,‘노동법’(제3판), 162면).
참조판례는 ‘근로자 구속에 대한 항의와 석방촉구를 목적으로 한 집단 조퇴·월차휴가 실시와 업무방해죄(형사책임) 여부(적극)’에 대한 사례로, ○○중공업 사건(대판 1991.1.29 90도2852 노동쟁의조정법위반, 업무방해)에서는“노동쟁의조정법 제3조에 규정된 쟁의행위는 쟁의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로서 여기에서 그 주장이라 함은 같은 법 제2조에 규정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관한 노동관계 당사자간의 주장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므로, 위와 같은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지 않는 쟁의행위는 노동쟁의조정법의 규제대상인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 바, 피고인이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조합원들의 집단조퇴, 월차휴가신청에 의한 결근 및 집회는 주로 구속근로자에 대한 항소심 구형량이 1심보다 무거워진 것에 대한 항의와 석방촉구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에 의하여 피고인의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유지 또는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한 쟁의행위라고 볼 수 없어 노동쟁의조정법의 적용대상인 쟁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11)‘쟁의행위의 정당성’에 대한 대법원(전원합의체) 2001.10.25 20001구24388 판결에서는“1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2 그‘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3 그 시기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단체교섭의 자리에서 그러한 요구를 거부하는 회답을 했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정하는‘절차’를 밟아야 하고, 4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않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12)‘징계’(懲戒)라 함은 종업원의 근무규율 기타 직장질서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근로자에게 노동관계상의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말하고, 흔히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경고(견책), 감봉(감급), 정직(출근정지, 자택근신, 징계휴직), 징계해고(징계면직, 파면) 등의 조치에 의한다(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위반시 벌칙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이하의 벌금 적용, 제110조). 사용자의 징계권은 근로자의 행위가 취업규칙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고, 또 취업규칙에 정한 제재수단에 따라서만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징계가 법령·단체협약·공서양속에 반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한 본 건과 관련해 징계처분의 유효요건으로서, 징계는 위반의 종류, 정도 기타 사정에 비추어 상당한 수단·정도이어야 사용자의 징계가 사법상 유효로 인정된다. 예를 들면, 경위서 제출거부만으로 징계해고를 하거나(대판 1991.12.24 90다12991), 익숙하지 못한 새 직장에서 안정을 찾지 못한 점으로 고려하지 않고 징계해고를 한 것(대판 1991.11.26 90다4914)은 권리남용으로 무효가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