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회식에서 만취한 상태로 귀가하던 중 택시에서 잘못 내려 집을 찾다가 넘어져 두부손상을 입고 사망에 이른 사건은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2005.06.09, 대법 2005두2919)
[요 지]
회식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었다면 망인의 회식참석 행위는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이라 할 것이고, 위 회식장소에서 과음으로 인한 만취의 결과 귀가 도중 넘어져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면, 비록 망인이 그 자신의 주량을 가늠하여 음주를 자제하지 못한 결과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로써 업무관련행위인 위 회식과 위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 사 건 / 2005.6.9 선고, 대법 2005두2919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피상고인) / 박○○ 외 1명
* 피고(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5.1.28. 선고 2004누4422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원고들의 아들인 박○○은 소외 ○○제화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고 한다)가 경영하는 ○○백화점 울산동구지점에서 판매직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0.11.19. 밤에 술을 곁들인 회식을 한 후 귀가하다가 머리에 심한 손상을 입어 11.20. 14:00경 ○○대학교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으나 2000.11.24. 14:08경 직접사인 뇌부종, 중간선행사인 뇌경막하혈종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들은 위 망 박○○(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2.12.30. 망인의 사망은 퇴근 중의 재해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없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인정 사실
다음의 사실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3호증의 5 내지 15,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원○○, 당심 증인 윤○○의 각 증언(다만, 위 증인 윤○○의 증언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위 증인 윤○○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달리 위 인정을 뒤집기에 족한 증거가 없다.
망인은 1976.3.17.생으로 사망 당시 24세 남짓의 남자로서, 2000.11.1.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울산 동구 ○○동 ○○백화점 내에 있는 ○○제화 현대동구지점에서 구두 판매업무에 종사하였는데, 입사 이후 2000.11.8.까지는 백화점 개점시간인 10:30부터 폐점시간인 19:30까지 근무하였고, 2000.11.9.부터 11.19.까지는 세일기간인 관계로 09:00부터 20:30까지 연장근무를 하였다.
망인은 위 세일기간 마지막 날인 2000.11.19. 21:15경 울산 남구 ○○동에 있는 ○○○숯불갈비식당에서 현대동구지점장 윤○○이 세일기간동안의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하여 회사로부터 경비를 지원받아 마련한 회식에 직원 8명(지점장 포함) 전원이 참석하여 저녁식사와 음주를 하였고, 곧 이어서 11.20. 00:00경 전직원이 위 숯불갈비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미시노래연습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는데, 당시 망인은 혼자 걸어서 노래연습장으로 갔으나 발음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을 만큼 술에 취한 상태였다.
지점장인 윤○○은 망인이 위 노래연습장에서 캔 맥주를 마시고 노래를 부르다가 술에 취하여 탁자에 엎드린 채 잠이 들자, 직원인 원○○에게 망인을 택시에 태워 집에 보낼 것을 지시하였고, 이에 원○○이 위 노래방에서 회식이 완전히 끝나기 전인 2000.11.20. 01:00경인 망인을 깨워 부축하여 택시에 태워 보냈다.
그런데 망인은 택시에 탄 뒤에도 쓰러지듯 계속 잠을 잤고, 택시운전사인 최○○이 2000.11.20. 02:00경 망인이 거주하던 울산 동구 ○○동 소재 ○○패밀리아파트가 아닌 울산 동구 ○○동에 있는 ○○패밀리아파트 104동 앞에 망인을 잘못 내려주고 가는 바람에 망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하여 위 ○○패밀리아파트 106동을 자신의 집이 있는 곳으로 잘못 알고 계단 등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바닥에 넘어져 머리에 심한 손상을 입고, 그 날 06:15경에야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후 망인은 2000.11.20 14:00경까지 계속 오한으로 몸을 떠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119구급차로 ○○대학병원으로 후송되어 검사한 결과 뇌출혈이 확인되어 즉시 뇌수술을 받았으나 출혈이 너무 심하여 2000.11.24. 14:08경 뇌경막하혈종으로 사망하였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1호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아래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재해를 말하는 것으로,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통상 종사할 의무가 있는 업무로 규정되어 있지 아니한 행사나 모임에 참가하던 중 재해를 당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려면, 우선 그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 목적, 내용, 참가 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 비용부담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숯불갈비식당 및 미시노래연습장에서의 회식은 세일기간 동안의 직원의 노고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승인 하에 지점장이 주관한 모임으로 소속 전 직원이 참석한 점, 위 회식비용은 모두 소외 회사에서 부담한 점, 망인이 먼저 노래방을 나가게 된 것은 술에 최한 망인을 택시에 태워 집으로 보내라는 지점장 윤○○의 지시에 의한 것인 점, 망인은 위 회식 도중 마신 술로 인하여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상태에 있었고, 이로 인하여 방향감각을 잃고 망인이 거주하던 아파트와 다른 아파트에서 집을 찾아 헤매다가 넘어져 두부에 손상을 입기에 이르렀으며, 위 부상으로 인하여 사망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망인이 참석한 위 회식은 그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었다 할 것이므로 망인의 회식참석 행위는 업무수행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이라 할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회식장소에서 과음으로 인한 만취의 결과 귀가 도중 넘어져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면, 비록 망인이 그 자신의 주량을 가늠하여 음주를 자제하지 못한 결과 위와 같은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로써 업무관련행위인 위 회식과 위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고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하겠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고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송진현(재판장), 염원섭, 조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