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물품계약에 따라 운송비를 지급받은 운송기사는 근로자가 아니다(2005.06.24, 대법 2005두3875)
[요 지]
원고가 비록 전반적으로 보다 제약적인 업무조건 하에서 업무를 하여 왔고 운송료도 운송횟수에 관계없이 정액으로 수령하며 차량운행에 소요되는 실비를 지급받았다고는 하나, 위와 같은 제약된 업무조건은 운송물품이 식료품인 관계로 좀 더 정확하고 신속한 운송용역의 제공이 요구되는 특수사정에 기인한 것으로서 일반 물품운송업자의 계약상의무와 본질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나아가 위 물품운송계약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운송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직접 수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의 지배나 관리범위 내에 두는 한 제3자를 고용하여 실제적인 운전업무 등은 대체 시키는 것이 가능하며, 실제로도 이 사건 상병 발생 이후에는 제3자로 대체근무를 하여 운송료를 수령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소외 회사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 사 건 / 2005.6.24 선고, 대법 2005두3875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조○○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행법 2004.7.9. 선고 2001구48510 판결
[주 문]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2호증의 1, 을 제4호증의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2000.7.1. ○○후레쉬 물류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사이에, 식자재(또는 소외 회사가 요구하는 물품)의 운송을 위하여 물품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소외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물품을 운송하는 일을 하여 왔다.
원고는 2001.2.16. 13:00경 당일의 물품운송을 마친 후 같은 날 17:30까지 사이에 서울 송파구 송파동에 있는 주식회사 ○○엠디(○○MD) 건물 내에 머무르다 쓰러져 서울○○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위 병원에서의 진단 결과 뇌출혈, 뇌동정맥기형임이 밝혀졌다.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그가 소외 회사의 근로자로서 위 뇌출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요양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02.11.28. 위 요양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만 한다)을 하여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요지
원 고
원고는 소외 회사가 지정한 시간, 장소에 따라 차량을 운행하고 소외 회사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등 소외 회사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실비 변상적인 금원을 포함한 포괄적인 형태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이므로 피고가 원고가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오인하여 원고에 대하여 요양신청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피 고
원고와 소외 회사는 물품운송계약에 따라 대등한 계약관계를 맺었을 뿐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가 아니고, 가사 원고가 소외 회사의 근로자라 하더라도 원고는 업무를 마친 후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회의에 참석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병원에 후송되어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것이어서 업무수행성이 인정되지 아니 하며, 나아가 이 사건 상병인 뇌출혈은 선천적인 혈관의 이상인 뇌동정맥기형이 원인이 되어 발병한 것으로서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거나 기존질환이 악화된 것이라고 볼 근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판 단
원고가 소외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는 신청인이 해당 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임이 전제되어야 하고(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조 제2호), 이러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가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ㆍ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3.26. 선고 2003두1393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갑 제3호증의 기재에 제1심 증인 최○○의 일부증언을 종합하면, 원고가 2000.7.1. 소외 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물품운송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고, 그 중 운송료에 관해서는 다음 표의 산정방법에 따라 2,400,000원으로 정해진 사실,
다음표 : 생략
위 물품운송계약에 따라 원고는 성남시 분당구 ○○동 소재 물류센터인 ○○냉장에 입차하여 물품을 상차하고 소외 회사의 직원으로부터 거래명세표를 인계받아 그가 지시하는 사업장으로 물품을 납품하는 방식으로 운송업무를 하여 온 사실, 그리고 소외 회사는 이러한 물품운송에 드는 기름값, 도로통행료 등의 비용을 부담하여 왔고,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물품운송의 횟수와 관계없이 매월 2,400,000원씩 운송료를 지급받았으며, 소외 회사로부터 위탁받은 물품운송 외에 다른 업무는 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나, 한편 갑 제4호증의 1 내지 4, 을 제1호증의 2, 5, 6, 을 제4호증의 1, 을 제6, 7호증의 각 기재와 당심 증인 최○○의 증언, 제1심 법원의 소외 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의 발생 당시 소외 회사는 푸드○○ 주식회사[음식재료 등을 구매하여 주식회사 ○○엠디(단체급식 등을 주력사업을 하는 회사이다) 등에 납품하는 회사이다]와 사이에 물류대행계약을 체결하여 푸드○○ 주식회사가 의뢰하는 식자재 배송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그 배송지 사업장까지의 실제 물품운송은 운수회사와 별도의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그 회사 소속 지입차량의 배송기사를 통하여 수행한 사실, 다만, 원고에 대하여는 위 물품운송계약 체결 전에 물품운송을 하던 ○○개발이 2000.7.1. 주식회사 ○○엠디에 인수되고 물류관련 업무가 인수회사의 업무에서 제외됨에 따라 소외 회사는 원고의 처우를 배려하여 위와 같은 운수회사와 별도로 원고와 사이에 개별적 물품운송계약을 체결하여 일정기간(앞서 본 바와 같이 존속기간을 9개월로 하였다) 운송업무를 계속하게 한 사실(주식회사 ○○엠디와 밀접한 계약관계에 있던 푸드○○ 주식회사와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계약기간 동안 소외 회사는 원고에게 위 계약상의 의무 외에 별도로 소외 회사의 취업 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준수를 요구한 사실이 없었고(소외 회사는 제1심 법원의 사실조회에서 소외 회사는 위 물품운송계약 제8조 제1항에 규정된 ‘복무규율의 준수’에 관하여 이는 계약 제3조 내지 제8조에 규정된 의무의 이행을 의미한다고 회신하였다), 지정된 복장이나 명찰의 착용 내지 소외 회사의 표시를 위한 차량도색을 지시한 사실이 없었으며, 따라서 원고는 종전에 소속되었던 ○○개발의 상호가 표시된 차량을 그대로 이용하여 물품운송을 한 사실[갑 제6호증의 1, 2의 차량사진은 자동차등록번호판이 가려져 원고의 것인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으며, 갑 제5호증의 1, 2의 근무복장 사진에도 ○○개발로 보이는 ‘○○D’ 외에 소외 회사의 표시가 확인되지 않는다], 또한 소외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각 배송지 별로 운행시간이나 운행경로 등에 관하여 개별적ㆍ구체적으로 지휘ㆍ감독한 사실은 없었으며(오히려 푸드○○ 주식회사가 배송작업의 경과나 결과확인에 적극적으로 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도 운송업무를 마치면 퇴근확인을 위하여 소외 회사나 일정 장소로 복귀하지 않고 그대로 귀가한 사실, 그리고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한 이후에도 원고는 소외 회사에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대체인력을 투입하여 계약존속기간까지 물품운송을 계속 하였고, 이에 따라 2001. 2월분과 3월분 운송료가 정상적으로 지급된 사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이전인 1999.3.24. 종목을 개별화물로 하여 사업자등록을 마쳤으며, 이 사건 운송업무에도 자신이 제공한 차량을 이용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비록 위 물품운송계약에 따른 업무형태나 그 실제 수행과정에 있어 일반 물품운송업자와 비교하여 전반적으로 보다 제약적인 업무조건 하에서 업무를 하여 왔고 운송료도 운송횟수에 관계없이 정액으로 수령하며 차량운행에 소요되는 실비를 지급받았다고는 하나, 위와 같은 제약된 업무조건은 운송물품이 식료품인 관계로 다른 일반적인 물품운송에서보다 좀 더 정확하고 신속한 운송용역의 제공이 요구되는 특수사정에 기인한 것으로서 일반 물품운송업자의 계약상의무와 본질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계약체결 당시 원고는 개별화물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상태이었다), 그리고 물품운송계약의 체결이 원고가 근무하던 ○○개발이 ○○엠디로 인수됨에 따라 원고의 처우를 배려하는 취지에서 예외적이고 한시적으로 이루어진 것인 점(따라서 소외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소외 회사의 표시에 따른 계약상의 의무이행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위 물품운송계약에 따르더라도 원고가 운송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직접 수행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원고의 지배나 관리범위 내에 두는 한 제3자를 고용하여 실제적인 운전업무 등은 대체 시키는 것이 가능하고(물품운송계약 제5조 제4항, 제8조 제1항에서 ‘원고의 근무자’를 명시하고 있고, 위 운송료 산정표에서 ‘운전기사 용역료 포함’이라고 표시하였다), 실제로도 이 사건 상병 발생 이후에는 제3자로 대체근무를 하여 운송료를 수령한 점, 운송료에 관해서도 비록 운송횟수와 관계없이 정액으로 정하여졌으나 그 산정방법을 보면 원고가 제공하는 운송차량의 제원이나 수량을 주된 결정요소로 삼고 있으며 운송료청구에 있어 원고에게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도록 한 점, 그리고 원고가 이 사건 상병 발생 이후에도 소외 회사에 발병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소외 회사도 요양승인 신청이 이루어질 때까지 원고의 신상에 대하여 정확히 알지 못하였던 점(소외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 않았으며, 그 밖에 산업재해보상보험이나 건강보험 등에 가입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당시 소외 회사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사 원고가 소외 회사에 대하여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을 제4호증의 2, 을 제5호증의 각 기재와 위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생 직전인 2001.2.16. 13:00 무렵 주식회사 ○○엠디의 구내식당에서 푸드○○ 주식회사가 주관하는 회의에 참석하였는데, 소외 회사는 그 소속직원을 위 회의에 참석시키거나 비용을 부담하지 않은 사실, 위 회의에서 원고는 푸드○○ 주식회사 직원들로부터 ‘푸드○○ 주식회사는 원고와 같은 개별화물운송업자의 운송방식을 없애고 운수회사를 통하여 배송업무를 일원화하고 기존 개별화물운송업자는 운수회사의 지입차주로 들어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으며, 이에 회의종료 후 같은 입장에 있던 참석자들과 위 통보사항과 관련하여 파생적으로 발생하는 비용부담 등을 의논하는 과정에서 뇌동정맥기형으로 말미암아 이 사건 상병을 입은 사실, 한편 뇌동맥기형은 뇌의 일부로 비정상의 혈관을 매개로 하여 동맥과 정맥이 이어져 있는 병으로서, 선천적인 혈관의 이상 즉, 태생기의 뇌의 모세혈관 발생방식에 이상이 있어 동맥과 정맥 사이에 이상 혈관이 발생하는 것이고, 혈액이 모세혈관을 경유하지 않고 이상 혈관을 매개로 하여 압이 높은 동맥혈이 정맥에 직접 흘러들기 때문에 정맥의 내압이 높아져서 출혈하는 현상이 나타나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회의는 소외 회사가 아닌 제3의 회사가 주관한 회의이고 논의주제 또한 원고의 장래 처우에 관한 것으로서 그 전반적인 과정이 소외 회사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소외 회사와 ○○엠디, 푸드○○주식회사 등은 자본관계에 있어 상호관련성이 있다고 보이나 그렇다고 하여 원고에 대하여 같은 사업주의 지위에 있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뇌동정맥기형이 위 회의과정에서 발생한 의견충돌 등의 돌발사태로 말미암아 더욱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을 입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외 회사의 업무수행이나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
나아가 갑 제8, 9호증의 각 1, 2, 갑 제10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물품운송과 관련하여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기존 질병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악화되어 이 사건 상병을 입게 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이 원고의 업무상 질병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위법함을 들어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윤승(재판장), 이원범, 전병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