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서면은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는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재직하고 있거나 퇴직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은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에게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이 차지하며, 피고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다.
피고는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되어 있던 노동조합과 사이에 2008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합의하였다.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파주시 지역에 시행되어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 제외되었다.
피고는 2010. 10. 28.경 위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소정 근로시간을 1일 5시간 40분으로 단축하면서 이를 이 사건 특례조항이 파주시 지역에서 시행된 2010. 7. 1.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 이후 피고는 위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1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으로 변경하였고, 2012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2011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였으며, 2013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11분으로 단축하였다.
원고들은 종전과 동일하게 근무함에도 피고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노동조합과 사이에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없었음에도 피고가 노동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됨에 따라 생산고에 다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각 합의한 것이라면, 이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동안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는지 여부, 피고와 노동조합이 위와 같은 내용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위 등을 심리하여 이 사건 각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에 대하여 제대로 심리하지 아니한 채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각 임금협정상의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