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제1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소액사건에서 구체적 사건에 적용할 법령의 해석에 관한 대법원 판례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같은 법령의 해석이 쟁점으로 되어 있는 다수의 소액사건들이 하급심에 계속되어 있을 뿐 아니라 재판부에 따라 엇갈리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경우,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대법원이 법령의 해석에 관하여 판단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하고 만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액사건에 관하여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령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는 차원에서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07444 판결 등 참조).
구 근로기준법(2020. 3. 31. 법률 제1718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4조 제1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은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따라 행하여지는 경우에 하수급인이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면서(본문), 직상 수급인의 귀책사유가 그 상위 수급인의 귀책사유에 의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상위 수급인도 연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단서).
이 사건 조항의 문언과 입법취지 등을 고려하면, 도급이 두 차례 이상 행하여진 경우 이 사건 조항 단서의 상위 수급인에는 처음 도급을 한 자, 즉 최초 도급인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조항 단서에서 말하는 상위 수급인에 해당하려면 먼저 수급인, 즉 도급이나 하도급을 받은 자가 되어야 하는데, 최초 도급인은 문언상 수급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도급이 한 차례만 이루어져 도급인과 수급인만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을 직상 수급인으로 보지 아니하면 수급인의 근로자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구할 수 없어 위 조항의 입법취지를 전혀 달성할 수 없게 되므로 부득이 도급인을 직상 수급인으로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1999. 2. 5. 선고 97다48388 판결 등 참조). 이와 달리 도급이 두 차례 이상 행하여진 경우는 이미 하수급인 근로자가 귀책사유 있는 직상 수급인 혹은 상위 수급인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물을 수 있고, 최초 도급인은 사업자가 아닌 경우도 많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수급인이라는 문언을 벗어나 확장 해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해석하여 도급이 두 차례 이상 행하여진 경우에 최초 도급인이 이 사건 조항 단서의 상위 수급인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사를 주식회사 C에 도급을 준 최초 도급인인 피고가 주식회사 C의 수급인 또는 그 하수급인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조항에 따른 연대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이 사건 조항의 상위 수급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이흥구(주심) 노정희 오석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