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대법원 1992. 11. 13. 선고 92다16690 판결 [임금]
대 법 원
제 3 부
판 결 사건 92다16690 임금 원고,피상고인 1. <삭제> 2. <삭제> 3. <삭제> 4. <삭제> 5. <삭제> <삭제> 6. <삭제> 7. <삭제> 8. <삭제> 9. <삭제> 10. <삭제> 11. <삭제> 12. <삭제> <삭제> 13. <삭제> 14. <삭제> 15.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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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상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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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판결 부산고등법원 1992. 3. 26. 선고, 91나3833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상고이유 제1점을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회사가 그 소속 근로자인 원고들이 만성활동성 비(B)형간염 보균자라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휴직처분은 그 휴직의 인사발령장에 기재된 휴직 규정 제3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피고회사의 단체협약 제29조 및 취업 규칙 제69조 제3항을 근거로 한 것이므로 정당하다는 피고회사의 주장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 하였다.
즉, 피고회사의 단체협약 제29조는 법정 전염병환자 또는 전염의 위험성이 많은 질병환자 등에 해당하는 조합원의 취업을 금지시킨다고 규정하고,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69조 제3항은 전염병에 걸린 자 또는 이에 준하는 질병으로서 노동부령이 정하는 질병에 걸린 자 등에 해당하는 사원은 산업 안전보건법(1990. 1. 13. 법 제42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3조 및 그 시행규칙 제 49조에 의거 휴직조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각 규정에 정하여진 사유를 근거로 한 휴직처분의 정당성 여부는 그 휴직의 사유로 주장된 것이 위 법 및 그 시행 규칙이 정한 사유에 해당되는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나, 한편 합리적인 사유가 없는 근로자의 취업금지 또는 제한은 근로자의 생존권 내지 취업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되어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위 법 시행규칙 제49조 제1항에 규정된 근로금지 사유의 하나인 "전염의 우려가 있는 질병에 걸린 자"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동 조항에 의한 근로금지조치는 전염의 우려가 있는 질병에 걸린 근로자와 그 외 다른 근로자의 보호를 위해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는 것으로 제한 해석을 하여야 할 것이다.
판시증거에 의하면, 원고들은 만성활동성 비형간염 보균자로서 비록 비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자이기는 하나 아직 비형간염으로 이환되지는 아니하여 간기능은 정상이고 일상생활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어 이미 비형간염으로 이환된 간염환자와는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들이 위 법 시행규칙 제49조 소정의 "전염의 우려가 있는 질병에 걸린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피고회사에서 비형간염 바이러스가 다른 무보균 근로자에게 전염될 위험이 있는 전파경로는 그 판시와 같은 비경주적(非經注的)감염 중에서도 밀접접촉에 의한 감염뿐이라 할 것이고, 이에 대하여는 피고회사가 그 전파경로에 유의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구내식당에서의 공동급식을 따로이 함과 아울러 화장실 및 세면장의 공동사용을 구분하고 또 물컵이나 수건도 공동으로 사용하지 아니하도록 함으로써 비형간염 바이러스가 다른 무보균 근로자에게 전염되는 것을 충분히 쉽게 예방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회사가 위와 같은 예방 조치는 취하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원고들을 휴직처리한 것은 위 법 시행규칙 제49조 제1항 제1호의 합리적인 사유를 결여한 것으로서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2. 휴직이라 함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능이거나 또는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며, 통례적으로 이러한 휴직제도는 사용자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의하여 규정되고 있다.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휴직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휴직근거규정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일정한 휴직 사유의 발생에 따른 휴직명령권을 부여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정해진 사유가 있는 경우, 당해 휴직 규정의 설정목적과 그 실제기능, 휴직명령권 발동의 합리성 여부 및 그로 인하여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 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인 사정을 모두 참작하여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다거나, 근로제공을 함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임은 물론이다.
3. 우선 이 사건에 있어, 피고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휴직처분이 피고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각 규정에 정하여진 사유가 있음을 근거로 한 것임이 분명한 이상, 그것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 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인지의 여부는 먼저 원고들에게 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정한 휴직사유가 발생한 것인지의 여부를 따져 본 다음, 위에서 본 바와 같은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 참작하여 과연 원고들이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의 제공을 할 수 없거나 근로제공을 함
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인데, 원심이 원고들에 대한 위 휴직처분의 사유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49조 제1항에 정하여진 근로금지 사유에 해당되는 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위 휴직처분의 정당성 유무를 판단한 것은 소론과 같이 휴직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4.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인정한 바에 따르더라도, 피고회사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등에는 피고 회사가 소속 근로자 중 전염병에 걸리거나 전염의 우려가 있는 질병에 걸린 자를 휴직조치 시킬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고, 피고는 원고들이 건강진단결과 만성활동성 비형간염의 보균자로 판명되자 이를 이유로 위 각 휴직근거규정을 적용하여 원고들을 모두 휴직처분하였다는 것인바,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이 보유하고 있는 비형간염의 병원균은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 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의 주된 발병원인이 되는 것이고, 한편 보건사회부장관은 전염병예방법 제2조 제2항에 의하여 비형간염이 전염병예방법에 의한 예방대책을 필요로 하는 전염병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비형간염을 제 3종 전염병에 준하는 전염병으로 지정고시하면서, 만성활동성 간염의 범위에 만성활동성 비형간염 보균자를 포함시켜 보균자라 하더라도 만성활동성 비형간염 환자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간염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는 능력이 강하다는 내용을 함께 고시하였음을 알 수 있으므로, 비록 원고들이 아직 간염증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이어서 일상생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하더라도, 피고회사의 위 휴직근거규정에 정한 전염의 우려가 있는 질병에 걸린 자에 해당되어 소정의 휴직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임은 소론이 지적하는 바와 같다.
5. 그러나 원고들의 휴직사유 해당성이 위와 같이 일단 인정되는 터이지만, 피고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휴직처분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는 수긍하기 어렵다.
즉, 위에서 본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의 관계규정에 의하면, 이 사건 원고들에 대한 휴직근거규정은 전염병에 걸리거나 전염의 우려가 있는 질병에 걸린 근로자를 일정기간 사업장으로부터 격리시켜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본인의 건강을 보호함은 물론 다른 근로자들이 그 질병에 전염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여 그들의 정상적인 근로제공을 통하여 원활한 기업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한 데에 그 주된 목적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기록을 통하여 살펴보면,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보건사회부장관은 만성 비형간염은 전염병예방법 제2조 제2항에 근거하여 위 법에 의한 예방대책이 필요하다고 하여 제3종 법정전염병에 준하는 전염병으로 지정고시하고 또 그 보균자도 그 범위에 포함시켰으나, 구체적인 예방대책으로서는 사업장 종사자 등에 대한 예방접종과 보건소 등을 통한 환자의 조기발견 등의 조치만이 요구될 뿐이고, 특별히 환자의 격리나 사업장에의 취로제한 등과 같은 환자의 관리방법에 대하여는 따로 아무런 정함도 없는 점, (2) 원심이 판시한 바와 같이, 위 만성 비형간염의 병원균이 피고회사의 취업과정에서 전염될 위험성이 있는 전파경로는 환자의 각종 체액이 밀접접촉을 통하여 감염되는 소위 비경주적 감염의 경우가 대부분인데, 실제로 이러한 전파경로에 의한 전염의 발생은 환자의 격리방법에 의하지 않고도 건강한 근로자에 대한 예방접종의 실시와 함께 회사내의 청결상태유지, 구내식당이나 화장실, 세면장 등의 구분사용, 물컵이나 수건 등 각종 비품의 공동사용 금지 등과 같은 비교적 간단한 조치에 의하여 충분히 예방 가능한 것인 점, (3) 현실적으로 위 만성 비형간염환자 내지 그 보균자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10퍼센트 이상이나 점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약 절반가량이 만성활동성 간염환자에 속하고 있으며, 특히 이 사건 원고들과 같은 청년남자 취업자의 경우 그 전체의 약 4.5퍼센트 정도가 만성활동성 비형간염 보균자로 추정된다는 점 등을 충분히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들에 그들이 일상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점을 참작하여 볼 때, 피고회사가 원고들에 대하여 단순히 만성활동성 비형간염의 보균자로 판명되었다는 이유만으로 6개월의 범위 내에서 그 치료 종결시까지 일체의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도록 휴직명령권을 발동한 조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결여한 처분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우기 원고들이 위 휴직규정의 적용에 의하여 휴직처분을 받게 되는 경우, 급료나 근속기간 등에 있어 매우 불이익한 처우를 받게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6. 결국 원심이 이 사건 휴직처분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판단함에 있어 설시한 이유는 적절치 아니하나 위 휴직처분이 무효라고 본 결론은 정당하여 이를 유지하여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피고회사의 단체협약, 취업규칙의 각 규정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위 상고논지는 모두 이유 없음에 돌아간다.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피고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휴직처분이 위와 같이 무효라고 한다면, 원고들은 그 휴직기간 동안 피고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자신들의 근로계약상의 의무인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옳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민법 제538조 제1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이 점 상고논지도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2. 11. 13.
대법관 박우동(재판장) 김상원 윤영철 박만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