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03. 9. 4. 선고 2002나5420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D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2.

원고들의 항소 및 당심에서의 확장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원고들과 피고 D 사이의 소송총비용 및 원고들의 피고 E에 대한 항소비용 (확장청구로 인하여 생긴 비용 포함)은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 9, 10, 11호증, 갑 제12호증의 2, 을 제1, 8, 9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및 당심 증인 F, 제1심 증인 G의 각 증언 및 피고 E 본인신문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을 제5호증의 기재는 위에서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 D는 1999. 12.경 피고 E에게 피고 D 소유의 청주시 흥덕구 H 대 380.7m² 위에 지하 1층 지상 4층의 근린생활시설 및 주택을 신축하는 공사를 공사대금 505,000,000원에 도급주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 A는 피고 E으로부터 위 신축건물의 외벽에 설치된 쇠파이프 등 구조물을 해체하는 공사를 하도급받은 I에 의하여 인부로 고용된 뒤, 2000. 7. 29. 공사현장에 박혀 있는 쇠파이프를 뽑는 작업을 하다가, 인부들 중 누군가가 뽑아서 부근에 세워놓은 쇠파이프 1개가 넘어지면서 원고 A의 머리를 충격하여, 경추부척수손상과 요추부염좌 등의 상해를 입었다.

다.

I은 원고 A 등 위 해체공사에 필요한 인부들을 고용하였지만 실제로 해체공사를 수행하지는 않았고, 피고 E이 위 사고 당일 원고 A 등 인부들에게 해체공사를 지시하였는데, 피고 E은 해체한 쇠파이프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원고 A 등 인부들에게 안전모를 지급하지도 않았으며,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

라.

원고 B, C는 원고 A의 자녀들이다.

2.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가.

피고 E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 E이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우려가 높은 공사현장에서 원고 A 등 인부들에게 해체공사를 지시하면서도 해체한 쇠파이프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안전모를 지급하지 않고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않은 안전조치의무 위반의 불법행위에 의하여 발생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 E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피고 D의 책임 유무에 관한 판단

(1)

원고들은, 피고 D가 직영공사로 건축허가를 받아 자신의 명의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고 이 사건 공사의 안전관리를 위하여 기술지도계약을 체결한 후 이 사건 공사를 직영으로 시공한 건축주로서, 이 사건 건물 외벽에 설치된 이 사건 쇠파이프 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을 함에 있어 이미 설치된 구조물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우연한 계기로 붕괴되지 아니하도록 공사진행과정을 체계적으로 지휘 감독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안전모를 비치하며 안전교육을 실시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민법 제757조, 제758조 제1항 소정의 안전조치 미이행과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법리에 따라, 피고 D는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 E과 연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은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낙하·비래할 위험이 있는 장소 기타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작업수행상 위험발생이 예상되는 사업주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하여, 사업주의 근로자에 대한 안전조치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도급인이 수급인의 일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감독권을 유보한 경우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가 실질적으로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와 다를 바 없어서, 그러한 도급인의 경우에는 수급인과 수급인의 피용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사용자 및 피용자 관계 인정의 기초가 되는 도급인의 수급인에 대한 지휘 감독은 건설공사의 경우에는 현장에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 지도하고 감시, 독려함으로써 시공 자체를 관리함을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다2615 판결 등 참조).

그러므로, 우선 도급인인 피고 D가 수급인인 피고 E 또는 원고 A와 사이에 실질적으로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갑 제3호증, 갑 제12호증의 1, 갑 제14, 15호증, 을 제1, 3, 4, 8, 9, 12, 13, 14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J, K, 당심 증인 L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모아보면, 피고 D는 이 사건 도급계약 체결 무렵인 1995. 12. 15.경 직영으로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건축허가를 받은 사실, 이후 이 사건 공사의 수급인인 피고 E은 피고 D의 명의로, 2000. 3.경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고, 2000. 5. 10.경 주식회사 충청건설안전본부와 사이에 이 사건 공사의 재해예방을 위한 기술지도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 D는 이 사건 사고 발생 후인 2000. 8. 3.경 이 사건 공사의 사업주 자격으로 원고 A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신청서(갑 제12호증의 1)에 재해사실을 확인하여 준 사실, 피고 D의 남편인 J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자주 나와 공사가 진척되는 상황을 살펴보면서 피고 E과 인부들의 일을 도와주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위에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D가 직영으로 이 사건 공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건축허가를 받고 자신의 명의로 산업재해보상보험계약과 기술지도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수급인인 피고 E에게 종합건설면허가 없어서 그 명의로는 건축허가를 받을 수 없고 산업재해보상보험계약과 기술지도계약을 체결할 수도 없었기 때문인 사실, 피고 E이 자신의 돈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계약에 따른 보험료와 기술지도계약에 따른 수수료를 납부한 사실, 이 사건 도급계약 당시 피고 E이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타 법령에 규정된 사업주 또는 사용자로서 공사중 현장에서 발생되는 모든 사고에 대하여 민·형사상 책임을 지기로 약정{건축토목도급계약서(을 제1호증) 제2조}하였을 뿐,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도급인인 피고 D의 지휘 감독권의 유보 등에 관하여 아무런 약정이 없었던 사실, 피고 D와 그 남편인 J는 건축에 관하여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다가 피고 D는 피고 E에게 이 사건 공사 전부를 도급주어서 이 사건 공사의 시공 자체를 관리하지는 않았던 점, 피고 E이 위 해체공사를 직접 지시 감독한 점 등의 사정을 합쳐보면, 피고 D가 직영으로 이 사건 신축공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건축허가를 받아 자신의 명의로 산업재해보상보험계약과 기술지도계약을 체결하고 남편인 J를 통하여 공사진행상황을 확인한 것만으로는, 피고 D가 이 사건 공사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 감독권을 유보하였다고 볼 수 없어, 피고 D와 피고 E 또는 원고 A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자 및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다.{제1심 증인 G의 증언 및 피고 E 본인신문결과는 위 J가 피고 E과 인부들에게 공사에 관하여 지시를 하는 등 이 사건 공사를 감시 감독하여 현장관리인의 역할을 하였다는 취지이나, 이는 G이 작성한 을 제9호증(증인진술서)의 기재와 당심증인 F의 증언에 비추어 믿을 수 없다.}

따라서, 도급인인 피고 D가 수급인인 피고 E 또는 원고 A와 사이에 실질적인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피고 D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소정의 안전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또한, 피고 D가 이 사건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있음에 관한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는 이 사건에서, 피고 D에 대하여 민법 제757조에 따른 도급인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나아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가 인부들 중 누군가가 뽑아서 부근에 세워놓은 쇠파이프가 넘어짐으로써 발생되었으므로, 이 사건 사고를 공작물의 하자로 인한 사고라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피고 E이 이 사건 공사 전부를 도급받아 자신의 계산 아래 쇠파이프 등 건축자재를 구입하여 그 공사를 진행하여 온 이 사건에서, 수급인인 피고 E 외에 도급인인 D를 쇠파이프 등 건축자재의 소유자 또는 점유자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 D에 대하여 민법 제758조 제1항 소정의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국,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3.

책임의 제한

한편, 을 제9호증의 기재와 제1심 증인 G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모가 비치되어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제1심 및 당심 증인 F의 증언은 위 증거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고, 갑 제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는바, 원고 A로서도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위험이 초래될 우려가 높은 공사현장에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아니하는 등 자신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이러한 원고 A의 과실은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있어 한 원인이 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들이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되, 그 비율은 사고 경위 등에 비추어 전체의 25% 정도로 봄이 상당하다. 이에 따라, 피고 E의 책임을 원고 A의 과실비율을 제외한 75%로 제한한다.

4.

손해배상의 범위

가.

원고 A의 일실수입

원고 A가 이 사건 사고로 상실한 가동능력에 대한 금전적 총평가액 상당의 일실수입 손해는, 아래와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호프만식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2. 일실수입]란 기재에서 보는 것처럼 금 99,953,188원이 된다.

(1)

성별, 생년월일, 사고 당시 연령, 기대여명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1. 기초사항]란 기재와 같다.

(2)

직업 및 소득 : 원고 A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비계공으로 종사하였고, 이 사건 사고가 없었다면 다음과 같은 소득을 얻을 수 있었다.

①

사고일인 2000. 7. 29.부터 2000. 12. 31.까지는 월 금 1,455,279원(66,149원×22일)

②

그 다음날부터 2001. 6. 30.까지는 월 금 1,510,190원(68,645원×22일)

③

그 다음날부터 2001. 12. 31.까지는 월 금 1,567,984원(71,272원×22일)

④

그 다음날부터 가동종료일(60세에 이르는 날)인 2015. 12. 5.까지는 월 금 1,653,080원(75,140원×22일)

(3)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 원고 A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아래 (가)와 같은 후유장해를 입어 아래 (나)와 같이 노동능력이 상실되었다.

(가)

개별 장해의 내용 및 노동능력상실률

①

불완전 사지마비, 경수손상, 신경인성동통 : 맥브라이드 불구평가표상 두부, 뇌, 척수항의 III-B, 32%

②

신경인성방광으로 인한 배뇨장애 : 위 표상 비뇨생식기계 손상과 질병 II-A-2(방광기능장해), 15%

③

좌견관절 부전강직 및 동통(3년 한시) : 위 표상 좌견관절 건초염항 VIII-A, 9%

(나)

기간별 노동능력상실률

①

사고일부터 입원치료 종료일인 2000. 12. 13.까지 : 100%

②

그 다음날부터 사고일로부터 3년이 되는 2003. 7. 29.까지 : 위 (가)의 ① 내지 ③을 중복계산한 47.4%

③

그 다음날부터 가동종료일인 2015. 12. 5.까지 : 위 (가)의 ①, ②를 중복계산한 42.2%

[인정근거] 갑 제4, 7, 8, 13호증의 각 1, 2, 제1심 법원의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당원의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경험칙, 변론 전체의 취지

나.

원고 A의 치료비

(1)

기왕치료비 : 원고 A는 당심 변론종결일까지 치료비로 금 5,291,570원을 지출하였다.

(2)

향후치료비 : 원고 A는 향후 신경인성방광에 대한 치료비 금 38,526,750원과 척수손상 등에 대한 치료비 중 원고 A가 구하는 금 18,748,986원을 합산한 금 57,275,736원(38,526,750원+18,748,986원)을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정근거] 갑 제6, 18호증, 제1심 법원의 충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다.

책임의 제한

(1)

피고 E의 책임비율 : 75%

(2)

계산 : 금 121,890,370원{99,953,188원 + 5,291,570원 + 57,275,736원)×0.75}

라.

공제

원고 A가 이 사건 사고 후 산업재해보상보험금으로 아래 금원을 지급받았는바, 이는 원고 A의 재산상손해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①

휴업급여 : 금 43,486,100원(일실수입에서 공제)

②

요양급여 : 금 28,907,480원(치료비에서 공제)

[인정근거] 갑 제12호증의 1 내지 4, 갑 제17호중

마.

원고들의 위자료

원고들의 나이, 가족관계, 사고의 경위 및 결과,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위자료로 원고들에게 아래 금원을 지급함이 상당하다.

(1)

원고 A : 금 17,000,000원

(2)

원고 B, C : 각 금 2,000,000원씩

바.

최종 인정금액

(1)원고 A : 금 66,496,790원(121,890,370원 - 43,486,100원 - 28,907,480원 + 17,000,000원)

(2)

원고 B, C : 각 금 2,000,000원씩

5.

결론

그렇다면, 피고 E은 손해배상으로, 원고 A에게 금 66,496,790원, 원고 B, C에게 각각 금 2,000,000원씩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사고일인 2000. 7. 29.부터 2003. 5. 3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피고 E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D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각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피고 D에 대한 부분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그중 피고 D의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 D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들의 항소 및 당심에서의 확장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제1심 판결 중 피고 E에 대한 부분은 당심이 인정하는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인용하고 있어 부당하나, 그 부분에 대하여 피고 E이 항소하지 않고 원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제1심 판결 중 피고 E에 대한 부분을 그대로 유지한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복(재판장) 이두형 박영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